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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어서와, 감옥은 처음이지? (4)
작성일 : 18-12-15 05:33     조회 : 58     추천 : 1     분량 : 6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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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어어어어...."

 

 때는 저녁 식사 전, 나는 지금 화장실에서 엉덩이를 까고 있는 중이다.

 내가 변기에 앉아있는 시간만, 대충 2시간 정도.

 내 배가 나의 기도를 들어줬는지, 2시간 동안 쾌변(?)을 보고 있는 중이다.

 그래, 2시간.

 

 "배야, 배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한거 아니니?"

 

 나의 질문에 '꾸르륵-' 이라고 대답한 내 배.

 뜻을 알 수 없는 꾸르륵 거림에, 나의 항문은 울상 지었다.

 그리고는 기어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쏴아아아-

 

 "어흑..."

 

 뭐가 문제인 걸까?

 그 지랄을 떨면서 점심을 먹은게 잘못이었나?

 먹고 토해서?

 아니면, 내가 불쌍하다고 자기 몫까지 건내준걸, 좋다고 넙쭉 받아먹은게 잘못이었나?

 

 "확실히..."

 

 뭔가 이상하긴 했지.

 평소에 먹을거라고 하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던 사람이, 자기 몫은 물론, 동생 것까지 내게 넘겼으니...

 그 사람이 건내주기 전에 이런 말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윽... 뭐가 뭔지 모르겠다.'

 

 똑같이 생긴 군만두가 담긴 접시들을 보며, 의미심장한 말을 흘릴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아니지 아니야. 공삼아. 그들은 좋은 의도를 가지고, 너에게 소중한 식량을 나눠 준거야. 의심하면 안되지."

 

 ...랄까. 너무 의심되잖아!

 이거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이상하네?

 진짜 뭐 한거 아니야?

 먹을거에 장난친거 아니냐고! 그 사람!

 

 "윽!"

 

 쏴아아아-

 

 엉덩이에서 감각이 사라져가는 것 같다.

 아니, 이미 사라졌나?

 이제는 그냥 몸에서 물만 주륵 주륵 빠져나가는 느낌만 든다.

 

 "....?"

 

 언제쯤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아니, 이걸 생각이라 할 수 있을까?

 거의 동물적인 감각의... 그런 느낌이 들었다.

 

 스윽-

 

 저릿저릿한 감각을 느끼며 다리를 벌린 나는, 고개를 숙여 '그곳'을 쳐다봤다.

 

 "으..."

 

 설명하면 괜히 기분만 더러워질 것같은 장면이 얼핏 보였다.

 그림자로 자체 필터링했는데도 이정도면... 으으...

 

 "아니, 잠깐."

 

 내 원래 목적은 이게 아니잖아.

 다시금 다리 사이로 시선을 옮겼다.

 이번엔 최대한 빛이 그곳의 모습을 잘 보여줄 정도로, 다리를 벌렸다.

 

 "...그래도 뭔가 찝찝한데..."

 

 더욱 적나라하게 '그것' 이 보였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내 감각이 '꼭 제대로 확인해야 돼!' 라는 신호를 전해주고 있는 느낌이랄까?

 내 감을 믿기로 한 나는, 다시 한번 항문이 눈물을 쏟은 틈을 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변기 안을 내려다 봤다.

 

 "...."

 

 -

 

 "으아아악!"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비명에, 나이라가 움찔했다.

 

 "우리 애기 괜찮은거 맞아?"

 "괘,괜찮다니까? 넌 걔한테나 신경쓰고 있어. 화장실 쪽은 생각도 하지 말고."

 "그치만... 2시간.. 넘었나? 그렇게 긴 시간 동안 화장실에 있는데..."

 "또 똥 안나온다고 그러는 거겠지! 괜히 가서 애 신경쓰이게 하지말고! 어!? 니 얼굴 봤다간 나올 똥도 안나올테니까."

 

 흘겨보는 마이라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는 나이라.

 찔리는게 있는 탓인지, 아까부터 나이라의 이마엔 식은땀이 가득했다.

