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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운명의 외로운 레이디
작가 : 네번째별
작품등록일 : 2018.11.1

17살의 소녀 아리아, 아리아는 제 부모도 모른 채 어느 저택에서 자라왔다. 그곳에 있는 시녀들조차 그녀를 반갑지 여기 않았고 누구도 믿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운명'이었지만 그 '운명'은 아리아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1화.
작성일 : 18-11-01 18:12     조회 : 65     추천 : 0     분량 : 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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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끼이익.

 

  큰 창문이 열리고 창턱에 뽀얀 팔꿈치가 올려졌다. 그 팔꿈치의 주인은 뽀얀 피부와 빛나는 금색의 웨이브를 머리칼을 가졌다. 그리고 곧 소녀의 투명한 녹안이 하늘을 응시했다. 하늘을 보고 있던 소녀의 앵두 같은 입술이 살며시 열렸다.

 

  “날씨 좋네.”

 

  청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분홍색 잠옷을 입은 소녀는 창문을 열어두고 책상 앞의 의자에 앉아 노트에 무언가를 써 내려갔다. 그녀의 일기장이었다. 소녀가 일기를 다 쓸 무렵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소녀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음에도 문은 벌컥 열렸다.

 

  무례하게도 말이다.

 

  “아침 드세요.”

 

  짧은 말도 참으로 심드렁하게 말한 시녀는 다시금 문을 닫았다. 순간 정색이 된 그녀는 옷장에서 얇은 겉옷을 챙기고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으로 향하는 복도는 조금 길었다. 물론 그곳을 지나가는 시녀는 더러 있었지만, 지나가는 시녀 중 그 누구도 소녀를 없는 사람처럼,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저 제 갈 길만 갈 뿐이었다.

 

  식당으로 들어선 소녀는 아무도 없는 식당에 앉아 식기를 들어 식사를 시작했다.

 

  “……….”

 

  맛은 정말이지 형편없었다. 하지만 모유를 땐 순간부터 먹던 음식인지라 소녀는 이것이 평범한 맛으로 여기고 있었다. 다른 음식들을 먹어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소녀의 나이 17살에 자신의 부모가 누구고,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딘지, 이 나라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처음에는 그것이, 서로를 부르는 이름이 궁금하여 시녀 중 아무나 붙잡고 제 이름을 물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늘 들려오는 것은 불쾌한 듯이 찡그린 시녀의 얼굴과 ‘저리 가세요.’라고 말하는 차가운 말투뿐이었다.

 

  그 뒤로 소녀는 자신을 무시하는 시녀들을 자신도 무시했다. 소녀는 자신의 편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 누구도, 자신 외에는 믿지 않았다.

 

  죽고 싶어서 칼을 위로 올리거나 목을 매기 위해 줄을 매달거나, 약을 먹는 등의 자해를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늘 마음 깊숙이에는 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그때마다 ‘그녀’가 막았기 때문에 죽을 수가 없었다.

 

  비록 ‘그녀’의 중재도 있었지만 죽고 싶지만 살고 싶은, 이상한 마음이 있었다.

 

  식사를 다 마친 소녀는 방에서 책을 가지고 나와 정원의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 오늘 날씨는 아침에 보았던 것처럼 아주 맑고 좋았다. 소녀는 다시 고개를 내린 후 책의 페이지를 넘겼다.

 

  소녀가 못 하는 것은 없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검, 마법, 공부, 손재주. 모든 것을 잘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독학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늘 중간에 그만두었다. 제대로 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한정된 것은 이 넓은 저택뿐이었다. 마법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소녀는 그러지 않았다. 세상 물정도 모르고 나가서 하고 싶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짜증이 나지만 편한 이 저택이 나았다.

 

  책의 절반을 읽은 소녀는 책을 덮고 다시금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을 살며시 감았다. 책이라고 마냥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시간이 빨리 갔고 딱히 할 것이 없었기에 읽었을 뿐이다.

 

  이 저택에 보유하고 있는 책은 약 1000권 정도이다. 소녀는 그것을 전부 다 보았을 뿐만 아니라 몇 더 읽기까지 했다. 그러니 그녀가 공부를 못할 리가 없었다.

 

  ‘낮잠이라도…….’

