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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1. Dream #13
작성일 : 18-06-21 23:27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2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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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른손에 쥔 방망이 끝에서 떨어지는 붉은 액체를 보는 순간 생각이 멈췄다. 그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퍽”소리가 왜 들렸는지에 대해 본능으로 알아차렸다. 자칫 잘못하면,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저렇게 될 수도 있단 생각에 숨이 막혀왔다.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저 꿈 속이기에 혹시나 하는 바램, 잘못 본 거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걱정을 하는 나와는 달리 태평하게 본인 할 일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자 괜한 짓을 하고 있는 건가 의문이 들었다.

 

 ‘그냥 계속 기어갈까..’

 

 괜히 가만히 쳐다보기만 하다간 다시 한번 똑같은 일을 겪을 수도 있기에 모든 것에 신중을 기했다.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금씩 나아가려고 하자 점점 손이 떨리더니 팔까지 흔들렸다.

 

 방망이에서 떨어지던 붉은 액체를 본 그 순간이 머릿속에 떠나질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해야 하지만 극단적으로 된 생각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번져만 갔다. 공포심에 모든 방법을 부정하며 안될 거라고 수십, 수백 번을 자책하며 이러다가 나도 저렇게 될 거라고 두려워했고, 결국 처음으로 돌아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시도라도 해볼까?’

 

 생각만 하다가 나아진 게 없기에 이렇게 된 거 시도라도 해보자는 생각이 머릿속을 장악해나갔기에 떨리던 마음을 다잡고 대책을 세웠다.

 

 ‘지금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극히 원초적인 생각. 비좁은 환기구 안에서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머리를 굴렸지만 깊게 생각하면 할수록 뇌리에 새겨진 그 순간들이 조금씩 새어 나와 목을 조르는 듯했다. 그 탓에 심장은 살짝만 건드려도 터질 듯이 뛰었다.

 

 위태롭게 버티던 것들이 점차 무너지더니 시작을 하기도 전에 또다시 스스로에게 나오지도 못할 질문만 되풀이했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해?’

 

 머리를 부여잡은 채 눈을 질끈 감았다. 머리 깊숙한 곳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생각들 때문에 아파오는 통증을 느꼈기에 도무지 집중할래야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은 채 자세를 바꾸고는 눈을 뜨니 그녀가 사라졌다.

 

 잘못 본 건가 싶어 눈을 비비고 쳐다봤으나 주위에는 형체들만 왔다 갔다했다. 혹시 근처에 맴도는 게 아닐까 싶어 귀를 기울이니 아무런 소리 또한 들리지 않는 걸로 봐선 이미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멀리 간 듯싶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지만, 혹시 언제 다시 그녀가 이곳으로 돌아올지도 모르기에 섣불리 행동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비좁기만 한 이곳에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생각을 하기보다는 움직였다.

 

 살짝 높은 위치여서 그런지 잠시 붕 뜨는 느낌을 받았지만 착지를 잘못하는 바람에 결국 바닥을 뒹굴었다. 다리가 살짝 저렸지만 걷는 데는 아무런 지장도 없어 보였다.

 

 막상 저지르고 보니 별거 없었다. 살짝(?) 허무함을 느끼며 어디로 갈까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형체들이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저 쳐다보기만 했지만 그들의 눈빛이 어딘가 무서웠다. 형체들은 내 움직임을 오고 가면서 고개만 돌려 쳐다보다가 멀어지면 관심 없다는 듯 다시 앞을 쳐다봤다.

 

 그렇게 원하지도 않는 형체들의 눈빛을 한 몸에 받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헤맸다. 어디가 어딘지 모르기에 무턱대고 아무 데나 갈 수는 없기에 주변을 왔다 갔다 하기만 했다.

 

 방법이 없을까 싶던 찰나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형체들이 움직이는 것은 불규칙했지만 한 곳만은 피하면서 나아갔다.

 

 ‘왜 저 어두컴컴한 길로는 형체들이 안 가는 걸까?’

 

 형체들이 알면서도 안 가는 건지, 무의식적으로 피하는 건지 알 수는 없었으나 지금의 상황에선 저곳에 무언가 있거나, 어딘가로 통하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형체들도 안 가는 곳을 나 혼자 가기엔 살짝(?) 꺼렸기에 선뜻 나서질 못했다. 등을 돌린 채 다른 곳을 찾아가려고 했지만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두려움을 넘어, 호기심이 생겼다. 잠깐만 갔다와도 별문제없을거란 생각에 조심스레 다가가 한손은 벽에 짚은 채 한걸음씩 내딛었다.

 가면 갈수록 뒤쪽이 점점 희미해지더니 이젠 앞으로 가는건지, 뒤로 가는건지 분간이 가지않을 정도로 어두워졌다.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어둠속에서 벽을 짚은 채 걷고있었지만 무섭다는 생각은 이제 들지도 않았다. 그저 뭐가 있을까란 호기심에 더욱 발걸음을 재촉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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