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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4. 새 종업원?
작성일 : 19-10-18 22:21     조회 : 77     추천 : 0     분량 : 8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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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으로 내려온 아멜은 곧장 계단 옆의, 1층 복도로 들어가는 입구에 달린 문에 ‘창고’라고 대놓고 적혀져 있는 방을 향해 걸어갔다. 물론,

 

 ‘창고 방은 안쪽에 있어야 되지 않나?’

 

 이 푯말을 볼 때 마다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방의 배치는 집주인 마음이니 딱히 상관은 없었다. 거기다 곧 그 방문을 열자, 왜 창고 방이 여기에 있는 것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게 된 그녀였다.

 

 “이...... 건..........”

 

 창고 방은 밖에서 봤던 것과는 달리 엄청나게 넓었고, 어마어마한 양의 약재들과 상자들로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질서 정연하게 놓여있는 상자들에는 완성된 약품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만약 창고가 안쪽에 있었다면, 약품을 찾다가 제시간에 못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근데..... 분명 밖에서 볼 때는 이정도 크기가 아닌 것 같았는데?’

 

 복도 전체가 창고인 것 같은 느낌일 정도로 넓은 방의 모습. 하지만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을 때는 한 20 ~ 30보도 채 안 되는 거리에 다른 방의 문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 저택에 처음 들어왔을 때, 밖에서 저택을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이 다른 것처럼, 이 방 역시 비슷한 마법이 걸려있는 듯 싶어보였다.

 

 ‘정말 우리 쪽에도 이런 마법이 일상화가 되면 좋을 텐데.’

 

 이세계의 편리가 부러웠다. 눈앞에 펼쳐지는 것들 하나하나가 부러웠다.

 

 사실 이런 높은 등급의 마법을 쓰는 사람이 이 세계에서도 얼마 없다는 것을 그녀는 잘 몰랐지만, 그래도 안과 밖의 크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인구가 많은 좁은 도시에도 불편함 없이 사람들이 살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어찌 되었건 아멜은 일단 종이에 적힌 상자들을 하나하나 찾기 시작했다. 글이야 아직 문자 정도밖에 모르지만, 그래도 같은 글자가 적혀있다는 정도는 알아볼 수 있으니 빠르게 창고를 돌아다니며 약품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처음에 종이에 수납하면 된다는 말에 살짝 갸웃거리긴 했지만, 그녀가 약품 상자를 찾자, 종이가 알아서 상자들을 삼키기 시작했다. 물론 용량에 한계가 있어서 다는 담아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되면 그 많은 약품들을 혼자 들고 가기에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후,

 

 ‘휴! 다 찾았다.’

 

 아멜은 순식간에 종이에 적힌 상자들을 모두 찾아내 창고 밖으로 꺼내두었다. 약간 뒤죽박죽으로 정리를 해놓았기는 해도, 용도별로 놔져있다는 것과 비슷한 단어들끼리 놓여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녀의 눈썰미 덕분에 시간을 단축할 수가 있었다.

 

 “그럼 이걸 이제 들고 가면 되는 거군.”

 

 약품이 담겨있는 자루를 등에 들쳐 맸다. 이제 출발 준비만 하면 되려.......

 

 “앗! 그걸 깜빡했네!”

 

 그녀는 급히 자루를 내려두고 자신의 방으로 뛰어올라갔다. 계단을 밟으면서 올라간 게 아닌, 말 그대로 1층에서 그대로 날아오르듯이 뛰어서 말이다. 곧장 방문을 열고 들어간 그녀는 책상 서랍에서, 작은 목걸이를 꺼내들었다. 그 목걸이의 장식은 마치 검의 모습, 아니 검 그 자체였다. 자세히 보니 그녀가 짊어지고 다니던 검과 똑같이 생겨있었다.

 

 ‘아직도 익숙하지 않네.........’

 

 로하니아에서는 치안을 유지하는 병사들, 치안대나 수비대를 제외하고는 검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불법이다. 물론 진짜 운이 좋아서 그녀가 검을 짊어지고 들어올 수는 있었지만, 이대로 계속 들고 다니면 검을 압수당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도시에 오랫동안 있었던 에노가 그녀에게 특별한 마법으로, 자신이 쓰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검을 들고 다니기 편하게 해주었다. 등 뒤가 허전한 게 조금 흠이긴 했지만.

