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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2. 새로운 세계, 새로운 만남.
작성일 : 19-10-11 23:13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8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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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 전, 공국 아노마드라 -

 

 

 쿠구구구.......

 

 무너져가는 연구소의 한 복도. 부서진 잔해들 사이로 연구복을 입은 사람들이 깔려 죽어있었다. 정확히는 잔해에 깔리기 전에 이미 찢겨있었기에, ‘시체가 잔해에 깔려있다.’라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남색 머리칼을 묶고 있는, 흰색 정장을 입은 여자와 그 앞에는 상처를 많이 입고 쓰러져 있는 갈색 머리의 남자가 있었다. 주변에는 괴물들의 시체가 마구 널려있었다.

 

 “국장님..... 괜찮으십니까?”

 

 “이리로 오지 마!”

 

 여자는 자신들에게로 다가오려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손을 흔들며 그들을 제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크오오오오!”

 

 “이 자식 아직 죽지 않았어!”

 

 철판으로 된 복도 밑에 괴물 수십 마리가 허우적대며 묶여있었다. 그녀의 마법으로 간신히 그 녀석을 제압해놓은 상태였다.

 

 “이 자식들이 도시를 망친 것도 모자라 망할 괴물들을 풀어놔?”

 

 “구.. 국장님! 더 이상 위험합니다! 연구소가 폭발할 겁니다!”

 

 “제길.... 그렇다고 여기서 움직이면 녀석들도 도시로 나갈 거야. 이 괴물들이 풀려나면 어떻게 될지 너희들도 잘 알잖아!”

 

 그녀의 말에 부하들은 그저 고개를 떨어뜨렸다.

 

 “하... 하지만 그러면 공국의 정보국은 누가 운영합니까!”

 

 “내가 아냐?! 부국장이 운영하겠지, 뭐!”

 

 그녀와 그들이 이곳으로 들어온 이유. 그것은 그들이 하는 일 때문이었다. 부패한 공국을 어떻게든 살려보기 위해서, 그녀가 이끄는 정보국 소속 요원들은 한 연구시설의 비리와 부정을 파악하기 위해 들어왔던 것이었다.

 

 하지만 연구시설의 비리와 부정을 파악하기 위해 들어왔을 때에는 이미 자료들은 다 사라진 뒤였다. 아니, 정확히는 그 시설 자체가 문제가 있던 것이었다. 시설 곳곳에 그려져 있는 둥근 원 안의 십자가와 해골. 이것은 그녀가 끔찍이도 싫어했던 사도 녀석들의 연구소였던 것이었다.

 

 “젠장...... 이렇게 까지 연구를 하고 있었을 줄이야.”

 

 그녀는 침을 바닥에 뱉으며 아래의 괴물들을 바라보았다. 금지된 연금술로 탄생한 괴물들. 부패한 공국에서는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금기된 연구들이 진행되곤 있었지만, 그들은 동물 뿐만 아니라 사람들까지도 이용해 잔인한 실험들을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던 것이었다.

 

 “저들도 분명 공국의 시민이겠지.”

 

 그녀가 붙잡고 있는 밧줄에서 불꽃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괴물들은 비명을 지르며 점점 번져가는 불꽃에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괴물들의 소리는 끔찍한 고통이 담겨있었지만, 이게 과연 불에 타들어가고 있어서 인지, 아니면 그저 괴물이 되어가면서 생긴 고통 때문인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쿠구구구! 쾅쾅!

 

 “으..... 안 돼! 국장님!”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위에서 내려오는 철골들과 벽돌들이 그녀와 부하들 사이를 가로 막아버렸다.

 

 “어서 가. 너희들이라도 살아서, 공국을 바꿔보도록 해.”

 

 “안 됩니다. 국장님이 계셔야 가능하단 말입니다!”

 

 부하들의 외침에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하아, 이게 단순히 녀석들만이 벌인 짓일까?

 

 “너희들 똑바로 들어. 여기서 나와 얘가 죽는 척이라도 해야 너희들도 산다. 이게 단순히 도시를 괴상한 집단이 습격해서 뒤집어 놓은 것일까?”

 

 “그.. 그게 무슨......”

