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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0. 하늘에 닿은 별
작성일 : 19-10-04 23:13     조회 : 66     추천 : 0     분량 : 8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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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을 다시 움켜쥔다. 거대한 힘과 힘이 충돌하면서 거리를 울렸다. 그 힘에 크리엔을 제외한 남은 병사들과 녀석들의 부하들이 밀려난다.

 

 “우와아악!”

 

 “역시 아무가니움님이셔!”

 

 “진즉에 그곳에 가셨어야 했는데 말이야!”

 

 아멜은 인상을 찌푸리며 녀석과 힘겨루기를 해나갔다. 녀석의 힘이 생각 이상으로 셌다. 이 커다란 도끼가 장식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것 같다. 다행이 도끼를 가진 상대를 상대해본 적 있던 게 다행이었다.

 

 “사도이긴 사도인데........ 정체가 뭐지?”

 

 아멜은 그와 힘겨루기를 하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자 남자는 피식 웃으며 하찮다는 듯이 말했다.

 

 “하하하. 그딴 구시대의 녀석들과 우리들을 비교하는 건가? 거기는 어차피 실패자들이 도망친 땅이라고. 그냥 밀려난 녀석들끼리 알콩달콩 소꿉놀이나 하던 그런 곳이란 말이지.”

 

 “소꿉놀이? 그게 소꿉놀이라고?”

 

 괴물들에게 고통 받은 세계. 그들은 생명이라는 것은 철저하게 짓밟고,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을 물어뜯었다. 아는 사람이 눈앞에서 찢겨 나갔다. 아는 사람이 숨을 헐떡이며 죽어갔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사라져갔다. 자주 가던 곳이 불타 사라져갔다. 푸르른 숲이 사라져가고, 나라가 멸망했다.

 

 근데 그게 소꿉놀이라고?

 

 “가만.... 안둘 거야!!”

 

 작은 체구와는 달리, 그녀의 검이 그의 도끼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아니, 도끼에 금을 내더니, 그대로 도끼를 갈라버렸다. 검에서 나오는 푸른 오라는 그대로 그의 어깨를 누르고, 그를 반으로 갈라버렸다. 저게 과연 살아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말이다.

 

 텁.

 

 “하아? 이게 다인가?”

 

 갈라져있던 몸의 팔이 갑자기 뻗어 나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아멜은 즉시 발차기를 날려 그의 몸을 냅다 밀어냈다. 분명 심장까지 그대로 토막을 냈을 텐데, 녀석은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멜의 당황한 모습에 주변의 그의 부하들이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별것도 아닌 녀석들이 왜 저렇게 당당하게 웃는 것인가?

 

 “대장? 혹시 대장만 재미 보는 거야?”

 

 “맞아. 대장만 즐겁게 놀지 말라고!”

 

 “하하하, 너희들의 실력으로는 그저 썰리기만 할 거다. 뭐, 우리가 이기긴 이길 테지만.”

 

 반으로 갈라진 얼굴로 웃던 그의 몸이, 찢어진 살들이 천천히 붙는다. 정확히 상처가 아문다기 보다는,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고 해야 하나? 녀석은 상당히 껄끄러운 녀석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녀석에게 공격이 먹히지 않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잠시 숨을 고른다. 그녀의 전신에, 타들어갈 것 같은 갈증이 그녀의 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간다. 그 상태에서 아멜은 발을 한번 세게 바닥에 내리쳤다. 순간 그녀의 몸과 주변으로 푸른 기운이 팡하고 터지듯 퍼져나갔다. 동시에 그녀의 신형이 그대로 사라졌다.

 

 “크억!”

 

 “크.. 크아악!”

 

 투두둑. 몸이 잘리다 못해 잘게 쪼개져서 가루가 되어버렸다. 핏방울조차 떨어지기 전에 베어버리는 그녀의 검. 하지만 녀석들은 당황하지 않고, 아멜의 주위를 감싸기 시작했다.

 

 “크윽! 역시 아파.......”

 

 “아프다고........”

