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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왕총아
작가 :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7.6.4

스무 살의 꽃같은 나이에 백련교의 난을 이끈 불세출의 여걸 왕총아!
동시대 전쟁 영웅 나폴레옹을 능가하는 천재적인 전략으로 불과 2만의 병력으로 열배가 넘는 청나라 관군을 연전연파하고 서안으로 진격하는데......
여자 제갈공명으로 해도 과언이 아닌 불세출의 여걸 왕총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

 
마침내 왕총아를 단념한 화림
작성일 : 17-06-13 16:05     조회 : 112     추천 : 2     분량 : 4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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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림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터질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식처럼 사랑하는 제자가 사모하는 여인이라는 사실이 떠오르자, 제림은 혼담을 거절하기 위해 한차례 크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서씨는 제림이 체면치래 하느라 선뜻 혼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여기고 느긋한 마음으로 제림의 승락을 기다렸다.

  제림이 뭔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이었다.

 

  "숙부님! 큰일 났사옵니다!"

 

  아까전에 급히 일행을 이끌고 왕총아와 요지부를 뒤쫓아갔던 제국모가 돌아온 것이다.

 

  급히 관청의 집무실에 들어선 제국모는 서씨를 보자 제림에게 바짝 다가와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유대협마저 팔기군에 붙잡혔다 하옵니다."

 

  제림이 탄식섞인 한숨을 내쉬더니 제국모의 귀에다 속삭여 물었다.

 

  "지부와 왕낭자는 어찌 되었느냐?"

 

  "지부와 왕낭자는 지금 화림과 함께 이리로 오고 있사옵니다."

 

  화림이 어째서 바로 북경으로 가지 않고 요지부와 왕총아와 함께 양양으로 오는 것일까.

 

  마음이 다급해진 제림이 제국모에게 말했다.

 

  "국모야, 서부인을 안전한 곳으로 모시거라."

 

  순간 제림이 제국모를 향해 비장한 눈빛을 번뜩였다.

 

  여차하면 봉기를 일으키겠다는 뜻이리라.

 

  제림의 뜻을 눈치챈 제국모가 올 것이 왔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서씨에게 말했다.

 

  "소인을 따라오소서. 부인을 안전한 곳으로 모시겠사옵니다."

 

  이때 화림과 함께 양양으로 향하고 있는 왕총아는 심기가 몹시 불편했다.

 

  무슨 꿍꿍이인지 화림은 왕총아와 말머리를 나란히 한 채 계속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왕낭자의 고향이 양양인가?"

 

  "그러하옵니다."

 

  "왕낭자의 부모도 양양에 사는가?"

 

  "아버님은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나셨고, 어머님은 양양에서 살고 계십니다."

 

  "허면 오늘 왕낭자의 어미를 만날 수 있는가?"

 

  실로 예상치 못한 화림의 질문에 왕총아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용무로 소녀의 어머님을 만나려 하시는지요."

 

  화림은 왕총아의 어머니에게 혼담을 청할 참이었다.

 

  한마디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물부터 마시는 격과 무엇이 다르랴!

 

  자신이 천하의 권력을 거머쥔 화신의 아우인 만큼 왕총아의 어머니가 혼담을 거절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화림이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슨 용무인지는 어른들의 일이니 왕낭자가 물을 일이 아니다. 그대의 어미에게 이 화림이 오늘 보자 한다고 알려달라."

 

  화림의 속셈을 눈치챈 왕총아는 부아가 치밀었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은 채 말했다.

 

  "송구하오나, 실은 소녀도 어머님께서 지금 어디에 계신지 모르옵니다."

 

  화림이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허면 양양의 지현에게 물어보면 되겠군."

 

  어머니가 방면된 줄 모르는 왕총아는 어쩌면 화림이 자신의 어머니를 구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만주족 사내에게 도움을 청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왕총아가 고개를 젓는 모습을 본 화림이 물었다.

 

  "어찌하여 고개를 젓는 것인가?"

 

  무의식중에 고개를 젓던 왕총아가 속으로 흠칫하며 대답했다.

 

  "습관일 뿐이니, 마음쓰지 마소서."

 

  화림은 왕총아가 자신에게 조금의 호의도 없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짐짓 모르는 척하며 말했다.

 

  "왕낭자는 올해 나이가 몇인가? 이제 시집갈 나이가 된 듯한데......"

 

  올해로 열여섯 살인 왕총아는 나이에 비해 성숙해 보여 열여덟 살은 되어 보였다.

 

  시집이라는 말에 왕총아는 귓볼이 붉어진 채 대답했다.

 

  "열여섯이옵니다."

 

  열여섯이라는 말에 화림은 희희락락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열여섯이라, 시집가기에 딱 알맞는 나이로군."

 

  이 말에 울컥한 왕총아는 남이야 시집가건 말건 상관말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입술을 앙 다문 채 꾹 참았다.

 

  바로 그 순간 요지부와 눈이 마주쳤다.

 

  자신이 사모하는 여인에게 뭔가 수작을 부리는 화림을 요지부는 못마땅한 기색을 애써 감춘 채 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왕총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미소를 짓는 왕총아의 희고 고운 얼굴은 하얀 꽃이 활짝 피어오른듯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화림은 왕총아가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지은 줄로 알고 입이 헤벌어졌다.

