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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기다림
작가 : joinB
작품등록일 : 2020.9.21

그가 사랑했던 조선의 푸른 하늘과 땅과 바람은 여전했다.
널 잃었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이른 걸음을 걸어가버릴 수밖에 없던 나는 아직도 여전했다.
널 떠났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세상은 우리의 사랑을 항상 다른 이름으로 가로막았다.
널 위한 것이라고 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다.
딱, 그만큼만 나는 너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했다.
세상과 멀어진 지금, 멀어지려 하는 지금, 이제야 깨닫는다.
그게, 상처라는 걸.
너를 외롭게 했다는 것을...

나도 너도 기다린다.
사랑에 빠졌던 그 날의 사랑으로부터...

 
37. 야한 왕자님
작성일 : 22-01-27 13:22     조회 : 31     추천 : 0     분량 : 6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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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어쩌죠? 어떡해에!...”

 “괜찮아... 괜찮아...”

 “으음...”

 “하... 하...”

 

 새벽에서 아침으로 하늘이 푸르스름하게 물들어가는 시간. 세손의 처소 안은 아침을 맞이하기엔 아직 분주했다. 세손의 처소 밖은 이른 아침을 맞이하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저 너머 들리기 시작했다. 아궁이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졸고 있던 봉수는 스멀스멀 파고드는 차가운 공기에 화들짝 잠에서 깼다. 그때, 어린 내관이 다가왔다.

 

 “차내관 어른. 밤새 계셨습니까?”

 “음... 지금 시각이 얼마나 되었느냐?”

 

 봉수는 잠긴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물었다.

 

 “인초시 정각(*새벽 3시)이옵니다.”

 “그래?”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여긴 나, 뿐이더냐?”

 “예. 어르신뿐이었는데요?”

 

 봉수는 열 살 남짓 되어 보이는 어린 내관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는 자리를 떴다. 세손 처소 앞을 지나가다 시선을 돌려보았다. 고요한 궐 안. 그러나 잠시 귀를 기울이니 처소 안은 여전히 열심인 듯 들렸다. 괜히 귀가 쫑긋해지듯, 몸이 살짝 기울어지는 소리. 덩달아 민망했다. 그때, 등 뒤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화들짝 놀란 봉수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연실이 보였다.

 

 “쉿!”

 “뭐야?”

 

 연실은 봉수의 팔을 잡고 처소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갔다. 담장 너머에서 연실은 멈췄다.

 

 “뭐 하는 거야?”

 “내가 그랬지? 성공할거라고.”

 “ㅁ, 뭐?!”

 “짜식! 엉큼하긴.”

 “헛소리.”

 “가서 자. 내가 여기 있을테니까.”

 “됐어.”

 “씻고 와. 그 꼴로 저하 모실 거야?”

 “치사하게.”

 “내가? 뭐?”

 “됐어!”

 “이노무 짜슥이, 누나한테!”

 

 연실의 콧구멍이 확장되기 시작하자, 봉수는 자리를 쏙 피했다.

 

 “일루 안 와?”

 “됐어!”

 

 봉수가 자라지자 연실은 눈꼬리를 씰룩였다.

 

 “우리 아가씨는, 잘 하고 계신가~아?”

 

 ***

 

 다음날 아침, 성과 유아가 아직까지 서로의 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시간. 성희는 준비를 다 끝내고 중궁전 밖을 나섰다. 당당한 표정과 발걸음은 어느새 세손의 처소 앞으로 다가왔다. 봉수는 성희를 발견하고 후다닥 다가왔다.

 

 “중전마마!”

 

 봉수가 호들갑을 떨자, 지켜보던 연실도 함께 뛰어 내려갔다.

 

 “여기까진 어쩐 일이시옵니까?”

 “세손은 아직 기침하지 않았느냐?”

 “예.”

 “아침문후가 없어, 옥체라도 상하셨나하여 왔느니라.”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연실은 고개를 숙이다 살짝 고개를 들어 성희를 관찰했다. 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어린 중전. 건방진데다 속이 다 보이는 표정. 연실은 앞으로 유아가 이런 사람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주상전하께오서 오늘 아침 문후는 거르라 하셨나이다.”

 “해서, 내게 오는 아침문후도 걸렀단 것이냐?”

 “예?”

 “고얀지고!”

 “소, 송구하옵니다!”

 

 봉수는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빈궁이라도 기침한 즉시 문후를 들라 이르라. 가르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 중전마마.”

 

 그리고는 성희가 휙 뒤를 돌아 사라졌다. 연실은 괜히 엎드린 봉수가 불쌍해 그를 일으켰다.

 

 “너도 참, 힘들게 산다.”

