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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천사를 위하여
작가 : 그라시아스
작품등록일 : 2019.9.6

운명의 실로 이어진 천사 후보생 동진과 은수. 힘겨운 인간의 삶을 통해 측은지심을 깨달은 그들이 바라보게 된 또다른 세상. 그 곳을 지키기 위한 천사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70화. 버그 혹은 오류
작성일 : 19-10-31 09:44     조회 : 31     추천 : 0     분량 : 6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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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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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의 면회를 가는 이쁜이 이모의 마음은 무거웠다.

 

 불과 열다섯 나이로 스물셋이 될 때까지 공주 치료 감호소에 수감 중인 아들은 지난 팔 년간 나아짐 없이 잔혹하였고, 오히려 정신병원 성격인 치료 감호소에서 조차 지속적으로 문제를 발생시켜 세상으로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다섯 살에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던 애연은 이제 열세 살이 되었으나, 얼마 전 참혹한 수학여행 사고로 한쪽 눈을 적출하였고 친구를 잃은 좌절에 시도 때도 없이 자살 시도를 하는 것 또한 이쁜이 이모에겐 슬픔이었다.

 

 마음 가득 진정으로 사랑하는 두 자식의 불행을 지켜봐야 했던 이쁜이 이모는 어쩌면 애연이 못지 않은 불행에 대한 실험체의 삶이었다.

 

 오늘도 자살 시도하는 애연을 간신히 막고 바쁘게 아들의 심리를 참관하기 위해 내려오는 길이었다.

 ​

 

 “권준희 씨, 벌써 팔 년이군요. 오늘 심리는 당신이 사회에 나가 적응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에요. 이전에도 몇 번 있었으니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심리는 결코 당신을 처벌하거나 징계를 목적으로 함이 아님을 말씀드리며, 심리 결과를 토대로 당신의 사회 적응 능력을 점검할 거예요. 성실하게 답변 부탁드려요.”

 

 

 넓은 심리실엔 다섯 명의 의사가 나란히 책상을 놓아 앉았고, 양옆에 교도관을 대동한 권준희는 나무 의자에 앉아 정면의 의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쁜이 이모는 뒷편에 마련된 의자에 홀로 앉아 아들의 사회 적응 검토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

 

 대답없이 무표정히 바라만 보는 준희의 시선을 외면하며 중앙의 의사가 심리 진행을 이어 나갔다.

 

 ​

 “요즘 기분이 어떠신가요?”

 

 ​

 “아주 좋습니다.”

 

 ​

 조금의 망설임 없이 부드러운 음성으로 답하는 준희의 표정은 음색과 달리 변화가 없었다.

 

 ​

 “성경책을 읽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주로 어느 부분을 읽으시나요?”

 

 ​

 중앙의 의사가 질문하고 양옆 의사들은 준희의 표정을 살피며 대화 내용과 더불어 자신들의 관찰 의견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었다.

 ​

 

 “솔로몬의 지혜인 잠언을 읽고 있습니다.”

 

 ​

 “잠언은 어떤 내용이죠?”

 

 ​

 “말씀드렸듯이, 잠언은 솔로몬의 지혜를 기록한 것으로 기도교인이 아니더라도 그 가르침을 따르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삶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해, 사람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판단할 지혜를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잠언 한 구절 들려 주실 수 있으신가요?”

 

 

 중앙 의사의 질문이 끝남과 동시에 정확한 영어 발음으로 잠언 구절을 암송하고는 한국어로 해석하는 준희의 모습은 무척이나 자신있고 편안해 보였다.

 ​

 

 “A friend loves at all times, and a brother is born for adversity.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는 이가 친구이며, 위급할 때 서로 돕는 이가 형제이다.”

 

 ​

 “영어로도 외우셨군요. 영어는 따로 공부하셨나요?”

 ​

 

 “저는 이곳에 들어오기 전, 중학생이었습니다. 공부를 잘했고 부모님께서 자랑스러워 하셨지요. 오랜 기간 이곳에 수감되어 있으며 학업을 진행할 수 없었으나, 어머님께서 전해주신 교재로 틈틈히 공부하였습니다.”

 

 

 “그래요? 공부하기 열악한 환경인데 대단하군요. 학업을 스스로 진행한 이유는 뭔가요?”

 

 ​

 “언제가 되었든 사회로 나아가는 날, 능력을 길러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함이었습니다.”

