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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상속녀의 남자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4

한날 한시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대일그룹 상속녀 인 유세희와 아버지를 잃은 천재 소년 도현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녀 딸을 지키기 위해 유 회장은 도움이 필요한 현준을 받아들이고 세희를 대신해 그룹의 후계자 수업을 받게 되었다.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세희와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홀로 떨어진 현준은 세희를 노리는 탐욕스러운 그룹의 세력들의 노림수로 인해 강제로 그녀와 헤어지게 되는데......
10년후, 그녀가 돌아왔다.

 
15. 잃어버린 첫날 밤- 수정
작성일 : 17-07-17 11:13     조회 : 61     추천 : 3     분량 : 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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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미로운 선율 속에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던 남녀는 밀려오는 기억에 조용히 침묵했다.

 

 ‘여전히 멋있다. 아니 더 멋있어졌다. 현준 오빠.’

 

 현준을 힐끔거리던 세희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가슴 부근에 자리하고 있는 부적을 확인했다.

 

 ‘오빠 기억나? 오빠가 이 수호천사의 부적을 주면서 난 혼자가 아니라고 했던 그 날. 그래서 이렇게 돌아왔어. 오빠를 지켜주기 위해서. 난 그날 내가 한 약속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으니까.’

 

 한 번도 원한 적이 없던 이별을 선고받았던 날, 어린 세희를 지탱해준 것은 그와의 약속이었다. 비록 곁에 있어 준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그때의 그녀가 그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그녀가 사랑하는 두 사람을 지켜주는 방법이 그것뿐이라는 말에 마음이 아팠지만 기다리기로 했다. 언젠가 그녀가 다시 돌아오게 되는 날을 위해.

 

 괴로웠던 기억들에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원한 어린 얼굴들이 떠올랐다.

 

 유 회장이 그녀를 해외로 숨길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제공했던 황 씨 일가. 친절한 얼굴로 그녀를 위하는 척 위선을 떨며 뒤로 황 이사를 돕던 최민아. 굴러들어온 돌이었던 현준이 그들의 위치를 압박하자 그를 쫓아내기 위해 황 이사와 손잡은 이사들.

 

 그녀가 억압된 삶을 살아가도록 종용한 그들을 향해 복수를 다짐하는 세희의 눈이 시리도록 차갑게 빛났다. 그렇게 한참을 창밖에 시선을 고정한 채 복수의 칼날을 갈던 세희는 어느샌가 노곤하게 그녀를 덮쳐오는 수마에 빠져 의식을 놓았다.

 

 

 “흐으응.”

 

 나른한 몸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온기에 세희의 입에선 저절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마치 무거운 모래주머니에 파묻힌 듯 뻐근한 몸이 느껴졌다.

 

 뻑뻑한 눈을 깜박거리며 뜨자 그리워하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분홍색 벽지에 흰색 레이스가 달린 커튼, 귀여운 인형들이 진열된 장식장 사각기둥에 걸린 레이스 커튼과 핑크빛 침구. 커다란 거울이 달린 크림색의 화장대. 가구 하나, 하나 모두 소중한 추억들이 깃든 그녀의 방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주변을 두리번거린 세희는 기억나지 않는 지난밤에 눈을 깜빡이며 기억을 더듬어봤다.

 

 ‘인천에 도착해서, 병원에 가서 할아버지를 뵙고, 현준 오빠랑 같이 차를 타고 오다가 오빠랑 음악을 들었고…….헉!’

 

 음악을 들으며 과거의 망령에 붙잡혀 있었던 것까지는 기억이 났지만, 그 이후의 기억이 없었다. 전혀. 흘러내린 이불 위로 어제 입고 있던 옷이 흉하게 구겨져 있는 것을 확인하며 기억 어떻게 방으로 돌아왔는지 생각해 보던 세희의 얼굴이 발그스름하게 붉어졌다.

 

 ‘설마……. 나 차 안에서 잠든 거야? 나 미쳤었나 봐!’

 

 세희는 평소 악몽을 자주 꾸던 터라 제 잠버릇을 들켰을까 걱정이 되었다. 세희가 기억에서 잃어버린 첫날 밤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였다.

