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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공삼이의 선택 (2)
작성일 : 19-01-09 06:33     조회 : 41     추천 : 1     분량 : 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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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라는 곳에 갇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한지 2일째.

 그리고 자격 시험이 끝난지 3일째.

 나는, 아직도 연재를 하지 않고 있다.

 

 쏴아아아-

 

 오늘도 괜히 화장실의 변기물을 내려본다.

 빙글빙글 소용돌이를 만들며 사라져가는 물이, 왜인지 모르게 감정적으로 다가왔다.

 

 털썩

 

 두개 있는 침대 중, 사이즈가 비교적 작은 침대에 엉덩이를 걸터앉아, 자연스럽게 천장으로 시선을 옮겼다.

 밝게 빛나는 천장의 불빛이, 지난날의 환상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내가 노블이라고 깨달은 시점부터 해서, 고민 끝에 내린 어정쩡한 결정 때문에 절대법전 앞으로 끌려간 일.

 그때 본 절대법전은, 눈 앞의 빛보다 밝았었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법전을 볼 때, 눈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밝음은, 시신경이 아닌, 영혼을 통해 전해져오는 것이었으니까.

 라이브에서 이야기들을 열람할 때처럼 말이다.

 

 "빛...빛이라...."

 

 괜히 의미 없이 빛이라는 단어를 중얼거려본다.

 그렇게 중얼거리며, 내 머릿속에 빛이라는 생각의 씨앗을 심어보려 했지만.

 

 "하아..."

 

 머릿속은 이미, 연재와 이적이라는 씨앗이 싹을 트다 못해, 풍성한 나무까지 성장한 상태였다.

 그 두 나무가 영양분을 다 빨아먹어, 더 이상 새로운 생각을 심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빛'이라는 씨앗마저 두 나무의 영양분으로 흡수될 정도니, 말 다한 거다.

 그만큼 내 고민은 컸다.

 

 "연재는 해야되는데... 얼만큼 하지?"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도, 들어가서 변기에 엉덩이를 걸친 뒤에도, 계속해서 물어보았던 질문을 또 다시 허공에 던져본다.

 그 외에도 여러 질문들을 마구잡이로 입 밖으로 내뱉었다.

 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생각으로 이루어진 질문들이, 대답을 들려줄리가 없었다.

 나도 지금 내가 무슨 말을 내뱉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스응-

 

 그때, 시야 한쪽에 변화가 생겼다.

 옳다구나! 싶은 마음에 나는 내 온 신경을 그쪽으로 돌렸다.

 

 "또 그러고 있는거냐?"

 "아하하... 오셨어요?"

 "그렇게 힘들면 그냥 방으로 돌아가라니까."

 "아뇨, 괜찮아요. 여기도 편해요."

 "내 말은... 하아.. 됐다. 됐어."

 

 화제도 돌릴겸 해서, 나는 나이라님이 들고온 것에 시선을 돌렸다.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그녀가 손을 들어보이며 다가왔다.

 

 "자, 저녁 가져왔다."

 "오오! 이번엔 어떤 맛이죠?"

 

 일부러 호들갑을 떠니, 그녀도 보다 활발하게 대응을 해줬다.

 그 덕분인지, 방 안의 분위기가 살짝 변하는 것 같았다.

 보다 활기차게 변한 장내의 분위기가, 내 머리를 잠시마나 편하게 해주는 것 같다.

 

 "그보다, 어때요?"

 "뭐가."

 "아니, 그... 바깥 상황이요..."

 

 식당, 화장실, 치료소와 마찬가지로 벽면에 붙어있는 구조물 중 하나인 숙소.

 이중문을 거쳐 이곳, 2인용 방에 들어온 나는, 그 뒤로 숙소 바깥은 커녕 방문 밖으로도 못나가고 있다.

 이렇게 좁디 좁은 방 안에서 할게 뭐가 있겠는가.

 바깥에선 그나마 구경으로 시간을 때울 수 있었지만, 이곳은 가만히 있으면 생각만 하게 되는 공간이다.

 대화 상대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녀는 바쁜 것인지 하루의 절반 정도는 밖에서 지내다 왔다.

 해서, 나는 매번 그녀가 있을 때면, 억지로라도 대화를 진행시켰다.

 그중, 가장 꺼내기 좋은 화제는 바깥의 상황이었고.

 

 "너... 진짜... 그럴거 아니지?"

 

 매번 바깥 상황을 물을 때마다, 그녀는 저런 질문을 해오곤 했다.

 그러면 나는 항상 부정의 의미가 담긴 대답을 내놓곤 했다.

 그것은 오늘,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네, 안나간다니까요?"

 

 이런식으로 대답하면, 그녀는 혹여나 내가, 호기심에 못이겨 뛰쳐나가기라도 할까봐, 조심스럽게 바깥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내가 그렇게 까지 호기심에 미친놈으로 보이는걸까?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어쨌든, 그녀가 들려주는 얘기는 항상 달랐다.

 그 덕분에 나는, 딴 생각하지 않고 그녀의 말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근데 너. 언제쯤 그거 할거야?"

 

 바깥 이야기가 얼추 끝날 때 즈음.

 그녀가 눈짓으로 내 손들을 가리켰다.

 그녀의 그런 행동 덕분에, 간신히 억눌러왔던 생각들이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생각의 물결 속에서, 되려 내 '낙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요 이틀간 알아낸 것인데, 생각이 많을 때 낙인에 집중을 하면, 의외로 차분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맨몸으로 거센 파도에 휩쓸리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나무 뗏목이라도 발견한 느낌이랄까?

