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유란만장 인생
작가 : Q현
작품등록일 : 2020.3.4

이계의 힘으로 성장한 도시
그 도시를 노리는 테러리스트를 잡아라.
멸망할 것인가 아님 멸망시킬 것인가?

*본 작품의 등장인물, 배경, 사건, 소재는 허구입니다. 만약 현실에 일치한다면 그것은 우연입니다.

 
어제는 테러전쟁, 오늘은 혁명전쟁 (중)
작성일 : 20-03-26 22:23     조회 : 34     추천 : 0     분량 : 641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8구역, 이른바 외인 지역.

 

 거리는 불길과 비명으로 가득했다.

 

 탕! 타탕!

 공격자는 이번에 소탕 당한 밀수 조직 잔당들이었다.

 대를 이은 가문의 보복이 용병들에게 벌어졌다.

 

 여러 조직들이 몰려들어 그 수가 엄청났다.

 바투란 용병단 사무실 주변도 마찬가지였다.

 

 “에라이 나쁜 놈들아! 테러로 털렸으면 가만히나 있지…”

 

 용병들은 열 받아 있었다. 막 저녁을 먹으려는데 공격당했기 때문이었다.

 

 배고픈 상황이었지만, 모두가 초월적인 전투력을 보여줬다.

 

 가스통은 영점조정도 안 한 소총창으로 17명을 저격했다.

 

 티나는 무더기로 날아온 로켓포 공격을 30분 동안 방패로 다 막아냈다.

 

 그러면 복서가 바로 옆에서 자동 유탄발사기로 계속 원점 타격했다.

 

 엔리는 계속 주변에 나타나는 적들을 표시했다.

 

 루만은 줄리아를 데리고 지붕에 나와 접근하는 밀수 조직원들과 싸웠다.

 

 “참 서러운 사람끼리 싸우는 군요.”

 

 “그래, 슬프게도 굶주린 놈들이 가족을 잃은 놈들을 이기고 있고.”

 

 루만이 비도를 던졌다. 지붕으로 몰래 오던 적 두 명의 가슴을 꿰뚫고는 순식간에 돌아왔다.

 

 “지원이 2시간 째 안 오네요. 유란의 전통이죠.”

 

 “외인부대는 기대도 안 해. 늘 포위당해 있다는 마인드로 살거든.”

 

 “좋은 처세술 배워 가네요.”

 

 줄리아가 쇼크 드론을 굴려서 침입하던 전투 인형을 마비시켰다.

 

 정신없이 싸우고 있을 때, 근처에 있던 카지드가 교신을 보냈다.

 

 “이봐, 놈들이 밀리고 있어. 후방에서 뭔 일이 생겼나 봐.”

 

 “곧 끝나겠네요. 루만 대장, 내려가시죠.”

 

 하지만 루만은 바로 내려가질 못했다. 이상한 소리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딱! 탁탁탁!

 누군가 지붕을 뛰어오는 거였다. 루만이 경계 상태로 양손에 비도를 들었다. 줄리아가 놀랐다.

 

 “자살 돌격인가…?”

 

 “쉿!”

 

 그 발걸음이 루만 앞으로 날아왔다. 하얀 도약용 망토가 흩날렸다.

 

 밀수 조직이라기엔 깔끔하고 단정한 차림의 남자였다.

 

 “바투란의 용병 지휘관, 단젠 루만이시군요.”

 

 남자가 인사했다.

 

 “전 부얀 의장님의 특사 데니즈입니다. 후방을 진압하며 오느라 늦어졌습니다.”

 

 “고생 많으시군요. 무슨 일이죠?”

 

 데니즈는 아주 작은 검은 칩을 건넸다.

 

 “극비 사항이니 대원들만 알고 계십시오. 그럼.”

 

 그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잠시 후. 누더기가 된 사무실에서 용병들이 모여 앉았다.

 

 칩에는 홀로그램 영상 메시지가 들어있었다. 남작이었다.

 

 “이 사람을 찾는 걸 도와줘.”

 

 살짝 비웃는 인상의 미남자 사진과 프로필이 나왔다.

 

 “벡 두켄?”

 

 남작이 말을 이었다.

 

 “내 둘도 없는 친구이자, 멸망 가문 연합의 수장이야. 지금 주르켄트에 숨어 있는데 못 찾겠어.

 

 해서 부얀 의장에게 특별 부탁해서 적임자를 지원받기로 했어. 그 중 하나가 당신이야.”