 

 이젠 정말로 출발준비를 마쳤다. 그녀의 모습을 쭉(?) 지켜보던 종이는 갑자기 접히기 시작하더니, 처음 그녀와 만났었을 때의 종이학으로 변해갔다. 그리고는 빠르게 날개를 저어 아멜을 향해 날아와 그녀의 손등을 콕콕 찍었다.

 

 “음? 뭐지?”

 

 종이학은 아멜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그녀의 주변을 돌다가 한쪽으로 포르르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녀가 자신을 보고만 있다는 것에 다시 날아와 그녀의 이마를 몇 대 쪼아댔다.

 

 “아.. 아얏! 아.. 알았어. 따라오라는 거지?”

 

 콕콕.

 

 아멜은 천천히 그 종이학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물론 닫힌 현관에서 한번 막혀 잠시 바닥에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녀가 천천히 방문을 열어주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들고는 다시 포르르 날아가기 시작했다.

 

 

 남부지구의 길은 정말 누군가가 제단 해놓은 듯 일정한 거리에 비슷한 양식의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만약 처음 이곳에 온 사람이 지도를 들지 않고 누군가의 집을 찾으려고 한다면 십중팔구 길을 잃을게 뻔할 정도였다.

 

 덕분에 아멜은 몇 번이고 길을 잃을 뻔 했지만 다행히도 그녀에게는 든든한 친구가 있었다.

 

 콕콕.

 

 “음? 이쪽이 아니라고?”

 

 콕콕콕.

 

 종이학은 아멜과 떨어지는 것 같다 싶으면 아멜 근처로 다시 와서 빙빙 돌면서 아멜이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었다.

 

 “내 걸음이 조금 빠르지?”

 

 큰 자루를 짊어지고 있음에도 지친 기색 없이 돌아다니는 그녀. 아니, 오히려 종이학보다 앞서서 걸어갈 때도 있었다. 덕분에 종이학이 길을 안내하는 거라기보다 그녀를 따라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덕분에 잘못된 길로 몇 번 들어갈 뻔하기도 했다.

 

 콕!

 

 “알았어. 천천히 걸을게.”

 

 그렇게 그녀가 발걸음을 늦추고 걷기 시작하면서, 그녀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일은 사라졌다. 대신 그녀가 똑바로 가고 있다면, 종이학이 가끔 아멜의 어깨에 앉아서 가만히 있기도 했다. 마치 날아다니다가 지친 것처럼 말이다.

 

 “너도 많이 힘들었구나? 그럼 그냥 어깨에 앉아 있어.”

 

 콕.

 

 종이학은 고개를 저으며 다시 날개를 파닥거렸다.

 

 “괜찮다고? 안 괜찮은 것 같은데?”

 

 콕콕콕콕콕!!!!

 

 “아... 알았어. 볼 아프니까 그만 쪼아줄래?”

 

 콕.

 

 “으.... 끝까지 쪼네.”

 

 콕.

 

 

 3번가를 벗어나니, 한산했던 거리 풍경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지금 그녀의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북적이는 사람들 옆으로 여관, 상점들과 간단한 공장들. 그러니까, 거주지인 3번가와 달리 이 지역부터는 사람들이 일을 하거나 장사를 하는 곳이니 거리의 모습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건물들이 너무 비슷해서 지루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진짜...... 마차를 타고 지나다니거나 하면 졸지도 모르겠네.’

 

 마침 종이학이 그녀의 어깨에 내려와서 고개를 흔들거나 파닥거렸다. 마치 지루해 하는 그녀를 위해서 움직이는 것 같아보였다.

 

 “아하하.... 난 괜찮아. 그저 이 모습들이 신기한 걸?”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문뜩 전에 동료들과 같이, 상업도시를 돌아다닌 기억이 떠올랐다. 중간에 부관 언니를 잃어버려서 모두 찾으러 돌아다니느라 새가 빠질 뻔했지만, 그래도 나름 즐거웠었던 때였다.

 

 콕.

 

 “응? 왜 그러니?”

 

 슥슥. 콕콕.

 

 갑자기 볼을 비비는 종이학 때문에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마치 위로라도 해주려고 그러는 것 같아보였다.