 

 “내가 그동안 너무 안일했어. 정적을 너무 많이 만들어뒀다고. 도시 하나가 박살나는데 의회도, 군부도 움직이지 않고 있잖아? 그러니까 이건 날 노리고 벌인 짓이라고. 알아들었어?”

 

 물론 사도 녀석들이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어쨌든 반대 세력까지 합세한 공격이라는 것이다. 그녀의 말을 들은 부하들은 그저, 그녀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그러니까 내 마지막 명령을 들어라. 지금 이 시간 부로 부국장에게 국장 대리가 아닌 정식 국장으로 추대시키고, 이 일에 관련된 자들의 자료를 모아 모퉁이 집으로 넘겨 놓아둬.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공국 기사에 내가 실종 되었다는 기사를 내보내도록 하렴.”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쓰러져있는 남자를 끌어와 자신의 무릎을 베게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누나가 하는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잖아.”

 

 회복 마법을 걸어뒀기에 상처는 조금씩 아물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는 폭발에 휘말려 죽기밖에 더 없었다.

 

 “빨리 가! 이 멍청이들아! 다 같이 죽을 거야? 엉?”

 

 “아.. 알았습니다! 국장님!”

 

 부하들은 눈물을 머금고, 그대로 연구소 밖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많이 해준 게 없는데, 참 잘 따라주는 부하들이다. 이세계로 넘어오면서 만든 첫 인연은 꽤나 괜찮은 녀석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조금 눈치가 없는 녀석들이라서 빨리 빠져나가지 않은 게 짜증나긴 했다.

 

 “참나, 내가 무슨 그냥 죽을 것 같나? 나도 다 탈출 방법이 있기는 하지.”

 

 그래도 이렇게 극적인 연출이 되면......... 어쩌면 이 지옥 같은 업무량에서 해방 될 수 있겠지.

 

 “흐.... 역시 나는 지도자 같은 거랑 성격이 안 맞단 말이지. 그냥 어디 조용한 곳에서 장사나 해볼까?”

 

 그녀는 곧장 자신의 주머니에서 작은 노란 구슬 하나를 꺼내들었다. 반짝이는 구슬에는 수없이 많은 문자들이 적혀있었고, 그 문자들은 대개 마법을 사용하는 데에 쓰는 문자들이었다.

 

 “그럼 이제 공국에서 안녕이네.”

 

 그녀의 마력이 구슬에 깃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노란 섬광이 그녀를 뒤덮으면서, 빠르게 그녀와 그녀의 동생을 삼키기 시작했다.

 

 “저장된 마법 활성화. 공간이동 준비. 목표 지점은......... 메자크 제국 국경지대!”

 

 「입력 완료. 목표 지점으로 이동합니다.」

 

 콰과광! 쾅!

 

 그들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거대한 폭발이 연구소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 폭발은 다른 도시에서까지 보일정도로 컸으며, 그로 인해 안에 남아있던 연구원들의 시신과 괴물들의 시체들을 모조리 불태워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누가 누구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니 남아있는 잔해 하나 남기지 않은 연구소의 폭발은 그날 이후 공국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엄청난 사건으로 기록 되게 되었다. 동시에,

 

 ⟦공국의 정보국장, 푸른 공작의 실종(?)⟧

 

 그녀의 실종 소식 역시 대륙에 퍼지면서 한동안 엄청난 파란을 일으킨 사건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 로하니아 남부지구, 1번가 상점 거리 -

 

 

 

 “근데... 녀석들이 도망가게 나둬도 되나요?”

 

 “상관없어. 녀석들 지금 도망가는 걸 후회하게 만들어 놨으니까. 그리고 슬슬 치안대도 올 것 같고.”

 

 케일은 손가락을 한번 튕긴 후에, 안경을 쓰며 뒤를 돌아보았다. 안경을 쓰고 본 케일의 눈에는 모두의 꼴을 보니 말이 아니었다. 에노는 자기 자신한테 보호 주문을 걸며 싸우니 그나마 깔끔해보였지만, 아멜과 자신의 몸에는 진하게 뭍은 피와 먼지가 뒤엉켜 있었다.

 

 

 “너도 참 둔하구나. 이런 상태까지 되면서 싸워오다니.”

 

 “죽는 것보다는 낫죠.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 오기 전에 제가 쓰던 갑옷이나 가져올 걸 그랬어요.”

