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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귀안(鬼眼), 천존을 담은 여자
작가 : 적편혈향
작품등록일 : 2019.10.5

무속인이었던 엄마의 피를 이어받아 같은 능력, 아니 더 강한 능력을 갖게 된 박소향.
그런데.. 알고보니 엄마는 무속인이 아니었다? 그리고, 자꾸 강해지는 능력을 어떻게 컨트롤 하라고?
날 지키러 천계신장이 내려오고, 같이 일하기 위해 저승신장이 올라왔다?
대체 이게 뭐 어떻게 돌아가는거야!!!!

 
갈등의 정점 #
작성일 : 19-10-10 18:13     조회 : 15     추천 : 0     분량 : 7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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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니 까짓게' 라니? 미간을 찌푸리며 돌아보는데 나를 쳐다보는 엄마의 눈이 곱지 않았다. 뭐야? 뭐 때문인건데? 보름만에 보는데 저따위 눈빛 할게 뭐냐고. 표정관리가 안된채로 원장실 문을 열었다

 

 "아이고, 우리 막내"

 

 아까까지 무슨 얘기를 하고 계셨는지 상석에 앉아 계시던 아빠가 한걸음에 달려나와 나를 꼭 안아주시며 반가워하셨다. 안좋은 얘길 한건 아닌거 같은데-

 

 "아빠, 엄마는 무슨일로 여기오셨어요?"

 "어어.. 그게 말이다"

 

 차도 한잔 하신 분위기고, 테이블 위에는 웬 노란 서류봉투에 종이 몇장이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이게 뭐에요?"

 

 그 서류봉투로 손을 뻗으려는데 아빠가 먼저 서류봉투를 잡았다.

 

 "아니다, 아빠가 세미나에 가져갈 원서야"

 

 원서요? 원서라면 영어로 써져있어야 하는거잖아요. 근데 얼핏봐도 한글인데.

 

 "에이.. 뭐에요 아빠? 줘봐요"

 

 여자의 직감은 무섭다. 그것도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느낌이라면, 평소같았으면 예의없어 보일까 당연히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렇군요-라는 대답을 하고 자리에 앉았겠지만, 아까 엄마의 말이 귓전을 맴돌아 도저히 안보고는 못 배길것 같았다.

 

 "아..?"

 

 미처 치우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이라도 하는 표정이다. 그런 표정 할 필요없어요 아빠.

 

 "소향아, 아빠가 다 설명하마. 그러니-"

 "괜찮아요. 근데 오늘 뭐 먹으러 가죠 아빠? 생각해보니까 아빠가 뭘 좋아하시는지 모르겠어요. 히히, 남자친구랑 데이트라도 하는거면 분식집같은데 가도 괜찮은데"

 

 빨리 말을 돌려버렸다. 그냥 그대로 있었다가는 더 수습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될 것 같아서. 말하는 내가 편했을리는 없지만, 안절부절하는 아빠를 보기도 안쓰러웠다.

 

 "응? 그럼 아빠가 아주 맛있는곳으로 데려가야겠구나! 아빠가 잘 아는곳이 있으니 그리로 가자. 그러고보니 학교가는데 가방도 못사줬네? 밥 먹기전에 백화점도 가보자꾸나"

 "알겠어요, 저 잠깐 기준오빠한테 갔다올게요"

 "응? 아아.. 그래 아빠가 전화하면 로비로 나오너라"

 

 식은땀을 겨우 닦아내는 아빠를 뒤로하고 원장실을 나와 곧장 기준오빠에게 전화를 했다

 

 "오빠 어디야?"

 "어? 나 지금 내방에 있지"

 "병원 맞지?"

 "응, 병원이야?"

 "지금 갈게"

 

 기준오빠 방으로 가는데 걸음이 빨라지는 만큼 심장도 빨리 뛰었다. 두렵거나 무서워서가 아니다. 화가나는데 주체할수가 없어서 심장이 이토록 빨리 뛰는거다.

