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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왕총아
작가 :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7.6.4

스무 살의 꽃같은 나이에 백련교의 난을 이끈 불세출의 여걸 왕총아!
동시대 전쟁 영웅 나폴레옹을 능가하는 천재적인 전략으로 불과 2만의 병력으로 열배가 넘는 청나라 관군을 연전연파하고 서안으로 진격하는데......
여자 제갈공명으로 해도 과언이 아닌 불세출의 여걸 왕총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

 
누명
작성일 : 17-06-07 17:34     조회 : 160     추천 : 4     분량 : 4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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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총아는 급히 무릎을 꿇었다.

 

  "사부님!"

 

  천성 사태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이 몸은 시주의 사부가 아니라 하지 않았소? 예의 차릴 것 없소. 어서 일어나시오!"

 

  왕총아는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무슨 말을 할까 망설이던 왕총아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천성 사태가 말을 이었다.

 

  "시주가 자기 물건을 챙겨 갔는지, 궁금해 온 것이오."

 

  오른손에 염주를 쥐고 있는 천성 사태는 왼손을 들어 방 안을 가리켰다.

 

  천성 사태가 가리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벽에 천성 사태가 왕총아에게 하사했던 보검이 걸려 있었다.

 

  "그 보검은 시주의 것이니, 가져가시오."

 

  왕총아는 어안이 벙벙했다.

 

  아미에서 파문당한 제자에게 검을 돌려준 적은 여지껏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파문당한 제자의 검을 압수하는 것은 아미의 법규였다.

 

  순간 왕총아의 가슴에 실낱 같은 희망이 떠올랐다.

 

  사부가 제자의 죄를 용서하려는 것일까?

 

  "사부님!"

 

  왕총아는 다시 급히 무릎을 꿇었다.

 

  어찌나 흥분했는지 쿵하는 소리가 났다.

 

  천성 사태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허, 이 몸은 시주의 사부가 아니라고 그리도 말했건만, 말귀를 못 알아듣는구려!"

 

  기대가 낙담으로 바뀐 왕총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더듬었다.

 

  "허면 어찌, 소녀에게 검을......."

 

  "그 검은 애초에 이 몸이 시주에게 준 것이 아니오? 시주의 것이니, 응당 시주가 가져가야지."

 

  왕총아는 천성 사태의 의도를 도통 짐작할 수가 없었다.

 

  왕총아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

 

  "하오나, 평민은 검을 소유할 수도 없거니와...... 더욱이 소녀는 아미에서 파문당한 몸이온데......"

 

  왕총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천성 사태가 딱하다는 듯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시주는 참으로 고지식하구려. 아미에서 일어난 일은 아미의 제자들만 아는 일이거늘, 세상이 어찌 알겠소? 시주만 입을 다물면 그만인 것을......"

 

  왕총아는 이제야 깨달았다.

 

  천성 사태가 장문직을 내려놓기 전에 제자들에게 그녀가 파문당한 일을 불문에 부치라 단단히 일러두었던 것이 틀림없으리라.

 

  문득 왕총아는 천성 사태가 자신의 죄를 덮어주기 위해 장문직을 내려놓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총아의 뺨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왕총아가 소매로 눈물을 훔치는 사이, 천성 사태는 어느새 초가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걸어가고 있었다.

 

  멀리서 천성 사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바닥에 떨어진 댕기도 검과 함께 챙겨 가시오."

 

  왕총아는 벌떡 일어나 사부에게 하직인사라도 하려 하였으나, 미처 일어나기도 전에 천성 사태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왕총아는 촉촉이 젖은 눈으로 천성 사태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다가 큰절을 올렸다.

 

  "사부님의 하해 같은 은혜, 결단코 잊지 않겠나이다."

 

  왕총아는 곧장 방안으로 들어가 벽에 걸린 장검과 바닥에 떨어진 댕기를 들고 나왔다.

 

  방안에서 나오는 왕총아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지만, 한편으로는 사부가 자신으로 말미암아 장문직을 내려놓은 것만 같아 마음이 태산을 짊어진 듯 무거웠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온갖 상념에 빠진 채 우두커니 서 있던 왕총아는 문득 어머니가 있는 청룡사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미로 돌아갈 수 없는 이 마당에 지난 10여 년 간 사무치도록 그리워했던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래, 기왕에 이렇게 되었으니 당분간이라도 어머님과 함께 지내는 것이 좋겠다.'

