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비는 조심스레 건우를 안으며 토닥거려준다. 그 손길을 느낀 듯 건우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슬비를 똑바로 바라본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낸다.
"오늘이 내 생일이래"
"아까 카페에서 파티하는 것 봤어"
"너와 같이 보내고 싶었는데"
"너에겐 채린이 있고 나에겐 연우오빠가..."
"그말은 제발 그만해 오늘 만큼은 아니 이 순간 만큼은 잊고 싶어"
하면서 무작정 슬비 손을 잡고 골목길을 달린다. 비틀거리며 달리고 있는 건우가 걱정이 되어 따라간다. 어느새 동네 입구 치훈의 카페 앞에 섰다.
"헤어졌지만 너와 단 둘이 생일을 함께 보내고 싶어"
건우의 말에 홀린 듯 카페 문을 열었다. 카페 안은 어두웠고 불을 켜보니 좀 전에 파티를 했던 곳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고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이왕 축하해주는 것 케이크도 있어야지"
카페 안으로 들어가 냉장실 문을 열어보니 조각케이크가 있었다. 그 조각 하나에 촛불을 꽂아 불을 붙이고 슬비가 가냘픈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그 노래를 부르고 있는 슬비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건우 노래가 끝나고 수줍어 하는데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고 말한다.
"선물을 준비 못 했어 어떡하지"
"괜찮아 네가 나의 선물이야"
"그런 말은 친구사이에 하기엔 좀 부담스럽다"
"그럼 선물로 줘"
"어떤 선물"
슬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건우의 입술이 슬비의 입술을 훔쳐간다. 그 순간 놀란 눈으로 건우를 바라보는 슬비가 귀여운 듯 다시 가볍게 입맞춤 하는 건우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는 슬비 그런 슬비를 뒤에서 안으며
"미안해 내가 많이 취했나봐"
"그런 말로 애써 변명하지마"
"오늘따라 너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랬어"
"그럼 더 위험해지기 전에 그만 갈게"
건우를 밀어내고 가려고 할 때 쉽게 놓아 줄 리가 없는 건우는 슬비를 안고 방으로 데려간다. 방문 앞에 슬비를 내려놓고 강제로 키스를 하며 방안 침대에 눕혔다. 키스는 계속 되고 건우의 손은 슬비의 옷을 강제로 벗기기 바쁘다. 슬비는 건우를 밀어내고 침대에 걸터앉아 옷을 정리한다.
"미안해 우리 여기까지만 하자"
"연우형 때문에 그러는 거야"
"아니라고 말 못 하겠어"
"결국 형 때문에 난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어"
"그걸 왜 오빠 탓만 하는 거야 네가 이겨 낼 방법을 찾으면 돼"
"어떻게 하면 연우오빠가 아닌 나를 택할 건데"
"방법은 없어 내가 연우오빠에 대한 죄책감이 사라지지 않은 한..."
"그럼 나도 너로 인해 사고가 나면 되겠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그 말에 건우가 벌떡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간다.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어 곧장 뒤를 따라 나간다. 카페 안에는 건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카페 밖 건우가 어디론가를 향해 뛰어 가고 있다. 슬비도 건우를 향해 뛰어 나간다.
건우는 큰 도로가 있는 곳에 도착해서 뛰어오는 슬비를 보고 도로 안으로 걸어간다. 차들이 건우를 요리조리 피해 지나가지만 저 멀리 큰 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 시야에 건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지 건우가 있는 도로로 빠르게 달린다. 슬비가 그것을 보고 큰소리로 부른다.
"건우야 도건우..."
도무지 볼 수가 없어 슬비가 눈을 감고 힘이 풀리는 듯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때 힘겹게 눈을 떠보니 건우가 앞에 서 있다.
"이렇게 내가 걱정이 되면서 왜 나를 밀어내는 거야"
"너 정말..."
결국 슬비는 울음을 터뜨렸고 건우는 그런 슬비를 안으며 부축하고서 다시 카페로 들어가 힘들어 하는 슬비를 방으로 데려가 침대에 눕혔다.
"건드리지 않을 테니까 좀 누워"
"믿을 수 없어 그냥 집에 갈래"
"이 밤이 지나면 널 못 볼 텐데 많이 봐 두고 싶어 그러니까 가지마"
슬비가 침대에 누웠다. 많이 힘들었는지 금새 눈이 감기고 잠이 들어 버린 슬비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건우도 옆에서 잠들어 버린다.
아직 슬비가 들어오지 않은 것을 알고 슬비의 엄마가 명함에 적힌 연우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