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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상속녀의 남자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4

한날 한시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대일그룹 상속녀 인 유세희와 아버지를 잃은 천재 소년 도현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녀 딸을 지키기 위해 유 회장은 도움이 필요한 현준을 받아들이고 세희를 대신해 그룹의 후계자 수업을 받게 되었다.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세희와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홀로 떨어진 현준은 세희를 노리는 탐욕스러운 그룹의 세력들의 노림수로 인해 강제로 그녀와 헤어지게 되는데......
10년후, 그녀가 돌아왔다.

 
25. 세희의 각오 (2)
작성일 : 17-12-11 19:24     조회 : 25     추천 : 0     분량 : 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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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

 

 켈리의 진중한 목소리가 세희의 상념을 뚫고 들어왔다. 유 회장을 바라보던 시선을 들어 고개를 돌리자 켈리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토록 혹독한 세월을 보내지 않으셨습니까? 그 시간을 잊지 마십시오. 저희는 이제 시작이니까요.”

 

 ‘그래. 이제 시작뿐이야. 그리고 아직 늦지 않았어. 썩은 가진 통째로 쳐내고 어린 가지들이 새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면 돼. 그리고 이제 난 혼자가 아니니까.’

 

 켈리의 말에 기운을 차린 세희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

 

 “그래, 이제 시작이야.”

 

 “뭘 시작하시는데요?”

 “아저씨.”

 

 단정한 모습으로 병실 안으로 들어오는 김재형 비서실장의 모습을 세희가 밝은 얼굴로 맞이했다.

 

 “별거 아니에요.”

 “그렇게 말을 돌리시면 더 궁금해지는데요?”

 “그게,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고 있었어요.”

 

 간단한 세희의 설명에 비서실장이 심각해 보이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죄송합니다. 그런 걱정 하시기 전에 저희가 여쭤봐야 했는데. 혹시 생각해두신 바가 있으십니까? 아가씨께서 원하시면 회사에 자리를 만들 수도 있고 학교를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비서실장은 유 회장으로부터 세희가 이미 미국 대학을 조기 졸업한 인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다. 그 사실은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문제는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알려 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결정되면 알려주세요. 저희 쪽에서 준비해 놓겠습니다.”

 

 세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비서실장을 통해 입지를 다지는 일은 필요한 일이면서도 앞으로 그녀의 움직임이 적들에게 노출될 수도 있다는 의미였기에 신중히 결정해야 했다.

 

 “혹시 할아버지한테 따로 이야기 들은 건 없으세요?”

 “아가씨의 미래에 대해서요?”

 “네.”

 “아니요. 회장님께서 아가씨가 원하시는 대로 하시겠다고 하신 적은 있지만 직접 계획을 세우신 적은 없습니다.”

 “그랬군요.”

 

 한 번도 그녀에게 무언가를 강요한 적이 없었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재미있겠군요.”

 

 작게 읊조리는 세희를 격려하듯 비서실장이 말을 이었다.

 

 “대신 혼자서 돌아다니는 일은 자중해 주십시오. 죄송한 말씀이지만 아직 완벽히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알겠어요. 항상 켈리와 함께 다닐게요.”

 “그럼 안에만 계시지 마시고 시내 관광이라도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날씨도 좋은데 병실에만 계시면 답답하실 겁니다.”

 

 비서실장의 말에 세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창밖을 바라봤다.

 

 ‘날씨가 좋다니. 오늘 날씨가 얼마나 살인적인데!’

 

 가만히 서 있어도 익을 것처럼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건물 밖을 보는 켈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다른 건 다 참아도 더운 건 못 참는 켈리의 고개가 좌우로 움직이며 거부 반응을 보였다.

 

 세희는 켈리의 켈리의 반응을 알아차렸으면서도 선뜻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비서실장이 그녀를 이곳에서 내보내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뭐지? 날 여기서 쫓아내야 할 만한 이유가 따로 있는 건가?’

 

 태연한 듯 보이지만 어딘지 경직된 비서실장을 보며 세희는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가 없다고 유 회장에게 해를 끼칠 비서실장도 아니었거니와 병실에는 그들 말고도 간병인이 항시 대기 중이었기에 일단은 상황을 지켜볼 심산이었다.

 

 “네, 그럴게요. 그럼 할아버지 잘 부탁드려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켈리, 우린 그만 가자.”

 “…. 네. 아가씨.”

 

 

 켈리와 함께 병실은 벗어난 세희는 환하다 못해 뜨거운 햇볕 아래로 걸어 들어갔다.

 

 “켈리, 너도 눈치챘어?”

 “네? 뭘 말씀하시는 겁니까?”

 “비서실장님, 우리가 나갔으면 하는 눈치였잖아.”

 “아! 죄송합니다.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래? 아무튼, 뭔가 있긴 한 것 같은데…….”

 “따로 알아볼까요?”

 “아니야. 시도해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 할 거야. 거기 있는 사람들 다 할아버지 말이라면 죽는시늉도 할 사람들이야. 아저씨도 마찬가지고. 다만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는 건데……. 일단 누가 관련되어 있는지부터 차차 알아보지 뭐.”

 

 세희는 힘들어하는 켈리를 위해 근처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향긋한 커피 향과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세희가 부르르 떠는 반면 켈리는 이제야 살 것 같은지 한결 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주문해 드릴까요?”

 “난 따뜻한 커피.”

 “네.”

 

 주문을 켈리에게 넘기고 에어컨과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세희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잠시 후 켈리가 커피 두 잔을 들고 세희 맞은편에 자리에 앉았다. 켈리가 건네준 커피잔을 들고 그 향기를 들이마셨다. 그윽하면서 향긋한 흙 내음이 폐부를 채우자 세희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드리워졌다.