 

 대원들이 얼굴을 찌푸렸다. 복서가 말했다.

 

 “저 남자 들어본 거 같아. 위험인물이라 쫓겨났다 던데…”

 

 줄리아가 말했다.

 

 “맞아요. 옛날에 키르간에게 망한 가문들은 복수를 위해 힘을 합쳤어요. 그게 멸망 가문 연합이죠.

 

 거기서 두켄은 선동의 달인이자, 폭동과 습격의 귀재였어요. 참다 못한 키르간이 압력을 넣자, 의회에서 그를 추방해 버렸죠.

 

 아직 살아 있는 건 몰랐지만.”

 

 티나가 이를 딱딱거렸다.

 

 “등괴 테러 저리가라 급의 인사잖아? 참여할 거야, 대장?”

 

 “확실히 내키지가 않네.”

 

 루만의 표정은 별로 밝지 않았다. 엔리가 한숨 쉬었다.

 

 “대장, 이거 의장의 명령이야. 그리고 기록영상이라 지금 남작에게 말해봐야…”

 

 “당신이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걸 알아.”

 

 기록된 영상 속 남작의 반응에 모두가 뜨끔했다.

 

 “사실 안전국의 당신 기록을 봤어. 당신의 외인부대 51 정찰대대가 블랙 옵스(비공식 군사작전) 전문이었다는 거.

 

 지금 의회파는 두켄의 능력을 원해. 거만해 보여도 꽤 괜찮은 녀석이야. 성공하면 보상 하나는 확실할 거야.”

 

 보상이란 말에 대원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나 영상에서 들려온 건 누군가의 고성이었다.

 

 “주르켄트 경찰이다! 나와!”

 

 “일단 지금은 나도 쫓기는 중이야. 날짜와 합류지점은 따로 보낼 게!”

 

 영상은 거기서 끊어졌다. 모두 김빠진 상태로 멍하게 있었다.

 

 루만에게 지휘관 문자가 왔다. 그녀는 일어서서 양 갈래 땋은 머리를 뒤로 묶었다.

 

 “안전국 회의 끝나고 상의하자.”

 

 벌써 아침이 밝아왔다.

 

 -----

 

 안전국 용병 소집 회의.

 

 이반 국장은 8구역 외인 용병들에게 발생한 피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자네들이 그 난동을 진압한 성과도 컸으니 그 점은 포상하겠다.”

 

 약간의 환호가 오갔다. 이반이 말했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무장 밀수 조직 잔당들이 등괴의 피를 유입, 유출하는 걸 막아야 한다.

 

 자네들은 검문소와 항만에서 단속을 철저히 하게. 불순분자는 예외없이 처벌하도록.”

 

 용병 상당수는 납득했다. 그러나 비밀 임무를 받은 루만과 대원들은 아니었다.

 

 그녀가 둘러보니, 표정이 좋지 않은 외지인 용병 몇몇이 보였다.

 

 우우웅.

 때마침 문자가 왔다. 용병들마다 차례차례 진동음이 났다.

 

 <회의 후 3층 휴게실에 대기>

 

 루만 혼자 휴게실로 갔다. 회의 중에 표정 안 좋았던 용병들만 거기 모여 있었다.

 

 “바투란 용병단?”

 

 “그래, 당신들도 그 지시를 받았군?”

 

 “휴… 안전국 소속 용병이 이런 외부 임무를 하는 건 불법이지만…”

 

 안경 쓴 남성 용병 지휘관이 전자 지갑을 보였다. 당일 입금된 엄청난 양의 돈이 보였다.

 

 “우리 같은 중소 업체는 이런 걸 먹어야 버틴다고. 의장과 국장 사이에 적당히 다리 걸쳐야지.”

 

 “정치질이군. 우린 그럴 시간도 없는데...“

 

 꽁지머리에 복면을 한 여성 용병 지휘관이 루만을 노려봤다.

 

 “초연한 척 하지마라, 바투란 용병대장. 안전국 임원들이 당신을 아니꼽게 보고 있는 거 알아?”

 

 “그 꼰대 나리들의 명령을 들을 수가 있어야지.”

 

 “안전국에서 계속 일하려면 의회파, 의장 쪽 사람들과 친해지도록 해. 줄타기 실패하면, 보리보드나 가문 꼴 나는 거야.”

 

 문이 열렸다. 페테르 장군이었다.

 

 “모두 의장님 명령을 받들 준비가 됐나?”