 “내 아버님도 이렇게 사셨으니까. 너도 여기선 이러고 살아야 해. 그래야, 빈궁마마께 해가 되지 않아.”

 

 성희가 사라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누군가가 나타났다. 이번엔 윤희였다. 봉수는 한숨을 쉬었다.

 

 “오늘 무슨 날 인갑네.”

 “혜빈마마?”

 

 봉수과 연실 모두 윤희에게 인사했다.

 

 “혜빈마마.”

 “세손은?”

 “아직 기침 전이시옵니다.”

 “기별은 받았다. 전하께오서 오늘 아침 문후는 거두셨다지?”

 “예, 마마.”

 

 윤희는 처소로 시선을 옮겼다. 괜히 방해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빈궁이 기침하는 대로, 처소로 오라하라.”

 “예, 마마.”

 

 윤희도 그렇게 자신의 처소로 돌아갔다. 연실은 불만이었다.

 

 “아니, 우리 아가씨가 아니, 마마가 동네북이야, 봉이야 뭐야? 왜 오라가라야?”

 “시어머니 행세 하는 거지. 빈궁께서도 꽤 힘든 시집살이를 하실 것 같아.”

 “새파랗게 어린 중전도 시어머니에 포함 되는 거야?”

 “둘 다 며느리를 제 편으로 가져가려 안달 일거야. 그럴수록 빈궁마마는 힘들어질 거고.”

 “환장하겠네.”

 

 봉수의 혹여나는 역시나가 되었다. 유아가 일어나 성희에게 갔다가 윤희에게 갔다. 그런 날이 하루, 이틀 계속되었다. 유아는 점점 말라갔다.

 

 ***

 

 “세자저하. 세손저하 드셨나이다.”

 “들라하라.”

 

 청과 성이 마주했다.

 

 “꽤나 핼쑥해졌구나.”

 

 성이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렇게 보입니까?”

 “적당히 해, 적당히. 빈궁도 힘들어.”

 “숙부~”

 

 청이 피식 웃었다.

 

 “별일 없느냐?”

 “예. 아직까지는.”

 “앞으로 있을 예정이라는 것처럼 들리는구나.”

 

 성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청은 무엇인가 눈치를 채고는 내관에게 물러가라는 손짓을 했다.

 

 “무슨 일이냐?”

 “호판, 김청원 말입니다.”

 “이제 네 장인 아니더냐?”

 “벌써부터 집 안팎으로 뇌물이 오간다합니다. 도승지가 이를 돕고 있고요.”

 “도승지도 이제 힘들지 않겠느냐?”

 “세손빈입니다. 끈을 놓지 않는다면, 중전쯤 버려도 된다 여길 겁니다.”

 “그럼... 이제 빈궁과 거리를 둬야겠구나.”

 

 성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게 문제입니다. 유아를 홀로 어찌 내버려둡니까? 지금도 두 분 마마들께서 애를 못 잡아먹어 안달입니다.”

 “나도 봤다. 아침부터 분주하더구나.”

 “하...”

 “이거, 술 한 잔 마시며 들어야 할 이야긴데 말이지.”

 “안됩니다. 꿈도 꾸지 마십시오.”

 “당분간은 외로울 수밖에. 이 또한 언제고 빈궁이 견뎌야 할 일이다. 널 만난 죄지.”

 “그게 어찌 제 탓입니까?”

 “그럼. 시어머니가 둘 인 것이 내 탓이냐? 난 보다시피 마누라도 없고, 자식도 없다.”

 “숙부께서 유아를 좀 돌봐주시면 안됩니까?”

 “내가 무슨 수로?”

 “하긴...”

 

 ***

 

 유아는 청원과 마주하고 있었다. 굳은 유아의 표정과는 달리 청원은 싱글벙글 기분이 좋아보였다.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그럼요.”

 “벌써부터 집을 오가는 뇌물이 가득이라지요.”

 “뇌물이라니요. 그저 오고 가는 정이거늘. 빈궁께서 이제야 아비에게 효도를 하십니다.”

 “아버님.”

 “괜찮습니다. 다들 그렇게 살아요. 여태까지 내가 바친 돈이 얼만데.”

 “도승지와 가깝게 지내십니까?”

 “아! 도승지. 김구준대감은 참으로 통이 큰 위인입니다.”

 “세손께 해가 된다는 것은 염두에 두셔야지요.”

 “오히려 득입니다. 그 집안이 어떤 집안입니까? 내가 도승지와 긴밀히 지내야, 마마도 중전께 이쁨 받으며 살 수 있는 겁니다.”