 그런 나이라의 상태를 보고 눈치를 못챌 마이라가 아니었지만, 나이라의 말 대로 지금은 공삼이가 아니라 신입에게 신경을 더 써야 할 때였다.

 

 "먹을 거에 눈돌아가는 년이, 지 먹을 거를 양보할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넌 이따 나랑 얘기 좀 하자. 알겠지?"

 "아하, 아하하하!"

 "뭘 잘했다고 처 웃어?"

 

 시선을 침대 위의 아이에게 고정한 채로, 입만 움직여 말을 하는 마이라.

 그런 마이라를 보며 나이라는 멋쩍게 웃을 뿐이었다.

 

 "으으응...."

 

 점심 이후로 간간이 뒤척이던 아이가, 깨어날 기미를 보였다.

 눈가가 파르르 떨리고, 내내 오물거리던 입술이 경직된 움직임을 보였다.

 아이의 곁에서 그 상태를 계속 주시하고 있던 마이라가, 침을 꿀꺽 삼켰다.

 

 "꺼헉! 헉 헉!"

 

 마른 느낌의 숨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아이의 눈이 번쩍! 떠졌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바쁘게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아이의 가슴이, 지금 아이의 상태를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다.

 아이는 그렇게 잠시간 있다가, 돌연 팔을 들어올렸다.

 

 "...."

 

 허공에서 양 손을 쥐락펴락 하며,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던 아이.

 무언가에 홀린듯한 아이의 시선은 이내, 손목을 타고 내려갔다.

 라이브가 있던 왼손목에, 실금처럼 나있는 흉터에서 잠시 멈칫한 아이의 시선은 쭉쭉 내려가 그 양 어깨에까지 도달했다.

 

 벌떡!

 

 상체를 일으킨 아이는, 벌어진 입을 다물 생각도 하지 못하고, 손을 움직여 이번엔 다리를 만져갔다.

 그것도 모자라, 이불을 들춰 자신의 다리를 연신 확인했다.

 죄수복 하의를 들어, 자신의 다리가 하체에 제대로 붙어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그 부산스러움을 일단락 시킨 아이.

 그렇게 잠깐의 멈칫하는 순간.

 아이의 전신에 소름이 돋아올랐다.

 

 "흐으으..."

 

 아이가 무릎을 가슴 앞으로 끌어당기고, 양 손으론 반대편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몸을 떨어대기 시작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안쓰러운 눈으로 보고 있던 마이라가, 내려간 이불을 끌어올려 아이를 감싸줬다.

 

 흠칫!

 

 그 손길에 주변에 사람이 있음을 깨달은 아이가, 보는 사람이 다 안타까울 정도로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안그래도 눈물이 고여 그렁그렁 했는데, 마이라를 인식하고 나서부터는 완전 폭포수처럼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쉬~ 쉬~ 괜찮아. 여기엔 나쁜 사람 없단다."

 

 정의를 대변하고 있는 팔라딘을 나쁜 사람이라 칭하는 마이라였지만, 놀랍게도 그녀의 말은 효과가 있었다.

 마법이라도 부린 것처럼, 아이의 기세가 점차 안정적으로 변해갔다.

 가쁜 숨소리는 차분하게 변해갔고, 쏟아지던 눈물 또한 그 기세를 줄여갔다.

 그래도 미미하게 남은 불안감이, 아이의 전신 떨림을 통해 전해지고 있었다.

 

 "이리 오렴."

 

 하지만 그것 조차 마이라가 아이를 품에 안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런 마이라를 바라보는 나이라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지만, 그녀는 자신이 지금 상황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동생을, 그냥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고요함만이 감돌고 있을 때.

 

 "흐으으윽...."

 

 어디선가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를 비롯한 모두의 시선이, 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움직였다.

 그리고 그들은 볼 수 있었다.

 엉덩이를 깐 채로, 바닥을 기어서 화장실을 나오고 있는 공삼이를.