 

 용병 지휘관들이 하나 둘 끄덕였다. 그리고는 루만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페테르 장군이 쏘아보자, 그녀는 마지못한 듯이 끄덕였다.

 

 “좋아. 자네들은 사무실 복구 핑계를 대서 휴가로 빠지게. 최소 4일이야.

 

 이 표식을 들고 오늘 밤 5구역 부두에서 아자드 호에 승선하도록.”

 

 용병들은 은 배지를 받았다.

 

 “파르한(남작)이 최종 합류지점을 결정한다. 두켄과 돌아올 때는 같은 배에 승선해. 그럼 안전국장의 검문 따윈 피할 수 있을 거다.”

 

 “질문 있습니다만…”

 

 루만이 바로 끼어들었다. 탐탁치 않았지만 페테르가 들어봤다.

 

 “투입 대원은 제가 임의로 정해도 됩니까?”

 

 “그걸 말이라 하나? 어떻게든 성공할 수 있도록 해.”

 

 페테르는 루만을 보며 낮게 목소리를 깔았다.

 

 “국장이 알거나 문제가 터지면… 그건 전부 자네들 책임으로 처리될 걸세.”

 

 -----

 

 6시간 후.

 화물선 아자드 호는 내해의 주르켄트로 향했다.

 

 8개 화물 구획 중에는 서류상에만 화물이 있는 단 한 구역이 있었다.

 거기에 두켄을 구하러 가는 용병 부대가 숨었다.

 

 루만은 가스통과 엔리를 데리고 갔다.

 

 “주르켄트는 무기 소지가 까다로워. 무기가 큰 티나와 화력이 센 복서는 열외야.”

 

 “쩝… 기지 복구는 잘 해 놓을 게, 대장.”

 

 그녀는 줄리아에게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남아서 여기 두 사람을 도와줘. 둘이 다투지 않게 도와주고.”

 

 “제가 잘하는 일이네요. 이거 챙겨 가시죠.”

 

 줄리아는 바퀴 드론 다발을 건넸다. 변신하기 전에는 평범한 원기둥 같았다.

 

 “고마워.”

 

 용병들은 뱃멀미에다 창도 없는 화물칸에 숨어있느라 고생이었다.

 

 가스통은 자고 있었다. 루만은 비도 여러 개를 펼치고 날을 갈았다. 엔리가 돌아왔다.

 

 “대장, 화장실은 뭍에 가서 쓰는 게 좋겠어.”

 

 “나야 속 하나는 든든하니까, 얼른 자기나 해.”

 

 “미안해, 대장. 나도 이 일을 말리고는 싶었지만, 받은 돈이 엄청나니까 다들...”

 

 엔리가 머뭇거렸다. 루만은 비도를 손가락으로 튕겨 돌려보았다.

 

 “세상 사는데 본능을 이길 수가 없지…”

 

 어느덧 그녀도 졸음이 쏟아졌다. 잘 준비를 하는데 사방에 밤안개가 깔리기 시작했다.

 

 파도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렸다.

 

 루만은 자신이 기다란 보트에 타고 있는 걸 발견했다.

 

 “하, 꼭 이럴 때에 오시는군요.”

 

 

 까라-압특은 보트 뒷편에서 꼬리를 노 삼아 젓고 있었다.

 

 “그 괴물이 다가오고 있나요?”

 

 “오늘은 경고가 아니라… 주의를 주러 왔다.”

 

 “그게 그거잖아요.”

 

 깃털 달린 이무기는 여러 개 눈으로 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바라봤다.

 

 “성자에 비하면… 너흰 저 별만큼이나 가득하지.”

 

 “그 많은 사람 중에… 제가 당신 곁에 있죠. 제 이전의 계약자들은 대체 뭘 했으려나.”

 

 “모두 너와 같은 사명을 가지고 방랑했었다. 하지만 너가 제일 골치 아프지.”

 

 “그래서 목숨 걸고 완수했거든요? 마음에 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루만은 멋쩍게 미소 지었다.

 

 “늘 위험을 감수하는 건 알겠지만… 대놓고 죽으려는 듯 움직이더구나.”

 

 “당신 가호가 있는데, 안 그러겠어요? 내가 현실에서 처절하게 싸우고 당신은 여기서 참...”

 

 “모든 건… 자기가 있는 곳이면 반드시 불편함이 있다.”

