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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상속녀의 남자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4

한날 한시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대일그룹 상속녀 인 유세희와 아버지를 잃은 천재 소년 도현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녀 딸을 지키기 위해 유 회장은 도움이 필요한 현준을 받아들이고 세희를 대신해 그룹의 후계자 수업을 받게 되었다.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세희와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홀로 떨어진 현준은 세희를 노리는 탐욕스러운 그룹의 세력들의 노림수로 인해 강제로 그녀와 헤어지게 되는데......
10년후, 그녀가 돌아왔다.

 
9. 그녀의 회상
작성일 : 17-07-03 01:17     조회 : 74     추천 : 3     분량 : 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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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준을 향한 애절한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희를 바라보던 현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박은아 씨, 공과 사는 구별해 달라고 했을 텐데요?”

 

 현준이 냉정한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하자 은아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무심하고도 차가운 시선, 익숙하면서도 가슴을 후벼 파는 그 시선에 은아가 고개를 떨궜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합니다. 그리고 공적으로 보고 할 일이 있으면 절차대로 비서실로 연락하세요.”

 

 현준은 냉혹한 시선은 오늘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그의 경고였다. 함부로 날뛰지 말고 그가 그어준 선 안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그의 말 속에 숨은 뜻을 알아차린 은아는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으로 대답했다.

 

 “그럼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은아는 최대한 담담한 척 그 자리를 벗어났지만, 수치와 분노로 떨리는 어깨까지는 숨길 수가 없었다.

 

 ‘못된 년,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

 

 병실 밖으로 나선 은아는 홀로 복도를 걸으며 병실에 남아 있던 세희를 떠올렸다.

 

 그녀의 손에 닿았던 곱고 여린 손, 한 떨기 꽃처럼 청초한 외모와 매혹적인 몸매에 저절로 시선을 갔다. 게다가 그 당당함이라니.

 

 초라하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상황과는 너무도 반대되던 세희의 모습에 질투가 타올랐다.

 

 질투에 휩싸인 그녀의 몸에서 간절히 니코틴을 찾았다. 주차장에 도착한 은아는 서둘러 차에 올라타, 익숙한 손놀림으로 조수석 앞 서랍을 뒤적거렸다. 숨겨 놓았던 담배를 찾아낸 은아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담배를 붉게 물든 입술로 가져갔다.

 

 휴…….

 그녀의 얼굴 위로 흘러가는 담배 연기가 지속할수록 그녀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던 압박감이 사려져 갔다.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았으나 은아는 가끔 못 견디게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었다. 언제부터였더라?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친척 집을 돌아다녀야 했을 때였나? 아님, 작은아버지의 폭력에 겁에 질려 가출했을 때?, 아니면 추운 겨울 얼어 죽기 싫어서 스스로 보육원에 갔을 때?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을 떠올리자 그녀의 입가로 자조적인 미소가 피어났다.

 

 고통 속에 방치된 어린 소녀였지만 은아는 그때에도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가진 것 없이 자존심만은 드높았던 소녀.

 죽어도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아 죽을 각오로 공부만 했고, 학원이나, 과외는 꿈도 꿀 수 없는 처지였음에도 한순간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때의 그녀에게 공부를 포기하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그녀의 입장에서 성공하려면 대학을 가야 했고 학비가 없는 그녀가 대학에 가려면 장학금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20살이 되면 보육원에서도 나와야만 했다.

 

 그렇게 악착같이 버티던 어느 날, 운 좋게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뽑혀 유학을 떠났고 그곳에서 그녀를 구렁텅이에서 구해줄 왕자님을 만났다.

 

 그가 내민 손을 잡았던 그 날, 은아는 마침내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었다.

 

 *

 

 “안녕하세요? 어제는 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은아는 큰마음 먹고 새로 산 짧은 미니스커트와 민소매 셔츠를 입고 있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그녀의 이목구비가 뚜렷해 보이도록 연한 베이스로 피부 결을 살리고 눈에는 새로 산 아이 섀도를 이용해 음영을 주고 붉은빛이 도는 립스틱까지 발랐다. 긴 머리는 웨이브를 넣어 어깨너머로 찰랑거리고 짧은 미니스커트가 그녀의 가는 다리를 고스란히 드러낸 유혹적인 옷차림이었다.