 

 “아냐. 난 괜찮아..... 그냥 예전에 있던 일이 떠올라서 그래.”

 

 콕콕. 포르르.

 

 종이학은 마치 재롱을 부리듯이 아멜 주변을 날아다녔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나온 아멜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에 앉는 종이학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녀석은 신이 났는지 다시 한 번 더,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아멜 주위를 날아다녔다.

 

 

 덕분에 거리를 걸으며, 지루하지 않게 가게로 갈수가 있었다. 어느새 종이학과 놀고 있다 보니 1번가 상점거리, 리버튼 거리에 도착한 것이었다. 약국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 남매의 가게도 곧 찾을 수 있을 거리였다.

 

 그렇게 마지막 사거리를 돌아, 가게 앞에 도착한 그녀는,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벌리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우와. 사람들이 엄청 많잖아.”

 

 예전에 들렸던 도시에도 한 가게 앞에 이렇게 사람이 모여들어 있었던 적은 없었는데, 수백 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은 마치 유명 인사를 만나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것과 같아보였다.

 

 하지만 아멜 눈에는 비치는 장사가 잘 되는 가게라는 것과는 달리, 사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손님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지금 이 모습 이 꼴인 모양이었다. 덕분에 느긋했던 오전의 모습과 달리, 케일과 에노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봐! 여기는 내 자리라고! 끼어들지 말라고!”

 

 “화장실 갔다 오느라 늦은 거라니까! 그리고 당신 내가 새치기 하는 거 봤는데!”

 

 “그만 해요! 그만! 번호표 있으실 거 아니에요!”

 

 사람이 많으면 항상 일어나는 자리싸움을 말리느라 고생하는 에노의 모습이 보였다 장사가 잘 되는 날에 이렇기는 했지만, 오늘은 유독 더 심한 느낌이 들었다. 안 그래도 가게 내부에 물건 진열과 약품 설명도 해야 하는데, 밖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지려 하니 그로서는 아주 죽을 맛이었다.

 

 “우이씨! 치안대 병사면 사람들 좀 말려줘 봐요!”

 

 줄 사이에 서있는 크리엔을 본 에노는 곧장 그에게 소리치며 말을 했다. 오전 순찰 때도 찾아와 놓고서는, 오후 순찰 때도 찾아온 그였다. 언제나 목적은 단하나, 케일을 보기 위해서.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그를 보며 그저 한숨을 내쉬는 덴커일이 옆에 있었다.

 

 “매제! 난 오늘 손님으로 온 거라고!”

 

 “아니, 그러신 분이 갑옷을 입고 오셨어요?”

 

 옆에는 덴커일이 한심하게 그를 보며 다시 한 번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당황한 크리엔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 음.... 어쨌든 난 손님이야! 손님이라고!”

 

 뭐, 방금 전까지 실랑이를 막고 오느라 지친 것도 그렇고, 딱히 큰 분쟁이 없으니 함부로 움직일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렇지만, 그래도 자주 찾아오는 단골(?)로서 도와줄 수는 있지 않는가.

 

 “칫, 누나한테 이를 겁니다.”

 

 하는 수 없다 싶은 에노는 결국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크게 먹히지는 않겠지만,

 

 “아... 알았다고! 알았어!”

 

 역시 ‘케일’이라는 말이 나오면 말을 잘 듣는 그였다. 가끔 에노가 자신을 이용해 먹는 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케일에게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는 하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에노와 함께 사람들의 실랑이를 막기 시작했다. 역시 치안대 소속이라는 것은 사람들을 충분히 통제하기 쉽게 해주었다. 그와 덴커일이 움직이니, 곳곳에서 나는 실랑이들은 다소 가라앉는 분위기다. 덕분에 에노는 아까와 달리 좀 더 수월하게 실랑이를 막을 수 있었다.

 

 그때 마침 앞쪽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푸른 머리의 여자의 모습에 에노는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 아멜씨! 여기에요. 여기!”

 

 한창 재롱을 부리던 종이학은 에노를 보더니, 포르르 그의 어깨로 날아가 살포시 앉았다.

 

 “우와 사람들이 굉장히 많네요. 이렇게 큰 약국도 처음 보기는 하지만, 약국에 사람이 몰려 있는 것도 처음이에요.”