 

 벌컥-

 

 "아! 놀랬잖아. 아빠랑 바로 병원에서 나가는거 아니었어?"

 "아까 원장실 앞에서 엄마 만났어요"

 "응? 엄마를?"

 

 오빠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병원에서 웬만한 일이 없으면 원장실에는 잘 안간다는데. 그게 왜일까요? 원장실을 나오며 흥분했던 탓인지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책상 의자에 앉아 있다 쇼파로 옮겨 앉았다. 나도 숨을 고르며 맞은편에 앉았다.

 

 "근데 넌 왜 얼굴이 그렇게 빨개? 무슨일 있었어? 설마 또 엄마가.."

 

 마주쳤다고 하니 또 무슨 소리했나 싶은 모양이다. 아니, 내 질문에 대답부터 해봐요.

 

 "아빠한테 집에 들리시라고 했던거- 오빠가 엄마한테 말했어요?"

 "응, 그날 엄마가 웬일로 집에 왔냐고 아버지한테 묻길래 내가 그랬지. 막내가 전화 한통 했다더니 오셨나보다고. 아버지도 그렇다고 하셨고. 별 일 없었는데?"

 

 이런 멍청한 인사야. 당연히 내가 없는데 별일이야 없었겠지. 내가 그날 집에 있었다면 상상도 못할 표정을 봤겠구나. 그런 좋은 구경거릴 놓친건 아쉽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왜그래? 무슨 일인데?"

 "오빤 나 파양당해도 동생으로 생각할거에요?"

 "파양이라니??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야?"

 "묻는말에 대답이라도 해봐요"

 

 엄마라는 작자에게는 고작 내 전화 한통에 아빠가 집에 온 사실이 못내 분노할만한 일이었나보다. 그래서 오늘 그 서류를 테이블에 던지듯 뿌려놓고선 원장실을 나서셨겠지. 날 보면서 했던 '니까짓게'라는 말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알아듣게 말해봐. 파양이라니? 누가 그런걸 한단 말이야?"

 "엄마가요"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이제 내 얼굴이 언짢음을 넘어서 불쾌한 얼굴이 됐음은 말할 필요도 없음이다. 내까짓게? 나도 내 친엄마 아빠한테 곱디고운 무남독녀였다고. 귀한 자식이었는데 내가 왜 그런말을 듣고 있어야하냐고. 안참아 이젠!

 

 ".. 잘못안거 아니고? 오해란 걸 할수도 있잖아"

 "이래서 핏줄은 무섭네요. 가족이란건 참 쉬운거 같은데 어려워요. 내가 언제 확실하지 않은걸로 말하는거 봤어요? 설마 얼핏들은 말로 내가 말하는거 봤냐구요"

 "아니, 아니다. 막내야 목소리 좀 낮추자"

 

 .. 그래, 여기에서 언성을 높일 필요는 없지.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파양신청서 봤어요. 타이밍 좋게도 엄마가 그 서류를 놓고 나간 직후에 내가 바로 아빠를 만나서, 우연찮게도 테이블 위에 서류를 보게 됐어요"

 "....."

 "그러니까 다시 물어볼게요. 나 동생으로 생각할거냐구요"

 "그거야 당연한거잖아- 아무리 너도 알거 다 아는 나이에 입양됐다지만.. 동생이지"

 

 엄마에 대한 순수한 분노와 증오심에 물었던 질문이다. 왜 이유없이 날 미워하는지, 그럴거면 끝까지 싫다는 내색이라도 했을것이지- 꼭 전염병 환자라도 떠맡은 양 억지로 집에 사람을 들이고는 뒤로 그렇게 싫어했는지. 할수만 있다면 천벌을 받더라도 저주같은거 한번 해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나에 대한건 엄마한테 말하지 마요. 파양당한대도 크게 슬프거나 억울할 건 없으니까. 나 싫다는 사람한테까지 아양떨며 잘할만큼 나 그렇게 착하지는 못해요"

 