 

  "왕낭자, 그대가 미소를 지으니 참으로 아름답구나."

 

  난데없는 화림의 말에 왕총아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었다.

 

  화림도 자신이 경솔했다는 생각에 고개를 푹 숙인 왕총아에게 해명하듯 말했다.

 

  "우리 만주족은 한족과는 달리 남녀간의 예의에 억매이지 않는 편이니, 내 말에 당황하였다면 양해하라."

 

  왕총아는 마음 같아서는 어디론가 말을 달려 화림으로부터 도망쳐 버리고 싶었지만, 요지부만 남겨 두고 떠날 수는 없었다.

 

  왕총아는 마지못해 말없이 고개만 숙였다.

 

  이러한 왕총아를 바라보며 화림은 생각했다.

 

  '오늘 참으로 큰 경사가 덩달아 일어나는구나. 송지청과 유지협을 잇달아 사로잡은데다 천상의 선녀처럼 아름다운 왕낭자까지 만났으니 하늘이 이 화림에게 큰 복을 내리시는 것이 틀림없으리라.'

 

  화림이 생각에 잠긴 사이 왕총아는 화림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말을 몰았다.

 

  화림의 속내를 눈치챈 왕총아는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지만, 화림은 왕총아가 수줍어 그런 것이라 여겨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때 요지부는 유지협, 송지청을 구출할 궁리를 하면서도 왕총아를 이따금 힐끗 쳐다보았다.

 

  화림으로부터 되도록 멀어지려 애쓰는 왕총아가 몹시도 안쓰러워 보였지만, 요지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가만히 있는 것이 왕총아를 돕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자신이 멀지 않은 곳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왕총아에게 큰 위안이 되리라.

 

  게다가 이제는 왕총아가 화림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어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어느덧 양양성에 이르렀을 무렵, 멀리서 한떼의 군마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제림이 양양의 관병을 이끌고 화림을 마중나온 것이다.

 

  "팔기군 대장이신 화대인께서 양양에 들려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청나라 주력군인 팔기군의 대장인 화림은 형인 화신에 이어 청나라 조정의 2인자였다.

 

  화림이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

 

  "양양의 방비 상태를 확인하러 온 것이오."

 

  송지청과 유지협을 사로잡은 화림이 북경으로 바로 가지 않고 양양에 온 것은 왕총아의 어머니에게 혼담을 청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화림의 속내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제림으로서는 어째서 화림이 양양에 온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양양의 방비는 철통같으니 심려치 마소서."

 

  순간 제림의 시선이 왕총아와 마주쳤다.

 

  왕총아는 눈짓으로 제림에게 어머니의 소식을 묻고 있었다.

 

  왕총아로서는 하옥된 어머니가 방면이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림이 걱정 말라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왕총아는 너무도 기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왕총아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본 화림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왕낭자, 어찌하여 눈물을 흘리는가?"

 

  화림은 왕총아가 느닷없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이때 요지부가 재빨리 나섰다.

 

  "왕낭자의 어머님이 계신 양양이 무탈하니 기뻐 그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화림이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왕낭자는 외모만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참으로 효녀이구나. 하늘이 이 화림에게 내려준 보물임에 틀림없다.'

 

  제림이 화림에게 말했다.

 

  "기왕에 양양에 오셨으니 관청에서 술이나 한잔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왕총아의 어머니를 만날 생각이었던 화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이어 제림이 왕총아에게 말했다.

 

  "왕낭자도 관청에 들리는 것이 어떻겠소?"

 

  왕총아는 관청에 어머니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대뜸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겠사옵니다."

 

  제림의 인도로 관청의 객실에 들어선 화림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실은 내가 양양에 들린 것은 왕낭자에게 호의가 있어 혼담을 청하러 온 것이니, 왕낭자의 어미를 만나도록 주선해 주시오."

 

  제림은 난처했다.

 

  혼담이 성사되지 않을 것이 불보듯 뻔한데, 기고만장하기 짝이 없는 화림이 이제 막 방면된 왕총아의 어머니에게 앙심을 품지 않을까.

 

  게다가 자신이 조정의 허락없이 왕총아의 어머니를 방면하였으니,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트집을 잡지 않을까.

 

  제림이 말없이 머뭇거리자 화림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물었다.

 

  "혹여 그대도 왕낭자에게 마음이 있는 것이오?"

 

  제림은 어떻게 해서든 화림이 왕총아의 어머니를 만나는 것을 포기하도록 만들 생각이었다.

 

  제림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화대인께 말씀드리기 참으로 송구하오나, 이미 왕낭자의 모친께서 제게 혼담을 넣은 터이니, 아무쪼록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제림의 말에 화림의 안색이 돌처럼 굳어졌다.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흐른 끝에 화림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내가 한발 늦었군. 이것이 하늘의 뜻이라면 받아들일 수 밖에......"

 

  화림이 비록 화신의 아우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백성들의 원망을 사고 있긴 하지만, 그리 나쁜 위인은 아니었다.

 

  화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혼담 이야기가 끝났으니 이만 가보겠소."

 

  관청의 객실을 나서자 화림이 제림에게 말했다.

 

  "왕낭자에게 인사나 하고 가겠소."

 

  이때 왕총아는 관청의 별채에서 어머니와 재회하여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제국모가 두 모녀를 재회시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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