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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기다림
작가 : joinB
작품등록일 : 2020.9.21

그가 사랑했던 조선의 푸른 하늘과 땅과 바람은 여전했다.
널 잃었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이른 걸음을 걸어가버릴 수밖에 없던 나는 아직도 여전했다.
널 떠났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세상은 우리의 사랑을 항상 다른 이름으로 가로막았다.
널 위한 것이라고 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다.
딱, 그만큼만 나는 너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했다.
세상과 멀어진 지금, 멀어지려 하는 지금, 이제야 깨닫는다.
그게, 상처라는 걸.
너를 외롭게 했다는 것을...

나도 너도 기다린다.
사랑에 빠졌던 그 날의 사랑으로부터...

 
33. 저울질
작성일 : 22-01-27 13:20     조회 : 26     추천 : 0     분량 : 6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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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전국의 처녀들 아니, 관리들의 처녀단자가 속속 올라왔다. 그 사이 성이 사라졌다. 봉수는 궐을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이미 궐을 떠난 성을 궐 안에서 찾기란 불가능했다. 그 사이 성은 수와 함께 유아와 만나고 있었다. 유아는 이른 아침부터 성이 자신을 찾아오자 다소 놀란 듯 보였다.

 

 “저하!”

 “유아야...”

 

 성의 표정을 꽤 심각해보였다 기뻐야할 얼굴이 어찌 근심이 가득한 것인가? 유아는 걱정이 되어 성의 상태를 가까이에서 살펴보았다.

 

 “저하.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무슨 일입니까?”

 “유아야...”

 

 유아가 말을 하면 할수록 성의 표정에는 더욱 슬픔이 젖어들었다. 유아는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그 사이 수는 슬쩍 자리를 피했다.

 

 “저하...”

 “하...”

 “왜 그러십니까? 마음이 조마조마해 죽겠습니다.”

 “죽으면 쓰나.”

 “예?”

 “네 목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미칠 것 같구나. 당장이라도 너와 함께 궐에 들어가고 싶어.”

 “장난, 이시지요?”

 “진심이다. 가슴이 저려서 숨을 쉴 수가 없구나.”

 

 유아는 성의 팔을 팍 쳤다.

 

 “저하!”

 

 성은 그제야 시익 웃으며 유아를 끌어안았다.

 

 “아!...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느냐? 네 품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알아?”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언제부터 이리 간이 작았느냐? 내가 연모하는 여인은 겁이 없는 여인이다.”

 “겁이 없어도 너무 없었지요. 감히, 세손께...”

 “난 그런 네가 좋다. 네가 그런 여인이어 좋아.”

 “저도 좋습니다. 그런 저를 연모해주는 저하가.”

 “저하라는 말은 계속 할 것이냐?”

 “이름을 부를 수는 없지요.”

 “그러니 내가 호칭을 정해주지 않았느냐?”

 “벌써부터 어찌 서방님... 이라 합니까?”

 “좋구나. 다시 해봐.”

 “싫어요.”

 “해봐~”

 “싫다구.”

 “어~?”

 

 유아는 대꾸도 않고 그저 성의 품속으로 고개를 쏙 숨겨버렸다.

 

 “언제쯤 말을 편히 할 것이냐.”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예를 갖추어야 합니다.”

 “하... 시간을 잡아둘 수도 없고. 그 또한 괴롭구나.”

 “헌데, 이 시간에 어찌 나오셨습니까?”

 “응?”

 

 유아는 성의 얼굴을 보려 했으나, 성은 유아의 얼굴을 강제로 자신의 품에 밀어 넣었다.

 

 “괜찮아. 잠시만.”

 “설마...?”

 “괜찮다. 봉수가 애태운 세월이 하루 이틀이 아닌지라. 잘 극복할게다.”

 “가여운 사람.”

 

 ***

 

 대왕은 일과 중 잠시 짬을 내어 윤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주상전하 납시오.”

 

 윤희는 처녀단자의 명단을 훑어보다 대왕의 등장에 모든 것을 숨겼다. 그리고 대왕이 나타났다.

 

 “전하.”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서책을 잠시 읽고 있었나이다. 직접 부르시지 않으시고요?”

 “아니다. 네가 입궐을 하고도 얼굴 한 번 보지 못하여 이리 왔다.”

 “황공하옵니다, 전하.”

 

 대왕과 윤희가 마주 앉았다. 대왕은 상선에게 손짓했다.

 

 “가져오라.”

 

 문이 열리고 밖에서 들어온 어린 내관의 손에는 서찰 한 뭉텅이가 있었다. 어린 내관의 손에서 상선의 손으로, 대왕의 앞으로 서찰 뭉텅이가 도착했다. 윤희는 직감했다.

 

 “이것이 무엇이옵니까?”