 ​

 

 “잠언 말고 다른 성경 구절도 들려 주실 수 있을까요?”

 

 ​

 준희는 여전히 중앙의 의사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담담히 암송을 시작하였다.

 

 

 “The wise man has eyes in his head, while the fool walks in the darkness.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머리에 눈이 있으나, 어리석은 사람은 어두움 속을 다니고 있다.”

 

 ​

 “오늘의 심리를 위해 암기하여 준비한 것인가요?”

 

 

 의사의 질문에 지나칠 정도로 자연스럽게 무릎에 놓인 손을 들어 올리더니 공손히 손바닥을 펴 자신의 발치에 수북히 쌓아둔 공책을 가리키며 준희가 답했다.

 

 ​

 “필사를 하며 공부하느라 자연스럽게 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애연이라는 여동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답변하는 준희의 표정은 여전히 변화 없었으나. 음색은 밝고 공손하였다.

 ​

 

 “제가 애연이를 처음 본 것은 제 나이 열다섯 살이었습니다. 애연이는 작고 어린 다섯 살 아가였지요. 저는 그 아이에게 죄를 저질러 이곳에 갇혔습니다. 어리석고 못난 철부지 오빠였습니다.”

 ​

 

 “애연이를 만나면 어떻게 행동하실 생각인가요? 혹시 생각해 보셨나요?”

 

 ​

 준희의 답변에 고개를 끄덕이던 중앙의 의사가 다시 질문하자, 준희는 조금의 망설임조차 없이 담담히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

 

 “제 기억속 애연이는 아주 작고 예쁜 아이였습니다. 곱고 긴 머리결, 크고 귀여운 눈망울, 하얗고 뽀얀 피부, 젖내가 채 가시지 않은 하얀 몸뚱이. 이젠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겠네요. 다섯 살 아가 때보다 조금은 더 성숙했겠죠? 내 죄를 용서받기 위해 사랑해주겠습니다. 몸으로 말이죠. 이 몸으로 그 아이가 여인이 될 때까지 사랑해 줄 것입니다. 이번엔 방해자 없는 곳에서 그 아이의 비명을 즐기며 사랑해 줄 것입니다.”

 

 ​

 밝은 목소리와 달리 스산한 눈빛을 번뜩이는 준희의 대답이 끝나자, 모든 의사들은 기록을 멈추고 한동안 준희를 응시하였다.

 

 준희의 답변은 이미 끝났으나, 심리실엔 준희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는 것 같았다.

 

 자신을 향한 주위의 시선을 아무렇지 않게 무심히 받아들이던 준희가 희미한 미소를 보이며 마침내 표정을 드러냈다.

 ​

 준희의 미소에 그제야 정신이 든 중앙의 의사가 빠르게 말하며 심리를 마무리했다.

 ​

 

 “심리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

 서둘러 의사들이 자리를 떠나자, 준희의 양옆에 서 있던 교도관들이 손을 뻗어 준현의 양팔을 잡아 일으키고는 의사들이 나간 문과 다른 문으로 심리실을 떠났다.

 

 모두가 떠난 넓은 심리실엔 홀로 남은 이쁜이 이모의 흐느낌만이 자리를 채울 뿐이었다.

 ​

 

 ***

 

 ​

 연구실 전면 스크린을 통해 준희의 심리를 지켜보던 안재현이 연구원들을 둘러보더니 과장되게 박수치며 말했다.

 ​

 

 “브라보! 이 미친 사이코 자식. 설계한 적도 없는 저런 것이 스스로 태어나 진화하는 EP는 참으로 놀라운 곳이에요. 모두 보았지요? 저 미친 야수를 좀 더 가둬 애연에 대한 증오를 심화시킨 후, 애연이가 성인이 된 시점 쯤 풀어 놓아 날뛰게 하도록 하는게 좋겠어요. 참으로 대단한 버그투성이 악마네요. 하하하."

 ​

 

 권준희의 심리를 지켜봤던 연구원들은 안재현의 감탄어린 어투에 또 한번 놀라며 마음속으로 그도 준희 못지 않은 미치광이라 생각했다.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안재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몸을 틀어 자신의 책상 모니터로 눈을 돌렸다.

 ​

 

 ‘보았냐? 난 네놈들이 누군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네놈들이 이 정면을 지켜보리란 것은 알 수 있지. 자 어쩔텐가? EP의 신은 바로 나야. 어디 모습을 드러내고 막아 보시지. 내가 나의 창조물 EP에서 네놈들을 무참히 박살내 주겠어.’

