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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9. 괴물, 사도, 그리고 마법사.
작성일 : 19-10-03 23:02     조회 : 68     추천 : 0     분량 : 8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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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와 만나기 30분 전.

 

 격렬한 전투의 흔적들이 눈에 보인다. 주변에는 신음소리를 내며 피를 흘리는 병사들이 보인다. 괴물들과 이상한 괴인들이 사람들을 습격하면서, 축제로 활기찼던 도시가 엉망으로 변해갔다.

 

 괴물들은 마치 눈에 보이는 생명이라는 것은 다 죽이려는 기세로 사람들을 습격했다. 일부 병사들이 열심히 그것들을 막았지만, 괴물들의 숫자가 너무나도 많았다. 특히 저 붉은 색 괴물이 사람들을 물때마다 괴물의 숫자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었다.

 

 “이 자식들! 가만 안 둔다!”

 

 “대장, 조심해요!”

 

 크리엔은 분노한 채로 괴물들에게 뛰어들었다. 저 병사들 중에는 자신과 친하게 지내던 동료들도 있으니까. 덴커일은 무턱대고 들어가는 그의 상관 때문에, 하는 수 없이 검을 뽑아들고 괴물들에게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계획이라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하지만 의외로, 크리엔은 다른 병사들과 달리 검을 휘두르며 괴물들을 제압해 나갔다. 심지어 까다로운 붉은 괴물까지도 그의 검 앞에서는 무력하게 쓰러져갔다.

 

 “저 사람 누구야?!”

 

 “크리엔이잖아! 제 매번 농땡이만 피는 녀석 아니었냐?”

 

 다른 치안대 병사들은 그의 검술을 보며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일반 병사는 웬만해서는 배울 수 없는, 검술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참고로 검술을 가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기사의 작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니면, 돈이 많거나 해서 도장이나 학원에서 배우면 되긴 하는데, 일반 평민인 병사들에게 돈과 시간은 늘 부족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나마 다른 일반인들과 다르게 제국에서 가르치는 기초만이라도 배워두기는 하지만, 검술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과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는 제국에서도 극히 드문 검술을 가진 평민 검사라는 얘기다. 그의 검은 하나하나가 꽤나 묵직한 합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검은 괴물의 피부를 찢어내기에 충분했고 발톱을 받아내는 데에 충분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너무 힘만 넣으면 안 된다는 말씀!”

 

 크리엔은 검을 휘두르고 생기는 공백을 방패로 막으며 녀석들에게 빈틈을 주지 않았다. 물론 일반 방패가 아니라 나무판자를 급히 들어 방패대용으로 쓰고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그 나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던 것이다.

 

 “키아아악!”

 

 “크르르르!”

 

 “시끄럽다! 죽어라!”

 

 크리엔의 분전으로 흩어져있던 병사들이 다시 모일 수가 있었다. 정비를 마친 병사들은 항상 훈련했던 대로, 괴물들을 상대로 진을 짜고 대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앞에서는 크리엔이, 뒤에서는 덴커일과 병사들이 힘을 합쳐 거리의 괴물들을 상대하면서 난전의 양상을 어느 정도 벗어나고 대치 상황을 만들어 낼 수가 있었다. 그 결과, 측면과 후면이 안전해지니 병사들의 대응이 한층 수월해졌다.

 

 “모두 견뎌라!”

 

 “밀고 나가!”

 

 “구조대는 잔해에 깔린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다친 사람과 피난민들을 찾아, 대피소로 보내면서 그들은 열심히 거리를 돌아다녔다. 하나의 거대한 전차와 같은 모습으로, 달려드는 괴물들을 처리하며 치안대로서의 본분을 다해나갔다. 그리고 남부가도의 골목길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자, 그들은 조금 넓은 대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흐.... 어느 정도 정리가 되긴 됐네요. 다른 구역들도 괜찮겠죠?”

 

 치안대 병사들 중 하나가 말을 하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다른 곳과 달리 조용한 남부가도가 신경 쓰이긴 했지만, 그래도 괴물들이 없는 게 어딘 가 싶어서 그는 좀 더 넓게 보기 위해 거리로 나와 주변을 살폈다. 침묵으로 뒤덮인 도로. 그는 안전하다 싶어서 다른 병사들을 부르기 위해 입을 열려고 했다.