 

 ‘뭐지? 분명 가루가 될 때까지 베었는데?’

 

 아멜은 숨을 고르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조금 더 사용하면 위험할 정도임을 알고는 있지만, 녀석들이 쉽게 그녀를 놔주지 않을 것 같다.

 

 “대장! 뒤에 있는 놈들은 어떻게 할까요?”

 

 “일단 수호자에게 집중한다. 녀석들은 풀어놓은 개들에게 맡겨둬.”

 

 “예얍! 알겠습니다!”

 

 이제 그림자들은 모두 그녀를 향해 빙 둘러싸기 시작했다. 아멜은 검을 겨누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집단전. 녀석들을 기습할 때는 소수 대 소수의 싸움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적어도 30명은 돼 보이는 숫자라서 위험하다. 그것도 무작정 둘러싸지 않고, 겹겹이 간격을 벌려서 둘러싸고 있는 것이, 녀석들은 어느 정도 훈련이 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원군이라고는 단 한명도 없는 곳에서...........

 

 ‘흐.... 하는 수 없나?’

 

 그녀는 땅에 검을 세게 박았다. 그녀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모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지켜봤다. 그 사이에 아멜은 크리엔 쪽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여러분! 죄송해요! 휩쓸려도 전 몰라요!”

 

 “휩쓸린다니? 그게 무슨 말이.......”

 

 “이거나 먹어라!”

 

 쾅! 순간 땅이 울리면서, 지면이 뒤틀어졌다. 그녀는 마지막 힘을 짜내서, 모든 힘을 거리에다 쏟아 부은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지면에 불어넣은 힘은 곧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며 도로를 엎어버리기 시작했다.

 

 “우와왁! 이게 무슨 짓이야!”

 

 “무슨 짓이긴! 잘 있어라!”

 

 아멜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쓰러지는 그림자들 사이를 빠르게 통과해 나갔다. 아까 전에도 보여줬지만, 그녀의 속도는 흩날리는 핏방울도 벨 정도로 엄청난 속도. 그녀가 그들 옆으로 지나가면서 일으키는 바람에 그들은 그대로 잡지 못하고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주문 사용자들은 뭐하는 거냐?!”

 

 “아무가니움님! 너... 너무 빨라서 못 잡겠습니....”

 

 “잡아! 잡으라고 어서!”

 

 그의 외침에 녀석들이 후다닥 그녀에게 마법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저만치 앞에 나가있었다. 그녀에게 마법이 닿기도 전에, 아니 마법이 발동하기도 전에 사라지고 만 것이다. 아무가니움은 그런 무능(?)한 자신의 부하들을 질책하며 어서 그녀를 뒤쫓기 시작했다. 그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다 못해 뚫어버릴 기세로 말이다.

 

 “흐으? 역시 아무가니움이야! 놓칠 줄 알았다니까!”

 

 그리고 그런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 아까 전 덩치 큰 남자, 아무가니움이 이끄는 부대와 달리 아멜이 상점을 나올 때 있던, 마치 늑대와 같아 보이는 인상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을 한참동안 지켜보던 이들은 얼굴에 무수히 많은 칼자국이 남은 남자에게 머리를 숙이며 말을 걸었다.

 

 “우리도 단독으로 움직이면 그분이 화를 내지 않을 까요?”

 

 “괜찮아. 이건 허가 받은 행동이야. 나는 저런 근육덩어리랑 다르다고.”

 

 “흐, 역시 스트리커님. 그럼 저희들도 움직이겠습니다.”

 

 “그래. 우리도 가자고.”

 

 아무가니움 일행을 따라, 아멜의 숨통을 조이기 위한 포위망을 만들고, 아무가니움의 뒤통수를 세게 치려는 그의 완벽한 계획을 위해, 그들도 지붕을 타고 움직이기 시작 했다.

 

 

 “끼이잉!”

 

 “케에엥!”

 

 그들이 떠나고 난 뒤 30분 정도 흐르고, 남아있던 개(?)들이 하늘위로 날아가는 광경이 펼쳐졌다.

