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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상처의 노래 1부(부제: 비창)
작가 : 소피스트
작품등록일 : 2019.9.2

청춘들의 사랑과 아픔을 그린 소설입니다.

 
20화 광주에서
작성일 : 19-09-23 20:11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2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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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광주에서

 

  풍물패 동아리 회원들이 광주에 내려온 지 하루가 지난 밤이었다. 그들은 ㅈ대의 넓은 운동장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한총련 출범식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내려온 대학생들은 운동장에 자리를 꽉 메운 채 앉아 있었다. 단상위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그동안 준비했던 공연들을 학생들한테 선보이고 있었는데 그 중에는 김영삼 대통령을 클린턴 대통령의 하수인으로 모욕하는 노골적인 연극도 있었다. 밤이 깊어지면서 주위에는 찬바람이 일기 시작했지만 단상위에서 이어지는 북춤에 학생들의 열기는 오히려 한층 더 타오르고 있었다.

  북춤이 끝나고 새로이 한총련 의장에 뽑힌 학생이 깃대에 높이 걸려있는 성조기를 향해 불붙은 화살을 쏘아 올렸다. 화살은 그대로 성조기에 가 꽂혔고 성조기는 삽시간에 불타 잿더미가 되어 버렸다. 때를 같이하여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의 환호가 어둡고 추운 밤 속에서 일제히 터졌다. 희연은 그 광경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애초에 이런 행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분위기에 빠져들지 못하고 오히려 조금 전부터 일기 시작한 찬바람에 몸을 자주 떨었다.

  “에취.”

 희연은 크게 재채기를 했다.

  “춥니?”

  옆에 앉아있던 유진이가 희연이를 돌아보며 물었다. 유진의 얼굴은 흥분이 된 듯 매우 상기되어 있었다.

  “아니야. 괜찮아.”

  “그만 들어가서 자지 그래? 너 감기 걸린 것 같은데.”

  “괜찮아. 그냥 재채기 했을 뿐인데. 뭐.”

  “정말 괜찮아?”

  “응.”

  “그럼 이거라도 입고 있어.”

 유진은 자신이 입고 있는 잠바를 벗어서 희연이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고마워.”

  “그런 말은 친구 사이에 하는 게 아냐.”

 유진은 말을 마치고 단상위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단상에서는 어느새 사물놀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친구?’

 희연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조금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유진은 언제나 자신한테 친구라는 말만을 했었다.

 

  새벽 3시가 되어서야 둘째 날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자러 들어갔지만 운동장에는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일정이 끝나서야 자리에서 일어섰다. ㄱ대 풍물패 회원들도 많은 학생들이 자러 들어갔지만 유진, 재수, 민이, 희연은 일정이 끝난 새벽 3시에야 자리에서 일어섰다. 네 명의 학생은 강의실로 돌아가고 있었다. ㅈ대에 내려온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요를 하나 덮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에취”

 희연은 손으로 입을 막으며 재채기를 했다.

  “그러길래 내가 아까 들어가서 자랬잖아? 가뜩이나 몸도 약하면서.”

 유진은 걱정스런 얼굴로 희연이를 쳐다보았다.

  “괜찮다니까. 그냥 감기일 뿐인데, 뭐.”

  네 명의 학생은 강의실로 돌아와서 요를 깔고 자리를 잡고 누웠다. 유진과 재수와 민이는 피곤했는지 금새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희연은 잠이 든 유진이의 모습을 행복한 미소로 바라보고 나서 눈을 감았다.

 

  다음 날도 밤이 되자 학생들은 다시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단상위에서는 북춤이 흥겹게 펼쳐지고 있었다.

 ㄱ대 풍물패 회원들도 다들 그 곳에 모여 있었는데 희연은 조금 전부터 계속 기침을 해대고 있었다. 어제 걸린 감기가 더 심해진 모양이었다.

  “괜찮아? 그만 들어가서 자지 그래?”

  유진은 걱정스런 눈으로 희연이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이 정도 가지고 뭘.”

  “그렇게 고집만 부리지 말고 그만 들어가서 자. 그러다가 더 심해져서 올라가면 네 어머니가 걱정할거 아냐.”

  희연은 어머니라는 말에 유진이 어머님이 생각났다. 여기에 내려와서 아직 유진이의 어머님한테 전화를 한 번도 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자 죄를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럴까? 그럼 나 그만 들어가서 잘 게.”

  “그래, 잘 생각했어. 들어가서 푹 쉬어.”

 희연은 유진이의 안부를 뒤로하며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강 여사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흘러나왔다.

  “어머님, 저예요. 희연이.”

  “그래, 잘 지내고 있냐?”

  강 여사는 무척이나 반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예. 잘 지내고 있어요. 유진이도 잘 있고요.”

  “그래. 다행이구나. 근데 목소리가 왜 그러냐?”

  “감기가 좀 들어서요.”

  “저런. 조심하지 않고.”

  “괜찮아요. 어머님. 별로 심하지 않으니까요. 그럼 모레 올라갈게요.”

  “그래. 몸조심하고 잘 지내다 올라오너라.”

  희연은 전화를 끊었다. 감기 때문인지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다. 희연은 잠을 청하기 위해 강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진이 어머님이 걱정한 대로 이 곳에서 별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미 전경들이 주변에 쫙 깔린 채 만약의 사태에 대비를 하고 있었지만 김영삼 문민정부는 아직 초기단계였다. 그런 까닭에 이런 한총련이라는 이적단체를 대할 때 아직은 강경책 보다는 온건책을 택할 것이라는 것을 희연은 잘 알고 있었다.

  강의실로 돌아온 희연은 요를 깔고 누운 후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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