 

 “덴커일 상무장님! 크리엔 분대장님! 가도는 멀쩡한 것 같습.......”

 

 핑!

 커억!

 

 “젠장! 괜찮아?!”

 

 갑자기 날아온 화살(?) 같은 것에 병사 하나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덴커일은 급히 나무판자 방패를 머리위로 들고 소리쳤다.

 

 “전원 갑주 형태로! 주위를 보호해!”

 

 쿵! 콰아앙!

 

 “크르르르!”

 

 “크아아아!”

 

 “젠장 기습이다!”

 

 괴물들이 지붕 위에서 뛰어내려와 그들을 공격했다. 지붕위에 숨어 있다가 기습할 줄을 상상도 못한 병사들은 그대로 진형이 흐트러져버렸다. 크리엔이 급히 갈라진 병사들을 수습하려고 괴물들 사이로 뛰어들었지만, 이미 개판이 되어버린 전장은 괴물들의 일방적인 공격을 겨우 버티는 수준으로 다시 바뀌어 버렸다.

 

 “끄아아아! 살려줘!”

 

 “죽어! 죽으라고! 이 망할 것들아!”

 

 “모두 정신 차려! 건물을 등지고 괴물들에게 측면을 내주지마!”

 

 난전인 와중에, 이들은 붉은 괴물에게 만큼은 물리거나 다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니, 오히려 그 괴물들을 크리엔이 맡아서 쓰러뜨리면서 어떻게든 버텨보는 모양새로 바꿔나가고 있었다.

 

 “젠장! 여긴 너무 넓어! 좁은 곳으로 가야해!”

 

 “이미 늦었어요! 놈들이 골목 입구도 막았어요!”

 

 “이런! 모두 저기로 이동! 저기 저 건물 앞에서 농성하자!”

 

 꺾어지는 모퉁이의 집을 가리킨 크리엔을 따라 병사들은 그 곳을 등지고 버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아멜을 만날 때까지 그들의 사투가 계속 이어져오고 있던 것이었다.

 

 “젠장, 저 아가씨 왜 여기에 나타난 거야?”

 

 “대장이 불러서 더 위험해졌는걸요?”

 

 “음? 그래? 그.... 그렇게 됐나?”

 

 어쨌든 아멜에게 몰려드는 괴물들로부터 그녀를 구하기 위해 크리엔과 병사들이 괴물의 포위망을 뚫으려고 움직였다. 바로 그 순간, 그들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장면이 펼쳐졌다.

 

 “키아아악!”

 

 “꺄아아악!”

 

 그녀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괴물들이 사방으로 날아간다. 아니, 날아간다고? 저 덩치 큰 녀석들이?

 

 “하압!”

 

 무거운 장검을 들고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휘두르면서, 그녀의 검은 괴물들을 정확하게 베고 또 베었다. 그녀의 호흡이 차오를 때마다 괴물 2~3마리가 바닥에 눕는다. 어쩌면 이 아가씨는 필더레아의 우수한 기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한테 기사가 있다! 모두 가자!”

 

 “우와와와!”

 

 ‘흐으... 이 동네는 왜 이리 다들 기운이 넘쳐......’

 

 아멜은 그들을 보며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녀석들은 그냥 우습게 볼만한 존재가 아닌데. 뭐, 그래도 저 두 사람은 어느 정도 실력자인 것 같아 보이니 도움은 될 것 같지만 말이다.

 

 “그럼 간다!”

 

 크리엔이 그녀에게 붙은 괴물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직도 저 정도까지 기운이 남아있다는 것도 참 대단한데, 괴물들의 피부를 자를 정도로 그의 근력은 참 대단한 것 같다. 물론 무기의 질도 한몫하고 있었.......

 

 댕강.

 

 “어라?”

 

 열심히 버텨주던 검이 괴물 하나를 베면서 그대로 두 쪽으로 동강나버렸다. 덴커일은 즉시 옆에 누워있는 병사의 검을 집어 그에게 던지려고 했다.

 

 “대장 받아!”

 

 “역시 내 부하 다......”

 

 “그렇게는 안 된다.”

 

 캉! 날아가던 검이 도끼에 맞고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크리엔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도끼를 쥐고 있는 남자를 보며 말했다.

 

 “당신! 무슨 짓이야?! 지금 공무집행 방해하는 거야! 알아?”

 

 “대장. 딱 봐도 그 사람이 적이잖아요.”

