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가 그 모습을 보고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지켜보고 있다. 건우의 손을 뿌리치고 슬비는 자신의 책상으로 걸어가 컴퓨터 앞에 앉는다. 그 모습에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하는 건우는 그대로 서 있다.
"이슬비 이 회사 그만 둬 차라리 우리 아빠 회사를 알아봐줄게"
"필요없어. 결국 넌 또 나를 무시했어"
"우리 형이 아니 네가 알고 있는 연우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까?"
"나도 알만큼 알아"
"그건 일부분에 불과해 무서운 사람이야 도연우라는 사람"
"어떻게 형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너 정말 실망이다"
"그래 잘해봐"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문을 열고 나간다. 건우의 모습이 사라지고 바로 고개를 숙이며 힘들어하는 슬비 곁으로 다가오는 연우.
"잘했어. 모두를 위한 길이야"
그 말을 듣고 연우의 품에 기댄다. 조금 안정이 되는 듯 표정이 밝아진다.
학교로 온 건우는 강의실에 앉아있지만 노트에는 오아시스 블루라는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수업은 끝이 났지만 아직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건우를 보고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채린이 다가와 옆자리에 앉는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아무것도..."
건우의 노트를 집어 들고 노트에 적힌 글을 보고 채린이 물어본다.
"오아시스 블루 이게 뭐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설마 너 이 회사를 목표로 학교를 다니는 거야?"
"내가 이깟 이름도 없는 작은 회사를 목표로 비싼 등록금 내가면서 공부를 하겠어 말도 안돼"
"뭐라고 너 이 회사 무시하는 거야?"
"이 회사가 얼마나 대단한데?"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 학생이 만든 회사인데 미국에 본사를 두고서 지금 한국에도 사무실을 하나 차렸다던데"
"그래? 그 한국 학생 이름이 뭔데?"
"검색해봐 아마 다 나올 걸..."
그 말에 당장 폰을 꺼내 검색창에 오아시스 블루 라는 단어를 검색하자 그 밑에 수많은 기사와 회사를 만든 사람의 프로필이 뜬다.
{[오아시스 블루] 대니얼.D 한국명 도연우... 기타 등등}
도연우라는 것을 보고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검색에 열중했다. 생각보다 그 회사는 유명했고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나 갈 때가 생겼어. 미안해"
"알겠어. 오늘은 봐 줄게"
건우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아버지 회사로 간다. 비서실을 통해 안에 들어가는 건우는 소파에 앉아있는 아버지 앞에 마주앉는다.
"우리 아들이 여기까지 무슨 일로 온 거야"
"할 말이 있어요"
"회사까지 달려 올 정도면 급한 일 같은데 돈 떨어졌나?"
"오아시스 블루라는 회사에 대해서 말씀 드리려고 왔어요"
"나도 보고 받았다"
"그 회사가 형이 만든 것도 아세요?"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이 많이 놀란 듯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있는데 그 앞으로 건우가 폰을 건네주며 보여준다.
"어떻게 한마디 말도 없이 회사를 차렸지 연우가 그럴 아이가 아닌데"
"형이 좀 달라졌다고 느꼈던 적 없어요?"
"글쎄 우리 앞에서 늘 모범생 아들로만 보였지 다른 것은 느낀 적 없어"
"형에게 다 속은 거에요"
"그게 무슨 말이야 연우에게 속았다니..."
"연우형 모든 걸 다 알고 있었어요"
"도대체 뭘 알고 있었다는 거냐"
"형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건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연우는 우리 아들이야 너의 형이라고"
"나도 다 알고 있으니 거짓말은 제발 그만해요"
"어... 어떻게 그걸... 알고 있어"
"형은 5살 때부터 알고 지금까지 아들 노릇하며 살아왔어요"
"5살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네. 그때는 아닐거야 하며 부정했지만 묻지마 사고를 당해서 과다출혈로 피가 부족할 때 부모님과 혈액형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확신했데요"
"그럼 그 사실을 알고도 지금까지..."
"이제 형은 우리 가족이 아니에요. 앞으로 조심해요. 또 언제 뒤통수 칠지 모를 테니깐..."
하면서 두 주먹을 쥐는 건우를 보고 아빠가 손을 잡아주며 주먹을 푼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풀어라"
"용서 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우리 가족에게 그렇게 할 수가 있어요"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했을 거야 우리가 이해해야지"
"난 형이라고 그동안 참고 살아왔는데 이제 참지 않을 거에요"
하며 자리를 박차고 사무실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