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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5. 오해와 오해
작성일 : 19-09-19 23:08     조회 : 65     추천 : 0     분량 : 8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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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에노 일행을 만나고 2일이 지난, 그러니까 축제도 거의 중반을 지나고 있었다.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도시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광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지만,

 

 “으... 조금만... 더 가면....”

 

 푸른 머리의, 아멜에게는 그렇게까지 관심이 없었다. 오직 중앙광장의 노점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만이 그녀에게 포착 되어있었으니까.

 

 “잠시만 지나갈게요!”

 

 “어이! 조심하라고!”

 

 그건 그렇고 이곳 영주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은 모양이었다. 보통 이런 행사에는 동원이 되는 터라, 사람들의 얼굴 표정에 귀찮다는 감정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오히려 영주를 만나고 싶다고 자청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뭐, 이곳 영주가 원래 평민 출신이고, 제국 내에서 출세의 상징이자 영웅이라고 불리는 사람이라서 그렇지만.

 

 아멜은 사람들 사이를 어떻게든 비집고, 드디어 목표인 아이스크림 가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침 가게 문을 열려는 가게 주인이 그녀의 모습에 살짝 놀라기는 했지만, 곧장 가게를 열기 위해 수레를 펼치기 시작했다. 아멜은 그런 주인의 모습을 보며 기대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드디어! 아이스크림을!!’

 

 아멜은 이곳에 오기 전에, 이전 세계에서 ‘그’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었다. 관광 3일차, 어떤 것을 할지 몰라서 고민하던 차에 문득 전단지에서 본 아이스크림의 모습을 보고서,

 

 ‘하아....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아이스크림이 뭐에요?’

 

 ‘흠. 만들어줄까?’

 

 딱 한번 맛보았던, 신기한 간식. 그가 만들어주었던 아이스크림은 조금 얼음알갱이가 단단하긴 했지만, 그의 말로는 이것과는 다른 부드러운 아이스크림도 있다고 했었다. 그리고 마침 전단지를 보는 순간 그 모습에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녀였다.

 

 “어이 어이, 너무 조급한 거 아니야? 가게 열려면 아직 10분이나 걸린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가게주인은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마치 사촌 동생이랑 같아보였다나 뭐라나.

 

 사실 아이스크림이라는 것이 흔한 음식이 아니었고, 가게 주인도 원래는 다른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가, 축제라는 것을 이용한 작은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가격은 어느 정도 높기 때문에 함부로 사먹기는 힘들지만,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멜과 같이 미리 줄을 서기 위해 움직일 정도였다.

 

 그래서 그녀가 아마 조금만 늦었다면, 그녀의 뒤에 서있는 20명이나 되는 사람들 뒤에 서야 했을지도 몰랐다. 참 이런 거 하나는 부지런하단 말이야.

 

 “그럼 무슨 맛으로 먹을 거니?”

 

 “네.. 네?”

 

 가게 주인이 보여준 메뉴판을 보고 그녀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기껏해야 딸기 맛 아이스크림만 먹어보았던 그녀에게, 아이스크림의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은 꽤나 당혹스러웠으니까. 축제의 달이 ‘열화의 달’... 아니 ‘여름’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더운 달이라서 아이스크림이 금방 녹아버릴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괜히 많이 주문했다가 녹아버리면 아깝지 않은가.

 

 “으으.... 어떡하지......”

 

 아멜이 고민을 하는 사이 보다 못한 한 사람이 메뉴판을 짚으며 말했다.

 

 “그럴 때는 그냥 다 달라고 해. 아저씨, 제일 큰 컵으로 5가지 맛 섞어서 줘요.”

 

 그의 행동에 놀란 아멜이 무어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의 모습에 차마 뭐라고 하질 못했다. 그도 그럴게, 그는 로하니아의 치안을 맡고 있는 치안대 일원인,

 

 “크리엔씨 말대로 해요. 처음 오신 것 같은데, 그 메뉴가 제일 무난하긴 하죠.”

 

 조금 퀭한 눈을 뜨고 있는 남자, 크리엔이었다. 가게 주인은 아이스크림을 푹 퍼 담으며 크리엔에게 말했다.

 

 “크리엔씨 오늘도 숙취하러 오신 거예요?”

 

 “네이~ 네이. 어제도 너무 많이 마셨거든.”

 

 숙취를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는 독특한 남자. 어떨 결에 그가 주문해버린 아이스크림대로 받아버린 아멜이였지만, 딱히 크게 상관은 없었다. 오히려 그의 도움으로 모든 맛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돈을 지불하고, 가게주인한테 인사를 하며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크리엔과 가게 주인은 서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게 가까이서 본 그녀의 얼굴은 마치.....

 

 “천사와도 같아보였어.......”