 

  “자, 이제 2번째 판으로 넘어가야지? 흐랴합!”

 

 다시 한 번 더 괴물들 사이로 뛰어 들어가는 케일. 분명 아까전에도 이만큼을 잡았던 것 같았는데, 그녀는 지치지도 않고 열심히 녀석들을 패고, 또 패 나갔다. 그리고 그 뒤에서, 에노는 뒤로 튕겨져 날아오는 아직 숨이 붙은 괴물들을 마법으로 간단하게 마무리만 해 나갔다.

 

  “우와. 이게 뭔 일인가요? 에노씨?”

 

 케일 남매가 한창 싸우고 있을 때, 마침 다른 구역을 겨우 정리한 병사들이 이곳을 향해 뛰어오던 중, 괴물들이 한곳으로 달려가기에 쫓아온 것이다. 그들 중에 몇 명은 크리엔과 마찬가지로 약국 단골손님이 있었는데, 앞에 서 있는 에노를 보고 손을 흔들며 다가오다 깜짝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누나가 스트레스 풀고 싶다고 해서 놔두고 있었어요.”

 

 에노는 그저 태연하게 말을 하며, 자꾸 뒤로 빠져 나가려는 괴물들을 다시 밀어 넣었다. 그 모습에 병사들은 너무나 황당해서 에노 옆에 가만히 서서 그걸 지켜보았다. 아니, 괴물의 시체가 산더미로 쌓여있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두, 세 명이 달라붙어도 한 마리를 잡을까 말까하는 녀석들을 맨손으로 깨부수고 있으니 말이다.

 

 “에노씨. 그 술자리에서 했던 말, 빈말이 아니었군요.”

 

 “그거 진짜라니까요. 불릴 만도 하고, 그 불사의 전사 이옌과 싸워서 비겼다는 거.”

 

 대륙 최고의 투사, 무패의 이옌 레본. 대륙 투사대회 10연속 우승이라는 업적과, 마운트왕국과 필더레아 제국 분쟁 당시 그녀 한명 때문에 분쟁을 끝낼 정도로 무시무시한 무력을 자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는 대륙 어느 누구라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올해 대륙의 위인에 꼭 거론되는 인물이었다.

 

 지금은 미개척지의 호수도시 연합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륙 곳곳에서 그녀를 봤다는 얘기가 도는 것을 봐서는 아마 지금쯤이면 제국 내를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돌았다. 왜냐면 지금이 제국 내에 많은 도시들이 축제를 여는 기간이니까 말이다.

 

 뭐,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요점은 그 이옌과 맞먹는 힘을 가진 사람이 케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러니까 누나랑 사귀고 싶으면 바람기 없애는 게 좋아요. 아니면 누나를 포기하던가.”

 

 “흐.... 이... 이런.”

 

 에노의 말에 그는 흠칫 놀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와 우연치 않게 술을 마시러 갔던 에노와의 대화에서, 술에 잔뜩 취했던 그가 누나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던 와중에 말을 했는데, 그때 그는 그냥 술김에 얘기하는 건가하고 넘어갔었기 때문이다. 진짜로 그녀가, 약국에서의 자애로운(?) 모습의 그녀에게 이런 다른 모습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말이다.

 

 “흐. 타격감 하나는 역시 좋네.”

 

 둘이 이렇게 얘기하고 있을 때, 케일은 마지막 괴물의 머리통을 으깨버리며 그 시체를 냅다 바닥에 내리 찍었다. 그리고 나름 만족한 것인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근데 이 녀석들은 뭔가요? 에노씨는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병사의 질문에 에노는 잠시 생각을 했다. 에노의 마법도 그렇고, 케일의 힘도 가게에서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 그리고 녀석들을 마치 아는 듯 하는 그들의 모습에 확실히 조금 의심이 될 수도 있는........ 아 앞에 있는 크리엔을 빼면, 누구라도 그렇게 의심할 수 있으니까.