 

  결심을 굳힌 왕총아는 그 즉시 청룡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미산에서 하산한 왕총아가 시내로 들어설 무렵이었다.

 

  시내 거리에 붙어 있는 방 주변으로 적지 않은 인파가 몰려있는 모습이 왕총아의 시야에 들어왔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또 생사람을 잡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네. 탐관오리들이 멀쩡한 백성을 백련교도로 몰아버린 적이 어디 한 두번이었나......"

 

  사람들은 낯선 왕총아를 보자 입을 다물었다.

 

  왕총아는 문득 호기심이 생겨 방을 향해 다가갔다.

 

  방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 틈 사이를 지나 방을 쳐다보는 순간, 왕총아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방에 그려진 사람은 다름 아닌 면사포를 쓴 그녀 자신과 어머니가 아닌가!

 

  두 모녀는 백련교도이니 보는 즉시 관아에 신고하라는 방이었다.

 

  백련교도라니!

 

  아미파를 비롯한 구대 문파가 사파로 규정한 백련교를 미워하는 왕총아였기에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참을 수 없는 울분이 울컥 치솟았지만, 어머니 걱정에 왕총아는 이내 냉정을 찾고 온힘을 다해 청룡사를 향해 내달렸다.

 

  '어머님!'

 

  왕총아는 어머니가 걱정되어 더이상 빨리 뛸 수 없을 정도로 쉬지 않고 뛰어가다가, 사천에서 호북 양양까지의 먼 거리를 뛰어갈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왕총아는 이미 지칠대로 지쳐 탈진한 상태였다.

 

  어떻게 할까 궁리하던 중 시야에 때마침 길을 지나가던 마차가 들어왔다.

 

  급한 마음에 어디로 가는 마차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왕총아는 마차로 뛰어올랐다.

 

  "양양으로 급히 가는데, 길이 같으면 태워주세요!"

 

  마차를 몰던 사내는 갑자기 사람이 마차로 뛰어오르자 깜짝 놀랐지만, 왕총아의 미모가 빼어남을 보자 대뜸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양양으로 가기는 하오만, 낭자는 양양 어디로 가시오?"

 

  왕총아는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행적을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왕총아가 두 손을 모으며 정중히 말했다.

 

  "양양에 데려다 주기시만 하면 되어요. 그리하여 주시겠어요? 부탁드려요."

 

  마치 천상의 선녀처럼 아리따운 왕총아의 미모에 반한듯한 사내는 대뜸 대답했다.

 

  "그리하리다.“

 

  말 두 마리가 끄는 마차는 쏜살처럼 달려 양양에 당도했다.

 

  어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온갖 상념에 사로잡힌 왕총아의 시야에 사람들이 성문 앞에서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것이 보였다.

 

  "참으로 고마웠어요!"

 

  왕총아가 마차에서 뛰어 내리려는 찰나, 사내가 손을 들며 말했다.

 

  "잠깐 기다려보시오! 낭자의 차림새로는 백련교도로 의심받을 것이오!"

 

  그제야 왕총아는 자신이 흰옷을 입고 붉은 댕기로 머리를 묶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흰옷과 붉은 댕기는 백련교의 표식이 아니던가!

 

  왕총아는 머리를 묶은 붉은 댕기를 풀어 마차 밖으로 내던져버렸다.

 

  바로 그때, 사내가 마차에서 뛰어내려 붉은 댕기가 미처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낚아 채 품안에 집어넣는 것이 아닌가!

 

  "이 댕기가 관군의 눈에 뜨이면 백련교도 여인이 버린 것으로 생각하지 않겠소?"

 

  바로 그 순간, 사내의 얼굴이 왕총아의 시야에 들어왔다.

 

  스무살 쯤 되어 보이는 사내는 왕총아의 시선이 끌릴 정도로 준수한 얼굴이었다.

 

  그간 정신이 없어 사내의 준수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왕총아는 사내가 자신의 댕기를 품안에 넣었다는 생각에 미치자 얼굴을 붉혔다.

 

  "어찌 여인의 물건을 허락도 없이......"

 

  '품안에 넣은 것이예요?'라고 말하려던 왕총아는 품안이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 말을 잇지 못했다.