 

 “확실히 약국에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이 이상하기는 하죠. 원래 우리 가게에 손님들이 많이 오기는 하지만, 이렇게 줄까지 설 정도는 아닌데 말이죠.”

 

 에노가 종이학에 손을 갔다대자, 종이학이 다시 빳빳하게 펴지기 시작했다. 창고에서 물건을 담던 그 모습으로 말이다.

 

 “근데, 여기 사람들은 마법으로도 병을 치료하는 게 가능하다면서요? 근데 약을 사러 오는 거죠?”

 

 문뜩 궁금한 게 생긴 그녀가 그를 따라 들어오면서 말을 했다. 에노는 그런 그녀의 말에 그녀의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자루를 넘겨받으며 간단하게 대답했다.

 

 “아, 치유사에게 치료를 받는다면 확실히 좋기는 하죠. 근데, 비용이 이만저만 많이 들어서 말이죠. 차라리 오래 고통 받더라도 약을 먹는 게 더 저렴하거든요.”

 

 “여기도 역시 돈이 문제네요.”

 

 “그렇죠 뭐. 그 놈의 돈이 뭔지........”

 

 밖의 일은 거의 크리엔한테 넘기다시피 하고, 에노는 가게 창고로 쏙 빠져 버렸다. 물론 자루에 담긴 물건들도 정리해야 하니, 아멜 역시 그를 따라서 가게 창고로 들어오게 되었다. 정확히는 에노 밖에 아는 얼굴이 없고, 주변의 수많은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혹시 뭐 도와드릴 일 없나요?”

 

 “아..... 아니에요! 이거 가져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걸요. 어차피 저도 살짝 숨 좀 쉬려고 이리로 왔고요.”

 

 에노는 종이를 두 번 두드렸다. 그러자 종이 안에서 상자들이 쏟아지더니, 자기와 같은 이름이 적힌 칸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굉장히 편리하네요. 근데 왜 아침마다, 상자를 집적 메고 가신 건가요?”

 

 “마법이라고 다 편리한 것은 아니에요. 이 종이에 들어간 마법만 한 7 ~ 8가지 정도 될 거에요. 거기다 상당히 많은 양의 마력도 필요하고, 만드는 데 몇 시간씩 걸리곤 하죠. 미리 만들어두지 않으면 쓰기 힘든 것들이에요.”

 

 에노는 필요한 물건들을 작은 바구니에 골라 담기 시작했다. 아멜도 옆에서 지켜보다, 에노가 꺼내는 약품들을 하나하나 같이 집어 바구니에 넣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약품 이름을 헷갈려 했지만, 곧 잘 그것들을 집어 에노와 같이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아멜은 한 약품을 집어 들더니 무척 반갑다는 듯이 말했다.

 

 “이 약들은 여기도 쓰는 건가요?”

 

 “네? 아, 상처에 바르는 약 말인가요? 소독 효과도 있고 상처 봉합 능력도 좋으니 곧잘 쓰죠. 근데, 아멜씨는 어떻게 알고 있어요?”

 

 “음, 그러니까 여기 있는 웬만한 약품들을 예전에 한 번씩 다 써본 적이 있거든요. 이건 마취용이고, 이건 응고에 적합하고.........”

 

 그녀가 얘기하는, 상자에 담겨있는 약들은 상처에 바르는 약들이나 소독용 약들이 대부분이다. 크게 다칠 일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약들을 사용하는 일이 없다. 그러니 만약 병에 붙은 라벨이 없다면 눈으로는 구분하기 힘들 것이다. 의사들이나 사용하는 약들도 꽤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녀는 약들의 용도와 구분까지 해나가며 말을 해나갔다.

 

 “...... 아, 죄송해요! 에노씨가 더 잘 알고 있으실 텐데……. 너무 혼자만 떠들었네요.”

 

 “아니에요. 이렇게 까지 아는 사람도 드문걸요. 근데 이것들을 많이 사용하셨다니.......”

 

 “아.... 전에 동료들이 많이 다치곤 해서, 구호반 사람들 손이 부족했거든요. 그래서 어깨 너머로 배웠어요.”