 

 “일어났어?”

 

 노크와 함께 방문이 열리고 샤워를 하고 난 후인지 물기가 남아 촉촉이 가라앉은 머리에 가운을 걸친 현준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꺄아악!”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비명과 함께 이불을 뒤집어쓰는 세희 때문에 화들짝 놀라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니까 빨리 나가.”

 “내가 들어 온 것 때문에 그래?”

 

 현준은 그를 보자마자 숨어버리는 세희를 보며 기분이 가라앉았다. 자신은 누구 덕분에 설레어 밤을 설쳤는데. 현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갈 무렵이었다.

 

 “나 아직 세수도 안 했단 말이야. 화장도 안 지우고 잔 것 같은데…….”

 “차 안에서 잠들어 버려서 내가 안고 오긴 했는데 혹시라도 깰까 봐 씻기진 못했어. 그건 미안해. 근데 많이 피곤했나 봐. 내가 안고 오는 동안 잠꼬대까지 하기에….”

 “말도 안 돼!”

 

 ‘설마가 아니었다니!’

 

 세희는 현준의 설명에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꿈에 그리던 현준의 품에 안겨 놓고도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상황이 억울하고 분통했다. 차마 하소연 할 곳이 없어 침대 위를 구르며 발만 동동 굴렸다.

 

 “뭐가 말이 안 돼? 설마 내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정 못 믿겠으면 블랙박스라도 확인해 볼래?”

 “아, 아냐. 됐어. 몰라 나 아냐!”

 

 이불 속에 숨어서 동동거리는 모습을 보며 현준의 굳어진 얼굴이 스르륵 녹았다. 지금 세희가 보이는 반응이 단지 부끄러워서 그러는 거라면 얼마든지 기다려 줄 수 있었다.

 

 “내가 널 한두 번 안아본 것도 아닌데 뭘 그런 일로 창피해하고 그래. 아무튼, 밖에서 기다릴 테니까 얼른 씻고 나와. 너 입을 옷 하나도 없잖아, 옷 사러 가자. 책상 위에 당장 입을 옷 빌려놨으니까 일단 그걸로 갈아입고 내려오고. 내 스케줄 때문에 30분 후에 출발해야 하니까 늦지 않게 준비해. 알았지?”

 “아, 알았으니까 빨리 나가기나 해.”

 

 끝까지 이불속에 숨어 있는 세희를 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는 방문을 닫았다. 방문이 닫히자마자 우당탕탕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 봐서는 준비를 서두르는 모양이었다. 현준은 문가에 상체를 기대며 입꼬리를 올렸다.

 

 ‘내숭도 떨고, 다 컸구나. 유세희.’

 

 출근 준비를 위해 그의 방으로 걸음을 옮기는 현준의 발걸음이 구름 위를 걷는 듯 가벼웠다.

 

 

 같은 시각 부엌에서는 은성이 오랜만에 집 안에서 느껴지는 활기에 집주인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덕분에 생전 하지 않던 풍성한 아침상을 준비하면서도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세희의 식성을 어떻게 바꿨는지 아는 바가 없어 어릴 적 입맛을 참고로 불고기와 잡채, 갈비찜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들로 식탁이 가득 찼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 아침부터 신수가 아주 훤하네. 훤해.”

 “그래요?”

 

 은성은 유 사장 내외가 분가하면서 함께 이 집에 들어온 도우미로 세희와 현준을 오랫동안 지켜본 가족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현준의 표정이 밝아진 이유를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능청스럽게 말을 건넸다. 세상에 그를 저렇게 웃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이었다.

 

 ‘네가 그렇게 웃는 걸 본 게 거의 10년 만이네. 이제는 아가씨나 너나 좀 편해졌으면 좋겠는데….’

 

 자식 같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그나저나 이게 다 뭐에요?”

 “아가씨가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 이것저것 해봤어.”

 “너무 많은데요? 세희랑 저 일찍 나가봐야 하거든요. 출근 전 매장에 들려서 세희 옷 좀 사주려고요.”

 “다행이네, 안 그래도 우리 애 옷을 아가씨께 드린 게 마음에 걸렸는데.”

