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는 방으로 들어가서 짐들을 확인하느라 바쁘고 그 사이 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건우 대문 앞에 차가 서 있고 문을 열며 나오는 건우와 연우의 손에 짐 가방을 들고 나온다. 짐을 차에 싣고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차를 탄다.
“내가 배웅해주고 올게 들어가 있어 엄마 아빠는...”
“그래 조심해서 잘 다녀와 연우 넌 빨리 한국에 들어 올 생각하고”
“네 그럼 그 동안 건강히 잘 지내세요.”
“빨리 와야해 벌써 보고 싶어진다”
“무슨 연인사이야 엄마도 참 주책이야 빨리 갑시다 늦겠다”
차는 골목길을 지나 도로를 달려 인천공항을 향해 간다. 차 안에서는 아무 말없이 서로를 어긋나게 바라보며 어색한 기운이 감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과 외국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 사이에 차가 서고 짐을 내리는 연우와 그 가방을 들고 졸졸 따라다니는 건우 우선 짐을 보내고 비행기 타기 전에 시간이 남아 의자에 앉아 있는다.
“형 뭐 마실래”
“커피나 마실까”
“기다리고 있어 내가 사 올게”
“고마워”
건우는 커피 전문점 달려가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연우 앞에 그림자가 서 있다. 고개를 들어보니 슬비였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무 망설임없이 슬비를 꼭 끌어 안는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건우가 알려줬어요. 왜 인사도 없이 가는 거에요. 도망가는 사람처럼”
“도망가는 것 맞아 너에게서... 비를 피해서...”
“이제 비오는 날에 우산 씌워 달라고 떼쓰지 않을 테니까 미안해하지 말고 아파하는 모습 보이지 않게 내가 더 노력할게요”
“나도 이겨내려고 많이 노력해볼게 그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겠니”
“네 오빠 기다릴게요”
그때 커피를 들고 오는 건우가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고 서 있다. 커피를 의자에 내려놓고 슬비의 손을 잡아 당기며
“형 동생의 여자친구를 너무 꼭 끌어 안고 있는 것 아니야?”
“여자친구라니”
“그럼 네가 여자지 남자냐”
“오빠”
“그렇게 애타게 부르지마 형이 너 잘 보살펴 줘야한다고 신신당부 하더라 그 말이 뭘 뜻하겠어 너와 나 사이를 인정한다는 뜻이지 안그래”
그저 미소를 지으며 웃어 보이는 연우 그 미소를 보고 화가 난 듯 서 있는 슬비 두 사람에게 커피를 건네며 건배를 하고 마시는 건우
비행기 탑승 안내멘트가 공항을 가득 메우고 연우는 들어갈 준비를 한다. 슬비가 손을 잡으며 가지말라고 애원하는 눈빛을 보내고 건우는 어서 들어가라며 손짓한다.
줄을 서서 사람들 대열에 합류한 연우가 안으로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때 슬비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건우 발걸음이 더무거워져 떨어지지 않지만 어느새 건우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이럴거면 왜 나한테 문자 보낸 거야”
“그럼 너도 형 따라 지금 비행기 타고 가겠다는 거야”
“그래도 이왕 둘만의 시간을 줄 거면 방해를 하지 말아야지”
“내가 언제 방해했어 그냥 수위가 깊어지니까 딱 자른거지”
“뭐라고”
“차에 타 늦었으니까 집까지 바래다 줄게”
마지못해 차에 올라 타는 슬비 그 옆에 앉아서 뭐가 그리 좋은지 웃으면서 앉아있는 건우
슬비의 집 앞 차가 서고 문을 열고 내리는 슬비 따라 내리는 건우
“왜 내려 그냥 타고 있지”
“너한테 할 말 있어서”
“무슨 말”
“형도 없겠다 이제 넌 진짜 내꺼야”
“뭐라고”
“기사 아저씨 잠깐만 눈 감고 있으세요”
그때 슬비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놀란 눈으로 보는 슬비 주먹쥐고 건우를 때리려는데
“뭐 이걸 가지고 저번에 더 진한 키스도 했잖아!”
“뭐라고 하는 거야 너”
“괜찮아 기사 아저씨가 귀도 막았을 거야”
“암튼 난 들어간다”
슬비가 화를 내며 들어가고 그 모습이 마냥 귀여운 듯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건우 차에 타서 기사 아저씨에게 부탁한다.
“말 안해도 아시죠 못 보고 못 들은 걸로 해줘요”
“그래 알았다.”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건우는 형을 보낸 마음과 슬비가 다시 자신의 여자가 된 것 같은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집에 도착해서 연우의 방으로 가면 아무도 없는 텅빈 방 안 그 속에서 형을 그리워하며 침대에 누워 잠든 건우의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