 “이번 가례의 후보를 추려보았다. 너의 며느리가 될 아이를 뽑는 것인데, 너도 직접 봐야지. 내명부에는 어른이라 할 사람이 없다. 중전이라고 사람을 제대로 볼 줄 아는 것도 아니니.”

 “그렇습니까...”

 “이것을 보기 전에, 내가 너에게 다짐받아야 할 것이 있다.”

 “무엇입니까?”

 

 대왕의 손짓에 상선은 사람들을 물렸다. 처소 안에는 오로지 대왕과 윤희 둘 뿐이었다.

 

 “아가.”

 “예. 전하.”

 “네가 나를 아바마마라 부를 때부터 나는 너의 총명함을 참으로 좋아했다. 편히 하자꾸나.”

 “예, 아바마마.”

 “세손은 이 자리를 이어가야한다. 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세손은 다시 궐 밖으로 나갈 일은 없을 것이다.”

 “황공하옵니다.”

 “허나, 너에게 서운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엇이옵니까?”

 “정훈세자는 죄인이다. 역모는 물론이거니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불효를 저질렀다. 하여, 나는 세손을 세자의 아들로 입적할 생각이다.”

 “예?”

 “그래야, 세손을 지킬 수 있다. 하여 무사히 세손이 후계를 이어갈 수 있다.”

 “아바마마...”

 “허나,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네가 세손의 친모라는 것은. 그러나 네가 훗날 대비가 될 수는 없다.”

 

 윤희는 고개를 떨궜다. 대왕은 윤희에게 미안해하는 낯빛이었으나, 속내는 그렇지는 않았다.

 

 “서운할 것 안다. 허나, 세손을 위해 그리해야한다. 너 또한 다짐해야하는 일이다.”

 “세손을 위한 것이라면, 그리 해야지요.”

 “그래. 큰 결심하였다. 그래도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너는 세손의 어미이고, 나의 며느리다.”

 “신첩까지 이리 돌보아주시고, 은덕을 베풀어주시는 것만 해도 황공할 따름입니다.”

 “장하다. 역시, 나의 며느리다.”

 

 윤희의 결심으로 대왕은 대전으로 돌아간 즉시, 구준을 불렀다.

 

 “너의 말대로 혜빈(*홍윤희)과의 연을 끊어놓았으니, 도승지는 즉시 입적문제를 해결하라.”

 “예, 전하.”

 

 ***

 

 성은 밖으로 나온 김에, 유아와 함께 책방으로 향했다. 성을 먼저 발견한 것은 청씨였다.

 

 “어!”

 “오랜만입니다.”

 “저, 저-”

 “쉿! 사람들 듣습니다.”

 

 청씨는 고개를 숙여 작은 목소리로 성에게 인사했다.

 

 “저하.”

 “편히 대해주세요. 그게 그리워 왔잖습니까?”

 “그래도...”

 

 청씨의 우물쭈물하는 뒷모습을 보고 백씨가 놀리기 위해 책방에서 나오다 두 사람을 발견했다.

 

 “아가씨! 저-”

 “쉿!”

 “여긴 어인일로?”

 “백선생께 배움을 얻고자 왔지요.”

 “우선 들어오십시오.”

 

 성과 유아가 책방으로 들어가고, 백씨는 책방의 문을 닫아버렸다.

 

 “어찌 그러십니까?”

 “저하. 어찌 이 자가...”

 

 백씨는 수를 보고 놀랐다. 분명, 김척론자 수장의 칼이라 알려진 검은 늑대가 성의 곁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를 보고 놀란 백씨를 본 성이 수의 어깨를 토닥였다.

 

 “제 운검입니다.”

 “저하.”

 “압니다. 검은 늑대라는 것도.”

 “헌데, 어찌...”

 “수장께서 특별히 저에게 이 자의 칼을 쓸 수 있게 해 주셨지요. 아시다시피, 제가 이 나라 세손 아닙니까?”

 “수장을 만나셨습니까?”

 “예. 만났습니다.”

 

 김척론자의 수장과 만났다는 것은 유아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정말, 수장을 만나셨다고요?”

 “응. 만났어.”

 “왜 이제 말씀하십니까?”

 “굳이...”

 

 분위기가 묘해졌다. 성은 유아에게 숨겨야 할 비밀이 생긴 것이 싫었다. 그러나 밝힐 수도 없었다. 수장의 존재는 철저하게 비밀로 해야 했다. 수장이 직접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이상, 성의 입으로 말할 수는 없었다.

 

 “미안.”

 “치...”

 

 성은 책장을 훑어보았다.

 

 “요즘은 어떤 책이 좋으려나.”

 “저하. 돌아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백선생.”

 “예, 저하.”

 “뭘, 알고 있습니까? 나에 대해?”

