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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상처의 노래 1부(부제: 비창)
작가 : 소피스트
작품등록일 : 2019.9.2

청춘들의 사랑과 아픔을 그린 소설입니다.

 
21화 서울로 돌아오고
작성일 : 19-09-24 21:05     조회 : 36     추천 : 0     분량 : 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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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서울로 돌아오고

 

  4박 5일간의 일정이었던 한총련 출범식이 모두 끝났다. ㄱ대 풍물패 회원들은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고 있었다. 어젯밤 늦게까지 출범식을 지켜보던 아이들은 대부분 잠들어 있었다. 그들과는 달리 희연은 깨어 있었다. 희연은 자고 있는 유진이의 모습을 행복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별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광주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지금 서울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희연은 서울에서 생활하는 것이 좋았다. 유진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서울의 생활, 그것이 희연이 바라는 생활이었다.

  “얼마나 왔니?”

 옆 자리에서 잠을 자고 있던 민이가 깨어나더니 물었다.

  “이제 다 왔어. 30분 후면 도착할거야.”

  “벌써 그렇게 왔어? 우리 도착하면 술 한 잔 해야지. 이번 성공적인 집회를 축하해야 하잖아.”

  “넌 또 술타령이냐? 무슨 여자가 술밖에 모르냐?”

 재수가 눈을 뜨며 민이에게 시비를 걸었다.

  “넌 왜 깨 가지고 또 시비야? 잠이나 실컷 자지 않고.”

 민이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하도 걱정돼서 그런다. 그렇게 마셔대다가는 그 형편없는 몰골이 더 형편없어진다고.”

  “머저리, 남 걱정하지 말고 니 걱정이나 하지 그래? 너까지 술자리에 끼어달라고 하지는 않을 테니까.”

  두 아이의 말싸움이 또 시작되었다. 둘의 말싸움은 점점 더 불꽃을 튀겨갔지만 유진은 세상 모른 듯 평온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 유진은 4박 5일간의 집회에 무척 지쳐있었다. 희연은 그 모습을 여전히 행복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버스가 ㄱ대 학교 안 운동장으로 들어갔다. 재수가 그 때까지 옆자리에서 자고 있던 유진이를 깨웠다.

  “다 온 거야?”

 유진이가 게슴츠레 눈을 뜨며 물었다. 유진의 얼굴에는 아직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넌 무슨 애가 그렇게 잠만 자냐? 내리자.”

  학생들은 모두 버스에서 내렸다.

  “어때? 우리 한 잔 하러 가야지.”

 회장인 경철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말했다.

  “전 그만 가 봐야 할 거 같아요. 피곤해서요.”

 유진이가 말했다.

  “넌 그렇게 자고도 아직도 피곤하냐?”

 민이가 물었다.

  “다음에 한 잔 하자.”

  “저도 같이 가 볼게요. 감기 때문에 몸이 좀 안 좋아서요.”

 희연이도 회장한테 말하고 나서 유진이를 따라갔다.

  “또 집에 가야 되는 사람?”

 회장인 경철이 회원들에게 물었다. 남은 회원들 중에서는 아직 집에 가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ㄱ대 풍물패 회원들은 모두 술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진과 희연이는 유진이네 집에 도착했다.

  “그만 가 봐. 감기 때문에 몸도 안 좋다며.”

 유진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 어머님 좀 뵙고 갈게.”

 희연은 유진이와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이제 오는 거니?”

 거실에서 외출준비를 하고 있던 강 여사가 반갑게 아들과 희연이를 맞았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희연이는 예의를 갖춰 인사를 했다.

  “저 들어가서 쉴게요. 피곤해서요.”

 유진이는 말을 마치고는 2층으로 올라갔다.

  “희연아, 고맙다. 너 때문에 아무 일도 없었어.”

  “어머님도, 제가 한 일이 뭐 있다고요? 저 그럼 그만 돌아가 볼게요.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그래, 조심해서 가거라.”

 희연은 강 여사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고 나서 집을 나왔다.

 

  ㄱ대 풍물패 회원들은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후 헤어졌다. 재수와 민이는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야, 머저리, 우리 이걸로 부족하지 않냐? 어디 가서 좀 더 하는 게 어때?”

  “또 마시자고? 하여튼 술꾼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재수는 비꼬면서도 민이와 함께 가까운 술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재수는 조금이라도 집에 늦게 들어가고 싶었다. 병적인 아버지와 불행한 이복동생이 있는 집엔 정말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았다.

 

  재수와 민이는 술집에서 서로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의 테이블 위에는 빈 소주병이 몇 병 널려 있었다.

  “야, 한 잔 받아라.”

 술김이 오른 재수가 소주병을 들고 민이의 잔에 따라 주었다.

  “나도 한잔 줘.”

 재수가 술잔을 들었다.

  “괜찮겠어? 많이 취한 것 같은데. 그만 마시지 그래?”

 민이가 걱정스런 얼굴로 재수를 쳐다보았다.

  “괜찮아. 오늘 한 번 실컷 마셔 보자고.”

  민이는 하는 수 없이 재수의 술잔에 술을 따라 주었다.

  “원 샷이다.”

 재수가 잔을 부딪히며 말했다.

  마지막 남은 한 병까지 모두 비우고 나서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재수는 이미 많이 취해 있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괜찮아? 그러게 그만 마시라니까.”

 민이가 걱정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 이 정도 가지고 뭘.”

 재수는 민이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술집을 나온 두 사람은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너 무슨 고민 있냐?”

 재수를 부축해 주며 걷던 민이가 물었다.

  “고민은 무슨? 아무 일도 없어.”

 두 사람은 버스정류장에 도착했고 재수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버스에 올라탄 후 빈 자리에 가서 앉았다. 버스는 곧 출발했고 재수는 곧 잠에 빠져 들었다. 집안의 일은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가 않았다.

 

  문은 잠겨 있었다. 김 판사는 소희에게 달려들어 소희의 옷을 벗겼다. 소희는 아무런 반항을 하지 않았다. 얼마 안 되어 소희의 알몸이 드러났고 김 판사와 소희의 살이 썩였다. 소희의 두 눈에서는 이제 더 이상의 눈물도 흘러내리지 않았다. 늘 이렇게 참담한 패배를 당해왔다. 더군다나 오늘처럼 김 판사가 술에 잔뜩 취해 가지고 들어오는 날은 더욱 그랬다.

  현관문을 열고 재수가 들어왔다. 재수는 취해서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소희의 방으로 갔다. 문을 열려 했으나 문이 잠겨 있어 열리지 않았다. 재수는 안에서 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재수는 모른 척 하며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소희를 성폭행하는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는 너무나 놀라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했었는데 언제부턴가는 스스로도 모른 척 하며 넘어가고 있었다. 재수는 아무런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그런 상황에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자기 방으로 돌아온 재수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방금 전의 일은 모두 잊어 버리고 어서 빨리 잠이 들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김 판사는 소희의 몸에서 떨어졌다. 그리고는 벗어놓았던 옷을 입고는 방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소희는 방바닥에 누운 채 멍하니 천장만을 바라보았다. 살아 있어야 하는 이유를 정말 알 수가 없었다. 아니 왜 스스로 죽지 못하는지 정말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자신한테 스스로 죽을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의붓아버지인 김 판사도 죽이고 자신도 죽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소희한텐 그런 용기가 없었다. 소희는 여렸다. 그래서 의붓아버지와 자신만 이 지옥에 남겨 두고 떠난 친어머니에 대한 증오만이 가슴 깊은 곳에서 점점 더 쌓여만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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