 

 “음.. 일단 에노, 뒤돌아있어. 그리고 눈 이쪽으로 돌리지 말라고!”

 

 “넵! 알겠습니다.”

 

 에노가 재빨리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멜의 옷이 녀석들에 의해 찢어지거나 산성 피 때문에 녹아 버렸기 때문이었다. 케일은 그녀의 어깨에 자신의 가운을 걸치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말이야. 너무 신경 쓰지 않으면 그것대로 골치 아파진다고. 그리고....... 재료가 모자라는데 괜찮으려나?”

 

 천천히 그녀의 손이 아멜의 어깨를 잡았다. 케일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자, 초록색 빛들이 마구 솟아나기 시작했다.

 

 “우... 우와.........”

 

 천천히, 점점 아멜의 옷이 점점 새것처럼 바뀌기 시작했다. 대신 그녀가 입혀준 가운은 마치 원래 없던 것처럼 사라져갔다. 가운이 다 사라지자 녹고 찢어져 있던 아멜의 옷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딱 되었네. 다행이다.”

 

 “이.. 이건 마법인가요?”

 

 “비슷해. 대신 재료가 좀 필요하거든.”

 

 케일은 돌아서서 잠시 지붕 위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지붕위에 있던 그림자들이 흠칫 놀라 그대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흠, 이제 진짜 끝이려나?”

 

 기분 나쁜 기운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일을 벌이기에는 여기는 제국 한복판. 거기다 마법협회의 제국 지부가 있는 곳이다. 더 이상 움직이는 것은 녀석들도 무리라는 것을 잘 아는 것이겠지.

 

 “자, 슬슬 밤공기가 차가워지는 데, 집에나 가자고.”

 

 케일은 드러난 팔을 손을 만지며 말을 했다. 습격 받은 도시도 어느새 안정을 되찾아가는 듯 붉은 불꽃들이 사그라드는게 보였다. 그와 동시에 맑은 하늘과 밤하늘에 수놓는 별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 그러게 시간이 이렇게 됐나?”

 

 에노는 시계를 보더니 고개를 떨어뜨리며 시무룩해졌다. 오늘은 분명 특별한 약초가 들어온다고 했었는데........

 

 ‘힝....... 끝났겠네.’

 

 어차피 도시에 한바탕 난리가 났으니, 그의 일상 중 하나인 약초 입찰은 못했을 것이 분명했지만, 그래도 거기서 사람들이랑 얘기 나누면서 입찰 경쟁을 하는 게 즐거우니까 말이다. 덤으로 여러 정보도 얻고 말이다.

 

 아멜은 다시 검을 천 꾸러미에 넣어두고 등에 매었다. 에노는 뭐라 작게 속삭인 뒤, 검에 마법을 걸어 다시 작은 목걸이로 바꿔 두었다. 케일은 에노와 자리를 벗어나려다 뒤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참, 그러고 보니 넌 잘 곳이 있니?”

 

 “여관에서 머물긴 하고 있는데....... 그쪽이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흐음..... 아마, 괜찮지 않을 거야....... 오면서 봤었거든.”

 

 케일은 그녀에게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그도 그럴게 이곳으로 오면서 남부지구의 거리에 있는 여관들이 부서져 있던 것들을 봤었으니까. 여관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괴물들이 습격하면서 벌어졌으리라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 외에도 아마 다른 문제가 생겼었던 것 같아보였었다.

 

 “그... 그러면........”

 

 한순간에 잘 곳이 없어졌다. 것보다 무일푼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중요한 짐들은 그녀가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선물은.......

 

 “뭐, 어차피 너한테도 볼일이 있고, 너도 우리한테 볼일이 있으니까 우리 집으로 가자.”

 

 “아... 죄... 죄송합니다!”

 

 물론 여러 의미에서 말을 한 것이다. 뭐, 케일은 그것을 1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지만 말이다.

 

 “괜찮아. 어차피 너, 그 녀석이 보낸 거지? 그 바보 띨띨이 말이야.”

 

 “네? 바보 띨띨이.......”

 

 바보라니? 물론 아저씨가 바보 같은 구석이 없지 않아 있지만 말이다.