 

 하얀 피부와 푸른 머리. 후드로 눌러쓰고 있지만, 일부러 낡은 후드로 눌러 쓴 덕에 그 미모가 더 독 보이는 것 같았다. 그래도

 

 “분명 몰래 혼자 빠져나온 귀족이겠죠? 그렇지 않고서야......”

 

 가끔 축제 때 심심치 않게 볼 수는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만약 귀족이 납치당했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귀찮아지니까.

 

 “그럼 일거리가 하나 더 늘었네요.”

 

 “그렇죠 뭐. 월급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일은 드럽게 많다니까요!”

 

 “공무원이 다 그렇지 뭐. 어여 가서 우리가 낸 세금만큼, 팍팍 일하라고. 뒷사람들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알았어요. 알았어. 그럼 장사나 잘하고 계셔요.”

 

 크리엔도 돈을 지불한 뒤, 발걸음을 돌려 그녀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의 촉이, 그녀의 존재가 무슨 사건을 일으킬 것이라고 외치고 있었으니까. 치안대에서 가장 운이 좋은(?) 그로서는 그녀를 그냥 두고만 볼 수가 없었다. 분명 폭풍을 몰고 올 상이야.

 

 분명!

 

 

 

 - 로하니아 남부지구 1번가, 리버튼 거리 -

 

 

 아멜은 수상한 사람(?)이 쫓아오고 있었지만, 딱히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이런 미행을 받아본 적이 많았으니까. 거기다 너무 티 나게 쫓아오는 그에게 ‘왜 쫓아오고 있나요?!’라고 말을 하기에는,

 

 ‘치안대라고 했나? 괜히 찍힌 것 같은데.......’

 

 그가 만약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이라면, 귀찮아 질게 분명하니까.

 

 ‘근데 왜 나를 쫓아오는 거지?’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신경이 너무 쓰였다. 그가 따라붙으면서, 다른 치안대 인원들도 점점 불어나기 시작했다. 아니, 이건 감시라기보다는 경호에 가까웠다. 알게 모르게, 사람들과 거리를 벌어지게 끔 하면서 그들 나름 아멜이 활동하기 편하게 거리를 벌려주고 있다.

 

 건달들이 시비를 걸려고 하면 미리 와서 녀석들을 잡아가준다. 사기꾼들이 접근하려면 그것들 역시 쓰레기 치우듯 손쉽게 밀어내준다. 정말이지....... 기분이 묘했다. 결국 아멜은 참 다 못해 자신을 따라오는 남자에게로 다가가 말을 걸려고 했다.

 

 “저... 저기! 자꾸만 쫒아 오시지 마시......”

 

 “어? 크리엔씨? 순찰 중이신가요?”

 

 마침 지나가던 에노가 그녀의 뒤를 쫓고 있던 남자에게 손을 흔들며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 역시 반갑다는 듯 그에게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여어! 여기서 만나네? 뭐 비슷하긴 해.”

 

 크리엔은 옆에 있는 여자를 살짝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렸다. 에노는 그가 말을 못하고 그저 흘끔 바라본 다는 점에서, 그녀를 호위, 또는 감시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분명 높은 사람이라서 말을 함부로 아끼는 거겠지.

 

 “그건 그렇고 오늘 가게는 하니?”

 

 그러고 보니 이시간이면 가게에서 일 할 시간 아닌가? 일만 끝나면 케일을 보러 갈 계획이었는데.

 

 “아, 오늘은 쉬고, 내일은 오후 늦게 열거에요. 판매할 상품이 부족하거든요.”

 

 에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그에게 대답했다. 그가 지금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예비로 준비해둔 물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 한 케일이 약초 심부름을 시켰기 때문이었다.

 

 “아하..... 그럼 내일 오후까지 못 보겠네......”

 

 마치 주인에게 밀려난 강아지가 시무룩해진 것 같아 보이는 그의 표정에 에노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다. 에노의 웃음에 크리엔은 눈살을 찌푸리며 툴툴댔다.

 

 “으으...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고.”

 

 “아..... 이제 슬슬 가봐야겠네요. 약초 경매 열릴 시간이니까요.”

 

 “그래. 조심히 가라.”

 

 에노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반면 케일을 볼 수 없다는 것에 그는 슬픈 표정으로 그의 인사를 받아준 뒤 곧장 다시 고개를 돌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며 거리를 순찰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아멜을 호위(?)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렇게 앞으로 걸어가는 에노. 그리고 그와 어깨를 스칠 듯 거리가 좁혀진 아멜은 순간 자신의 머릿속에 들려오는 말에 흠칫 놀랐다.

 

 ‘하하.... 참, 골치 아프시겠네요. 원래 저 분이 조금 오지랖이 많아요. 그래도 나쁜 뜻은 없으니까 뭐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나머지는 이 메모장을 봐주시고요.’

