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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상처의 노래 1부(부제: 비창)
작가 : 소피스트
작품등록일 : 2019.9.2

청춘들의 사랑과 아픔을 그린 소설입니다.

 
15화 희연의 비밀
작성일 : 19-09-18 21:17     조회 : 33     추천 : 0     분량 : 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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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희연의 비밀

 

  2층에서 의학 공부를 하고 있던 나연은 물을 마시려고 거실로 내려왔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나연은 인터폰이 있는 곳으로 가서 누가 왔는지 확인했다.

  “오빠 왔어요.”

 유진이 온 것을 확인한 나연은 버튼을 눌러 대문을 열어 준 후 2층에 있는 희연이의 방으로 올라갔다.

  희연은 자기 방에서 빠른 손놀림으로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마치 물고기가 물 밖으로 튀어 오르는 모습을 연상시키듯 빠르고 경쾌하며 시원스러운 손놀림이었다. 아름다운 선율이 집안에 울려 퍼졌고 희연은 점점 더 연주에 몰입해 가고 있었다. 이젠 손놀림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점점 더 빨라져 가고 있었다.

  “언니.”

 나연이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 순간 희연은 연주를 멈추며 말했다.

  “피아노 칠 때는 방해하지 말랬잖아.”

  “누가 왔는지 알면 생각이 바뀔 걸.”

  “유진이 왔어?”

 희연은 뒤를 돌아보면서 물었다.

  “하여튼 언닌 못 말린다니까.”

 나연이는 말을 마치고 나서 방을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희연도 피아노 뚜껑을 닫고 거실로 내려 왔다. 유진이 와 있었다.

  “왜 연주를 멈춘 거야? 훌륭하던데.”

 유진이가 물었다.

  “형편없는 연주인 걸, 뭐.”

  “형편없긴? 아주 훌륭하던데. 근데 무슨 곡이야?”

  “쇼팽의 즉흥환상곡이야.”

  “뭐 마실래?”

  “응, 홍차 좀 타 줄래?”

  “알았어.”

  “언니, 나도.”

  “넌 언니 부려먹을 줄 밖에 모르지.”

 희연이 조금 못 마땅한 듯이 말하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조금 후 희연은 홍차를 타 가지고 나와서는 유진과 나연이한테 주었다.

  “차 맛이 정말 끝내주는데. 도대체 비법이 뭐야?”

  “그런 거 없어.”

 희연은 유진이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다.

  “근데 무슨 일이야?”

  “일은 무슨? 내가 꼭 무슨 일이 있어야 오나?”

  “하긴. 저녁은 먹고 왔어?”

  “아니. 아직.”

  “뭐 하느라 여태껏 저녁도 안 먹었어? 밥은 아직 안했는데 내가 라면이라도 끓여 줄까?”

  “됐어. 사실은 너랑 같이 어머니한테 갈려고 온 거야. 어머니가 널 보고 싶어하거든.”

  “어머님이 나를?”

 희연은 조금 놀란 듯 눈이 크게 떠졌다.

  “그래, 우리 거기 가서 저녁 먹자. 사실 그럴려고 여지껏 저녁도 안 먹은 거야.”

  “그래? 그러고 보니 어머님을 안 찾아 뵌 지도 꽤 오래 된 것 같네. 조금만 기다려. 나 금방 옷 갈아입고 나올게.”

 희연이는 기분 좋게 말하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조금 후 희연은 옷을 갈아 입고 2층에서 내려 왔다.

 “나연이 너도 갈래?”

 유진이 물었다.

  “됐어요. 전 공부해야 돼요.”

 유진과 희연은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우리 차 타고 갈까?”

 희연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유진이에게 물어보았다.

  “차는 니 아버지가 가지고 나갔을 거 아냐?”

  “내 차 있어.”

 희연은 차고 문을 열었다. 차고 안에는 번쩍 번쩍 빛나는 검은색 그랜저가 놓여 있었다.

  “이게 니 차야?”

 유진은 매우 놀란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유진이 놀란 이유는 번쩍번쩍 빛나는 새 차 때문이 아니라 딸에게 이런 고급 승용차를 사 주는 아버지와 그것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희연이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응, 면허증 따니가 아버지께서 한 대 사 주셨어. 근데 왜 그렇게 놀라?”

 사실 그 차는 한 장관이 사 준 게 아니라 유진이의 아버지인 박 회장이 사 준 것이었다. 하지만 유진이한테 사실을 말했다간 유진의 의심만 키울 게 분명해서 희연은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아냐. 아무것도. 단지 학생한테는 좀 과분한 거 같아서.”

  “니 말이 맞아. 그냥 지하철 타고 가자.”