 

 “아하하하. 그 녀석이랑 정말 닮았네. 어떻게 닮은 녀석을 보낼 수가 있는 거지?”

 

 그녀의 말랑말랑한 볼을 만지작거리며 케일은 피식 웃었다. 불의의 기습을 당한 아멜은 그대로 그녀의 볼을 내줘야 했다. 아멜은 케일에게 볼을 잡아당겨지면서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우웅.......”

 

 “괜찮아. 너도 이쪽 세계는 처음일거니까. 나도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었지.”

 

 아멜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여기 오기 전에 들었던 것은 ‘그쪽 세계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라.’였었는데........

 

 “네? 케일씨는 이쪽 사람이 아닌가요?”

 

 “응? 아, 난 원래 이곳 사람이 아니야. 너도 다른 세계에서 왔듯이 나도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다른 세계? 그럼 세계가 여러 개로 갈려 있다는 것인가?

 

 “뭐, 그건 일단 집에 가서 얘기하자. 밖에는 보는 눈이 많으니까.”

 

 케일의 말에 그녀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가 한 말을 믿을 수 없...... 아니, 애초에 자신이 다른 곳에서 넘어왔으니, 또 다른 세계가 있다고는 생각 할 수 있지만 말이다.

 

 

 한참을 걷다보니, 대피소에 대피했던 시민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부서진 거리에서 사람들은 잃어버린 가족들이나 친척, 지인들을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부서진 가게를 보고 절망하는 사람도 있고, 거리를 청소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흐음.... 그래도 거주지가 많이 피해를 보지는 않은 것 같네.”

 

 슬슬 3번가로 들어온 듯싶었다. 케일의 말대로, 거주지의 건물들은 아까의 상점들과 달리 꽤나 성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그도 그럴게 축제의 막바지여서 사람들이 모두 중앙광장과 상점 거리 쪽으로 몰린 탓이었다. 거기다 녀석들도 주로 건물보다는 사람을 위주로 공격을 감행했기에, 사람이 몰리는 쪽을 많이 공격했던 것 같았다.

 

 “흐으.... 흐으....”

 

 슬프게 우는 사람들과 주변에서 달래는 사람. 작은 무엇인가를 들고 무어라 중얼거리며 지나다니는 사람도 가끔 보였는데, 아마 신을 모시는 사제와 같아보였다. 물론 이 도시를 공격한 사도와는 다른 일반적인 신을 모시는 교단 사람이다. 그들은 죽은 자들을 추모하며 열심히 사람들을 돕고 있었다.

 

 ‘지독한 녀석들.......’

 

 아멜은 그런 그들을 보면서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있던 세계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었었다. 지금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녀였다. 그녀 역시 소중한 사람들을 녀석들에게 잃었었으니까.

 

 “휴우.... 슬슬 도착한 것 같네.”

 

 모퉁이를 돌자, 그 앞에 2층으로 된 작은(?) 저택이 나왔다. 두 사람이 살기에는 지나치게 큰 저택의 모습에 아멜은 놀란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여기가... 집인가요?”

 

 무슨 상회나 조합소 같은 건물의 모습에, 상당히 공을 들여 조각한 조각상이나 깔끔한 정원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러 종류의 꽃들도 보기에 그냥 꽃들이 아니고, 옆에 있는 작은 온실까지 있을 정도니.......

 

 “응. 당연히 집이지.”

 

 아멜은 당당하게 얘기하는 케일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당연히 집이 라는 건지. 귀족들이나 부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저택과 비슷한 규모인데.

 

 안으로 들어가니 밖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아멜은 한 번 더 놀랐다. 현관에서 들어오자 넓게 펼쳐진 로비와 2층으로 올라가는 긴 계단. 분명 저택 크기가 크긴 했지만, 내부에 이런 공간이 있을 정도로 크지는 않았다.

 

 비싸 보이는 그림들이나 대리석으로 된 조각상들도 있고, 케일과 에노의 모습과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비싼 갑옷들도 몇 벌 전시가 되어있었다. 거기다 방의 개수도 20개..... 아 참고로 이거 1층만 얘기 한 거다. 2층 까지 합하면 더 많겠지.

 

 “별거 아니야. 이건.”

 

 “이게 별거 아니라고요?”

