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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안녕하세요, 검은머리 아가씨
작가 : 김뎃뎅
작품등록일 : 2019.3.18

교역이 끊긴 동 제국의 사람들을 노예로 부리는 서 제국의 티보치나 백작가 둘째 딸로 입양된 로사의 이야기.

유일하게 동방문화를 배울 수 있는 제국학교에 입학한 로사. 모범생으로 학교 생활을 하지만 언제 들킬지 모르는 본 모습 때문에 속은 초조하다.

하지만 곁엔 본래의 모습까지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감추지마, 로사. 머리색이 검든 아니든 눈이 검은 색이든 아니든 로사 넌 예뻐. 그러니까 숨기지마. 네가 예쁜 건 다른 뭐도 아닌 로사라서 예쁜 거야."

조금씩 자존감을 회복하는 로사에게 내려온 황제의 명.

"동방과의 교역을 위해 네 스승이 들고 도망간 동 제국 시황제의 인장을 찾아오라. "

[아카데미물/ 여주성장물/ 동서양 혼합 배경/ 일편단심 남주/ 세계최강 든든한 언니/ 유일하게 서방에서 동양 문화를 공부한 동양인/ 스승을 찾는 과정에서 만난 진짜 가족]


매주 월화수목 한편씩 차근차근 업로드 예정입니다.

 
5. 만남과 수치(6)
작성일 : 19-04-22 00:08     조회 : 15     추천 : 0     분량 : 4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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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박물관 관장이자 우리 학교 총장이신 로드만 도툭 자작님께서 직접 발굴에 참여한 곳에서 나온 유물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랍니다.”

 

 마지막 동국의 무덤 양식을 본뜬 전시실에 들어온 로사가 손님들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전시실의 구조를 보던 손님들의 반응이 이제까지와 달리 조용했다.

 

 너무 반응이 없어 설명의 하던 로사의 말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무덤을 본뜬 곳인가…….”

 

 

 모자를 쓴 손님이 중얼거렸다.

 

 그에 반응해 로사가 재빨리 설명에 들어갔다.

 

 

 “네. 총장님께서 동국의 한 무덤을 발굴하셨고, 그걸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이라 하셨어요.”

 

 

 하지만 그들은 로사의 말에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전시실 안쪽만 바라볼 뿐이었다.

 

 로사의 시선이 그들을 따라 이동했다.

 

 전시실 한가운데 빛바랜 옷을 입고 있는 인형.

 

 모자를 쓴 사람이 서서히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천천히 다가가는 걸음만큼 천천히 그의 얼굴을 덮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로사의 시선이 그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모자를 벗자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긴 검은 머리카락이 제일 먼저 보였다.

 

 서방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얼굴의 골격도 보였다.

 

 검은 눈이 보였다. 그 눈에서 알알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전시실 조명에 그의 눈물이 반짝였다.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인형의 앞에 섰다.

 

 그러더니 당연한 듯 인형에게 무릎을 꿇었다.

 

 인형을 올려다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조명 아래 경이로워 보여, 로사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저…….”

 

 

 로사가 말을 붙이려 했다. 하지만 하지 못했다.

 

 황갈색 머리의 손님이 로사의 어깨를 붙들었다.

 

 그리고 방해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서 로사는 이름 모를 손들의 엄숙한 시간이 끝나기를 가만히 기다렸다.

 

 왜 우는 걸까.

 

 로사는 검은 머리의 남자를 바라봤다.

 

 왜 인형에게 무릎을 꿇었을까.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했다.

 

 묻고 싶었다. 이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인지, 로사도 그것을 그들처럼 여겨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그들의 시간이 끝나면 물어보려 했는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총장이 들이닥쳤다.

 

 

 “로사!”

 

 

 그는 다급하게 들어오더니 인형 앞에 있는 동방의 사람을 보고 멈춰 섰다.

 

 로사는 총장을 보고 또 놀랐다.

 

 그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총장의 안색이 좋지 않아 걱정된 로사가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총장님?”

 

 

 총장의 시선은 동방의 사람에게 고정되어있었다.