 

 “하찮은 우생들이 뭐라는 거냐?”

 

 도끼를 짊어지고 병사들과 아멜을 노려보는 남자. 아멜은 그런 그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 도시로 오면서, 녀석 일당과 마주친 게 손을 다 써도 모자란, 아마 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이라고 봐도 무관할 정도였다.

 

 “이봐. 우리 보는 눈이 없는데서 대화를 하면 안 되겠어?”

 

 아멜은 조곤조곤 말을 하면서, 장검을 한손으로 잡고 어깨에 걸쳤다. 이들이랑 엮이면 치안대 병사들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왜? 우리가 네 장단에 맞춰줘야 하지?”

 

 “음, 이건 ‘우리’들의 일이니까? 외부인들은 빼자고.”

 

 “하하, 그게 뭔 상관이지? 어차피 저들도 우리 손에 죽을 건데 말이야~.”

 

 “........”

 

 아멜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순식간에 남자 한명의 목을 베어버렸다. 준비동작도 보이지 않았는데, 그녀의 몸이 그들 사이에 서 있었다.

 

  “뭐...... 뭐야!”

 

 솔직히 그녀와는 제대로 붙어본 적이 없는 그는, 그녀의 실력을 잘 모르고 있었던 상태였다. 물론 검을 가진 ‘수호자’들은 어떤 분야에 대해 엄청 특출 나 있다고만 알려져 있다는 정보만 뺀다면 말이다. 하필 그 상대가 무기를 제일 잘 다루는 녀석일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협상은 없다. 그래 좋아, 잘난 괴물이 되려고 한 번 해봐. 그래도 정확하게 반 토막을 내줄테니.”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움직임이다. 그녀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지 못했다. 동시에 5명이 쓰러지는 것에 경악하며 그녀를 바라볼 뿐이다. 다만, 크리엔만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허? 저렇게도 움직일 수 있는 건가? 앞서가는 움직임을 멈추고, 팔을 두 번이나 회전시키다니........”

 

 그림자들이 애써 만든 포위진은 순식간에 무너져버렸고, 반대로 그녀와 병사들이 그들을 둘러싸는 구도가 되어버렸다. 남자는 하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큰소리로 외쳤다.

 

  “안 되겠다! 얘들아 그걸 먹어라!”

 

 그의 말에 모든 그림자가 일제히 주머니에서 붉은색 알약 같은 것을 꺼내 들었다.

 

  “그걸 먹게 놔두지는 않을 건데?”

 

 아멜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빠르게 치고 들어와, 두 명의 팔을 잘라버렸다. 하지만 나머지들은 미리 뒤로 빠지며 알약을 집어 삼켰고, 알약이 몸에 들어가자 그들의 몸에서 붉은 색 기운이 마구 샘솟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 죽여 버리겠다!”

 

 그림자들의 몸에서 이상한 가시들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피부는 딱딱한 가죽처럼 변하고 있었고, 그들 주변이 일그러지는 것 같아보였다.

 

  “한심한 놈들. 그런 거에 기대기나 하고.”

 

 아멜은 변신한 놈들을 향해 검풍을 날렸다. 강한 압력이 그들의 피부를 짓누르며 그대로 뒤로 날려버렸다. 신기하게도 검풍은 그들을 맞추고 난 후, 정확히 건물 앞에서 서서히 사라져 다른 곳에는 피해를 주지 않았다.

 

 “흐, 예전만큼 섬세하게 되지 않네.......”

 

 아멜은 숨을 고르며 자신과 검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이곳으로 건너오고 나서, 눈에 띄게 힘이 폭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금만 힘을 집중해도 그 배의 위력이 나가버리니, 갈증도 그 배로 심해지는 것 같다. 아직은 버틸 수는 있지만, 조금씩 피로감과 현기증이 몰려오는 게 느껴졌다.

 

 ‘그럼 이제 다시 가볼.......’

 

 “흠? 그게 전력인가?”

 

 “무슨?!”

 

 단기 결전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단번에 정리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해 녀석들을 제압하려던 그녀였다. 이 공격은 예전에 살던 곳에서 있던 괴수나 괴물들을 한 번에 쓰러뜨렸던 기술. 녀석들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지난번에도 먹혔었으니 이번에도 먹힐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그녀였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그들의 몸에 생치기 하나 나질 않았다.