 드러난 공삼이의 엉덩이엔, 무슨 토마토 소스라도 바른 것 마냥, 빨간색이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

 "윽."

 "!!"

 

 공삼이를 본 사람들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여줬다.

 마이라, 나이라, 아이 순의 반응에, 공삼이는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아이의 반응에 제일 상처 받은 것 같았다.

 

 "크흡... 하아...."

 

 상처 받은 자신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울음을 그친 공삼이가 크게 심호흡을 한번 했다.

 그리고는 '나는 상처 받지 않았다.' 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억지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안녕? 하하..."

 

 공삼이는 몰랐을 거다.

 자신의 그 말이 기폭제가 되었을 줄은.

 

 "으...으으으..!!"

 

 몸에 피를 묻힌 사람이 자신에게 말을 걸자, '그때' 당시의 기억이 강하게 되살아난 아이.

 그렇게 아이는 눈을 뒤집은 채,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잘려나갔던 두 팔과 다리는, 제대로 붙은게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따로 놀았고, 그 작은 체구에서 나온다기엔 믿기 힘들 정도로 강하게 몸을 떨어댔다.

 

 "...."

 

 자신의 인사 한마디에 발작을 일으키는 아이를 보며, 벙찐 공삼이의 얼굴.

 하지만 그 이면엔 당혹감이 가득했다.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기어나오던 그 자세 그대로 굳어, 눈알만 빙글빙글 돌리는 공삼이였다.

 그렇게 눈알만 공삼이의 시선이, 운명처럼 아이의 눈과 마주했다.

 

 "...."

 

 흰자위만 가득했던 눈엔, 언제 돌아왔는지 모를 눈동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동자엔 초점이 없었다.

 물 속에서 누군가 공을 튕기는 것처럼, 그저 흐름에 맡긴 듯한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마주친 거다.

 

 때마침 공삼이 쪽을 향한 눈동자와, 공삼이의 시선이.

 

 "너 이자식!"

 

 그때, 누군가가 공삼이와 아이의 아이 컨택(eye contact)을 방해 해왔다.

 공삼이 앞에 다가간 나이라가 공삼이의 멱살을 잡아 끌어올렸다.

 어느새 커다랗게 부풀어오른 그녀의 상체가, 한손으로 공삼이를 들어올리는 것을 무리 없이 가능하게끔 도와주었다.

 

 "너! 무슨 짓을 한거야!"

 

 사실 공삼이가 무슨 짓을 한게 아니다.

 따지고 보면 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건 사고였다.

 나이라 또한 공삼이가 무엇을 했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그저, 공삼이 때문에 자신의 동생이 힘들어졌으니, 화를 내는 것 뿐이었다.

 

 "...."

 

 나이라에 의해 멱살잡혀 공중에 뜬 상태인 공삼이지만, 그의 시선은 나이라가 아닌 아이에게로 향해 있었다.

 아이를 바라보는 공삼이의 눈엔,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짙게 깔려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이를 바라보던 공삼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이라의 손에서 뿌연 안개가 나와 아이를 감싸는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안개가 지나간 자리엔, 차분하게 진정된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잠을 자는 것인지, 새액- 새액- 거리는 소리를 내는 중이다.

 

 "너 지금 내말- 응?"

 

 뭔가를 감지한 것일까?

 공삼이를 향해 윽박지르고 있던 나이라가, 고개를 돌려 마이라를 바라본다.

 마이라를 보며 짧게 혀를 찬 나이라가 다시 공삼이를 바라봤다.

 

 "너, 봐선 안될 걸 봤구나?"

 

 나이라의 살기 어린 말에, 잠깐 나가있던 공삼이의 정신이 냉큼 달려왔다.

 

 "네,네?"

 "기억을 좀, 잃어줘야겠다."

 "네에?!"

 

 비어있는 다른 손을 뒤로 당기는 모습이, 단순하게 기억을 잃고 끝날 것 같지 않아보였다.

 나이라의 주먹이 점점 멀어져갈 때마다, 공삼이의 두려움은 점점 배가되었다.