 

  날이 너무 좋았기에 짧은 잠을 청해보았지만, 누군가 다가오는 것만 같은 인기척에 소녀의 눈썹이 움직였다. 시녀이거니와 하고 얼른 지나가길 생각하며 신경을 껐지만, 인기척은 계속 없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 곳에 멈춰있는 것 같았다.

 

  “아리아 님.”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리아……. 시녀의 이름인가? 근데 ’님‘이라니? 그리고 이곳에 남자가….’

 

  물론 가끔씩 시녀의 남편이나 가족으로 추정되는 남자들이 짧게 오곤 했지만 약간 늙어 보이는 목소리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애초에 이곳에는 ‘님’자를 써가며 부를 사람도 없었다. 이곳엔 시녀들끼리 질서 같은 것도 없고 집사 같은 남자도 없으니 말이다.

 

  근데 남자 목소리가 들려?

 

  소녀는 고개를 내려 눈을 떠 남자를 바라보았다. 하얀 머리카락에 얼굴의 미세한 주름을 보아 조금 나이가 들어 보이는 남자였다. 그는 퍽 인자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리아 님.”

 

  소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제 주위에는 저 앞에 있는 노인과 저 밖에 없었다. 그리고 노인의 시선이 제게 가 있는 것을 느끼고 소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나?”

 

  “네, 아리아 님.”

 

  “내 이름이 아리아야?”

 

  “그렇습니다. 당신의 이름은 ‘아리아 엘 테이나르’입니다.”

 

  처음 듣는, 처음 안 이름.

 

  “그럼 너는 누구야.”

 

  “저는 레오나르.”

 

  남자, 레오나르는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을 모시러 왔습니다.”

 

  그의 말에 아리아의 미간이 좁혀졌다.

 

  “나를 모셔? 누가, 네가? 그걸 시킨 사람은 누구지?”

 

  소녀 아니, 아리아는 그를 의심했다. 무려 17년을 홀로 지낸 이 사당에 이 상황에서 그 누구의 말을 믿겠는가. 하물며 이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도 있는 것을 보면 저는 평민이 아닌 귀족 혹은 그 이상이었다.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리아 님, 언젠가는 알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아리아 님의 ‘운명’이니까요.”

 

  운명.

 

  어쩌면 가장 아름답고 성스런 말이지만 때로는 가장 불행하고 짜증나는 단어다.

 

  아리아는 운명이라는 단어를 가장 싫어했다. 모든 것을 운명이라는 단어로 대체하자면 자신이 이리 버려진 것도, 이름을 17년 만에 안 것도, 사랑 하나 받지 못한 것도…. 모든 것이 운명이라는 뜻이니까 말이다.

 

  사랑, 다정, 행복, 우정 등.

 

  가장 아름다운 말은 아리아에겐 늘 족쇄였고 불행이었다. 이 중 하나라도 그녀에게는 업었으니까. 단지 자신에 대한 ‘믿음’만 있을 뿐.

 

  “안 가.”

 

  아리아는 단호하게 말했다.

 

  “네? 어째서….”

 

  “내가 갈 이유는 없어. 누가 시킨 건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 내가 왜 가야하지? 내가 어떻게 널 믿고? 그리고 운명? 꺼지라고 해. 나는 운명이라는 단어가 가장 싫어.”

 

  아리아는 퍽 날카롭고 차가웠다.

 

  “난 그 누구도 믿지 않아. 당신이 내 신뢰를 얻고 싶다면 정확한 이유를 대.”

 

  레오나르는 손수건을 꺼내어 식은땀을 툭툭 닦았다. 그리고 약간의 함순을 쉬었고 그는 다시 인자한 웃음을 보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리아 님의 부모님께서 아리아 님을 모시라 했습니다.”

 

  “………뭐?”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이제 아리아 님의 선택만 남았습니다만…. 저는 저와 같이 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부모? 너, 지금 내 앞에서 부모라고 했어?”

 

  아리아는 어이없다는 듯 짜증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리고 약간의 혼란이 왔는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너무 어이가 없어도 이런 어이가 없었다.

 

  “내게 부모 따위는 없어, 알았어? 나는 가지 않을 테니, 너 혼자 돌아가.”

 

  “죄송합니다. 아리아 님. 저는 저 혼자서는 못 돌아갑니다. 기다리겠습니다.”

 

  “그래? 그럼, 마음대로 해.”

 

  아리아는 기분이 안 좋아졌는지 책을 낚아채듯 집고 쿵쿵 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지나가는 복도의 시녀들은 그저 ‘쟤 왜 저런담?’하며 속삭이며 또 흉을 깔 뿐이었다.