 기준오빠의 심각한 얼굴을 뒤로 하고 나와버렸다. 병원 옥상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가족이 아파서 올테고, 친구 병문안을 오는 사람도 있을거고- 또 아는 사람이 죽어서도 왔을테지. 자기가 아파서 온 사람도 있을거고.. 평범하다면 정말 지루하게도 평범한 일상인데, 나는 왜 평범하지 않은 생활들만 하고 있을까

 아니, 파양당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홀가분해지잖아? 내가 뭘 하고 다니든, 이제 상관없는 사람들이 되는거니까. 그렇다고 아주 미친척하고 일탈을 할 생각도 마음도 없다. 물론.. 성진이가 옆에 있어서 그럴 수 없다는게 더 맞겠지. 때마침 아빠가 전화를 했다.

 

 "소향아, 어딨니? 기준이한테 왔는데 없구나?"

 "아, 옥상에 있었어요 갈게요"

 

 말하고 나서 아차싶었다. 다리에서 뛰어내린(?) 소동때문에 안그래도 예민하실텐데 옥상이라고 했으니. 근데 진짜 그땐 사람을 구하려고 그런거지 뛰어내린게 아니라니까요?

 

 ***

 

 아빠가 맛있는데 데려가주시겠다고 조금은 어색하고 부산스러운 모습을 보이셨다. 원래는 군더더기 없이 말하시는 분인데 내가 그 서류를 봤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병원에서 주차장까지, 그리고 병원을 나서서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 내내 자꾸 억지로 웃으시려고 하는 통에 나까지 불편해지던 참이었다.

 

 "그런데 소향아"

 "아빠, 괜찮으니까 억지로 그러지 마요. 평소 모습하고 다르니까 어색해요 아빠가"

 ".. 그게 오해하지 않았으면 해서, 아빠가 걱정이 자꾸 되니까....."

 "오해할게 뭐 있어요, 엄마가 나 맘에 안들어했다는건 알고 있었는데"

 "그런 오해를 할까봐 그런거지.. 무슨 소릴 들었는지는 몰라도 엄마가 뭔가 단단히 씌인 모양이야. 아니면 나한테 서운한걸 그렇게 푸는지도 모르고"

 "아빠는 딸이 갖고 싶었어요?"

 "갑자기 그게 무슨.."

 

 아빠의 얼굴에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하긴 너무 갑작스러웠나? 굳어있던 표정을 풀고 부드럽게 다시 물었다

 

 "아빠도 아들만 셋이니까. 딸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 없어요?"

 "으응? 아아, 그렇지. 그래 그런생각을 했었지"

 

 그러니까요, 거기에 기인해서 엄마가 저렇게 지금 파양신청서를 들고 올만큼 이성을 잃어버린 것 같네요. 나를 '딸'이 아니라고 생각할테니까

 

 "입양은 어떻게 결정하셨어요?"

 "그게 말이다.."

 

 주차를 하시며 말이 잠깐 끊어졌다. 주문을 하고서 창밖만 쳐다보고 있었다. 아빠도 얘기를 하려다 생각 정리가 필요하신지 한참을 말없이 애꿎은 물잔의 목 부분만 부여잡고 계셨다.

 

 "사실 엄마가 처음엔 반대를 좀 했었지. 그때 이미 너희 오빠들은 다 큰 상태니까. 또 어린애를 키운다는게 엄마에겐 부담이 됐을지도 몰라. 굳이 어린아이를 데려올 필요가 없다고 아빠가 밀어붙인것도 사실이고. 그래도 데려와서는 딸이 있어서 좋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어. 이 아빠덕분에 딸도 생기고 좋다고-"

 

 엄마라는 사람은 어디서부터가 연기인걸까. 근본부터? 아니면 내가 처음 쓰러져서 신당에서 대무님께 신을 받아야 한다는 그때부터?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엄마가 가져온 파양신청서는 어쩌시려구요"

 "생각할 가치도 없지. 그걸 말이라고 물어보니? 당연히 그건.."