 ​​

 

 ***

 

 

 애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온한 삶이지만, 자신은 불행한 아이란 생각으로 가득한 코어 AI 해인은 학교에 가지 않는 동생 해민을 내심 부러우면서도 그 시간 동안 해민이가 자유로울 것이라 생각하니, 그 마저도 심술이 났다.

 

 방 안을 온통 청테이프질하고, 오만가지 이유를 해민이 탓이라며 앙탈 부려도, 해인이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마음에 더욱더 짜증이 났다.

 

 아빠가 외할머니 집에 쳐들어왔을 때에도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 집으로 향하며 어떻게 하면 해민이를 더 못되고 악독하게 괴롭힐까?라는 생각에 빠져 있었다.

 

 집에 도착했을 무렵, 해민이의 비명과 마침 뛰어들어가면서 소리치는 엄마의 분노 어린 외침에 해인이는 깜짝 놀라 이기적이고 못된 생각을 멈추고는 집 안으로 들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문 뒤에 숨어 이 소란을 들어야 했다.

 

 숨죽여 듣던 해인이는 엄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움찔거리며 몸을 떨었다.

 ​

 

 "내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내 말 믿어달라고 했을 때, 믿어주지! 이렇게 애가 온갖 상처에 마음이 찢어져서 거부할 때가 되서야 믿는 거니? 너 그건 아니? 네 누나가. 너의 그 잘난 누나가 수학여행 가고 싶다는 애를 돈 없다면서 뺨 까지 때리고 온갖 욕을 다한 거?"

 

 

 엄마의 이 말에 해인은 들고 있던 신발주머니를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이기심에 물들었던 자신의 행동이 크게 어긋났음을 깨닫게 되자,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억지로 귀를 막은 채 소리 없이 떨었다.

 

 그러나 그녀의 뜻과 달리 소리는 귀를 파고들며 마음을 아프게 했다.

 

 ​

 '미안해. 엄마, 미안해. 해민아.'

 

 

 이런 생각을 반복하면서 “해민이를 부탁한다”며 말하고는 고개를 떨군 아빠의 힘없는 모습이 스쳐 지나갔을 때에도 그토록 보고 싶어한 모습이건만, 소리내어 불러 잡지도 못한 채 아니 그저 숨은 채 조용히 자신의 자리에서 떨어야 했다.

 

 그런 해인이를 발견한 것은 아빠의 쓸쓸한 뒷모습이 걱정스러워 뒤 따라 나온 할머니의 눈이었다.

 ​

 

 "내 이쁜 강아지. 여기서 뭐하는 겨? 일어나. 어여. 아빠한티 인사 혀."

 

 ​

 "할머니!"

 

 

 해인이는 외할머니의 포근한 품속에 뛰어들었고, 할머니는 "그려. 그려."라며 아이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주시고는 울음이 멈출 때까지 가만히 안아주셨다.

 

 그날 이후, 해인은 동생 해민에게 더는 이기적이고 치졸하게 행동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 해인이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어색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청테이프가 떼어진 방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

 ​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은 책을 읽고 해인이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그저 일상적인 주말을 보내고 있을 때, 할머니가 방문을 열고는 "욕간 갈 껴?"라고 말씀하셨다.

 

 의아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동생 해민이에게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목욕탕 갈 거냐고?"라며 심드렁하게 해석해 주는 해인이었다.

 

 해민이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해인이 니는?"이라 물으시며 해인이의 대답을 기다리 듯 바라보시는 할머니에게 해인은 살짝 인상 쓰면서 “아, 부끄러운데, 근데 때는 밀긴 해야지."하며 못 이긴 척 몸을 일으켰다.

 

 여럿이서 가는 목욕탕은 해인에게 참 어색했고,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한 목욕탕이라 더욱 부끄러웠다.

 

 달라진 자신의 딸이 신기한해 연신 힐끗거리는 엄마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서둘러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는 탕 안으로 풍덩 들어갔다.

 

 서서히 기분 좋은 탕의 온도에 해인의 부끄러움도 함께 사라졌다.

 

 사우나에 같이 들어가 웃는 얼굴로 대화하는 엄마와 할머니를 보다가 혼자 샤워 부스에 앉아 때를 밀고 있는 동생 해민이에게 살며시 눈길을 보냈다.

