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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장미의 교단
작가 : 우와아와앙
작품등록일 : 2017.11.22

여신 '셀레스틴' 과 함께하는 본격 교단 부흥기-!!
전직 톱모델 출신 강우진. 하지만 인기는 물거품과 같다고 우진은 금세 연예계에서 묻히게 되고, 우진은 다시 유명세를 되찾기 위해 '에스테반' 속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데..

 
안식
작성일 : 17-11-26 20:10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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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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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띠링! '임모탈 콜링' 의 지속시간이 모두 끝이 났습니다. 시전자의 몸 상태가 기존의 몸 상태로 다시 되돌아갑니다. 또한 시전자는 지금부터 10초간의 스턴상태에 돌입하게 됩니다.

 

 - '로즈 플러터' 스킬의 레벨이 상승 하였습니다.

 

 "하아......"

 

 툭-! 탱그랑-!

 

 '임모탈 콜링' 의 지속시간이 끝이남과 동시에 이안의 손이 실이 끊어진 인형마냥 툭하니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그와함께 이안의 손에 들려있던 '플로랄 스피어' 도 자연스레 그의 손을 떠나 지면을 굴러갔다.

 

 이안은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감을 느끼며 말 없이 고개를 들어 동굴의 천장을 바라 보았다.

 

 스턴의 효과와 짐작하기 조차 힘든 대량의 출혈 덕분인지 손가락 마디마디, 발가락 하나하나 까지 어째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눈앞의 시야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머리속 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맑음을 느낄수가 있었다.

 

 그때, 머리속으로 돌연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정도면... 내 역할을 다 한 걸까..?'

 

 그 누구도 아닌 이안. 나 자신에게 던진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었다.

 

 대답은 '잘 모르겠다' 였다.

 

 처음으로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과연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이토록 기를 쓰고 발악을 해 보았던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을까.

 

 나는 과연 내 직업과 내가 맡은 역할을 위해 이토록 기를 쓰고 죽을 힘을 다해 힘써 본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을까.

 

 대답은 이번에도 역시 '잘 모르겠다' 였다.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진심으로 마음을 써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니, 애초에 스스로에게 이런 자문자답을 구해봤자 명쾌한 해답이 나올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이안은 떨리는 고개를 간신히 움직여, 바닥에 쓰러져 있는 리암을 향해 시선을 던져 보았다.

 

 그의 몸이 점점 회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것이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도 똑똑히 보였다.

 

 처음부터 '임모탈 콜링' 이 끝나는 그 시점까지 이사도라와 함께 '플로랄 스피어' 에 몸이 꿰뚫린 리암이었으니, 그가 살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애초에 무리였던 것이었다.

 

 물론, 이안. 자신 역시 지속적인 출혈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 이었으니, 그의 뒤를 따라가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 했지만 말이었다.

 

 이안은 다시 힘겹게 고개를 움직여, 이번에는 자신의 가슴위로 힘 없이 포개어져 있는 한 인영을 조심스레 올려다 보았다.

 

 다름 아닌, 불과 10여초 전까지 자신과 피튀기는 혈투를 벌였던 이사도라의 신형이었다.

 

 "이안니임----!"

 

 "이안--! 괜찮냐----!?"

 

 먹먹해지는 귓가로 저 멀리서 일행들의 걱정어린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때, 이사도라의 입술이 조심스레 꼼질거리는 것이 보였다.

 

 이안은 온신경을 기울여 이사도라의 입술을 바라 보았다.

 

 딱히 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이사도라의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서서히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저 때문에.. 저 때문에... 이렇게 다치신 건가요...?"

 

 "뭐.....?"

 

 이안은 의아한 표정으로 이사도라의 두 눈을 바라 보았다.

 

 그녀가 마지막 순간까지 정신분열 혹은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에서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연기도 정신분열도 아닌듯, 이사도라를 감싸고 있던 위화감이 싹 사라져 있는 것이 그녀의 맑은 두 눈을 통해 거짓 없이 느껴졌다.

 

 울컥-!

 

 이사도라의 조그마한 입술에서 검붉은 핏덩이가 왈칵 쏟아져 나왔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제가 당신을.. 그리고 모두를 죽고, 다치게 했군요... 정말.. 정말.. 너무도 미안합니다... 제가 언니의 말을 듣지 않고... 사브리나 대신관과 가깝게 지낸 탓에... 제가 모두를 괴롭게 만들었어요... 당신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

 

 피를 토하면서도,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며 진심어린 사죄와 함께 참회를 올리는 가녀린 소녀, 그러니까 이사도라의 모습에 이안은 힘겹게 손을 들어 조심스레 이사도라의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

 

 여지껏 '라미스 마을' 의 퀘스트를 진행하며 마주쳤던 모든 몬스터들이 '타락한' 성기사와 사제들 이었던 만큼, 그녀 역시 처음부터 완전한 악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해주듯, 제정신을 차린 이사도라는 더 이상 '보스 몬스터' 도 그 무엇도 아닌, 그저 상처입은 한명의 가련한 소녀일 뿐이었다.

 

 점점 차갑게 식어가는 이사도라의 체온에 그녀를 바라보는 이안의 눈이 착잡히 가라 앉기 시작했다.

 

 방금전까지 이 가녀린 소녀의 몸에 창을 찔러대던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이었으니 마음이 결코 편치 못했다.

 

 그때,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뺨위에 놓인 이안의 손을 살포시 붙잡은 이사도라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름 모를 성기사시여.. 어찌 그리도 슬픈 표정을 짓고 계신가요... 이것은 모두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저의 업보... 결코 당신이 괴로워 할 일이... 아니랍니다... 그러니.. 더는 슬퍼 마세요.. 이름 모를 성기사시여..."

