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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코리아. 워
작가 : 솔거
작품등록일 : 2019.9.16

홍 호태 판사와 양 아버지 조 동기 또 탈북 간첩 김 미주와 그의 애인 김 우식이 힘을 합해 한반도 통일을 이룬다는 이야기.

 
13화. 동기의 어린 시절
작성일 : 19-10-02 17:30     조회 : 51     추천 : 0     분량 : 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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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동기는 다음날 인철과 헤어져 북경을 경유해 오창으로 왔다. 오창 집에 오니 마누라 오순이 궁금한 눈빛으로 묻는다.

 

 “그래 갔던 일은 잘 돼 가요?”

 

 “그런대로 잘돼가.”

 

 “당신 그러면 안돼요, 내가 멀미를 많이 해서 버스는 못 타도 기차 타고 다니면 되는데, 어째서 당신혼자 만 쏘다녀요. 나보고 한번 가자는 말도 없이.”

 

 “그래, 다음엔 당신도 같이 가세나.”

 

 동기가 그렇게 말하니 오순이 좋아서 말했다.“그래요! 기차로 왔다 갔다 하면 되지 않아요.”

 

 “그래 알았어.”

 

 “아~아니 그런데 당신 왜 그렇게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여요. 어디 아픈 것 아니에요?”

 

 “아프긴 어디가 아파. 저녁이나 가져와요.”그러면서 TV를 켰다.

 

 그런데 화면에 휴전선 근처의 논에 검정독수리들이 고기를 쪼아 먹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새’ 애호가들이 두루미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

 

 모이를 주는데 잡곡이 아닌 쌀을 주는 것이다. 동기는 그 화면을 보고 분노에 찬 얼굴로 혼자 중얼 거렸다.

 

 “하-아 우리는 죄인이다. 어찌 한쪽에서는 쌀이 없어 아이들이 강냉이밥을 먹는데, 또 한쪽에선 쌀이 남아돌아 하얀 쌀을 새들에게 주는가?”

 

 방송국에서는 왜 저 장면을 비추어줄까? 그것은 남한의 대다수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남한 국민이 언제부터 잘 살았다고 저 장면을 보고 공감 한단 말인가? 남한 사회도 노년층들은 저것을 보면 뭔가 안타까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공감 하니 저런 것을 비춰주는 것이다. 그래, 우리는 모두가 죄인이다.

 

 저 북의 어린이가 못 먹어 피골이 상접한데, 그것을 알면서도 남는 쌀을 처치 골란 하다고 두루미는 주어도 북의 어린이에게는 줄 수 없다.

 

 김씨 일가가 밉고 그 추종세력이 미워서 줄 수 없다. 우리는 오히려 두루미에게 주는 게 자연을 사랑하는 길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아니 종교를 착실히 믿는다는 여왕이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주지 않는다.

 

 두루미를 줄망정 너희들은 굶어 죽어도 줄 수 없다. 동기는 그런 생각을 하니 더욱 북한 어린이들 생각이 나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마누라 오순은 동기가 며칠 만에 저녁을 먹게 되니 돼지고기를 고추장에 재서 굽고 된 장 찌개를 끓여 저녁상을 차려왔다.

 

 동기는 그 상을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밥은 안 먹고 눈물만 뚝뚝 떨어뜨린다.

 

 “오순은 남편을 보고 놀라 아니 당신 배고프다고 해놓고 왜 밥상을 앞에 놓고 울어요?”

 

 오순이 물으니 동기는 어렸을 때의 무국생각이 나 계속 눈물을 흘린다. 가을이 지나 초겨울이다.

 

 기러기 들이 북쪽 동토의 추위를 피해 ㅅ 자 형으로 남으로 내려오고 있다. 동기는 그날도 무죽을 한 그릇 먹고 잠이 들었다.

 

 멀건 무죽을 먹어 소변을 두어 번 누고 나니 아침이 다 된 것 같다. 아이들은 대개가 늦잠을 자는데 저녁을 부실하게 먹은 동기는 너무 배가 고파 일찍 깬 것이다.