 

 힘들게 등을 미는 동생의 모습에 해인이는 "참나."라고 투덜거리면서 몸을 일으키고는 다가갔다.

 

 ​

 "때수건 줘 봐."

 

 

 해민이는 자신에게 다가온 언니의 친절에 당황스러운 눈빛을 보내다가 손에 껴진 때수건을 건넸다.

 

 해인이는 동생의 몸을 돌리고 등을 밀어주기 시작했다.

 

 가까이서 본 앙상한 날개뼈가 때수건을 스치고 지나갈 때면 심장이 찔리어 따끔거렸다.

 

 

 "야, 너 쫌 씻고 다녀라! 때가 지우개똥처럼 나오잖아? 더러워."

 

 ​

 괜스레 짜증섞인 말을 했지만, 부드러운 손길의 정성스러움은 숨길 수 없었기에, 해민이의 얼굴은 미소가 가득해지기 시작했다.

 

 사우나에 들어간 할머니는 엄마의 어깨를 툭 치시더니, 해민이의 등을 밀어주는 해인의 뒷모습을 가리켰다.

 

 그리고 놀란 눈으로 해인을 바라보는 엄마를 향해 웃으며 말씀하셨다.

 ​

 

 "거 봐라. 내 뭐라고 혔냐? 지가 앙살 부려봤자지. 빨가벗고 욕간에 왔는디 버틸 재간이 있것어? 피를 나눈 자매가 남이 될 수가 없는겨. 저거 봐라. 지 동생 챙기는 거. 언니는 언닌 거여. 지가 암만 지럴을 떨어도 남한티 구박당하는 꼴은 못 보는 거고, 지가 암만 무시를 혀도 남한티 무시당하는 거 못 보는 거여. 암 그게 형제, 자매인거지. 저번에 김 서방 왔을 때 문 옆에서 저게 울고 있드라고. 몸을 사시나무처럼 발발 떨면서. 심성은 착한 것이 그동안 앙살 떨었던 게 맴이 아팠을 것이여. 그니까 이제 저것들 서로 맘 열어졌으니 놓치지 말고 잘 키울 걱정 혀. 니는."

 

 ​

 심장이 탕속 물의 온도만큼 따스해진 엄마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몸을 일으켜 사우나 밖으로 나가 동생의 등을 밀아주고 있는 해인이의 등을 밀어주기 시작했다.

 ​

 "아, 괜찮은데."하면서도 오랜만에 느끼는 엄마의 부드러운 손길은 퍽이나 기분을 편안하고 따스하게 만들었다.

 

 기분 좋게 목욕을 마치고 나온 해인이는 카운터로 달려가 바나나 우유 네 개를 꺼내왔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바나나 우유를 먹을 수 있는 이 순간을 놓칠 수 없었던 해인이는 의아해하는 엄마와 옷도 입지 않고 바나나 우유부터 꺼냈다고 잔소리 하시려는 할머니 손에 하나씩 쥐어드리고는 어느새 옷장 문을 열고 있는 해민이에게 다가가 헛기침 한 번하더니 "야! 이거부터 먹어."라며 빨대까지 꽃아 건네고선 성급하게 자기 것에도 빨대를 꽂아 쭉 들이켰다.

 

 

 "캬!"

 

 

 해인이의 탄성에 풋하고 웃음 터진 해민이를 살짝 째려보던 해인이고 씩 웃었다.

 

 목욕을 해서 그런지, 초여름인 날씨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그들이었다.

 

 그동안 가슴속에 박혀있었던 때도 씻겨 내려갔는지, 맑아진 감정은 그저 편안했다.

 

 바구니를 들고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걷는 해인의 옆에 언제 다가왔는지 해민이가 있었다.

 

 해민이는 계속 망설이다가 언니의 새끼손가락을 살며시 잡았다.

 

 그 순간 해인의 미간은 살짝 찌그러졌고, 해민이도 움찔은 했지만, 마음을 강하게 먹은 것인지 잡은 손가락을 놓지 않았다.

 

 

 "야! 그렇게 잡으면 아프잖아?"하면서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뺀 해인은 자신의 행동에 실망해 머뭇거리는 동생 해민이의 손을 감싸 쥐었다.

 

 그러고는 심드렁하게 "가자."라며 해민이를 끌기 시작했다.

 

 따스한 바람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자매들의 머리를 매만져주었고, 엄마와 할머니는 행복한 눈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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