 

 이사도라의 맑은 두 눈이 따스히 나의 두 눈을 부드럽게 감싸 왔다.

 

 그녀의 가녀리게 떨리는 두 손이.

 

 그녀의 이슬 같은 영롱한 눈물이.

 

 나를 무겁게 짓눌렀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니, 가슴이 무거워 졌다.

 

 아니, 두 눈가가 무거워 졌다.

 

 그렇게 수많은 감정은 무겁게 나를 짓눌렀다.

 

 어렵사리 입을 떼어 소녀를 향해 말했다.

 

 "...그래. 나는 결코 후회하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그리고.. 너를 동정하지도 않으마.. 그러니.. 너도 이제 그만 눈물을 그치려무나.."

 

 단순한 허영심이 아니었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마음을 그녀를 향해 전달했다.

 

 그리고 거짓 없는 이 마음은 올곧이 그녀에게 전달이 됐는지, 이사도라는 세상에 둘 없을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조심히 내 가슴에 고개를 기대어 왔다.

 

 그녀의 두 눈이 마치 행복한 꿈을 꾸는 소녀와도 같이 스르륵 감기는 것이 보였다.

 

 "아아... 당신은.. 저를 위로해 주시는 건가요..? 이렇게 큰 죄를 지은 저를.... 이렇게 수많은 악덕에 물든 저를...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의 손은 정말이지 너무도 따듯하네요.... 당신의 마음의 온기를 갑옷 위로도 충분히 느낄수가 있어요... 염치없는 일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언젠가... 언젠가... 당신이 저희 언니를 만나신다면.. ...미안했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전해 주세요..... 또.... 당신의.. 품.. 에서.. 제가.. 편안..히.. 눈을.. 감았다는... 것.. 도......"

 

 - 레벨이 상승 하였습니다.

 - 레벨이 상승 하였습니다.

 - 레벨이 상승 하였습니다.

 - 레벨이 상승 하였습니다.

 - '창술' 스킬의 레벨이 상승 하였습니다.

 - '인피니티 피어스' 스킬이 생성 되었습니다.

 - '배교자 이사도라' 에게 편안한 안식을 선물함으로써 '명예' 스텟과 '신앙' 스텟, '고결함' 스텟이 20씩 상승 하였습니다.

 

 

 - 띠링! 라미스 마을의 비극! 퀘스트가 완료 되었습니다.

 

 '미트라 교단' 의 '사브리나 대신관' 의 명령으로 '라미스 마을' 을 방문한 기사단과 사제들은. 알 수 없는 약물을 복용 후 미쳐버렸고, 그로 인해 무자비한 살육을 벌이게 되었다고 한다.

 '라미스 마을' 은 '사브리나 대신관' 의 고향이라는 '이사도라' 의 말이 있다.

 

 - 보상은 '화이트 런' 의 영주인 '이리나 반 화이트런' 에게 보고 후 수령하실 수 있습니다.

 

 

 이사도라의 머리를 조심히 쓰다듬고 있는 이안의 귓가로 계속해서 알림음이 울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안은 그저 가라앉은 눈으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하염없이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기만 할 뿐이었다.

 

 그때, 새로운 알림음이 또 다시 이안의 귓가를 울렸다.

 

 

 -띠링!

 이사도라의 안식!

 난이도:B

 '사브리나 대신관' 에 의해 타락의 길을 걷게 된 '미트라' 의 성기사인 '쐐기의 이사도라'.

 그녀는 '의로운 성기사' 에 의해 드디어 편안한 안식을 맞이하게 됐다.

 다만, 그녀는 눈을 감기 직전, 자신의 '언니' 에게 유언과 함께 편안한 안식을 맞이한 자신을 알리기를 원했고.

 그녀의 임종을 함께한 '의로운 성기사' 는 그 의무를 반드시 지킬 필요성이 있다.

 

 퀘스트 제한: 이사도라의 임종을 편안케 한 자.

 

 

 "......."

 

 이안은 눈앞으로 떠오른 새로운 퀘스트 창을 흐릿한 눈동자로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그리고 그후. 조심히 고개를 내려, 자신의 품 속에서 예쁜 미소와 함께 고이 잠들어 있는 이사도라를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렇게.. 너를 괴롭히던, 너를 옭아매던. 모든 업보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말고.. 편안히.. 편안히.. 눈을 감으려무나... 편안히.."

 

 슈후우우우우우~~

 

 그때, 이안의 말이 끝남과 함께 이사도라의 몸이 점점 회색으로 물들어 가더니, 이내 그녀의 몸이 가루가 되어 천천히 공중으로 흩날리기 시작했다.

 

 "아아...."

 

 이안은 자신의 가슴 위에서 점점 가루가 되어 흩어져 가는 이사도라의 신형을 놓치지 않기 위해 손을 휘저어 보았다.

 

 하지만, 손 틈 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잡을 수 없듯.

 

 뿌려졌던 향수의 향기가 날아가는 것을 막을 수 없듯.

 

 그렇게 이사도라의 신형은 이안의 손 틈을 빠져나가 공중으로 흩날렸다.

 

 그렇게 그녀는, 소녀는, 이사도라는 떠나갔다.

 

 "......"

 

 이안은 공중으로 흩어져 가는 이사도라의 신형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점점 가슴 위로 느껴지는 그녀의 무게가 가벼워져갔다.

 

 점점 시야가 어두워져갔다.

 

 그리고, 이내 어둠이 찾아왔다.

 

 - 띠링! 생명력이 모두 소진되어 사망하셨습니다. 현실 시간으로 24시간 동안 접속이 불가능 합니다.

 - 레벨이 2 하락하였습니다.

 - 모든 스킬의 숙련도가 조금씩 하락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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