 “예?”

 “나는 이제 백선생을 어느 정도 압니다. 헌데, 백선생은 나에 대해 얼마나 압니까?”

 “잘 모릅니다.”

 “그럼, 앞으로 알아 가주시겠습니까?”

 

 성의 이상한 고백에 수도, 유아도 갸웃했다. 당혹스러운 건 백선생이었다. 유아는 수에게 살짝 다가가 속삭였다.

 

 “고백 같은 건, 나만 그런가?”

 

 수는 어깨를 으쓱했다.

 

 “나를 알아 가주세요. 나는 백선생이 필요합니다.”

 “저하...”

 “저도 스승님으로 불러도 되겠죠?”

 “제가 어찌 감히 저하의 스승이 되겠습니까? 저는 미천한-”

 “스승님.”“저하! 거두어주십시오.”

 “다음에. 다음에 우리 둘만 만나서 얘기하는 걸로 해요, 스승님.”

 “저하!”

 

 성은 백선생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리고 유아의 손을 잡았다.

 

 “우리 곧 부부가 될 예정입니다.”

 “예?”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정말?”

 “백선생의 요술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

 

 윤희는 대왕이 건네 준 처녀단자 명단을 훑어보았다.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리고 구준이 찾아왔다.

 

 “마마. 도승지께서 찾으셨습니다.”

 “드시라 해.”

 

 구준이 윤희에게 인사하고 서 있었다. 윤희는 구준에게 시선도 주지 않았다.

 

 “앉으세요.”

 

 구준과 윤희가 마주보고 앉았다.

 

 “마음 상하신 줄 압니다.”

 “이게, 도승지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 것도 압니다.”“그래야, 세손을 살립니다.”

 “나에게서 내 아들을 떼어내는 게?”

 “세손은 자신의 힘을 가져야합니다. 더불어, 외척이 홍가인 것은 덤이지요.”

 “덤이라. 내가 덤이라? 우리 집안이, 덤?”

 “주가 되고 싶으신 겁니까?”

 “두렵지 않습니까? 그대의 미래가.”

 “글쎄요. 각오하고 있습니다.”

 

 윤희는 종이를 넘겨보다 유아의 이름이 나온 곳에서 멈췄다. 그리고 구준을 보았다.

 

 “이 아이는, 내가 정한 겁니다.”

 

 구준도 유아의 이름을 보았다.

 

 “예. 그건 마음대로 정하십시오.”

 “이 아이에게 접근하는 그 누구도 목숨이 온전할 이는 없을 겁니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나가보세요.”

 

 구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윤희에게 돌아서서 말했다.

 

 “정훈세자의 발목을 잡은 건, 김씨 집안이 아니라 그 날의 세자빈이었습니다. 잊으신 건 아니지요?”

 “뭐라?”

 “그럼.”

 

 구준이 나간 후, 윤희는 분한 듯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유아의 명부를 휙 내던졌다.

 

 “이 아이로 정한다고 해.”

 “예, 마마.”

 

 ***

 

 성은 유아와 함께 거리를 돌아다니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고, 이자가 어찌나 느는지. 나랏님이 아무리 뭐라 정해놔도 주인이 마음대로 이자를 정할 수 있다고 하니, 살림이 좋아지는 지도 모르지.”

 

 “여기가 그 동네 아니요. 정훈세자께서 땅을 주신. 헌데, 돌아가시자마자 무슨 처음 보는 양반들이 우르르 몰려와서는 죄다 나눠가지고. 이 동네 사람들은 죄다 소작농이 되었지.”

 

 “집도 비싸고, 땅도 비쌉니다. 살 집도 이젠 없지요. 도성에 들어올라치면, 고향 땅을 몇 마지기를 팔아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값이 다르니 원...”

 

 성과 유아는 그렇게 세상 이야기를 들었다. 성은 해가 저물어가기 시작하자, 유아를 집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조금만 기다려. 또 보러 올 테니.”

 “네.”

 

 성과 유아는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했다. 유아가 뒷문을 통해 집으로 들어오고 있다가 화들짝 놀랐다.

 

 “누구냐?”

 “헉! 아버지!”

 

 입궐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청원이 떡하니 유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야?”

 “아버지...”

 

 청원이 뒷문으로 나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미 성과 수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너, 설마. 이미 사내가 있어?”

 “그게...”

 “누구야? 어느 집 어느 놈이야?”

 “귀한 분입니다. 어느 놈이 아니라.”

 “지금이 어떤 시국인데! 당장 연 끊어.”

 “아버지!”

 “다시 저 놈 만나면, 그땐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놓을 줄 알아.”

 “그럴 분이 아니에요.”

 “어디서 외간 사내 편을 들어!”

 “아버지...”

 “연실이 어딨어?”