 “간 김에 하나 더 사 올께요.”

 “그럼 나야 고맙고. 시장할 텐데 어서 먹어.”

 “네. 잘 먹겠습니다.”

 

 현준은 오랜만에 맛을 음미하며 식사를 시작했다.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오자 잃어버렸던 밥맛과 여유가 돌아왔다.

 

 

 세희는 샤워를 끝내고 현준이 준비해 놓은 옷을 꺼내 입으면서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강제로 순수한 시절을 놓아야 했던 그녀는 지난 10년 동안 가슴에 칼을 품었다.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죽을 각오로 노력했고,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다. 아니, 오늘 아침까지는 그렇다고 믿었다.

 

 ‘‘근데 이게 뭐야. 현준 오빠 앞에서 정신을 놓고 잠이 들지 않나, 자다 일어난 추한 모습을 들키질 않나. 게다가 이런 옷을 입고 나가야 한다니.’

 

 예쁜 모습만 보이며 꼬리를 쳐도 될까 말까 한 판에 편하다 못해 초라해 보이는 운동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에 세희의 입에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허리는 헐렁하다 못해 조금만 덤벙거려도 흘러내릴 것 같이 크고, 다리는 질질 끌렸으며 도저히 다시 입기 싫었던 속옷은 빨아서 드라이기로 열심히 말렸음에도 덜 말라 피부에 철퍼덕 달라붙었다.

 

 “아, 찝찝해! 속상해! 우울해!”

 

 거울 속 가관인 제 모습에 미간이 찌푸려졌지만, 어제 입고 잤던 옷은 잔뜩 꾸겨져 있어 다른 방법이 없었다.

 

 “휴.”

 

 깊은 한숨과 함께 방을 나선 세희는 촉박하다는 말에 서둘러 부엌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옷은 뭐야?”

 

 서두르느라 미처 다 말리지 못한 머리가 촉촉하다 못해 척척한 머리에서 흐르는 물기로 세희의 옷이 젖어 들어갔다.

 

 적은 옷 사이로 살며시 비치는 살결에 현준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저 차림으로 어딜 가겠다고!’

 

 꽁꽁 싸매도 부족할 판에 젖어버린 얇은 흰 티셔츠 아래로 그녀의 속옷과 살결을 투명하게 비쳐 남자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현준의 상쾌했던 기분이 빠른 속도로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거 우리 은서가 집에 있을 때 입는 옷이에요.”

 “어? 은성 아줌마!”

 “오랜만에요, 아가씨. 아가씨께 실례가 되는 줄은 알지만, 은서도 분가해서 그 옷밖에 없었어요. 가끔 집에 올 때 입는다고 놓고 간 거라 죄송해요.”

 “아, 은서 언니 옷이었구나. 언니가 키가 많이 컸나 봐요. 전 별로 안 커서 이렇게 질질 끌리는데…….”

 “갠 키가 너무 커서 싫다던 걸요? 여리여리 한 맛이 없다나 뭐라나. 자기는 평생을 가도 남자 품에 폭 안기는 느낌을 느낄 수 없을 거라고 속상해하더라고요.”

 “언니가요? 하긴 어릴 때부터 키가 큰 게 콤플렉스라고 말하고 다녔던 것 같아요.”

 

 정답게 회포를 나누며 세희는 은성이 옆에서 챙겨주는 반찬들이 받아먹기 시작했다. 말소리가 사라진 부엌은 그런 세희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두 쌍의 시선으로 훈훈해졌다. 그립고도 그리웠던 풍경이었다.

 

 “아줌마, 집에 커피 있어요?”

 “어. 잠깐만 기다려. 가져다줄게.”

 

 은성이 자리를 비켜주자 세희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현준에게 고개를 돌렸다.

 

 “오빠, 밥 더 필요해?”

 “아니. 왜?”

 “근데 왜 그렇게 눈에 힘을 주고 내 밥그릇을 노려봐?”

 “내가? 그랬다고?”

 

 세희는 아까부터 현준의 미간에 새겨진 주름이 신경 쓰였다. 어떻게 하면 미간을 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세희는 이내 떠오르는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작가의 말
 

 수정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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