 

 동기는 먹을 것이 없나 생각하다가 앞 부잣집 밭에 조선배추 뽑고 난 잔챙이 생각이 나 그거라도 뽑아 꼬리라도 한 입 먹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얇은 바지저고리를 입었다.

 

 부잣집은 솜을 두둑하게 넣고 바지저고리를 짓는데 가난하니 솜을 조금 넣어 바지저고리가 얇다.

 

 거기다가 조끼를 입으면 훨씬 덜 추운데 너무 가난한 나머지 조끼를 못 입었으니 덜덜 떨며 낫을 들고 앞집 흥태네 밭으로 갔다.

 

 밭으로 가 다 뽑고 난 잔챙이 조선배추를 뽑으니 꼬리가 달려 나온다. 그것을 가지고 간 낫으로 껍질을 벗기고 한입 넣으려는데 흥태가 나타났다.

 

 흥태는 동기를 보더니 너 왜 우리 배추 꼬리를 뽑아 먹어! 하고 악을 썼다. 동기는 흥태가 늦잠 자는 아이라 일찍 일어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악을 쓰니 배추 꼬리를 먹다말고 그를 쳐다봤다.

 

 흥태는 너 누가 남의 밭에서 배추꼬리 뽑아 먹으라고 했어?

 

 그리고 앞으로 오더니 별안간 따귀를 딱 때렸다. 흥태는 동네서 놀부라고 소문난 아이다.

 

 그런 흥태가 어제 저녁 되지 고기를 많이 먹어 뒷간을 가려고 일찍 나왔다가 동기를 본 것이다.

 

 어린 동기는 부잣집 아들 놀부가 따귀를 때리니 말 한마디 못하고 깎아 먹으려던 배추 꼬리를 밭에 놓고 눈물을 글썽이며 집으로 왔다.

 

 동기 엄마는 동기가 눈물 흘린 것 같으니 아니 어디 갔었어, 왜 눈물을 흘려?

 

 동기는 엄마가 묻는 말에 대꾸도 못하고 불 때는 아궁이 옆에 앉아 불을 쪼였다.

 

 철이 난 동기는 엄마에게 말해야 엄마 마음만 아플 것이라는 생각에 아무 일 없었다는 표정으로 별안간 찬바람을 쏘여서 그런가봐 하고 얼버무렸다.

 

 동기 엄마는 아들이 왜 밖에 나갔다가 울었는지 짐작은 하지만 먹을 것이 있어야 위로를 하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무죽이지만 아침을 일찍 해서 아들과 같이 한 그릇씩 먹고 상을 치웠다.

 

 동기는 무죽 한 그릇을 먹었지만 한 시간도 못되어 배가 고프다.

 

 그래도 아이들과 살짝 언 논의 얼음판에서 놀다가 너무 배가 고프니 깨진 얼음 조각을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그것을 본 놀부 흥태가 너 뭐 먹어? 너 우리 밭에서 배추꼬리 뽑은 것 먹지하고 또 따귀를 찰싹 때렸다.

 

 동기는 너무 억울해 입을 벌리고 어름을 퇴 뱉으며 너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니니? 하고 대드니 흥태는 어쭈 이게 나에게 대들어? 너 정말 맞아야 되겠다, 하더니 사정없이 주먹질을 해 댔다.

 

 그 바람에 코피가 터져 피투성이 몸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피투성이가 된 아들을 본 동기 엄마는 아니 누구와 싸웠기에 코피를 흘렸어? 누구야 너를 이렇게 때린 애가?

 

 동기는 머뭇거리다가 재차 물으니 흥태에게 맞았다고 대답했다. 아니 흥태가 너를 왜 때렸어?

 

 그게 배가 고파 얼음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고 있으니까 자기네 밭에서 배추꼬리 훔쳐 먹는 줄 알고 때렸어.

 

 동기 어머니는 하도 분하고 어이가 없어 흥태네로 가 흥태에게 너 왜 얼음 먹는 우리 동기를 때렸어? 하고 말하니 흥태 엄마가 듣고는 흥태에게 너 정말이야 하고 물었다.