 

 유아는 청원의 말과 행동이 서운했다. 자신이 며칠 동안 성희와 윤희에게 얼마나 시달리고 있는지 소문으로 익히 들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것이었다.

 

 “차라리 우두머리가 되세요. 저하께서 훗날 보위에 오르시더라도 도승지를 우두머리로 따르실 겁니까?”

 “아비를 어찌 보고. 염려마세요. 도승지도 다 이용하는 겁니다. 힘을 모아야지요.”

 “부디 자중해주세요, 아버님.”

 “아비가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 줄 압니까? 괜한 걱정을...”

 

 유아는 청원과의 만남이 지루했다. 그리고 계속 하품이 나오고 있었다.

 

 “잠은 주무십니까?”

 “아니요.”

 

 유아는 청원이 이제야 자신을 염려하는 구나 싶었다.

 

 “그래. 잘하고 계십니다. 어서 후사를 생산하세요. 그래야 예쁨을 받는 겁니다.”

 

 유아의 기대가 푹 가라앉았다.

 

 “잠시라도 쉬고 싶습니다. 이만 퇴궐하셔야지요.”

 “그래요. 첫째도, 둘째도 회임입니다. 명심하세요. 갑니다.”

 

 청원이 사라지자 연실이 품에서 서신을 하나 꺼내 유아에게 건넸다.

 

 “봉수가 건네줬습니다. 반드시 마마께서 읽어보셔야 한다고요.”

 

 유아는 착잡한 마음을 추스르고 서신을 읽었다. 청이 유아에게 보낸 것이었다. 유아의 동공이 흔들렸다.

 

 “왜 그러십니까?”

 

 유아는 눈을 감았다. 눈꺼풀이 떨려왔다. 이 서신을 기점으로 유아는 김척론자에서 제명되었다.

 

 “화로 가져와.”

 “추우십니까?”

 “가져와.”

 

 유아는 화롯불에 서신을 불태웠다. 타들어가는 종이를 유아는 쓸쓸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마마. 괜찮으십니까?”

 “피곤해. 이부자리 좀 깔아줘.”

 “저하께서 오실 텐데요.”

 “오지 않으실 거야.”

 “예?”

 “피곤해...”

 

 곧 쓰러질 듯한 얼굴인 유아를 보며 연실은 불안했다. 이부자리를 깔자마자 유아는 쓰러지듯 자리에 누웠다. 몸과 정신이 천근만근이었지만, 막상 잠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유아는 밤을 지새웠고, 성은 유아를 찾아오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성은 유아를 찾지 않았다. 그러자 궁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금방 퍼졌다. 홀로 남겨진 유아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중궁전과 혜빈의 처소를 오가며 시달렸다.

 

 “하!...”

 

 유아는 오늘도 쓰러지듯 자리에 누웠다. 차라리 성희와 윤희가 시달림을 주는 것이 나았다. 성이 곁에 없다는 것을 느낄 새도 없이 잠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

 

 궐의 담장. 궁녀 셋이 담장 너머의 세손 처소를 흘끔 보고는 속삭이기 시작했다.

 

 “오늘도 독수공방?”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며칠 내내 둘이서 난리더니, 질렸나?”

 “너도 소리 들었어?”

 “어우야~. 그걸 어떻게 안 들어. 그렇게 야한데. 어윽~ 어윽~ 크크크큭...”

 “죽어나더만.”

 “좋아서 죽어나지. 아~. 나는 언제 그런 사내 품에 안겨 죽어보나.”

 “지금이라도 꼬셔봐?”

 “누굴? 세손을? 언감생심. 빈궁 얼굴이나 보고.”

 “나도 저만큼은 되지 않나?”

 “쯧쯧... 중증이야 이 정도면.”

 

 궁녀들의 소문은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면서 극도로 과장되었다.

 

 “맞다니 까? 세손저하가 서고에서 나오질 않는대!”

 “난 알지. 왜 나오지 않는지.”

 

 궁녀하나가 속삭이기 시작했다.

 

 “세손부부가 합방을 안 한지가 일주일째인데도, 피골이 상접하는 이유가 뭐겠어?”

 “따로 짝이 있는 거야?”

 “바보야! 중전에, 혜빈에 빈궁을 그렇게 괴롭히는데, 세손이 감싸봐. 빈궁이 더 핍박받을 것 아니야.”

 

 ***

 

 왕실 서고 안. 성은 서책에는 관심이 없고, 주위를 둘러보고 살펴보기에 바빴다. 그리고 문이 빠끔히 열리고 작은 발이 쑤욱 서고 안으로 들어왔다. 문 앞에서 성을 보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 성은 그 여인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성이 성큼성큼 걸어가 여인을 와락 끌어안았다. 여인은 다음 아닌 유아였다. 두 사람은 뜨거운 입맞춤을 시작했고, 이내 그들을 감싸던 옷들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아학!... 하... 아하...”