 

 연실이는 부엌에서 뛰어나왔다.

 

 “예. 나리.”

 “이 아이, 또 밖으로 나가는 꼴 내 눈에 보이면, 그땐 네년을 멍석말이 해버릴 테니, 명심해!”

 “예, 나리. 명심하겠습니다.”

 “내 허락이 있기 전까지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못나갈 줄 알아.”

 “아버지!”

 

 한편, 수는 궁금해졌다.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던 의문이었다. 그는 성이 자신이 모실 주군이 될 것인가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어찌, 궐 밖을 돌아다니셨습니까? 지금쯤 궐 안은 난리 일 텐데요.”

 “궐 밖이 더 중요하니까.”

 “백성을 만날 일은 굳이 이리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알아.”

 “헌데, 왜요?”

 “좋으니까.”

 “유아를 만나는 게요?”

 “사람을 만나는 거. 너도 알잖아. 그 높은 자리는 발 딛을 곳이 얼마 없어서,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도 힘들어. 나중에 내가 거기에 갇히지 않으려면, 꼭 필요해.”

 “이상한 분입니다. 수장보다도 더.”

 “숙부도 만만치 않지.”

 “그래서 골머리가 아프죠.”

 “그러게, 왜 그랬어?”

 “재밌잖아요.”

 “너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어떻게 혼례를 하실 건데요? 혜빈마마께 가서 떼라도 쓰시게요?”

 “그럴 필요 없어.”

 “왜요?”

 “나한텐 그림자가 있거든. 이미 판은 정해졌어.”

 “그림자가 그렇게 하겠대요?”

 “아마도 그래야겠지? 나한테 잘 보여야 하니까.”

 

 ***

 

 다음날 새벽, 폐 처소에서 성과 구준이 만났다. 성은 크게 하품을 했다.

 

 “이 시간에 만나는 것도 고역입니다.”

 “어쩔 수 없지요.”

 “진행은 잘 되고 있습니까?”

 “무슨 진행이요?”

 “에이~ 놀리시는 거지요?”

 “예?”

 “아니, 아시잖습니까? 제가 유아와 혼례하길 원한다는 거.”

 “아... 그거요?”

 “설마...”

 “만약, 다른 여인이 세손빈이 된다면 어찌 하시겠습니까?”

 

 성은 팔짱을 꼈다. 표정이 꽤나 심각해졌다.

 

 “설마... 내가 세손의 자리까지 버려가며 유아를 선택하길 원하십니까?”

 “그러실겁니까?”

 “그렇게 하겠다고 협박하면, 우리 두 사람 혼례를 밀어주시겠습니까?”

 “굳이 협박까지야...”

 

 성은 피식 웃었다.

 

 “도승지도 농을 좀 하십니다?”

 “농이 아닌데요.”

 “진짭니까?”

 

 구준은 진지했다.

 

 “아니, 세손빈을 미리 점찍을 수는 없지요.”

 “도승지.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알면서도 이러는 건 심합니다.”

 “잘 되실 겁니다.”

 “잘 되게 만들어야지요.”

 “염려 마십시오.”

 “어마마마께선 유아를 점찍으셨습니다. 도승지만 도와주시면 잘 될 것도 같은데요.”

 “굳이 생색을 내려하진 않으려 했습니다만, 계속 이러시니 말을 해야겠네요.”

 

 성은 구준을 보고 시익 웃었다.

 

 “역시.”

 “혜빈마마와는 그 아이로 협의를 보았습니다. 헌데, 그분이 세손빈이 되신 이후에는 저하께서 좀 도와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뭡니까?”

 “김청원. 그분의 아비에게 이조참판의 자리를 약조했습니다. 저하는 모르시겠지만, 그자는 처녀단자도 올리지 않고 다른 집안에 그분을 시집보내려했었지요.”

 “그랬군요. 그거야... 세손빈의 아비이니, 괜찮을 겁니다.”

 “물욕이 많은 사람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분은 현명한 분이더군요.”

 “제 여인을 감히, 시험하신 겁니까?”

 “세상 모든 것에 능하고, 강한 저하의 가장 큰 약점인데. 당연히 알아야지요.”

 “내가 불리한 거래가 확실합니다.”

 “좋은 거래입니다.”

 

 성과 구준은 서로를 보며 웃었다.

 

 “언제까지 우리가 이렇게 웃을 수 있을까요.”

 “저는 권력이라는 것을 갖기 위해 벗도, 숙부도, 아우도 버렸습니다. 허나, 저하는 그러시지 않길 바랍니다.”

 “그러기 쉽진 않겠죠?”

 “불가능하죠. 어쩌면, 그분을 버려야할지도 모릅니다.”

 “도승지도 그러셨습니까?”

 “저보단, 제 아우의 연모를 내 손으로 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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