 

 사도들과의 싸움. 격렬한 전투들 끝에는 언제나 비명소리와 신음소리만이 넘쳐났다. 지쳤음에도 동료들을 살리기 위해서, 또 다른 사투들을 벌이며 지내왔다. 괴물들의 피를 뒤집어쓰고, 다시 한 번 동료들의 피를 뒤집어쓰면서 매일 매일 지워지지 않는 피 냄새와 함께 살아왔었다.

 

 밝게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녀의 마음 한구석은 언제나 메워지지 못할 구멍이 있는 것 같아보였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에노는 그저 말없이 그녀의 말을 들어줄 뿐이었다.

 

 

 두 사람은 가져온 약품들을 모두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서 가게로 가려고 했다. 그리고 마침 그들 앞으로 케일이 나타났다.

 

 “에노! 있는 약품이라도 다 가져오라니....... 어머! 아멜 언제 왔어?”

 

 “아, 이제 막 도착했는걸요. 제가 많이 늦었죠?”

 

 “아니야. 마침 딱 도착해줬어. 부탁 들어줘서 고맙고. 일단 가게 안으로 가자.”

 

 케일은 곧장 에노에게서 약품들을 받아, 능숙하게 사람들 사이를 뚫고 나아갔다. 에노와 아멜 역시, 그녀가 뚫는 길을 따라 부족한 약품들을 들고 뒤따라 걸어 들어갔다. 그때, 한창 가게 줄을 정리하던 크리엔이 큰소리로 그들을 향해 말했다.

 

 “여어! 에노! 어디 갔어....... 어? 오늘은 아가씨랑 같이 있네?”

 

 크리엔의 외침에 주변의 시선들이 하나 둘 쏠리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게 아멜의 특이한 외모와 머리색, 그리고 그 옆에서 항상 밝게 미소 짓고 있는 에노가 같이 있으니까. 주변 사람들도, 마침 찾아온 다른 단골손님들도 그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이야. 철벽 남 옆에 여자 있다고?”

 

 “에노 이 자식! 약초만 사는 이상한 놈인 줄 알았는데!”

 

 “에노씨........ 그렇게 안 봤었는데.”

 

 “역시 그 소문이 맞았어!”

 

 주변의 소란과 더불어 엄청난 질문 세례가 그를 향해 날아 들어왔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에노를 곤란하게 만들 만한 질문까지 서슴없이 했다. 그런 그를 위해, 같이 당황하고 있는 아멜이 급하게 해명을 하려고 했다.

 

 “아...... 아니에요. 전 에노씨 친척이에요! 다들 진정하세요!”

 

 하지만 크리엔이 웃으며 그녀의 말을 반박했다.

 

 “그걸 믿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이미 얘네들 인적사항은 우리가 다 꾀고 있는 걸요? 괜히 단골이 아닌데. 근데.... 솔직히 둘이 무슨 관계에요? 그렇게 붙어 있을 정도면........”

 

 사람들에게 치이다 보니 어째 둘이 붙어버리게 되었다.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더 기울어졌고, 순식간에 가게 앞은 소란스러워지게 되었다. 결국 보다 못한 케일이 팔짱을 끼고 문 앞에 섰다. 그녀는 평소 사람들이 보지 못한, 차가운 눈빛으로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

 

 “모두들, 장난도 정도껏 하세요. 제 동생이 당황스러워 하잖아요! 크리엔씨. 오늘 제 동생 도와준 것 때문에 덤도 챙겨 주려고 했었는데 이거 안 되겠군요?”

 

 “아....... 아닙니다! 케일씨! 매제! 장난쳐서 미안하다!”

 

 역시 케일이 나서면 곧바로 꼬리를 내리는 크리엔.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얼굴의 등장은 그녀의 말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끄기에 부족했다. 그리고 그 뒤에 꺼낸 케일의 말은 더욱더 그 불을 지피다 못해 폭발 시켜버렸다.

 

 “그리고 다들 제발 그 애, 괴롭히지 말아줘요. 제 친척이자, 새로 온 종업원이라고요.”

 

 ......

 .......

 

 !!!!!!

 

 “네? 새 종업원이요?” / “뭐라고? 케일라 약국의 새로운 점원이라고?”

 
작가의 말
 

 후.. 벌써 10월도 셋째 주가 지나가네요.

 

 흐... 확 날씨가 추워지니 두꺼운 옷들을 꺼내야 겠... 으..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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