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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1. Dream #11
작성일 : 18-06-21 23:26     조회 : 13     추천 : 0     분량 :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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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도움의 손길일까란 생각이 들기도 전에 그는 술래잡기는 시시하다는 듯이 당당하게 조금씩 다가오는 듯했다. 그렇게 다른 장난이라도 치고 싶어 하는 그의 말투에서 묻어 나오는 끼를 보아하니 내가 도와달라고 해도 재미없다고 흥미를 잃고 갈 듯싶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을 뒤집은 행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조금도 그녀에 대해 무서움을 느끼기는커녕 그 스릴을 즐긴다는 듯이 도발을 했다.

 

 “머릿속까지 단순무식해가지고 그런 좁은 곳까지 기어들어가는 건가?”

 

 깔깔거리며 웃는 그의 행동에 몹시 불쾌했다는 듯이 다시 이상한 소리와 함께 더불어 멀어지는 발소리를 내며 그녀가 말했다. 그녀의 표정을 보지는 못했지만, 희열을 느낀다는 듯이 목소리에 떨림이 느껴졌다.

 

 “변태 자식.. 거기 있었구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기 드르륵거리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속도로 그녀가 쫓아간다는 듯 발소리도 멀어져 갔다. 그러자 멀리서 웃으면서 도망이라도 친다는 듯이 또 다른 발소리가 멀어져 갔다.

 

 “나 잡아봐라~”

 

 끝까지 장난스러운 그의 말이 끝날 무렵 어딘가에 내려치는 소리와 더불어 깔깔대는 소리가 하나, 둘 발소리와 함께 멀어지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얼떨결에 위기를 넘겼다는 생각에 틀어막은 입을 열자 긴장감도 함께 사라졌다. 조심스럽게 밖을 나가보기 위해 다리를 움직이려 했으나 힘이 안 들어갔다. 움직일 수도 없자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는지 헛웃음이 나왔다.

 

 ‘도대체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됐다. 허나 시간이 지나자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한시라도 빨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곳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에 단순 명료하게 두 가지의 방법이 나왔다.

 

 하나는 환기구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면서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대로 환기구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전자를 선택하자니, 언제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도 모르고, 또다시 그녀를 만날 수도 있기에 자연스럽게 안전하게 가는 거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후자를 택하려고 했다.

 

 천천히 기어가면서 아까처럼 소리가 나면 누군가 또 쫓아올 수도 있기에 조심스레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환기구에 살짝 진저리가 나기 시작했다. 끝이 안 보는 것은 물론이고, 앞도 캄캄해서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괜히 왔단 생각이 들자 ‘사실은 시간이 얼마 흐르지도 않았고, 나는 얼마 가지도 않은 건데 벌써부터 포기하는 건가?’싶었지만, 이 사실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조심스레 환기구를 기어가야 하는 건지도,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음에도 무엇 하나 보이지도 않는 지금의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돌아갈까 싶어 뒤를 돌아보니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기에 안 갈 수도 없는 노릇,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하는 수 없이 계속 기어갔다.

 

 그렇게 나아가기를 한참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릿속이 아늑해질 무렵,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던 눈앞에서 희미한 빛이 위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혹시나 누군가 파놓은 함정이 아닐까 싶어 살짝 주춤거리긴 했지만, 어찌 됐건 이곳이 끝이 아니라 나아가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한순간이라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단 생각에 눈이 멀어 빛을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빛에 가까워질수록 이곳보다 편하고, 안전한 곳이 있을 거란, 나아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나 물건이 있을 거란 희망이 점점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빛을 비추는 밑을 내려다보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다. 희망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머릿속은 복잡했다.

 

 ‘도대체 저게 뭐야..’

 

 지금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마치 모든 것을 잃었다는 듯, 아니 까마득히 어둡기만 한 눈을 보이며 상체만 허공에 뜬 채 주위를 서성이는 형체들이 보였다. 그것들은 마치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듯 쳐다보기는커녕, 오히려 서로를 통과하듯이 부딪히는 일도 없었다. 꾸준히 쳐다보니 그들은 관심이 없기에 나에게 어떠한 위협도 주지 못할 것 같았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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