 

 “하, 이런 시시한 공격 따위가 우리들에게 통할 거라고 믿었었냐?”

 

 맨 앞의 남자를 필두로, 천천히 벽에 박혀있던 녀석들이 기어 나왔다. 몇 명은 분명 허리가 두 동강이 났었는데, 멀쩡하게 몸이 돌아가 기어 나오기까지 했다. 아멜은 눈살을 찌푸리며, 검에 다시 힘을 모았다.

 

 “흥, 변신을 해야만 상대 할 수 있다면, 나도 그 만큼 더 힘을 쓰면 되겠네.”

 

 “저년을 당장 잡아라!”

 

 “가자! 카하하하!”

 

 사람이라고 부르기 뭐한 괴한들이 그녀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멜은 정신을 가다듬고 장검을 고쳐 잡아 방어 자세를 취한 뒤,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여태껏 만나온 상대들 중에 가장 까다로운 존재 중에서 최고.... 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녀석들이니,

 

 ‘밑바닥까지 끌어다 써야겠어.’

 

 아멜의 주변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얼어붙을 것 같은 한기가 온몸을 소스라치게 만들었다.

 

 “한번 크게 부딪혀 볼까?”

 

 남자 역시 그런 그녀를 보며 힘을 끌어다 모으기 시작했다. 거대한 기류가 남부 가도를 울리기 시작한다. 그런 그들 사이에서 크리엔과 치안대 병사들은 그저 놀라서 벙 찐 얼굴로 싸움을 보기 시작했다. 이건 차원이 다른 싸움이라는 것을, 그 싸움은 평범한 이들이 보기에는 엄청난 광경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한편,

 

 “누나! 앞쪽에서 거대한 힘이 느껴져!”

 

 아까 들려온 거대한 충격파와 더불어, 두 개의 거대한 힘이 부딪히려는 것을 느낀 에노가 케일에게 소리치며 주변에 있는 괴물들을 걷어차고 있었다. 케일 역시 괴물들을 맨 주먹으로 상대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콰직. 그녀의 발길질에 괴물의 머리통이 그대로 박살이 났다. 일반 검으로도 베어지지 않던 그런 녀석들이 마치 호두 껍데기를 부수듯 가볍게 부셔버리는 그녀의 모습을 만약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크게 놀라서 자빠질지도 모를 것이었다. 가게에서의 평소 모습과 다른 그녀의 모습을 말이다.

 

 “그러게? 역시 그때 느꼈던 것이 틀렸던 건 아니었네. 그리고........ 왜 이리 개새끼들이 많이 있는 건지 모르겠네!”

 

 물론 이 개새끼라는 게 욕이 아니라 진짜 개였기 때문이었다. 다만 검은색에 뿔들이 달려있고, 몸에 흉측하게 돋아 나있어서 개의 형상을 한 괴물이라고 봐야 할 듯싶었다. 어찌 되었건 괴물들은 사람들을 물어뜯다 말고 고개를 돌려 에노와 케일을 쳐다보았다.

 

 “아, 저게 ‘재앙’이라고 했었나?”

 

 케일은 주머니에서 장갑을 꺼내 손에 꼈다. 개형상의 괴물들이 마구 짖어대며 케일과 에노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케일을 괴물들을 보며 웃으며 방어 자세를 취했다.

 

 “누나, 숫자가 많은 것 같은데?”

 

 “자! 덤벼 보라고! 어서!”

 

 에노의 말은 듣지 않고 바로 앞으로 튀어 나가서 괴물 두 마리의 머리를 세게 걷어찼다. 정확히 괴물의 몸에 들어간 주먹은 괴물의 눈이 다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타격을 주었다. 털썩, 옆에 쓰러지는 괴물들을 보며 케일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큰소리로 외쳤다.

 

 “하하하! 이 자식들! 내가 다 없애주마!”

 

 “누나가 더 신난 것 같네.”

 

 에노는 앞에 있는 괴물을 쓰러뜨리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게, 그녀의 모습이 많이 밝아 보였으니까 말이다. 하기야 평소에는 그저 어떤 말을 듣든 웃고만 있으니 쌓일 대로 쌓였을 것이다. 그나마 사람들이 좋아서 말려주기는 하지만, 진상 손님들을 일일이 상대하는 것은 힘든 것이니까. 가끔은 에노도 불안해하며 그녀를 지켜보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던 적이 많았다.

