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의 하룻밤이 지나고 그동안 썸만 타던 커플들 중에 하룻밤의 역사를 쓴 커플들도 있고 오히려 역효과로 인해 깨진 커플들이 존재하는 아침.
하룻밤 사이에 건우의 모습이 변한 것을 느낀 여학생들은 채린의 행동들에 대충 짐작을 한다. 모두 모여 식사를 하는 자리에 건우와 채린은 서로 마주보며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옆에 있는 여학생들이 눈치를 보며 속삭인다.
"역시 건우도 어쩔 수 없는 남잖가 봐 저 여우한테 넘어가다니..."
그 말을 무심코 듣게 된 건우가 그 이야기를 하는 여학생을 째려본다. 그 여학생은 모르는 척 밥을 먹고 슬쩍 자리를 피한다. 하지만 그런 여학생들 질투를 즐기는 듯 당당하게 건우를 이용하고 있는 채린은 웃으며 먹는다.
잠시 자유시간 채린이 혼자 앉아있는 건우 옆에 가서 앉는다. 커피를 건네주면서 건우의 어깨에 기대어 이야기한다.
"나 재벌 3세도 거절하고 널 택했어. 우리학교 최고의 킹카와 퀸카가 만나 커플이 되었으니 너도 노력해줘"
"그렇게 나를 정복하고 싶은 심리는 뭐야"
"일종의 과시하고 싶고 내 급이 이정도 레벨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 뿐이야 너에겐 아무런 마음도 없어 난 한 여자만 좋아하는 순정남 보다 나쁜남자 스타일이 더 끌리거든..."
"돈만 안 뜯겼지 꽃뱀에게 단단히 물렸구나 내가..."
그 말에 화가 난 채린은 건우의 뺨을 세게 때렸다. 그런 모습에 당황한 듯 건우는 아무말 못하고 왼쪽 뺨을 어루만지고 있다.
"난 그런 여자 아니야 네가 아직 날 잘 몰라서 그러는데 앞으로 삼가줘"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여학생들 무리 속으로 걸어간다. 그때 다른 남자선배와 친구들이 건우에게 다가와 묻는다.
"어제 채린이랑 무슨 일 있었어?"
"날 갖고 싶어 하기에 품에 안아줬지"
"어때 현대무용이라 몸매 장난 아니지 야 부럽다"
"그렇게 궁금하면 한번 품어 보시던지"
"쉬운 여자면 지금 이러고 있겠냐"
"생각보다 쉬운 여자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펜션 주위에 있는 곳을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한편 사무실에서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 슬비의 폰이 쉴틈없이 톡과 문자 그리고 전화까지 계속 친구들로 부터 오고 있다. 연우와 치훈 눈치를 보며 문자나 톡을 확인하면서 건우의 소식을 듣게 된다.
"슬비야 무슨 일 있어 왜 전화가 계속 와 그냥 받고 와"
"아니에요. 아무것도..."
하면서 내심 단체톡으로 친구들이 하는 톡 내용들이 눈에 들어오고 결국엔 사무실을 나와 복도에서 전화를 걸었다.
"나야 나 지금 일하는 중이니까 본론만 말해"
"너 건우랑 싸웠어?"
"어... 그게... 그러니까..."
"대답 못하는 것보니 그런가보네"
"그런데 톡 내용은 무슨 뜻이야"
"건우가 MT를 갔는데 우리 학교 퀸가 채린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됐다고 지금 여학생들 사이에 난리도 아니야"
"뭐 그 여자가 누군데"
"집안도 좋고 현대무용을 해서 몸매도 죽이고 얼굴도 장난아닌데 모든 남자들이 다 갖고 싶어서 안달난 여학생이 있어"
"건우는 뭐라고 했어"
"아직 자세한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커플이나 다름없더라"
"그래..."
"어떻게 된 거야 건우 결국 이렇게 그 여우한테 보낼거야"
"차라리 잘 됐지 뭐..."
"암튼 다른 소식이 들어오는대로 너에게 연락해 줄게 끊어"
그렇게 친구들이 전화를 끊었다. 힘없이 복도 벽에 기대어 주저앉은 슬비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매달리며 슬픈 눈으로 애원하던 건우의 모습에서 다른 여자 옆에 서 있는 건우를 상상하니 마음이 아파왔다.
전화가 길어진 것을 느낀 연우가 일을 하다가 말고 사무실 문을 열고 나와 복도에 앉아있는 슬비 곁으로 다가간다.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오빠... 나 이제 오빠의 여자가 되어도 될까요?"
"그게 무슨 소리야"
"건우랑 사귀지만 오빠만 허락한다면 난 오빠의 여자가 되고 싶은데"
"슬비야... 난 언제든지 널 기다리고 있어"
"오빠...사랑해"
"나도 널 사랑해 슬비야"
서로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슬비를 안아주는 연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넘 아프다. 이렇게 슬비를 사랑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가득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