 

 시끄러운 소리에 동방의 손님이 스륵 몸을 일으켜 총장을 돌아봤다.

 

 젊은 남자의 얼굴을 살피던 총장이 한숨을 훅 내뱉었다.

 

 뭔가 안도하는 것처럼.

 

 

 “총장님?”

 

 

 로사가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그를 불렀다. 그제야 총장이 로사에게 반응했다.

 

 언제나처럼 사람 좋은 얼굴로 웃었다.

 

 

 “미안하구나! 로사. 내가 소란을 피웠어.”

 

 

 그러더니 총장은 손님들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박물관 관장인 로드만 토둑입니다.]

 

 

 동방의 언어였다.

 

 로사는 총장이 동방의 언어를 할 수 있는 줄 몰랐기에, 놀라 그를 바라봤다.

 

 손님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잠시 놀라다가 고개를 숙여 총장의 인사를 받아들였다.

 

 

 [동국에서 온 이 강이라 합니다. 이쪽은 제 수하인 리오입니다]

 

 

 검은 머리의 남자가 황갈색의 남자를 소개했다.

 

 

 “뭐라고 하는 거지?”

 

 

 인사를 하고 소개를 하는 것 같은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로사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검은 머리의 사람은 이 강이고 옆에 있는 사람은 리오라고 한다는데?”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로사가 뒤를 돌아봤다. 세이지였다.

 

 

 “알아들을 수 있어요?”

 

 

 로사가 놀란 듯 물었다. 세이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정도는. 너무 어려운 단어만 아니면.”

 

 “세이지 군은 여러 나라 언어를 배우는 걸 좋아하지. 언어 천재라고 수도에선 소문이 자자했었단다.”

 

 

 세이지의 뒤로 티보치나 백작이 모습을 보였다.

 

 갑자기 등장한 아버지의 모습에 로사가 활짝 웃으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아버지!”

 

 “그래, 그래.”

 

 

 티보치나 백작이 로사를 끌어안으며 토닥였다.

 

 오랜만에 안기 아버지의 품은 여전히 따뜻했다.

 

 로사는 그 속이 너무 좋아 '폭' 파고 들었다.

 

 안겨 오는 딸이 건강해 보여서 백작은 한시름 놓았다.

 

 비비적거리는 딸의 어깨를 다독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고 말하곤, 총장과 강이 있는 곳으로 갔다.

 

 

 “공, 제가 말했던 학교 총장이십니다.”

 

 

 티보치나 백작이 쉐이른의 언어로 말하자, 대화는 동방의 말에서 서방의 말로 바뀌어 이루어졌다.

 

 

 “자작, 제가 말했던 동방의 귀인들이십니다.”

 

 “예, 지금 바로 제 저택으로 안내하지요. 가시겠습니까?”

 

 

 티보치나 백작이 강과 리오를 소개하자, 총장이 말했다.

 

 그는 이 전시실에 동방의 사람이 있는 것이 내키지 않은 듯 밖으로 나가길 바랐다.

 

 다행히 강과 리오는 총장의 말대로 하겠노라 순순히 말했다.

 

 다만, 전시실을 나서는 강의 시선이 인형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아, 그래. 서로 소개를 못 했군요.”

 

 

 어두운 전시실을 나서 밝은 곳으로 나오자, 티보치나 백작이 생각났다는 듯 강에게 말했다.

 

 티보치나 백작이 로사와 세이지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하자, 강이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깨닫고 먼저 말했다.

 

 

 “아까 소개는 들었습니다. 저희가 하질 않았죠.”

 

 “아, 그렇습니까?”

 

 

 강이 로사와 세이지 앞에 한 걸음 나섰다. 그리고 말했다.

 

 

 “이 강입니다. 먼 동쪽에서 왔습니다. 이쪽은 제 수하인 리오입니다.”

 

 

 강이 리오를 가리키며 말하자, 리오가 로사와 세이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덩달아 두 학생들도 고개를 꾸벅였다.

 

 

 “멀리서 이곳까지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시느라 피곤하시겠습니다.”

 

 

 세이지가 능숙하게 그들에게 답했다.