 뭔가 이대론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공삼이가, 일발장전 중인 나이라를 향해 두 손을 들어보였다.

 

 "자,잠깐! 잠깐만요!"

 "문답무용!"

 "으악! 진짜! 잠깐! 그러다 터져요! 터져!"

 

 머리가 터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 공삼이가 온몸을 꿈틀대면서 살려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가만히 있어! 빗나가면 더 아프다!"

 "으악! 어? 어어? 방금 무슨 일이 있었죠? 갑자기 기억이 날아간 것 같아요! 하하하!"

 "뭐래, 미친 소리 하지 말고 좀 가만히 있어라!"

 "미친 소리는 당신이 하고 있잖아! 나 기억 안난다니까! 진짜 아무것도 기억 안난다고!"

 

 두 사람의 콩트를 보면서 한마디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마이라였지만, 어제부터 해서 힘을 많이 쓴 상태였기 때문에,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 심력이 없었다.

 계속 지켜보는 것조차 심력 낭비라고 생각한 마이라는 결국, 두 사람에게로 부터 등을 돌렸다.

 

 "으악! 터진다! 터져!"

 "시끄러워!"

 "진짜! 진짜 터져요! 터져요옷! 아! 아아아--!!"

 

 쏴아아아-

 

 공삼이와 나이라의 실랑이를 종결시켜준 건, 눈물이었다.

 두 사람의 싸움을 보고 있던 항문이가, 격해진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 내버렸다.

 

 "...."

 "....으흑... 아흑흑...."

 "..아, 음... 미안...하다..."

 "터진다 그랬잖아요...흑..."

 "미안..."

 

 나이라가 자신 때문에 공삼이가 고생(?)한 것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어 사과를 했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된 공삼이는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그냥... 그냥... 제 기억을 지워주세요...흑흑..."

 "...미안."

 "내 기억, 지워달라구요! 내 상처! 여기 마음 깊게 새겨진 상처가 안보이시나요?!"

 

 나이라의 부풀었던 근육이 쪼그라들고, 공중에 떠 있던 공삼이의 신체는 바닥에 닿았다.

 

 "...야, 그래도 이미 3번이나 똥 지린 적 있잖아. 뭘 그렇게-"

 "그 3번은, 제 기억엔 없는 일이잖아요. 그냥, 댁들이 그런 일이 있었다고 알려준거잖아요."

 "...그..."

 "그냥... 이번에도 기억을 지워주세요. 깔끔하게."

 "아니, 그건..."

 "못해요? 못하겠나요? 왜요? 왜 못해요! 왜! 왜애!!!"

 "미안..."

 "응아아악!"

 

 한번 시작된 공삼이의 발광은 그칠 줄 몰랐다.

 그에 '진짜 한번 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 나이라가, 다시금 일발장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퍼억!

 

 발광하고 있는 공삼이의 얼굴에, 나이라의 주먹이 틀어박혔다.

 

 "으어...."

 

 하지만 그 결과는 영 좋지 못했다.

 공삼이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나이라의 주먹에 들어간 힘이 대부분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

 

 인중에도 토마토 소스를 바르게 된 공삼이가, 멍한 눈으로 나이라를 바라봤다.

 

 "... 왜.... 그랬어요?"

 "그..."

 "...됐어요. 그냥 저기 가서 기저귀 하나만 가져다 주세요."

 

 나이라가 막 답하려는 찰나, 그녀를 밀치는 손길이 있었다.

 짜증 가득한 얼굴로 나이라를 한번 째려본 마이라가, 말 없이 공삼이에게 기저귀를 채워주었다.

 

 "야."

 "으,응?"

 "니가 다 청소 해놔라. 알겠냐?"

 "어, 응..."

 "아! 그리고 너 면담 시간 두배다. 알겠어?"

 

 소심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나이라를, 다시한번 째려본 마이라가 이내, 공삼이의 손을 잡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마이라의 손에 이끌려가는 공삼이는, 부서진 소중한 무언가가 아예 가루가 되어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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