 

  아리아는 책을 잘 꽂아 놓고 침대 대신 한쪽 수석에 다리를 모으고 앉았다. 조금이라도 빼놓고 있던 얼굴이 금세 무릎에 파였다.

 

  “가족 따위.”

 

  짜증나는 말투지만 살짝은 구슬프게 들렸다.

 

  약 몇 시간을 이렇게 앉아만 있다가 일어난 아리아는 레오나르를 만났던 정원이 보이는 창문을 쳐다보았다. 그녀가 움츠려 있던 시간은 약 반나절이었다.

 

  레오나르는 정말 똑같은 잘에 마지막을 본 순간과 똑같이 서 있었다. 아리아는 레오나르를 보고 정말 미쳤나, 하고 생각했다. 그 생각에 아리아는 문을 벌컥 열고 시녀 아무나 한 명을 불렀다.

 

  “거기, 너.”

 

  “저요? 왜요?”

 

  참으로 귀찮고 짜증나는 듯 시녀가 다가왔다.

 

  “짜증나겠지만 정원에 있는 노인네 데리고 2층 2번째 방으로 데리고 가.”

 

  “하아, 알겠습니다.”

 

  그녀는 귀찮은 듯 말하며 빠르게 걸어갔다. 시녀는 투덜거리며 정원으로 향했고 밤공기가 쌀쌀한지 팔을 비볐다. 그리고 저기 멀쩡히 서 있는 노인을 보며 ‘이 날씨에 어우….’ 라고 중얼거렸다.

 

  “…누구신지?”

 

  “여기 시녀인데요. 걔가 모시래요. 따라오세요. 방으로 모실게요.”

 

  “아아, 그러신가요?”

 

  레오나르는 인자한 웃음을 뽐냈다. 똑같은 웃음이었지만 아리아에게 내 비친 웃음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지금은 인위적인 웃음 같았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는 시녀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실내를 쭉 둘러보았다. 주위는 온통 먼지투성이였다.

 

  먼지가 쌓이지 않은 곳은 주로 이동경로 뿐. 난간이나 잘 쓰지 않는 의자 같은 곳에는 먼지가 그대로 쌓여 있었다.

 

  “…이곳은.”

 

  “네?”

 

  “청소를 안 하시나 봐요?”

 

  레오나르는 인자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난간에도, 간이 테이블에도 먼지투성이군요. 이런 곳에서 아리아 님이 17년을 살아오셨다니. 참으로 죄스럽군요.”

 

  “지금 무슨 소리 하시는 거죠?”

 

  “아아, 방금도 말이죠. 아리아 님을 ‘걔’라고 칭하셨죠? 그거, 아주 무례하던데. 자신이 모실 주인님께 말이죠.”

 

  레오나르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독한 말들을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의 말에 시녀는 독이 올라 그에게 짜증내듯 반박했다.

 

  “하, 당신이 누구인지는 모르겠는데, 우리가 왜 저 근본 없는 애를 모시고 주인으로 삼아야 하지? 우리야 그냥 돈만 받으면 끝인 걸?”

 

  “허허….”

 

  그는 웃었다.

 

  “성품이 아주 좋지 않아. 아주 썩었어.”

 

  표정 변화가 정말이지 조금도 없이,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말한 그를 보는 그녀는 오싹해졌다. 사람이 저리도 환한 얼굴로 직설적인 욕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말이다.

 

  “당신들에게 돈을 주는 사람을 누굴까. 저 아가씨의 뒷사람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 사람을 감히 ‘걔’라고 칭하고 이리 저택 관리도 잘 안하고. 아리아 님이 이곳에서 꼿꼿하게 자란 것이 대견할 뿐이군.”

 

  “너….”

 

  시녀가 얼굴을 찌푸리자 레오나르는 더 환하게 웃었다.

 

  “아, 제 방이 이곳인가요? 그럼, 이만 가십시오. 매우 귀찮군요. 그리고 짜증도 나네요.”

 

  레오나르가 문을 닫으려던 찰나 잠시 멈칫하며 시녀를 응시했다.

 

  “아무래도 제가 사람들을 잘 못 뽑은 거 같군요, 캐서린 양. 그때는 온순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리고 문을 굳게 닫았다. 순간, 시녀는 두려움을 느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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