 

 등교길에 그녀에게 말을 거는 학우들의 반응을 보며 자신감도 상승했다.

 

 “저……. 이거요.”

 “…….”

 “여기 두고 갈게요.”

 

 상큼하게 미소 지으며 다가갔지만 남자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건네는 손수건을 받기 위해 손을 뻗지도 않았다.

 

 민망한 마음에 손수건을 벤치 구석에 올려놓고는 방향을 틀었다.

 

 ‘이렇게 반응이 없을 수가 없는데…….’

 

 “잠깐만.”

 ‘역시, 그러면 그렇지.’

 

 은아는 속으로 회심의 지으면서도 겉으로는 무심한 척 그를 돌아봤다.

 

 “네?”

 “잠깐 시간 좀 내줄래?”

 

 남자의 말에 은아는 새초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시간, 초라한 점심을 들키지 않기 위해 조용한 장소를 찾던 그녀의 눈에 들어온 남자는 남성미가 넘치면서도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 입고 있는 옷이나 가지고 다니는 소품들만 봐도 돈 걱정 없이 사는 집안의 자식 티가 났다.

 

 그렇게 여러 날을 관찰한 은아는 때마침 그녀에게 치근덕대던 무리를 그가 있는 장소로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남자는 위기에 처한 그녀를 구해줬고 그 일을 계기로 말을 터는 데 성공!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자를 따라간 곳에서 은아는 알 수 없는 파일 첩을 받아들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파일 속에는 그녀에 대해 자세히 조사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게 대체…….”

 “네 눈빛. 그거 나한테 아주 익숙한 거거든. 나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세상에 홀로 버려졌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으니까.”

 

 ‘고아라고? 저 사람이?’

 

 은아는 자신을 도현준이라 밝힌 남자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같은 고아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두 사랑의 외향은 차이가 심했다.

 

 절박함에 찌든 그녀와 자신감이 넘치는 남자. 물질적인 것을 제외하더라도 두 사람의 정반대의 성향을 보였다. 더군다나 남자의 상대방을 압도하는 눈빛은 마치 밀림을 지배하는 야생 동물의 눈빛을 닮아 있었다.

 

 은아가 그 눈빛에 주눅이 들 무렵 현준이 무거운 입을 열었다.

 

 “너 나랑 거래 하지 않을래?”

 “일 년만 여자 친구인 척하면 돼. 한 달에 한, 두 번 만나서 밥 먹고 내가 소개해주는 사람 앞에서 여자 친구 역할을 하는 거야. 데이트에서 하는 해동 이상의 스킨십은 없을 거고 너도 요구하지 마. 역할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돼. 어때?”

 “제가 그 역할을 하면 뭘 해줄 건데요?”

 “네가 지금 필요한 거.”

 

 

 현준의 당당한 눈빛에 은아가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마치 그녀의 속마음을 다 꿰뚫어 보는듯한 그의 시선을 마주하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

 

 “돈. 학비와 생활비, 거주지 모두 해결해 줄게. 네가 졸업해서 자리 잡을 때까지. 대신 일 년만 이 역할극에 동의하면 돼.”

 “진짜 일 년만 하면 여자 친구인 척하면 그걸 다 해주신다고요?”

 

 처음에는 현준이 그녀의 매력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해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저런 제안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녀의 눈이 정확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실이 아니겠는가?

 은아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는 동안 현준이 마지막 쐐기를 박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일년. 그 이상은 나도 필요 없어. 그리고 시작은 네가 계약서에 싸인 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자세한 사항은 맨 뒤에 있는 계약서를 살펴봐.”

 

 현준의 말대로 파일 뒷장을 살펴보자 이미 작성되어 있는 계약서가 보였다.