 희연은 여태까지의 자신의 태도를 180°도 바꾸며 차고 문을 닫았다. 유진은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희연이를 이해할 수가 없어 잠시 멍한 눈으로 희연이를 보았다. 소꿉친구로 같이 자라온 아이였는데 가끔 이런 경우가 있었다. 유진이는 그 때마다 희연이를 알다가도 모를 아이라고 생각을 했을 뿐 희연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 지에 대해서는 깊은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사실 그런 이상한 행동에 대해 유진은 희연이한테 묻지도 않았고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강 여사가 경영하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빈 레스토랑은 잠실역 근처에 자리 잡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린 유진과 희연은 조금 걸은 후 강 여사가 경영하는 빈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희연은 강 여사를 보자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희연이, 왔구나. 아직 저녁 안 먹었지? 저기 앉아서 뭐 좀 시켜 먹고 있어. 금방 갈 테니까.”

 강 여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예, 어머님.”

 유진이와 희연은 가운데에 있는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종업원이 다가오더니 유진이와 희연이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뭐 먹을래?”

 유진이가 물었다.

  “너는?”

  “난 안심 스테이크 먹을래.”

  “난 해산물 스파게티 먹을게.”

  “그거 갖고 돼?”

  “응.”

 웨이터가 오자 희연은 안심 스테이크와 해산물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두 사람이 주문한 요리가 나왔고 강 여사가 그들의 자리로 왔다.

  “어머니, 이제 소원 푸셨어요? 희연이 좀 데려 오라고 그렇게 안달이더니 말이에요.”

  “그래, 이 녀석아, 자주 좀 데려오지 않고.”

  “죄송해요. 어머님. 제가 자주 찾아 뵈야 하는 건데.”

  “아니다. 니가 죄송하다니? 그게 어디 가당키나 하냐? 다 이 녀석이 못나서 그렇지.”

  “어머니는 또 저만 구박이에요.”

 유진이는 웃음기가 가득 담긴 얼굴로 말했다.

  “어머님, 근데 절 보자고 하신 이유가 뭐예요?”

  “응. 너한테 좀 부탁이 있어서......”

  “부탁이요? 무슨?”

  “이 곳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던 아가씨가 며칠 전에 그만 뒀거든. 그래서 사람을 구할 때까지만이라도 니가 좀 연주를 해 줬으면 해서.”

  “제가요? 하지만 저 이 곳에서 피아노 연주를 할 만큼 뛰어난 실력이 아니에요.”

  “무슨 소리니? 넌 초등학생이었을 때부터 피아노 콩쿨대회의 상은 다 휩쓸었잖니? 대학에서도 특기생으로 널 데려가려 했었고. 그 실력이 어디 갔을라고?”

  “그래 한 번 연주해 봐. 나도 네 연주 듣고 싶어. 아까 연주한 것도 훌륭하던데.”

 유진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청했다.

  “그럼 한 번 해 볼게.”

 희연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위 흰색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는 곳으로 가서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심호흡을 한 후 두 손을 건반 위에 올려 놓았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두 손이 건반 위를 빠르게 움직였다. 희연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합창은 한 순간에 실내를 사로잡았다. 식사를 하고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저도 모르게 피아노 연주자를 홀린 듯 바라보았다.

  연주가 끝나자 실내에 있는 사람들이 환호하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희연은 답례의 인사를 정중하게 하고 강 여사와 유진이가 앉아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이마에는 아직도 땀이 배어 있었다. 희연은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훔쳤다.

  “거 봐라. 다들 좋아하잖니? 이렇게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난 니가 여기서 연주를 해 줬으면 좋겠는데. 네가 내키지 않는다면 할 수 없지만.”

  “그렇게 할게요. 어머님.”

  “고맙다.”

  “고맙긴요? 이런데서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게 되다니 오히려 제가 영광인걸요.”

  “그럼 마저 얘기들 나누거라. 난 또 할 일이 있어서.”

 강 여사는 자리를 피해주었다.

  “넌 정말 음악에는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거 같아. 근데 난 암만 생각해도 도무지 널 이해를 못 하겠어.”

  “응?”

 희연은 유진이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왜 음대에 가지를 않은 거야? 넌 어려서부터 피아니스트 되고 싶어했잖아?”

  “난 또 무슨 말인가 했네. 또 그 소리야? 저번에도 말했잖아. 난 피아니스트가 될 재목이 못 된다고.”

  희연이는 입가에 밝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넌 충분한 재능도 있고 노력도 남달리 하잖아.”

  “그래도 난 발전할 가능성이 없어. 지금 수준에 머무르는 게 전부지.”

  “누가 그런 소리를 하디?”

  “누가 한 소리가 아니라 그냥 내 판단이야. 그리고 난 지금 내가 택한 학과에 만족해. 경영학도 나름대로 재미있거든.”

  자신이 택한 학과에 만족한다고 하니 유진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유진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희연이가 피아노를 포기했다고는 하나 희연은 피아노 연주회가 있는 날에는 만사를 제쳐두고 피아노 연주회를 보러 갔다. 그처럼 피아노에 열정을 가진 아이가, 더군다나 어렸을 때부터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 꿈꿔 왔던 아이가 입시를 한 달 남기고 갑작스럽게 진로를 바꾸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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