 

 “외로움은 크겠군요. 인정하겠어요.“

 

 루만은 배에 자리 잡았다. 까라-압특이 묘하게 바라봤다.

 

 “인간의 속은 알 수가 없을 거다. 네가 가서 만날 자들이… 참 모르겠구나.”

 

 갑자기 물 소리가 커졌다. 보트는 그대로 폭포로 돌진하고 있었다.

 

 “당신 심기를 건드려 미안해요. 하지만 가호는…”

 

 “흥. 가호 걱정 말고 네 사명이나 다 하거라.”

 

 물보라가 일었다. 루만이 눈을 떴다.

 

 “하여간, 참…”

 

 화물칸 천장의 덮개가 열리고 있었다. 가스통이 루만을 일으켜 세웠다.

 

 “대장, 도착했어. 곧 파르한 남작을 만날 거야.”

 

 

 -----

 

 십여명의 용병들은 주르켄트 항만 야적장을 따라가다가 담을 몰래 넘었다.

 

 남작은 안전장소인 창고로 그들을 인도했다.

 

 “여긴 유란에 비해 훨씬 작지만… 무장 병력이 곳곳에서 감시 중이야. 늘 주의하라고.”

 

 “두켄이 있을 만한 곳은?”

 

 “특정하기 어려워. 그러니 최대한 흩어져서 증거를 찾아서 모으도록. 이건 그의 암구호야.”

 

 <그대가 나를 부르기 전까지는 / 죽음 마저도 존재하지 않았다.>

 

 루만이 웃었다.

 

 “선동가보단 시인이 낫겠는데.”

 

 “아무튼 서두르자. 셋째 날 저녁까지 그가 아자드 호에 타지 않으면 모두가 힘들어져.”

 

 탐색이 시작됐다. 루만은 다시 자신과 가스통-엔리로 조를 나눴다. 엔리가 항의했다.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 대장.”

 

 “알지만, 정보 수집 전담은 보호가 필요해.”

 

 “휴, 대장이 그리 생각한다면..”

 

 용병들은 주르켄트를 수색했다. 중앙 바자르(시장)부터, 홍등가, 도서관 그리고 치안부재 지역까지 모두 살폈다.

 

 루만 팀은 외인부대에서 했던 방법을 썼다. 그들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일부러 섞였다.

 

 그리고는 아무나 골라 몰래 도청 스티커를 붙였다. 그러면 7시간 동안 그들이 아는 사회 구성원들의 말이 엔리의 전장 분석 장치로 들어갔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수십개의 스티커로 수천명의 동태를 살폈다.

 

 불법이지만, 군 정찰부대가 기밀 작전을 위해 쓰는 방법이었다.

 

 쉽지는 않았다. 엔리가 기계의 도움을 받아도 시간이 걸렸다. 때문에 루만과 가스통이 직접 돌며 정보를 모아야 했다.

 

 벌써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새벽이 찾아왔다.

 

 밤을 샌 엔리가 겨우 한숨 쉬고 태블릿을 가리켰다.

 

 “감청한 말, 우리가 엿들은 말 중에, 제일 이상한 게 이거야.”

 

 “<귀신>?”

 

 언어 데이터 연결망은 그 단어와 함께 많이 언급된 단어를 이어줬다.

 

 “귀신-얼굴 없음-흰색-…바이트 알 히크마?”

 

 엔리가 마지막 단어에 눈을 꿈적였다.

 

 “바이트 알 히크마… 지혜의 집?”

 

 “도서관? 서점? 아니면 그런 이름의…?”

 

 엔리가 검색하자 단 하나의 지명 이름과 지도가 떴다.

 

 “그런 이름의 헌책방이군. 바자르 골목이야.”

 

 “다른 용병들은 어쩌지?”

 

 “일단 내가 먼저 확인하고, 이상 있으면 개입해.”

 

 루만이 장비를 챙겼다. 가스통이 비도 주머니를 건넸다.

 

 “바로 합류할 게, 대장.”

 

 -----

 

 새벽의 중앙 바자르에는 사람이 없었다.

 

 경비병들이 지나가자, 루만은 기계 전투화로 지붕까지 뛰어올랐다.

 

 바이트 알 히크마 책방은 오른쪽 골목 끝의 1층짜리 낡은 노란색 건물이었다.

 

 개업 전이라 문은 잠겼다. 창문 너머로 잔뜩 쌓인 책들만 보였다.

 

 그런데 바닥 틈에서 빛이 새어 들어왔다. 들어가려 했지만, 경보장비가 달려있었다.