 

 계약서를 살펴보는 은아의 눈빛에 다채롭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런 조건이라면 일 년이 아니라 몇 년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작 한 달에 한두 번 만나 밥 먹고 이야기하는 조건으로 그녀는 돈 걱정 없이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게다가 그가 내건 혜택은 그녀가 졸업할 때까지였다.

 

 “이게 다 진짜예요?”

 

 계약서에는 비밀조항부터 계약 기간 서로의 역할에 대한 가이드라인, 게다가 계약 위반 시 피해보상의 내용에 대해서도 적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에게 나쁠 것이 없는 조건이었다. 게다가 일 년이면 이 남자에 대해 더 알아보고 다가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벌 수 있었다.

 

 “할게요.”

 

 생각을 끝낸 은아는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지금 이곳에 싸인만 하면 당장 벌레들이 득실득실한 자취방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현준이 내민 기회를 잡은 은아는 그의 손에 이끌려 새로운 세상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그녀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오래되고 허름한 집에서 그가 마련해준 전망 좋고 안락한 원룸으로 옮기고 그가 매달 보내주는 생활비는 그녀 혼자 생활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쳤다.

 

 무엇보다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현준이었다. 다정하거나 자상하진 않지만 만날 때마다 빈틈없는 매너로 그녀를 대했고 그런 대접에 은아는 마치 꿈속의 왕자님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그녀가 만나봤던 남자들이 보내는 추잡한 시선도, 욕망 어린 눈길도, 구역질 나는 스킨십도 없었다.

 

 그가 제공하는 달콤한 환상 속에 은아는 점점 그에게 중독되어 갔다.

 

 ‘나를 봐줘. 널 좋아해.’

 

 소리 없이 외치며 깊어가는 마음을 추체 할 수 없어 그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외모를 가꾸는데 더 신경 쓰고 그녀의 매력이 드러나는 옷을 사 입었다. 그가 자주 가는 장소를 파악해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유도했지만 그는 한결같은 태도로 그녀를 대했다.

 

 오히려 그녀가 선을 넘는다고 생각되면 경멸하는 시선으로 선을 그었다. 계약서의 내용을 잊지 말라고.

 

 하지만 은아는 현준이 그럴수록 조바심을 났다. 무슨 수를 쓰든 손에 넣고 싶다는 독이 올랐다.

 

 ‘조그만,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될 거야. 현준이가 날 싫어하는 건 아니니까. 내가 더 다가가면 돼.’

 

 은아의 노력에도 현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에 곁에 설 수는 있었지만 여자로서 그의 마음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은아는 현준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미 그가 주는 풍요로움에 물이 들어 버렸다. 더군다나 현준이 몸을 담고 있는 곳이 대일 그룹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녀의 눈은 탐욕으로 번뜩였다. 비로 계약직 일지라도 대일 그룹의 후계자였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회사를 그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담배를 피우며 과거의 상념에 빠져있던 은아는 과거와 함께 밀려오는 지독한 패배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 계집애만 없어지면 돼. 그럼 난 계속 현준이 옆에 있을 수 있어.’

 

 거신 손길로 담배꽁초를 창밖으로 집어 던졌다.

 

 병실 안에서 세희의 얼굴을 마주하던 현준을 보자마자 여자의 직감이 신호를 보냈다. 바로 저 여자라고. 여자 때문에 현준이 그녀를 멀리하는 거라고. 그 오랜 시간 그녀에게 처절한 패배감을 주었던 얼굴을 떠올리자 은아의 얼굴이 질투로 일그러졌다.

 

 그녀가 현준이 세운 마음의 벽에 부딪혀 상처받았던 만큼 저 고운 얼굴이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녀가 여자로서 느끼는 비참함에 울부짖었던 만큼 세희를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싶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어 어린애 송이는 아직 그의 마음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녀가 그의 옆에 섰을 때 그토록 동요하는 모습을 드러냈겠지.

 

 세희를 그녀의 발아래 두고 짓밟는 상상에 막혔던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복수를 위해 세희를 무너트리는 방법들을 떠올리던 은아는 한결 통쾌한 기분으로 병원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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