 

 “어떤 녀석들은 이거보다 더 좋은 집에 살기도 하니까.”

 

 사실 이 집을 얻게 된 것은 우연치 않은, 횡령(?)이었다. 예전에 유명한 상인 부호가 살던 집이었는데, 상인이 호수도시로 이주를 하게 되어서 집을 내놓았는데 팔리질 않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었다. 뭐, 그때는 로하니아가 농사만 짓던 가난한 도시여서 사실 땅값도 집값도 엄청 쌌었으니까 말이다.

 

 마침 공국에서 제국 내에 활동할 때, 안전 거점이 필요했던 그녀는, 정부에서 주던 돈을 이용해 이 집을 샀었다. 하지만 이 집이 거의 방치되다 시피해서, 그녀가 마음대로 써도 직속 부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몰랐었다. 나중에 제국으로 넘어올 때 문서까지 슬쩍 가져와서 지금 집으로 쓰고 있던 것이었다.

 

 “근데, 이 도시가 개발되면서 집값이 엄청 뛰어버렸지. 역시 나는 투자의 천재라니까!”

 

 저택이랑 딸려있던 밭들을 팔면서 순식간에 돈을 얻었다. 덕분에 가게를 차리고도 돈이 남았다. 그래서 집을 개조를 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렇게 까지 개조가 가능한지는 의문이었다.

 

 이상으로 식탁에 앉아서 아멜에게 자신이 집을 얻게 된 것을 자랑하는 케일은 아멜이 깎아준 사과를 집어 들었다. 손님인데 앞에서 사과를 깎고 있는 아멜을 보며,

 

 “누나, 손님한테 일을 시키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아?”

 

 “괜찮아요. 제가 먹고 싶어서 하는 걸요.”

 

 “얘가 하겠다는 데 왜 그래?”

 

 “그래도 그렇지! 아멜씨 그거 일단 내려둬요. 제가 할 테니까.”

 

 찻주전자랑 잔을 가져오던 에노가 보다 못해, 아멜이 깎고 있던 사과와 칼을 뺏어들었다. 그녀는 에노에게 괜찮다고 연거푸 말을 했지만, 에노는 손님이면 손님답게 행동하면 된다고 하면서 사과를 순식간에 다 깎아버렸다. 그리고 능숙한 솜씨로 과일을 깎은 에노 옆에서, 능숙한 솜씨로 케일이 사과를 집어먹으며 순식간에 비워내 갔다.

 

 “참, 마력 중독 때문에 왔다고 했었지.”

 

 사과를 입안에 가득 넣은 채로, 케일은 그녀에게 말을 했다. 마력 중독에 걸린 사람은, 마력이 급격하게 소모가 되는 증상을 일으킨다. 그 마력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마력을 요구하게 되고, 그게 다시 소모 되면서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병 같은 것이다. 아멜이야 정신력이 높아서 겨우 버티기는 했지만, 만약 일반인이었다면 자주 쓰러지거나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것이었다.

 

 “네. 아저씨가 어느 정도 억제를 해주긴 했지만, 요 근래에 점점 심해졌거든요. 그래서 여기로 넘어가면, 케일씨부터 찾으라고 했었어요.”

 

 “당연할거다. 여기로 넘어오면 십중팔구 그 증세가 심해질 테니까. 여기는 내가 살던 곳보다도 마나의 농도가 높은 세계니까 말이야. 자, 그럼 일단 이것부터 해결해보자고.”

 

 케일은 손가락을 한번 툭 튕겼다. 그러자 사방에서, 이상한 도구들이 마구 날아들기 시작했다. 간단한 동작에 도구들이 아멜의 주변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듯 움직여댔다. 아멜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케일이 다시 한 번 손가락을 튕겼다. 아멜의 주변에 수많은 문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샘솟는 푸른 빛, 하지만 그 빛은 낯선 빛이 아니었다.

 

 “그럼 시작하자고. 마력 중독 치료를 말이야.”

 

 그녀의 손길이 천천히 아멜의 이마에 닿았다. 그리고는 점점 빛들이 아멜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그녀의 마력 중독 치료를 위해, 그녀의 손길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흠.... 요즘 날씨가 확 추워져서 목이 아팠다 말았다 하네요.... 다들 환절기 조심하시고 건강 꼭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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