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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래에서 온 신녀
작가 : 시엔시엔
작품등록일 : 2019.9.21

걸쭉한 입담을 가졌다는 것 외에는 평범한 취준생이던 한미리. 혼자만의 여행 중 갑자기 백제로 이동했다? 현대로 돌아갈 단서를 찾지도 못한 채 백제궁으로 가게 된 미리. 그곳에서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치열한 궁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리의 생존기가 시작된다. 잠깐, 그런데 여기에 로맨스가 빠지면 또 서운하지. 백제의 남자들은 또 왜 이렇게 멋진 거야. 과연 미리는 휘말린 위험도 극복하고 사랑도 쟁취할 수 있을까?

 
17화-또다시 외톨이
작성일 : 19-10-03 11:46     조회 : 32     추천 : 0     분량 : 6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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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늘도 어김없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동이트기 전에 처소의 궁녀들은 각자의 일터로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나도 늘어지는 하품을 하며 리타와 함께 처소를 나왔다.

 

  화인은 우리보다 일터가 가깝기 때문에 조금 뒤에 나오기로 했다.

 

  내가 기지개를 켜며 처소 앞마당을 가로질러 갈 때 주변의 궁녀들이 날 곁눈질하며 소곤거리는 것이 보였다.

 

  내가 쳐다보다 그녀들은 황급히 시선을 거두며 입을 다물었다.

 

  이상하다.

 

  내가 예민한 건가?

 

  내가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들에게서 눈을 떼자 다시 궁녀들이 날 곁눈질하며 속닥거렸다.

 

  “야,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니. 왜?”

 

  “근데 왜 사람들이 자꾸 날 쳐다보지?”

 

  “너 너무 자의식 과잉 아니야? 모든 사람들이 다 너만 보는 줄 알아?”

 

  리타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 말을 받아쳤다.

 

  그런가?

 

  물론 내 머리색이 특이하여 그전에도 날 몰래 곁눈질로 훔쳐보는 궁녀들은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전과 미묘하게 느낌이 달랐다.

 

  그때보다 기분이 몇 백 배는 더러웠다.

 

  “야, 나처럼 남 눈치 안보는 사람도 없다고. 아, 근데 왜 이렇게 귀가 간지럽지?”

 

  난 살살 신경을 건드는 간지러움에 지루한 표정으로 귀를 후비면서 나의 일터 일월전으로 향했다.

 

 

 

 ***

 

 

 

  일월전 소주방에 온지 얼마 안 되어 새벽에 느꼈던 궁녀들의 반응이 내 착각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평소라면 방긋 웃으며 날 반겨줬을 하급궁녀 동기들이 오늘은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했고 어떤 궁녀는 아예 날 쳐다보지도 않았다.

 

  다행히 나의 단짝 은임은 평소와 똑같았다.

 

  “은임아, 혹시 다른 애들이 내 얘기하는 거 못 들었어?”

 

  내가 채소를 다듬는 은임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작은 소리로 물었다.

 

  은임은 내 물음에 고개를 갸웃했다.

 

  “응. 아무 말도 못 들었는데? 왜?”

 

  “아, 아니…. 오늘따라 자꾸 날 보면서 속닥거리는 거 같아서.”

 

  제각기 할 일을 하는 궁녀들을 불안한 눈으로 흘끗 거리는 날 보며 은임은 해맑게 웃었다.

 

  “미리야. 여기 애들 다 너 좋아해. 그리고 무슨 소문이 돌았으면 당연히 내 귀에도 들어왔을 거야. 그러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요새 수면부족과 사밀에 대해 고민하느라 내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진 것일 거야.

 

  리타와 은임도 별다른 말을 못 들은 것 같으니 신경 쓰지 말자. 한미리.

 

  난 마음을 그렇게 다독이며 채소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쟤 말이야….”

 

  “…내 동기가 그러는데….”

 

  “…그게 정말이야?”

 

  오전 내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내 주변으로 속삭이는 궁녀들의 목소리가 자꾸만 내 신경을 건드렸다.

 

  언뜻언뜻 들리는 말소리가 들려 내가 다가가면 궁녀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뚝하고 말하는 것을 멈추었다.