 

 “켈리, 한국은 처음이지?”

 “네, 어릴 적 어머니께 이야기 들은 적은 있지만, 방문은 처음입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켈리는 어릴 적 그녀를 버리고 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대신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보육원으로 들어가기 전까지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한국에 온 소감은 어때?”

 “음…….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번잡하고 시끄럽습니다.”

 

 켈리는 창밖으로 부지런히 자신들의 목적지를 향해서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대답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목적이 있는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 하긴, 우리가 그동안 많이 조용한 곳에 있었나 봐. 시끄럽고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적응이 안 되네.”

 

 10년 만에 마주한 한국은 켈리의 말처럼 그녀에게도 낯선 곳이 되어 버렸다. 현준과의 추억이 가득했던 놀이터, 주변 산책로뿐만 아니라 그리웠던 사람들까지.

 

 “혹시 많이 힘드십니까?”

 

 어두워진 세희의 안색에 켈리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조금?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무서웠거든. 그래서 집 밖으로도 잘 안 나갔어. 장례식장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날 바라보는 눈길이 싫었거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를 되돌아보는 세희의 얼굴에 쓸쓸함이 스며들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사람들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계실 때는 부모님의 관심을 그들에게 빼앗기기 싫어서, 돌아가신 이후에는 그들의 시선에 숨이 막힐 듯 오싹한 기분이 들어서.

 그렇게 세상과 쌓은 담이 높아져 가고 있을 때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사람이 바로 현준이었다. 처음 마주했던 맑은 눈동자와 다정한 목소리 인자한 표정 그 순간부터 세희의 심장은 그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도 사장님 덕분이겠군요. 전 한 번도 아가씨의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가? 아마 맞을 거야. 오빠랑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오빠랑 나들이도 가고 쇼핑도 가고 그랬거든. 오빠가 가자고 하는 곳은 어디든 상관없었으니까.”

 “그래도 좋은 추억을 가지고 계셔서 다행이에요. 제가 있던 보육원은 어름은 덥고 겨울은 추웠어요. 음식도 넉넉하지 못해서 힘이 없는 아이들은 그 작은 몫의 음식도 지킬 수가 없는 그런 곳이었어요. 평일에서 나눠서 보육원을 청소하고 주말에는 보육원에서 일하는 어른들의 옷까지 저희가 빨아야 했고요. 여름에는 태양열 때문에 머리가 어지럽고 겨울에는 차가운 물에 손발이 얼어도 맡은 일을 해내지 못하면 밥도 주지 않았어요.”

 

 켈리의 입에서 처음으로 보육원 시절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세희는 그녀의 몸 상태를 보고 대충 짐작하긴 했지만 직접 켈리의 입으로 그때의 상황을 듣게 되자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동안 왜 얘기 안 했어? 그런 전하의 못된 놈들을 왜 가만히 뒀냐고!”

 “저희가 언제 이런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나요? 아가씨가 항상 바쁘셨잖아요. 그리고 아가씨 덕분에 저도 공부하고 호신술 익히느라 정신이 없었고요.”

 

 켈리는 담담하게 뱉어낸 과거의 일에 열을 내며 몇 개 안 되는 욕설을 중얼거리는 세희를 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 겉으로는 차가워 보여도 속은 한 없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 덕분에 자신은 새 인생을 살 수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그런 것들이 아직도 멀쩡하게 살고 있을 생각을 하면…….”

 복수……. 하려고요, 아가씨 복수가 끝나면 그때. 아가씨 덕분에 이제 그럴 힘도 생기고, 보육원 하나 문 닫게 하는 건 문제도 아니니까.”

 “그래. 복수 해.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고. 그리고 그때 켈리 괴롭혔던 썩을 것들도 다 찾아내서 혼내줘. 켈리가 안 하면 내가 할 거야.”

 

 세희가 혼자서 각오를 다졌다.

 

 “……. 누구 그랬는지도 모르면서.”

 

 켈리는 벅차오르는 가슴을 부여잡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제 편이 있다는 게 누군가가 그녀 대신화를 내고 싸워주려 한다는 사실이,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세희를 위로하기 위해 꺼낸 보육원 시절의 이야기는 오히려 그녀를 위로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버렸다.

 

 마주 앉은 두 사람의 사이로 향긋한 커피 향과 쓰고 힘들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잠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공부하고,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도록 수련을 거듭하던 날들.

 

 비록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었지만 혼자가 아니기에 견딜 수 있었던 날들이었다.

 

 함께해 온 시간만큼 가까워진 두 사람의 추억 사이로 촉촉한 기운이 감겨들었다.

 

 “어? 비 온다.”

 

 뜨겁던 기운을 상쇄시킬 만큼 시원하고 굵은 빗줄기가 후드득 소리를 내며 하늘에서 쏟아졌다.

 

 “제가 병원에 가서 차를 가져오겠습니다. 우산이 없으니 아가씨는 안에서 기다려 주세요.”

 

 자리에서 일어나는 켈리를 따라 문 앞까지 나온 세희를 안으로 들여보내기 위해 몸을 돌렸다.

 

 “켈리 비 맞으면서 뛰어 본 적 있어?”

 “아니요. 왜….”

 “그럼 뛰어!”

 

 세희는 켈리에게 잡혀 있던 손을 빼 그녀의 팔목을 잡고는 앞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차가운 빗줄기에 복잡했던 생각도 던져버리고 쓸쓸하고 힘들었던 과거가 씻겨 내려가도록 내버려 둔 세희의 입술에는 여름날 맞이하는 소나기처럼 차가우면서도 시원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랜만에 들려오는 세희의 상쾌한 웃음소리에 얼떨결에 함께 달리기 시작한 켈리의 입가가 꼬물꼬물 곡선을 그리며 하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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