 

 “흠, 그거 금지된 연금술로 만든 생명체에요. 지금은 마법 협회에서 금지시킨, 공국에서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마법 실험체에요. 상당히 성질이 포악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에노는 일부러 마법 협회를 강조하면서, 앞으로 나가려던 그를 급히 잡고 바닥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몇 몇 녀석은 상당한 독과 산성을 가지고 있어서 보호 주문 없이는 저길 못 들어갈 거예요. 나나 누나는 마법을 쓸 줄 알기 때문에 괜찮긴 하지만요.”

 

 병사는 이글거리는 도로를 보며 에노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생각했다.

 

 “우... 우리가 상대할 때는 이런 녀석들은 없었는데........”

 

 “이 녀석들은 특정 대상을 쫓기 위해 만든 녀석이에요. 근데, 이렇게 많은 숫자가 있는 것을 보니, 꽤나 중요한 일인가 보죠 뭐.”

 

 “그... 근데, 너 마법협회 소속이었니?”

 

 “네, 저랑 누나는 약초학 관련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종종 마법협회에 납품하기도 하고요.”

 

 병사는 그의 말에 수긍을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마법협회’ 소속이라면 그런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니, 이전에 마법을 쓰는 것 자체로도 일반인에게는 엄청난 일이니까 말이다.

 

 “역시 매제가 최고야! 구하러 올 줄 알았다고!”

 

 어쩌다보니, 거리에 몰려있던 크리엔 일행을 구조한 모양새가 되었다. 병사들을 이끌고, 당당하게 괴물들을 처리하며 오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구원군이 극적으로 등장한 에르센 공방전은 메자크 제국과 아드라안 제국 전쟁 당시 100대 3000명의 싸움에서 32시간동안 벌어진 극적인 공방 끝에 에르센 성을 지킨 전투를 말한다.

 에르센 공방전의 모습과 같아 보였으니까.

 

 “언제부터 제가 매제가 된 거죠? 크리엔씨.”

 

 에노는 그런 그의 모습에 그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크리엔은 앞에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땀을 닦고 있는 케일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하하하, 나 진짜 케일씨에게 프로포즈할 거야!”

 

 “후회하실 텐데.........”

 

 “후회는 무슨!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에노는 크리엔의 말에 한숨을 내쉬며, 이곳 병사들과 자신에게 보호주문을 걸었다. 그는 마법을 이용해 단숨에 괴물들의 시체들을 모았다. 동시에 들어 올려 흘러나온 괴물들의 피와 내장들이 뭍은 도로조각들을 같이 쌓아뒀다. 생각보다 많은 시체들의 탑에 에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그럼. 이제 이걸 어떻게 처리하면 되죠?”

 

 “태워버리셔야 돼요. 땅에 묻으면 그 지역 오염되니까요.”

 

 “그러겠네. 산성에 독이니, 땅에 묻으면 안 되겠구나. 아! 근처에 파출소 있지? 거기서 태울 것들을 가져오면 되겠네!”

 

 크리엔과 병사들은 곧바로 근처 치안대 파출소로 가서 기름과 땔감들을 잔뜩 가져나왔다. 겨울에 쓸 비축자재를 그냥 막 가져가면 어떡하나 싶기는 하지만, 뭐, 그건 파출소 담당관들이 알아서 하는 거고.

 

 콸콸콸!

 

 기름이 든 통을 괴물사체 탑에 들이 붓기 시작했다. 뒤이어 한명이 횃불을 들고 와 괴물시체에 던지자 화르륵 불꽃이 일어나면서 괴물들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매캐한 연기가 솟아오른다. 괴물들 흔적도 재가루가 되어 사라져 갔다.

 

 “그럼. 혹시 여기 푸른색 머리를 가진 여자 분 못 봤나요?”

 

 “음? 아가씨 얘....... 잠깐. 에노, 너 알고 있는 사이니? 서.. 설마 그 소문이 맞는 거야?”

 

 “역시....가 아니라, 네? 소문이요? 그냥 단순히 손님인데.......”