 "엄마가 원하는대로 해주셔도 괜찮아요"

 

 웨이터가 가져다준 스테이크 접시를 보며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태연하게 고기를 썰며 말했다. 그래, 괜찮아요 난. 상관없으니까요 처음부터 가족이라는 거창한 타이틀같은거 바란적 없었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 이리주거라 아빠가 썰어줄게"

 

 접시를 바꿔서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스테이크를 썰고 계셨다. 내가 무덤덤해서 화가 나신걸까, 아니면 뜬금없이 행동하는 엄마에게 짜증이 나신걸까? 말 없이 저녁을 먹고 나왔다. 순서가 뒤바뀌기는 했지만 백화점을 데려가서는 사주신 가방을 받아들었다. 앞으론 병원에 자주 갈거고, 전화도 자주하겠다고 했다.

 

 [서인아, 나 지금 백화점. 가까이 있으면 백화점으로 와]

 

 문자를 보내자마자 전화가 왔다. 그냥 문자를 하지.

 

 "어, 웬 전화?"

 "아니- 백화점 어디에 있는데?"

 "가방코너, 성진이랑 같이 있지?"

 "응응. 우리도 백화점에 있었거든"

 "그래? 난 방금 가방 하나 샀어, 아빤 병원 다시 가보셔야하니까- 내가 입구로 갈게"

 

 전화를 끊고 친구들도 여기 있다며 입구로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아빠는 바로 병원 가시면 될것 같다고.

 

 "아니다, 여기에 있으면 얼굴이라도 한번 보는건 어떻겠어?"

 

 너무 뜬금없지 않나요? 딱히 안된다고 할 이유는 없으니 입구까지 내려가면서도 딱히 대화를 할만한 주제를 찾질 못했다. 4층에서 1층까지 가는데 왜 그렇게 어색한지. 먹었던 스테이크가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소향아!! 어? 아저씨 안녕하세요"

 

 서인이가 날 보고 손을 흔들다 아빠를 보고는 이내 폴더인사를 했다.

 

 "서인이구나! 오랜만이지?"

 "네네! 여전히 바쁘시죠?"

 "뭐 항상 그렇지, 옆엔.. 남자친구야?"

 

 성진이가 얼굴이 붉어졌다.

 

 "아.. 안녕하세요 소향이 반친구 신성진이라고 합니다"

 "그래? 근데 여기까진 어쩐일로 왔어? 데이트해?"

 

 그게 아빠, 왜 둘이 당연히 커플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그냥 친구라고 생각은 안하세요? 당황해하는 서인이와 성진이를 보면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큭큭거렸다.

 

 "아뇨, 그냥 친구에요~ 성진이는 다른 애 좋아해요"

 

 응? 그래?? 전학온지 얼마나 됐다고 다른애를 좋아한대? 저자식도 은근 남자라 이건가.

 

 "그렇구나, 아아 그래. 서인이 오랜만인데 줄건 없고.. 자- 받거라"

 

 지갑에서 신사임당 언니가 몇장 나왔다. 저..저게 얼마야..

 

 "아니에요, 다음에 소향이랑 맛있는 저녁 사주세요~"

 "그건 다음에 아저씨가 사줄게. 그래도 이건 그냥 아저씨가 주고싶어서. 소향이랑 놀러도 다니고 맛있는것도 먹으러 다녀"

 "아..."

 

 눈동자가 바삐 움직이더니 두손으로 공손히 받는 서인이.

 

 "그럼.. 소향이랑 요긴하게 쓰겠습니다~~"

 

 아빠는 그런 서인이가 귀여운듯 아빠미소로 화답하셨다. 귀엽기는 하지 서인이가.

 

 "그래, 그럼 아빠는 가보마. 소향이도 조심해서 가고 알겠지? 아빠한테 전화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아빠의 뒷모습을 보자마자 내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뭐야? 표정이 뭐 그렇게 순식간에 변해?"

 

 성진이가 내 얼굴을 보더니 기겁하며 물었다.