 

  사내가 품안에서 댕기를 꺼내 왕총아에게 돌려주었다.

 

  "어차피 낭자가 버린 것이 아니오? 차라리 내게 마차 삯으로 주지 않겠소?"

 

  마차 삯으로 댕기를 달라는 사내의 말에 실망한 것일까.

 

  왕총아는 돌연 분기가 솟구쳤다.

 

  "흥, 호인인 줄 알았더니, 무뢰배로군요! 사내가 어찌하여 면식조차 없는 여인의 댕기를 가지려는 것이예요?"

 

  격분하여 쏘아붙이는 왕총아의 말에 사내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떨구었다.

 

  "낭자의 붉은 댕기에 내 마음이 사로잡혔기 때문이오......"

 

  실로 뜻밖에 사내의 입에서 튀어 나온 말에 왕총아는 기분이 참으로 미묘했다.

 

  화가 나면서도 기분은 좋았다.

 

  남녀간의 예의를 모르는 사내의 말에 화가 났지만, 생전 처음 받아보는 사내의 진솔한 고백에 마음은 기뻤다.

 

  왕총아는 할 말을 잃은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가 불현듯 밀려오는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좋아요! 그 댕기를 마차 삯으로 주겠어요! 그간 고마웠어요!"

 

  왕총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성문을 향해 걸어갔다.

 

  성문 앞에 서 있던 문지기는 검을 찬 왕총아를 보더니 의심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그 검은 무슨 용도인가?"

 

  문지기는 흰옷에 검을 찬 왕총아가 백련교도가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문지기가 왕총아의 검에 손을 갖다대려는 찰나, 귀에 익은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낭자는 아미파의 제자이니, 검의 용도는 물어볼 것도 없소."

 

  다름 아닌 그 사내였다.

 

  사내는 마차에 탄 채 왕총아의 바로 뒤에 있었다.

 

  문지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낭자는 그만 가보시오."

 

  성문을 통과한 왕총아는 자신이 아미파라는 사실을 아는 그 사내가 몹시 수상쩍었으나, 어머니 걱정에 곧바로 청룡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청룡사에서 왕총아를 마중나온 사람은 어머니가 아닌 백부 왕충정이었다.

 

  왕총아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여 다짜고짜 물었다.

 

  "백부님, 어머님은요?"

 

  왕충정은 고개를 떨구며 길게 탄식했다.

 

  "아! 네 어머니는......"

 

  마음이 급해진 왕총아가 절규하듯 물었다.

 

  "어찌 되셨사옵니까?"

 

  왕충정은 다시 길게 탄식하다 마침내 운을 떼었다.

 

  "아...... 네 어머니는 관아에 자수하셨다."

 

  왕총아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관아에 자수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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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17-06-13 03:58
 
사람 사이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참 어려운데 참 잘 표현하시네요. 대사가 매끄럽고 적절해서 보기에 참 좋습니다. 내공이 느껴지네요. 좋은 글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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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17-06-13 05:16
 
기대님, 칭찬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사실, 제가 아직 기대님의 글을 못 읽었지만, 기대님의 글은 추천도 많고 조회수도 많아 저야말로 부럽습니다. 칭찬이 담긴 소중한 댓글을 남겨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저도 지금 당장 기대님의 글을 읽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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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이브 17-06-15 12:38
 
호오 왕총아 이거 물건입니다. 제가 무협 좋아해서 무협은 일단 다 읽어보려고 하는데, 뭐랄까 은근 여성취향 무협이라고나 할까? 아마도 작가님의 섬세한 필치 때문인것 가소이다! (웬지 무협에는 댓을도 이런 식으로 달아야 할 것 같소! 이해 하소!)
미쿡 왕총아는 이만 피리리~
변장공주쪽으로 가면 에반젤린이 되고 여기로 오면 미쿡 왕총아가 된는 나는 변장 빌리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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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17-06-15 15:50
 
빌리이브님, 글을 쓰는데 도움도 되고 재미도 있는 댓글을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특히 미쿡 왕총아란 표현이 재미있네요. 그러니까 빌리이브님은 변장공주를 읽으실 때는 에반젤린 공주님이 되시고, 왕총아를 읽으실 때는 미쿡 왕총아가 되시는 것으로 알고 있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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