 

 “거기냐?”

 

 케일은 발을 툭툭 털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의 뒤에 널브러진 괴물들의 시체 길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해 보였다. 남은 괴물들 역시 그녀의 모습을 보며 생전 처음 느끼는 공포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키.....키아...”

 

 케일의 시선이 한 괴물에게로 향했다. 동시에 그녀의 손에 붉은 빛이 감돌았고, 괴물에게도 같은 붉은 빛이 감돌면서 거대한 손 같은 게 튀어나왔다.

 

 “그냥 편안하게 죽여줄게.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야.”

 

 “키... 키아아악!”

 

 콰직. 괴물의 몸이 그대로, 가슴을 중심으로 구체로 찌그러졌다. 일말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체, 구겨진 종이처럼 말이다. 케일은 피식 웃으며 다른 쪽에 있는 괴물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다음은 너희들이냐?”

 

 “크르르! 캉캉!”

 

 “크와왕!”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한 괴물들은 일제히 케일을 향해 달려들었다. 케일은 그런 그 괴물들의 움직임을 가볍게 피하며 주먹으로 괴물을 낚아채서 벽에 세게 던졌다. 그러곤 바로 돌려차기로 다른 괴물의 옆구리와 갈비뼈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뒤이어 달려드는 괴물들은 그녀의 또 다른 힘인,

 

 “흠, 그렇게는 안 되지. 적을 묶어라, 덤벨러의 밧줄.”

 

 마법으로 인해 괴물들은 꼼짝하지 못하게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그녀의 마법사슬에 묶일 수밖에 없었다. 뒤이어 그녀의 발과 주먹이 날아오면서 묶인 녀석들도 그녀의 공격에 바닥에 뒹굴 수밖에 없었다.

 

 “아우우! 아우!”

 

 뒤에 있던 다른 녀석들보다 덩치가 작은 녀석이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에노는 녀석의 행동이 동료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아니 딱 봐도 알 수는 있었지만. 그는 즉시 단검을 꺼내 괴물을 향해 날리려고 했다. 그리고 그 순간 케일은 그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그냥 울게 나둬. 그래야 이쪽에 다 몰리지.”

 

 “싸우는 거 싫어하던 사람 어디 갔나? 이거 너무 신난 거 아니야?

 

 “오랜만이라서 그런 거 같아.”

 

 어느새 보니 케일의 머리에 고양이 귀가 서있었다. 이성보다는 본능에 더 충실한 상태인 것 같아보였다. 에노는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그저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뭐, 저렇게 신나 보이는 것도 오랜만이고, 그냥 움직이기 귀찮기도 하니까(사실 온통 만드라고사 입찰만 생각하고 있던 그였다.) 가만히 지켜보기로 한 것이었다.

 

 “알았어. 대신 빨리 정리하자고. 누나가 빨리 가기로 했으면서 여기서 밍기적거리는 건 조금 아니잖아.”

 

 “그래, 알았어. 그럼 한 번에 끝내야겠네.”

 

 케일은 천천히 자신의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를 하나 꺼내들었다. 가볍게 무엇인가가 적혀져있는 종이는, 메자크 제국에서도, 이 대륙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어떤 그림 같은 문자가 적혀져 있었다. 그 종이를, 그녀는 천천히 바닥에 내려두며 작게 무어라 속삭였다.

 

 “********”

 

 그녀의 발밑에서 빠르게, 사방으로 푸른색 빛들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글자들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면서, 거리를 뒤덮으며 거대한 하나의 무엇인가를 형성해나갔다.

 

 “키르르?”

 

 “키아아아악?!”

 

 괴물들에게서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그 빛들이 자신들을 집어삼키며 거대한 늪처럼 그들을 빨아들이고 있었으니까. 녀석들은 그 빛에 저항하며 최대한 움직여 보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빛의 힘은 점점 더 세져갔다.

 

 “그럼. 이만!”

 

 짝!

 

 그녀의 박수소리와 동시에 거대한 빛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그리고 팡! 소리와 함께, 빛은 한순간에 괴물들을 집어삼켜버렸다. 그리고 마법이 끝났을 때쯤, 그녀의 앞에는 살아있는 괴물들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괴물들의 시체까지 한 번에 사라져 있었다.

 

 마치, 괴물이 원래부터 없었다는 것처럼. 괴물이라는 존재가 없었다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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