 

 “뭐... 뭐지?”

 

 어느새 자신의 손에 메모지가 들려 있는 게 보였다. 이거 참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아멜은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물론 이 느낌 어디서 많이 받아봤기는 했지만.......

 

 ‘마... 마법사였어?’

 

 평범한 약사인 줄 알았는데.... 아, 그래서 마력 중독인 것도 단번에 알아차린 것인가? 근데, 왜 나에게.......

 

 “음?!”

 

 조심스레 종이를 펼쳐보는 그녀는 잠시 놀란 눈으로 그걸 바라보았다. 그리곤 급히 고개를 돌려 에노를 찾으려고 했지만, 이미 그는 거리를 떠난 지 오래였다.

 

 ‘어떻게... 그걸...... 알고 있지?’

 

 그녀는 메모지를 조심히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다. 그녀가 본 마지막 메모지에 적힌 말.

 

 「검의 수호자입니까?」

 

 하지만 그 한마디는 그녀의 머릿속을 휘젓기에 충분한 말이었다. 그 말을 아는 존재는 아주 드므니까 말이다. 그것도 아주 드믄........

 

 

 

 - 로하니아 서부지구, 관문 출입국 관리소 -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 이제 좀 숨을 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병사 앞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두 명이면 괜찮겠는데 어림잡아 한 4~50명 정도 되 보이는 무리였다. 안 그래도 밥을 먹지 못한 그에게 있어서는 살짝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이었다.

 

 “아휴... 교대자는 언제 오는 거야..... 밥을 빨리 먹고 싶은데...... 다음!”

 

 병사는 툴툴대면서 책상에 다시 앉아 그들을 불렀다. 그들의 리더 격인 한 덩치 큰 남자가 앞으로 나와 그의 앞에 섰다.

 

 “흐음...... 그래서 당신 무슨 일로 오셨다고요?”

 

 “장사. 저 사람들은 내가 고용한 호위들이오.”

 

 “흐음..... 도시 내에 무기 반입은 불가인 거 아시죠?”

 

 그의 말에 남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로하니아 도시 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무기를 반납해야 하는 게 도시의 법이다.

 

 ‘흐... 용병들이란......’

 

 이런 상황을 많이 겪어본 병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서류를 내밀며 말했다. 화내나 마나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사이니까.

 

 “현재 가지고 있는 무기들을 여기다 적어주세요. 아무리 조리용이라고 해도, 검수 받고 가셔야 합니다.”

 

 “칫..... 알았다.”

 

 그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가 중압감이 느껴졌지만, 병사가 내미는 서류를 거절하진 않았다. 순순히 그들 일행은 무기를 넘기고, 식칼 같은 날붙이들은 일일이 확인을 한 후에 다시 돌려받았다. 꽤나 수가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일이 끝나고 밥을 먹을 생각에 병사는 불평하지 않고 책임감 있게 일을 마쳤다.

 

 “자, 끝났습니다. 이제 들어가셔도 되요.”

 

 병사는 ‘입국’이라는 도장을 증명서 위에 쾅하고 찍었다. 남자는 그 증명서를 들어 품속에 넣은 뒤 밖으로 나갔다. 하나같이 건장한 사내들만으로 이루어진..... 역시 용병들은 참 보기가 그렇단 말이야......

 

 “가자.”

 

 남자의 말에 모두 고개를 짧게 끄덕이곤 짐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병사는 그들이 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뒤쪽을 바라보았다.

 

 ‘휴으.... 끝났다!’

 

 마침, 그의 교대자도 왔기에, 그는 얼른 밥이나 먹으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곧장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그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그들은 짐을 싣는 척 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교대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가는 전번 근무자. 짐을 실어 나르는 척 하면서 남자들은 그가 사라지길 기다렸다. 교대자는 그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그들을 이끄는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시작해라.”

 

 “알겠습니다.” / “존명.”

 

 그들은 교대자의 지시에 따라 다시 무기들을 꺼내오기 시작했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그들. 마치 연습이라도 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상자에서 무기들을 꺼내고, 그 안을 모래로 채워 넣었다. 그리고 꺼내뒀던 무기들을 그들의 마차에 차곡차곡 쌓아 나가기 시작했다.

 

 분명 아까 검수 할 때 빼둔 무기들의 양은 생각보다 많은 양이다. 솔직히 40~50명이 가지고 다니기에도 많다고 여겨질 만큼, 아니 적어도 300명이 무장할 정도로 많은 양의........

 

 “다 실었군. 가자.”

 

 그들은 교대자가 열어준 문으로 신속하게 마치들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남자는 교대자에게 작은 금화 동전 하나를 던져주며 말했다. 금화 동전에는 검은 원에 십자로 그어져있고, 작은 해골 두 개가 그려져 있었다.