 

 강이 그다지 피곤하지 않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로사에게 고맙다 말했다.

 

 

 “박물관 관람을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저야말로 즐거웠습니다. 또 방문해 주세요.”

 

 

 로사가 미소 지었다.

 

 백작은 의젓하게 행동하는 두 어린 학생들을 흐뭇하게 보곤, 내일 식사라도 같이하자 말했다.

 

 그리곤 총장과 강, 리오와 함께 박물관을 떠났다.

 

 백작이 안내역을 맡았다고 들었기에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로사가 괜히 쓸쓸한 듯 멀어지는 백작의 모습을 눈으로 좇았다.

 

 

 “내일 맛있는 식당을 알아놔야겠네. 백작께선 뭘 좋아하셔?”

 

 

 박물관 문을 잠그고 로사의 옆에 선 세이지가 물어왔다.

 

 

 “고기요.”

 

 “음. 그럼 광장에 있는 스테이크 집으로 갈까. 살몬에게도 물어봐야겠네. 응? 왜?”

 

 

 마을에 있는 맛있는 식당 목록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세이지가 자신을 쳐다보는 로사의 시선을 느끼곤 물었다.

 

 하늘같이 푸른 눈동자가 세이지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세이지가 몸을 굳혔다.

 

 이제껏 자신을 쳐다보는 많은 시선을 느꼈어도 다 흘려 넘겼는데, 로사의 시선은 그럴 수가 없었다.

 

 

 시선 때문에 삐질삐질 땀이 솟는 것 같았다.

 

 얼굴이 홧홧해졌다.

 

 이상하게 점점 부끄러워지고 몸이 배배 꼬였다.

 

 시선을 못 맞추던 세이지가 로사와 눈을 맞췄다.

 

 하고 싶은 말을 잔뜩 담고 있는 것 같아 세이지가 두 손을 꼭 모으고 로사에게 물었다.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

 

 

 혹시나 버지니아처럼 주먹이 날아오는 건 아닐까 긴장했다.

 

 오늘 뭘 잘못한 게 있었던 걸까.

 

 버지니아는 세이지가 잘못하면 저녁에 한꺼번에 다다다 지적했었다. 그건 참 무서웠다.

 

 

 “동국어를 잘 해요?”

 

 “어?”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아니, 로사가 동국어에 관심을 가질 거라 예상을 했었어야 했는데 못한 것이다.

 

 세이지는 거기서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어느 정도는.”

 

 “가르쳐 줄 수 있어요?”

 

 

 로사의 눈이 반짝였다.

 

 떡을 먹을 때보다 더 반짝였다. 동시에 세이지의 눈도 반짝였다.

 

 가까워질 기회였다.

 

 

 “갑자기 동국어에 관심이 생겼어?”

 

 

 알고 싶었다. 왜 배우고 싶은지.

 

 그전엔 어떻게 생각했는지, 로사가 생각하는 걸 전부 알고 싶었다.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전부.

 

 세이지 자신에게.

 

 

 “그냥요. 박물관에서 일하는 데 하나도 모르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아, 맞다.

 

 아직 로사와 세이지의 사이는 같이 박물관에서 일하는 동료였다.

 

 세이지가 현실을 깨닫고 씁쓸하게 웃었다.

 

 그녀는 모르니까. 세이지가 이미 그녀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걸.

 

 그리고 그걸 그녀가 사랑하는 언니가 알려줬다는 것도.

 

 그리고 사실, 그녀의 비밀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로사를 만나보고 싶었다는 것도.

 

 아직은 모르리라.

 

 

 “좋아. 내가 알려줄게. 너한테 알려줄 게 많겠는데?”

 

 

 세이지가 장난스럽게 씩 웃었다. 그에 로사가 덩달아 웃었다.

 

 지금은 이 정도면 되었다. 천천히 가까워지면 된다.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라지 않은가.

 

 세이지가 예전에 배운 동방의 속담을 떠올리며 로사의 옆으로 한 걸음 다가가 섰다.

 

 

 
작가의 말
 

 즐거운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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