 

 "아냐, 할말도 있고"

 

 서인이가 무슨 일 있는거냐 물었지만 집에 가서 말해주겠다고 택시를 잡았다. 앞좌석에 앉아 한손으로 이마를 짚고 내달리는 창밖의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하- 친구니까. 또 성진이는 다 알고 있으니까 말하는게 어렵지는 않겠지만, 정말로 파양을 해버리면 그나마 법적으로 얽혀있던 작은 족쇄같은것도 없어지는거구나. 진짜로 남남이야-

 아빠한테는 엄마가 하자는대로 하시라 했지만, 서글퍼졌다. 처음 마음먹었던것과 달라진 것 같은 내가 싫어지기도 했다. 열일곱만 되면 집을 나갈거라고 다짐해놓고, 본의아니게 가까워지면서 처음 마음을 잊어버렸나? 스쳐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이 뿌옇게 번져서 눈을 몇번 비볐더니 손이 축축했다. 너무 세게 비볐나보다...

 

 택시에서 내려 서인이 집에 들어오고서도 한참은 말없이 앉아있었다. 베란다 문을 열어두면 애들이 추울 것 같아 베란다로 나와 세보지도 못할 한숨이 하얀 연기처럼 새어나왔다.

 

 "무슨 일 있었냐?"

 

 성진이가 어깨에 손을 살짝 올리며 물었다. 넌 언제왔어? 귀신이냐?

 

 "아니, 왜?"

 "티나 내지 말던가. 그러니까 내가 바보라고 하지 임마"

 

 평소같았으면 바보라는 말에 펄펄 뛰었을텐데 그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었다. 나도 무슨 생각으로 여기 서있는건지. 추운것도 모르고.. 답답했는지 성진이가 미간을 한번 찌푸리더니 내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야, 우리집에서 애정행각은 좀 자제해라?"

 "아니야~ 이게 무슨 애정행각이냐- 아까도 또 나한테 바보라고 했어!"

 

 내가 투정부리듯 서인이에게 말하며 쇼파에 앉았다.

 

 "성진이 너도 그만 바보라고 해, 그러다 진짜 바보되면 어쩌려고"

 

 성진이가 진심으로 흠칫 놀라했다. 뭐야?! 내가 서인이와 성진이를 번갈아보다 어이없어서 웃어버렸다. 이제 둘이서 아주 나 하나를 어? 그냥 어? 입을 있는대로 삐죽거리고 있는데 서인이가 술 마셔봤냐고 나와 성진이에게 물었다.

 

 "그걸 어떻게 구해??"

 

 내가 서인이에게 이해안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아, 그래 소향이 넌 당연히 못마셔봤을것 같고. 성진이 넌?"

 "난 엄마랑 이명주 말곤.."

 "이명주가 뭐야?"

 

 서인이가 너 어느나라말 하냐- 는 표정으로 보는 시선을 느낀건지

 

 "아, 대보름에 먹는 귀밝이술. 막걸리는 좀 먹었지"

 

 라고 성진이가 다시 대답했다.

 

 "그럼 우리 과일주 먹을래?"

 

 얘들 왜이러냐? 내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물었는데 안듣는 것 같아.

 

 "엥? 갑자기 무슨, 그것도 술을 왜?"

 

 성진이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인 것 같았다. 그래, 뜬금없이 술은 왜?

 

 "저번에 소향이 너 놀러왔을때 같이 먹을려고 했었는데, 너 학교 그만뒀다는 소리에 놀래서 말도 못했지. 친구랑 이런거 해보고싶었는데, 고등학교 올라가선 맘에 드는 애들이 없더라고. 그래서~ 이왕 놀러온김에! 어차피 수학여행가면 다 먹는단 말야~ 그러니까 그냥 기분좋게 한잔씩 어때? 진실게임도 할겸"

 

 응? 좀 당황해서 성진이를 쳐다봤는데, 성진이는 그다지 싫어하는 내색이 없었다.

 

 "오케이, 그럼 잠시만 기다려봐~"

 

 나는 대답도 안했다 서인아!! 이 기지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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