 

 에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말을 하자, 크리엔은 그의 모습에 놀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어? 그 소문....... 진짜 여자 친구 아니야? 다들 그렇게 알고 있던데?”

 

 “네에? 제가요? 전 아직 여자 친구 같은 거 없어요.”

 

 뭔가 말을 하면서 조금 서글픈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그건 상관이 없다. 일단 그에게 여자 친구가 없다는 사실이 중요하니까.

 

 “흠, 일단 이 사건 때문에 조금 묻히겠지만, 그래도 오해는 풀고 다녀야겠네.”

 

 “그러게요. 분명 그 사람이 가만 안둘 테니까요.”

 

 말을 하면서 에노는 정신을 집중하여, 다른 곳으로 이동 중인 마력들을 하나하나 확인해 나갔다. 그리고 비정상적으로 많은 마력을 가진 다수의 사람들이 있는 곳을 발견했다.

 

 “그럼, 여기 마무리 부탁해요. 누나도 슬슬 움직일 준비 하는 것 같고요.”

 

 “그래, 알았어....... 가 아니라! 너랑 케일씨는 시민이잖아! 우리에게 맡겨두........”

 

 “이래보여도 엄연히 마법협회 소속이에요. 마법과 관련된 일에 마법사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거든요.”

 

 “에노, 빨리 안 와? 나 먼저 간다!”

 

 앞쪽에서 기다리던 케일의 외침에, 에노는 크리엔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저 미소를 지으며 단숨에 케일 쪽으로 움직였다. 일반인이 보기에 마법이라는 것은, 엄청난 힘이다. 먼 거리도 단숨에 움직이게 해주고, 불과 물, 흙과 바람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힘에 따라 재해를 만들 정도니까 말이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그 말을 끝으로, 에노와 케일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까 전 아멜이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그저 크리엔은 그들이 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참, 저들은 시민들인데, 자신은 이 도시를 지키는 경비대인 치안대인데 말이다.

 

 “대장. 그럼 우리도 그냥 우리일 하죠.”

 

 가장 상황파악 잘하면서, 가장 빠르게 모든 것을 포기(?)한 덴커일이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크리엔은 울상인 표정을 지으며 그저 그를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뭐, 그래도 이걸로 감봉은 당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다들 모두 바쁠 테니까. 아니, 무엇보다 이렇게 괴물들을 처리한 것에 오히려 포상을 받을지도 모를 거였다.

 

 “맞아요, 대장. ‘마법협회’의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마법협회. 아까 전에도, 에노의 말에 수긍을 하는 이유인 마법협회라는 존재는, 대륙에 전체에 걸쳐서 마법사들끼리 연구와 자료를 공유하는 하나의 거대 집단으로, 이들은 국가를 초월하는 단체들 중 하나이다. 마법사들이 아무리 소속 국가가 다르다고 해도, 일단 마법협회가 결정한 일은 소속된 이들이라면 모두 지킬 수밖에 없다. 안 그러면 자신들의 연구에 엄청난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많은 국가들 역시 그들과 협력하는 게 많고, 거기에 얽혀있는 각종 상인들과 협회들의 압력 때문에 함부로 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가끔 케일의 약국에 드나드는 마법협회 사람들이 케일에게 깍듯이 대하는 태도로 보아 그녀는 마법협회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인 것 같으니, 이번 사태에 이렇게 움직이는 것도 어느 정도 맞는 얘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그냥 빨리 포기하고,

 

 “우리도 우리 나름 일을 해야죠.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요.”

 

 “대장이 있어야 우리도 움직일 수 있어요. 우린 대장의 분대원인 걸요?”

 

 다른 병사들 역시, 멍하니 있는 그를 설득하며 점점 케일 남매와 반대방향으로 그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에서 또르르 눈물방울이 흘러내렸지만, 그걸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신경 쓰지도 않았다. 원래 이런 사람인거 잘 아니까 말이다. 너무나도 잘 알아서 말이다.

 

 그저 그는 방금 전에 케일의 약을 꽉 손에 쥔 채, 멀어져가는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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