 

 흥태는 그때야 나는 우리 밭에서 배추꼬리 뽑아 먹는 줄 알고 그랬지 뭐 그래서 어쩔래요?

 

 흥태 엄마는 너 어른에게 그게 무슨 말 버릇이야? 흥태는 무슨 어른? 아이들이 그러는데 동기네는 좌익이레 엄마는 좌익이 뭔지 알아 빨갱이란 말이야.

 

 우리나라 침략한 북한 빨갱이, 그래서 내가 미워서 더 때려주는 거야, 동기 엄마는 할 말을 잃었다.

 

 빨갱이 소리만 나면 말을 못했다. 동네 사람들도 모르는 것을 어떻게 저 흥태가 알까? 실제로 동기네는 연좌제에 걸려 항상 요시찰 대상이었든 것이다.

 

 어렴프시 그것을 느낀 동기 엄마는 흥태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니 아무 말 못하고 집으로 오려는데 홍태 엄마가 밥을 한 주발 주며 애들 싸움이니 잊어요.

 

 동기 어머니는 잊어야지 어쩌겠어요. 그리고 밥 한 사발을 들고 집으로 와 동기를 주며 이 밥 너 다 먹어라.

 

 그 바람에 동기가 오랜만에 하얀 쌀밥 한 사발을 삽시간에 먹어치우고는 아니 쌀밥이 어디서 났어?

 

 응 흥태네 가서 일해주고 받아 왔어. 그리고 부엌에 가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동기는 나중에야 그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가 매 맞아 코피 흘린 값이 밥 한 그릇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철이 나서는 가난을 이기기 위해 그렇게 억척스럽게 일을 한 것이다.

 

 흥태내는 반대로 가세가 기울어 땅을 내 놓게 되고 그러면 돈이 조금 모자라도 빛을 내서 그 땅을 샀던 것이다.

 

 그렇다고 어릴 적 흥태에게 맞은 원한으로 산 것은 아니다. 부자가 망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내 놓는 땅 보다 쌌기 때문에 흥태네 땅을 사게 된 것이다.

 

 흥태 형제들은 서울 가서 잘 산다니 그러면 된 것 아닌가? 동기는 가난하게는 살았어도 망해보지 않아 인간의 회비애락에 대해서는 흥태 만큼 몰랐다.

 

 언젠가 흥태를 만나게 되어 지난 이야기를 하니 흥태가 말했다. 사람이 굶는 것도 못 참을 일이지만 부자로 살다가 망하면 그 비참함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것이다.

 

 하여간 망해 어렵게 살아보니까 그때서야 네 생각이 났어, 어려서 너에게 한 짓은 너무 잘못한 거라는 것을 그 때야 깨 닳았다.

 

 지금이라도 사과하니 받아주어라, 동기는 흥태의 사과를 받고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흥태는 가난에 대해 나만큼 모를 것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가난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가난해보지 않은 사람이 밥 한 사발에 국 한 그릇의 고마움을 어찌 알겠는가?

 

 동기내도 강냉이밥이 아니라 겨울이면 무죽을 매일 쑤어 먹었다. 그 무죽 한 그릇 먹고 자면 배가 고파 일찍 깨어 먹는 상상만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배고프면 잠이 오지 않는 것이 생리현상이다.

 

 겨울에 밥을 배불리 먹고 자면 잠을 푹 자는데 무죽을 먹고 나면 일찍 깨지는 것이다.

 

 거기다가 부실한 옷을 입고 밖으로 나오면 너무나 추워 덜덜 떨며 겨울을 지냈다. 그 결과가 지금의 나를 이렇게 부자가 되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저 북의 불쌍한 동포들은 어디에 기대고 일어설 희망이 없다. 동기는 그렇게 생각하니 눈물이 계속 쏟아지는 것이다.

 

 그래, 내가라도 저들을 꼭 해방시켜야 돼, 내가 이렇게 마음먹게 한 것은 하느님 즉 신의 뜻일 거야. 그래 신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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