 

  은임의 말대로 내가 괜히 착각한 것인가 하여 몇 번이나 그렇게 해보았지만 열에 열은 전부다 그런 반응이었다.

 

  ‘이것은 분명히 내 험담이다.’

 

  점심밥을 먹을 때가 돼서야 난 그렇게 확신했다.

 

  “미리야, 밥 먹으러 가자.”

 

  은임이 내 팔을 잡으며 말하자 난 화들짝 놀랐다.

 

  “어? 어. 그래. 가자.”

 

  “너 오늘 좀 이상한 것 같아. 무슨 일 있어?”

 

  묻는 말에 난 머뭇거리다 입을 떼었다.

 

  “그게….”

 

  내가 막 말을 꺼내려고 했을 때 우리와 같이 일하는 하급궁녀 몇이 다가왔다.

 

  “은임 궁녀. 오늘은 우리랑 밥 같이 먹으러 가십시다.”

 

  “좋지요. 미리 궁녀, 같이 가요.”

 

  은임이 내 팔을 잡아끌자 그녀들의 표정이 곤란하다는 듯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어…. 미리 궁녀는 좀….”

 

  그녀들의 반응을 보니 정말로 나에 대해서 무슨 소문이나 험담이 백제궁을 한 바퀴 돈 것 같았다.

 

  “나는 왜 안 된다는 것이오?”

 

  내가 그녀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자 마치 날 피하듯이 그녀들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그들끼리 무어라고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어쭈? 지금 뭣들 하는 것이오? 뒤에서 속닥거리지 말고 시원하게 면상에 대고 말해 보시오.”

 

  내가 눈썹을 치켜뜨며 다소 거칠게 말하자 궁녀들 몇몇은 겁을 잔뜩 집어 먹은 표정으로 은임에게 처음 말을 걸었던 궁녀를 쳐다봤다.

 

  오호라, 그래. 주동자가 너구나?

 

  “은임 궁녀, 이제부터 우리와 함께 다니시오. 미리 궁녀와 함께 다녀봤자 좋을 것 없을 것이오.”

 

  그녀가 날 완전히 무시하고 은임에게 말했다.

 

  이것 봐라? 지금 사람을 무시해?

 

  “이보시오. 사람이 물었으면 답을 해야 할 것이 아니오.”

 

  내가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

 

  “꺄악!”

 

  “어떡해!”

 

  그녀의 뒤에 있던 궁녀들 몇이 소리를 질렀다.

 

  난데없는 비명소리에 나 역시 적잖이 당황했다.

 

  그리고 내가 어깨를 툭툭 친 궁녀의 표정은 거의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았다.

 

  뭐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난… 저주 받았어! 이제 어떻게 해!”

 

  “아, 아니…. 내가 만졌다고 무슨 저주 받았다고 그러시오?”

 

  “그래요. 미리 궁녀에게 왜들 이러시오.”

 

  은임까지 가세하자 그녀들은 날 바라보며 벌벌 떨면서도 그 이유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미리 궁녀가 우릴 저주할 것이오!”

 

  “…귀신을 볼 수 있다고 했소.”

 

  “은임 궁녀도 가깝게 지내면 분명 화를 입을 것이오!”

 

  “그 머리! 그 붉은 머리가 신기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하오!”

 

  “도깨비불을 부리는 걸 봤다는 아이도 있소.”

 

  한 명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나머지 궁녀들도 저마다 입을 열어 나에 대한 그 소문이란 것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여러 명이 말하니 도무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한 명만 말하시오! 이왕이면 정리해서 말하면 좋고.”

 

  내 고함소리에 궁녀들은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그녀들이 두려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침묵을 유지할 때 누군가가 우리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그럼, 내가 정리해주겠소.”

 

  나와 은임을 포함한 궁녀들의 시선이 일제히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쏠렸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고리타였다.

 

  뭐야, 쟤는 새벽까지만 해도 모르는 눈치였는데?

 

  “그래, 어디 한 번 들어나 봅시다.”

 

  리타가 풀어놓은 이야기는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아니, 놀라운 것을 넘어 황당하기까지 했다. 리타의 말은 이랬다.