 

 "...야, 괜찮냐?"

 "네? 아아..."

 

 나는 대답 대신 두 손을 들어 천장에서 쏟아지는 빛을 막았다.

 그리고는 손이 만들어준 그 차양(遮陽)을 가만히 올려다 봤다.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태기에, 한 행동이었다.

 

 "...뭐, 뭔데?"

 "...."

 "...하아..."

 

 손등에 자리잡은 [휴재]라는 낙인을 가만히 보고 있는데, 그녀가 한숨을 내쉬더니, 돌연 내 두 손을 잡아왔다.

 

 "안되겠다. 그냥, 지금 하지 말고. 방에 돌아가서 차분한 상태에서 하자."

 "?"

 

 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낙인에서 초점을 떼고 그녀를 쳐다보니, 그녀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지금은 좀 많이 불안해 보인다. 그러니까 우리, 방에 돌아가서 하자. 알겠지?"

 

 아직도 머릿속이 많이 복잡하긴 하지만, 그녀가 하는 말은 전달된 것 같았다.

 해서 나는 물었다.

 

 "네? 뭘요?"

 "뭐긴 뭐야. 돌아가서 연재하자고."

 

 이번엔 제대로 알아들었다.

 

 "왜요? 아니, 애초에 거기선 못하는 거 아니에요?"

 "뭘 못해. 이것만 차고 있으면, 어디 있던지 상관 없거든?"

 "??"

 

 그녀의 말이 맞다.

 나 또한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던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머릿속은 복잡하기 그지 없는 상태.

 해서 나는 나의 반응을 정정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흘려보냈다.

 침상 한쪽에 있는 그릇을 치운 뒤, 두 다리까지 위로 올려 명상의 준비를 한다.

 그런 나를 신경쓰지 않는 것인지, 아니지. 오히려 내 행동이 불안함만 더 키워줬는지, 그녀의 말이 빨라졌다.

 알아듣는데 머리가 살짝 지끈거릴 정도로.

 

 "그냥 기권하고 올테니까. 그때까지만 참고 기다리고 있어."

 "...."

 "기권하려면 일단 경기장에 가긴 가야하니까..."

 

 그녀가 말하는 와중에 난 기권이라는 단어를 알아들었다.

 

 "기권...이요?"

 "어차피 간수들 이기면 독방 놈들이랑 붙는데, 웬만해선 피하는게 좋지."

 "....?"

 "그리고 간수들과는 다르게, 독방 놈들은 기권이고 뭐고 안받아주고 들이받을 가능성이 크니까... 응. 그런거야."

 "전... 괜찮아요."

 "괜찮기는! 군소리 하지 말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알겠지?"

 ".....네...."

 

 난 정말 괜찮았지만, 그것을 어필하기엔 지금의 내 상태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명상 속으로 점점 빠져드는 와중에 대답한 미약한 소리가, 그 상태를 대변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난, 명상에 빠졌다.

 

 -

 

 전과는 다르게 아침부터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눠준 그녀는, 식사를 마친 후에 경기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나는, 어제 명상을 통해 한가지 결심한 것을, 실행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저녁 때쯤 돌아올거야! 그러니까! 점심은 그냥 참아!]

 

 그녀가 내던지고 간 말 때문이라도, 나는 빠르게 준비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았기에.

 침상 한쪽에 있는, 그녀가 남겨놓은 군만두들을 접시 째로 들어, 방 한쪽 구석에 내려놓는다.

 

 "말은 그래도, 참 고마우신 분이라니까."

 

 내려놓은 접시에서 손을 떼기 전, 일부러 군만두 하나를 집어 입안에 욱여넣었다.

 그녀의 배려를 감사히 받아들이며, 침상 위로 올라갔다.

 

 "...아, 샤워라도 할까."

 

 바닥에서 다리를 떼려던 도중, 문득 든 생각.

 그 생각이 들자마자, 나는 망설임 없이 옷을 벗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의 화장실은 방의 축소판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좁아서 불편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달리 불편한 점은 없다.

 

 "..나이라님은 여기 대신 공용 화장실 사용하신다고 하셨지...쿡쿡."

 

 침대나 식탁 같은건 사이즈 조절이 가능해도, 방 자체는 다른가 보다.

 아마도 그녀가 사용할 수 있을 만한 크기가 되려면... 적어도 4~6인용 방에는 가야할 듯 싶다.

 

 쏴아아아-

 

 최대한 즐거운 생각을 하면서, 시원한 물줄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그 상쾌함에, 당장 여기에서 할까도 생각해봤지만.

 

 뚝-

 

 그냥 침대에서 하기로 했다.

 

 "후우우...."

 

 이 결심은, 상당부분 등떠밀려 하게된 거나 마찬가지다.

 그녀가 대회 일로 이곳에 안들어오는 시간 안에 해결하려고 생각했었거든.

 저녁 때까지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뉘앙스로 말했으니, 그때까진 시간이 있을 거다.

 

 스윽-

 

 조용히 심호흡을 하며, 오른손을 왼손과 결합시킨다.

 손바닥과 손바닥이 완전히 밀착되었을 때.

 입을 열었고,

 

 "[다이브]."

 

 곧 내 의식은 어딘가로 빨려들어갔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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