 

 “수고했다. 다음 합류 일자는 3일 뒤, 광장이다.”

 

 “알겠습니다. 신도들을 모아가겠습니다.”

 

 두 남자는 사악한 미소를 흘리며 그대로 고개를 돌려, 각자의 자리로 걸어 들어갔다. 쾅! 성문이 닫히면서, 묵직한 소음을 일으켰다. 도시의 안과 밖의 풍경은 너무나도 달랐다. 조용하고 차분한 밖의 분위기와 다른 열띤 축제의 현장. 모두가 행복해 보이고 모두가 즐거워 보인다. 그리고 그걸 남자는 역겹다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더러운 자식들.......’

 

 그가 섬에서 나온 지 3개월. 성지를 수호하고 있던 그는, 반년 전 성지를 습격한 어떤 한 인물의 추적과 더불어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것이었다.

 

 “하하하하! 그래서 말이야.......”

 

 “맞아 맞아. 그곳도 좋지.”

 

 사람들끼리 떠드는 모습, 물건을 서로 주고받으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축제를 구경하며 즐겁게 노는 사람들까지. 축제를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이 거리를 마구 오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평범하면서도 사람들이 많은 곳을, 평소에 인간들을 싫어하는 그로서는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은 견디기가 힘든 곳이었다.

 

 “지금 당장 청소하고 싶지만....... 우선 정보나 모아야지.”

 

 “그는 언제쯤 부를 까요?”

 

 혼잣말을 하던 그의 옆에서, 그를 따르는 추종자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부를 필요는 없고, 내가 찾아간다고 해둬라. 임무는 3일 뒤. 그때까지는 쓸 때 없는 움직임을 보이지 말라고 전해두고.”

 

 “알겠습니다.”

 

 추종자는 메모지를 꺼내 빠르게 무엇인가를 적어 내려가더니, 그걸 들고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그가 사라지는 것을 보던 남자는 다시 한 번, 도시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리곤 그대로 일행들과 함께 도시 한 구석으로 스며들어갔다. 그것도 그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마차와 함께 말이다.

 

 마치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 로하니아 남부지구 2번가, 약초상 거리 -

 

 

 “만드라고의 입찰은 에노씨에게로 가겠습니다!”

 

 “하앗! 아싸!”

 

 경매에서 이긴 에노는 환호를 지으며 물건을 받아들고 있었다. 그때 마침 그의 머릿속을 뒤흔드는 마력의 기운을 감지한 그는 물건을 받다 말고 고개를 돌려 서쪽을 바라보았다.

 

 ‘음? 이 기운은......’

 

 매우 기분 나쁜 기운..... 한때 남매를 괴롭혔던, 지금까지도 그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그 기운이 로하니아에서 느껴진다. 누구보다 마력에 민감한 그로서 이 기운을 못 알아차리기 힘드니까.

 

 “이거..... 뭔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

 

 “이봐이봐! 만드라고 입찰 축하한다고!”

 

 다른 약초상들은 하나같이 부러운 마음으로 그에게 말을 건네며 축하해주었다. 이 약초의 값어치가 엄청나기 때문에 입찰하기가 힘들기에 에노 역시 기뻐해야 마땅했지만,

 

 “아하하하. 그럼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그는 기쁜 표정을 짓지 못하고 급히 물건을 챙겨 곧장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항상 밝고 친근한 그의 평소와 다른 모습에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의 뒤를 바라보았다.

 

 “에노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나?”

 

 “그러게 말이여. 매번 제일 늦게 까지 남아있었는데 말이야.”

 

 “흐음. 그 약초 사랑꾼이 어디로 가는 걸까?”

 

 그렇게 다들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무엇인가 떠올랐는지 말을 했다.

 

 “아! 여자 친구랑 약속이라도 잡았나 보지 뭐.”

 

 한 남자의 말에 모두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응? 그게 또 무슨 소리야?”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남자는 난처한 표정으로, 지난 번 가게일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에노가 처음 보는 사람이랑 밥을 같이 먹었다는 것. 그리고 그의 누나에게 소개했다는(?) 것. 그 지난 8년간 무수히 많은 고백을 받고도 철저하게 가만히 있었다는 그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

 

 모두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엄청난 특종을 건졌다는 듯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그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에노에 대해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시 봤다는 둥, 충격이라는 둥 서로 떠들어대며 즐겁게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의 입에서 전해지는 말들은 부풀어지기 십상이다. 에노는 그냥 집에 간 것일 뿐이지만, 어느새 이상한 소문은 로하니아 남부 지구의 거리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에노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일들이 로하니아에서 벌어지고 있던 것이었다.

 
작가의 말
 

 또.. 태풍이 오네요... 빨래.. 잘 안 말라서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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