 

 

  소문은 작은 것부터 시작되었다.

 

  백제인들과 다른 내 붉은 머리에 대해 궁녀들은 궁금증을 품기 시작했고, 어떤 궁녀가 밤에 내가 도깨비불을 부린다는 것을 봤다고 하면서 그 소문은 점점 윤곽을 갖추기 시작했다.

 

  처음엔 다들 그 궁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도깨비불이라니?

 

  하지만 며칠 뒤 또 다른 궁녀가 내가 도깨비불을 부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나에 대한 목격담이 쏟아져 나왔다.

 

  누구는 내가 도깨비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었다고 했고, 누구는 내가 하늘을 보며 주술을 외는 것을 봤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목격자들은 내가 도깨비불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대관절 손에서 시퍼런 불이 쏟아져 나오지 않겠어?”

 

  “아니야, 시퍼렇다 보단 달빛처럼 창백했어.”

 

  “허리춤에서 왔다 갔다 했다니까?”

 

  목격자들의 진술은 조금씩 달랐지만 대략적인 뼈대는 일치했다.

 

  그리고 며칠 뒤 궁녀들 사이에서 새로운 증언이 나오면서 소문은 조금씩 그 몸집이 커졌다.

 

  그것은 바로 내가 귀택전에 드나든다는 이야기였다.

 

  누구는 내가 귀택전에서 귀신들을 만난다고 했고, 누구는 귀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몇몇의 궁녀들은 내 붉은 머리가 신기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는 아직 그 소문을 허무맹랑하다며 믿지 않는 궁녀들도 꽤 많았다.

 

  하지만 세답방 궁녀 지련이 빨래터에서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면서 다시 나에 대한 소문이 한바탕 궁녀들을 휩쓸고 지나갔다.

 

  나와 지련이 앙숙관계인 것은 웬만한 궁녀들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었다.

 

  “한미리, 걔가 지련에게 저주를 한 날 오후에 지련이 크게 다친 거라니까?”

 

  이 말은 지련과 어울려 다니는 궁녀의 입에서부터 나왔다.

 

  한미리가 저주하고 지련이 다쳤다.

 

  이 이야기는 신기 있는 내가 귀택전에서 제사를 지낸다는 것에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곧 궁녀들 사이에선 나와 가까이 다니면 저주를 받아 다치거나 죽는 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그 소문이 내가 일하는 일월전 소주방까지 퍼진 것이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내가 밤에 사용한 손전등 빛을 도깨비불로 오해하고, 한자공부하기 위해 귀택전을 드나드는 것을 귀신과 대화 내지는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오해하면서 내가 신기 들렸다는 이상한 소문이 퍼졌다는 것이었다.

 

  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들으니 왜 새벽부터 궁녀들이 날 보며 속닥거렸는지 이해가 됐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도대체가 어이가 없어서….”

 

  내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지.”

 

  설명을 마친 리타 역시 팔짱을 끼고 내 생각에 동의했다.

 

  내가 조금 놀란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자 내 시선을 느꼈는지 리타가 덧붙였다.

 

  “이런 황당한 이야기를 믿는 자들이 이상한 거지.”

 

  그녀의 말에 나를 몰아세운 궁녀들이 쑥덕거렸다.

 

  은임에게 처음 말을 걸었던 궁녀가 리타를 보며 말했다.

 

  “증인이 있소!”

 

  “증인? 하! 대체 그 증인이란 사람이 누군데 그러오?”

 

  “세답방 궁녀 지련이오.”

 

  “…뭐?! 지련 그 X이!”

 

  내가 발끈하자 리타가 내 팔을 붙잡았다.

 

  안 봐도 뻔했다.

 

  지련 고것이 항간에 떠도는 내 소문을 듣고 분명 보지 않은 것도 본 것처럼, 일어나지 않은 것도 일어난 것처럼 꾸며 자신의 실수로 인한 낙상이 내 저주 때문이라고 떠벌리고 다녔을 것이다.

 

  내가 일월전 나인으로 뽑히던 날 등 뒤에서 가만 안두겠다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지련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울리는 것 같았다.