 

 낡은 책방에 어울리지 않는 최첨단이었다.

 

 루만은 집 주변을 살폈다. 순간, 매우 허름한 문짝이 보였다.

 

 그 문은 반대편에 있었지만, 벽 색깔이 책방과 같은 노란색이었다.

 

 과연 나무 문에는 정교한 보안 자물쇠가 있었다. 루만이 비도로 살짝 찌르자, 바로 열렸다.

 

 문은 지하로 통했다. 찬 공기가 불어 올라왔다. 그녀는 그대로 발소리 죽이고 들어갔다.

 

 어두운 지하 속에서 빛이 보이고 낡은 책 냄새가 풍겨왔다.

 

 루만은 책장들 한 가운데에 책상이 있는 걸 발견했다. 불만 켜졌고 아무도 없었다.

 

 순간 그녀는 바로 비도를 들었고 몸을 돌렸다.

 

 챙!

 두 개의 쇠붙이가 강하게 부딪쳤다. 그 바람에 서가의 책들이 격하게 흔들거렸다.

 

 하얀 가면을 쓴 상대는 기계식 장검으로 루만을 압도하려 하고 있었다.

 

 “어찌 여길 알고 들어온 거지, 암살자?”

 

 루만은 태연하게 말했다.

 

 “그야… <그대가 날 부르기 전에는>?”

 

 흰 가면은 멈칫했다. 루만이 맞은편 비도를 들었다.

 

 “그대가 날 부르기 전에는… 모르나? 그럼 할 수 없…”

 

 “<죽음 마저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봐, 앞구절은 내가 해. 왜 문을 부수고 온 거야?”

 

 루만은 천천히 비도를 내렸다.

 

 “남작의 명으로 왔어. 벡 두켄 씨.”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후기 2020 / 5 / 20 574 0 -
공지 연재 주기는 매주 수~일, 주5회 연재합… 2020 / 3 / 8 589 0 -
공지 설정 팩트북 (4.8 업데이트) 2020 / 3 / 4 594 0 -
24 아침드라마겟돈 (중) 2020 / 4 / 3 48 0 6481   
23 아침드라마겟돈 (상) 2020 / 4 / 2 36 0 6908   
22 1호선에 가지 마라 (하) 2020 / 4 / 1 24 0 5984   
21 1호선에 가지 마라 (중) 2020 / 3 / 29 24 0 6629   
20 1호선에 가지 마라 (상) 2020 / 3 / 28 35 0 6149   
19 어제는 테러전쟁, 오늘은 혁명전쟁 (하) 2020 / 3 / 27 26 0 6163   
18 어제는 테러전쟁, 오늘은 혁명전쟁 (중) 2020 / 3 / 26 35 0 6414   
17 어제는 테러전쟁, 오늘은 혁명전쟁 (상) 2020 / 3 / 25 25 0 5533   
16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한 배를 탄다 (하) 2020 / 3 / 22 27 0 5389   
15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한 배를 탄다 (중) 2020 / 3 / 21 27 0 6568   
14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한 배를 탄다 (상) 2020 / 3 / 20 34 0 5237   
13 콩가루 집안 우물에 독 풀기 (하) 2020 / 3 / 19 33 0 5118   
12 콩가루 집안 우물에 독 풀기 (상) 2020 / 3 / 18 39 0 5814   
11 구원자에서 파괴자로 (하) 2020 / 3 / 15 27 0 5616   
10 구원자에서 파괴자로 (중) 2020 / 3 / 14 30 0 5805   
9 구원자에서 파괴자로 (상) 2020 / 3 / 13 28 0 5577   
8 야시장 공무원 vs. 마왕 (하) 2020 / 3 / 12 37 0 5305   
7 야시장 공무원 vs. 마왕 (중) 2020 / 3 / 11 32 0 4656   
6 야시장 공무원 vs. 마왕 (상) 2020 / 3 / 8 27 0 6206   
5 산골 마을 칼잡이와 용병단 (하) 2020 / 3 / 7 36 0 5856   
4 산골 마을 칼잡이와 용병단 (상) 2020 / 3 / 6 33 0 5206   
3 바다 마을 테러리스트 (하) 2020 / 3 / 5 31 0 5347   
2 바다 마을 테러리스트 (상) 2020 / 3 / 4 46 0 3625   
1 프롤로그: 그 도시가 서기 전에 2020 / 3 / 4 240 0 169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