 

 게슴츠레 눈을 감은 두 사람은 엉키고 엉켜 함께 움직였다.

 

 ***

 

 “야! 그게 말이 되냐?”

 

 궁녀들의 상상은 계속 야해졌다.

 

 “그게 아니면, 어떻게 두 사람이 저렇게 야위어가.”

 “그래. 무슨 아편이라도 하는 사람처럼.”

 “헉! 혹시...?”

 “허튼소리하고 있네.”

 “뭐?”

 

 궁녀들의 뒤엔 팔짱을 끼고 목 근육을 풀고 있는 연실이 서 있었다. 연실을 발견한 궁녀들은 일제히 도망가려 했지만, 금방 뒷덜미가 잡혔다.

 

 “동작 그만! 한발짝이라도 먼저 움직이는 녀석이 더 맞는다.”

 

 얼음 땡 놀이도 아니고, 궁녀들은 그 자리에서 얼음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눈만 데굴데굴 굴러가는 동안 연실이 궁녀들의 앞에 섰다.

 

 “아펴언? 아편이라고 했냐?”

 “아, 아닙니다, 마마님.”

 “그럼?”

 “아니, 두 분이 너무 야위셨기에...”

 “해서. 아편을 하셨다는 헛소리를 지껄였느냐?”

 “아편이 아니라... 두 분이 몰래 만나셔서 그렇고 그렇게...”

 “그렇고 그렇게 뭐?”

 “있잖습니까. 두 분이 밤새 잠을 이루지 않으시고 하시는 거요.”

 

 연실은 주먹으로 궁녀들의 이마를 콩 찧었다.

 

 “으이구! 이 엉큼한 것들.”

 

 그 중에는 궁금한 것은 절대 참지 못하는 궁녀가 있었다.

 

 “진짭니까?”

 “뭐?”

 “두 분 말입니다. 매일 몰래 만나셔서, 쿵덕하시는 거요.”

 “시끄러! 허튼 소리 퍼트렸다간, 당장 시구문으로 나갈 줄 알아!”

 “예, 마마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녀들 사이에서의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성은 서고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아가 점점 야위어간다는 이유로 소문은 사실처럼 퍼졌다. 졸지에 성의 별명이 생겼다. ‘야한 왕자님’

 

 “뭐?! 내가?”

 

 서고에서 책을 잔뜩 퍼질러놓고 읽고 있던 성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내가 야하다고?”

 “그러니까, 처소에 가서 침소를 드셔야지요.”

 “어디에 있던 상관없지 않느냐? 내가 빈궁과 뭘 어째?”

 “아무래도 어른들께도 말이 들어간 듯 하옵니다.”

 “이런... 내가 하고도 그러면 억울하지나 않다.”

 “예?”

 “하... 하루하루 피가 마르거늘.”

 “그럼, 처소로 가시면 될 일 아닙니까?”

 “안 된다. 몰라 그러느냐.”

 “사서 고생하십니다.”

 

 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안되겠다.”

 “가시게요?”

 “소문을 소문으로만 둘 순 없느니라.”

 

 결심을 한 듯 비장하게 자리에서 벗어난 성은 즉시 처소로 향했다. 유아는 오늘도 혜빈에게 시달리고 있었는데, 성은 유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마마. 세손저하께오서-”

 

 성은 문을 벌컥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세손!”

 “저하.”

 

 성은 윤희의 앞에 앉아 먹을 갈고 있던 유아의 손목을 낚아챘다.

 

 “어마마마. 송구하옵니다. 소자가 많이 급하여, 빈궁을 데려가겠나이다. 용서하소서.”

 “아니, 세손! 성아!”

 

 성은 유아를 이끌고 자신의 처소로 데리고 왔다. 모두를 처소에서 나가게 하고 문을 닫은 성은 드디어 유아의 손을 놓았다.

 

 “저하. 어찌-읍!”

 

 성은 유아에게 뜨거운 입맞춤을 퍼부었다. 그리곤 말했다.

 

 “소문을 듣지 못하였느냐? 다들 그렇다하니, 억울하지 않으려한다.”

 “아, 그... 망측한 소문이 아닙니까?”

 “보고 싶지 않더냐?”

 “보고 싶었습니다.”

 “내 품이 그립지 않더냐?”

 “죽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요.”

 “내 입술이, 손길이 떠오르지 않더냐?”

 “지금도 급해요.”

 

 성은 지금 정말 소문처럼 변하고 있었다. 그는 야한 왕자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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