 

  “그러니 은임 궁녀, 더 이상 미리 궁녀와 가까이 지내지 마시오. 다 궁녀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오. 그러니 같이 갑시다.”

 

  궁녀들이 은임의 팔을 끌어당기자 복잡한 표정의 은임은 내 곁을 떠나 그녀들에게로 끌려갔다.

 

  나와 리타 반대편에선 은임을 포함한 궁녀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하나 생긴 것 같았다.

 

  은임은 궁녀들의 이야기를 믿어야할지 아니면 날 믿어야할지 갈등에 빠진 것 같았다.

 

  난 착잡한 표정으로 은임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어냈다.

 

  “난 괜찮소. 그들하고 가시오. 이제… 더는 알은체 하지 않겠소.”

 

  난 그 말을 하고 소주방을 뛰쳐나갔다.

 

  나 때문에 은임에게 피해를 줄 수 없었다.

 

  나야 원래 백제에서 친한 사람도 없고 이곳에 연고도 없지만 은임은 달랐다.

 

  이곳은 그녀의 터전이었다.

 

  내가 그녀의 삶을 망칠 수는 없었다.

 

  “허억…. 헉. 헉.”

 

  내가 한달음에 뛰어 도착한 곳은 백제궁 구석에 위치한 우물가였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뜀박질로 인한 것보다 방금까지 날 바라보던 수많은 그 눈동자들과 수군거리는 웅성거림 때문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아니, 애초에 이것이 내 잘못일까?

 

  단지 내가 이방인이라는 것 때문에 생긴 일일까?

 

  아무 연고도 없는 백제라는 낯선 땅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내 노력을 비웃듯 현실은 날 자꾸만 밑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난 거친 숨을 내뱉으며 우물 옆 음지에 쭈그려 앉아 다리를 끌어안았다.

 

  처음 백제 미륵사지에 떨어진 순간부터 지독하게 날 따라오던, 하지만 애써 외면하던 외로움이 사무쳤다.

 

  이곳에서 날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보듬어줄 사람은 없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자 한없이 울적해졌다.

 

  저벅저벅.

 

  우울함에 빠져있던 그때, 우물가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고작 도망쳐온 곳이 이곳이야?”

 

  뭐가 불만인지 항상 뚱한 표정에 날카로운 눈을 가진 나와 같은 일월전 궁녀이자 나의 룸메이트 고리타였다.

 

  “도망치긴 누가 도망쳤다고 그래.”

 

  내말에 리타는 피식하고 웃으며 내 옆에 쭈그려 앉았다.

 

  “그래, 그래야 한미리 답지.”

 

  “넌 왜 따라 나온 거야? 가서 다른 애들하고 밥이나 먹지.”

 

  “잊었나본데, 나도 너처럼 친구 없거든?”

 

  리타의 말에 나도 피식하고 웃었다.

 

  “아주 자랑이다.”

 

  대화가 끊어지자 우리가 기댄 담 뒤 거대한 뽕나무에서 맴맴 울어대는 매미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전에는 리타와 한 공간에 같이 있기만 해도 어색하고 불편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비록 말은 밉상으로 해도 리타가 날 생각해서 이곳에 왔다는 것을 알았다.

 

  “…넌 내가 안 무서워? 나 신들린 미친 여자잖아.”

 

  손을 꼼지락대며 내가 물었다.

 

  “뭐가 무섭냐? 네가 진짜로 저주를 내릴 수 있다면 날 가만히 뒀겠냐?”

 

  “쳇, 그래도 양심은 있나보네.”

 

  리타는 엉덩이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니까 그렇게 축 처져 있지 마. 평소보다 더 꼴불견이니까.”

 

  리타의 말에 나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너 한 결 같이 재수 없는 거 알지?”

 

  “넌 뭐 재수 있는 줄 아냐? 얼른 가자. 너 때문에 점심 굶고 일할 수야 없지.”

 

  “흥, 따라오라고 내가 시켰냐? 하여간 말본새하고는.”

 

  난 투덜거리며 리타의 뒤를 따랐지만 내 입가엔 은은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래, 이깟 것에 무너질 내가 아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제대로 즐겨주지. 백제에서의 막장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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