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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어서와, 감옥은 처음이지? (2)
작성일 : 18-12-13 05:19     조회 : 49     추천 : 1     분량 : 3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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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흠."

 

 어느정도 진정이 된 공삼이가 화장실에 들어온 원래 목적을 떠올렸다.

 

 "신입이 온다는데, 계속 기저귀를 차고 있을 순 없는 일이지."

 

 기저귀의 볼륨감은, 얇디 얇은 죄수복으론 감출 수 없다.

 

 "겸사 겸사, 똥도 좀 싸고."

 

 똥을 싼다는 핑계가 거짓은 아닌 것 같다.

 바지를 내리고, 기저귀를 벗어던진 공삼이가 좌변기에 앉았다.

 

 "확실히 운동이 효과 있는 것 같네. 배가 좀 당기는게, 금방 나올 것 같아."

 

 단지 윗몸 일으키기를 너무 많이 한 탓에 그런 것이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공삼이는 좋아라 하면서 아랫배와 항문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배가 아플 정도로 힘을 주고 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한 공삼이가 식은땀을 삐질 흘렸다.

 

 "뭐야, 왜 이렇게 안나와?"

 

 한번 당황하기 시작하자, 별의별 것들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반쯤 흐리게 보이던 낙인이 선명하게 존재감을 뿜어내기 시작했고, 허벅지를 비롯한 다리가 저려왔다.

 왼손목에서도 환통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똥X야, 너 진짜 군만두 처먹고 싶니? 왜 그렇게 비협조적 인거야? 한번만 도와주라. 우리 같은 몸 쓰는 사인데, 그 정도도 못해주니?"

 

 아무리 사정해봐도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

 그에 멘탈에 금이 가버린 공삼이가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얼마지나지 않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흐흐흐흑...."

 

 앉은뱅이 식탁에서 열심히 군만두를 집어먹고 있던 나이라는, 귓가를 간질이는 소름끼치는 소리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지막 남은 군만두를 빠르게 집어, 입 안에 욱여넣은 나이라가 식탁에서 벗어나 슬금슬금 화장실 쪽으로 움직였다.

 

 "흐윽... 흐으윽..."

 

 바지를 내린채로 변기에 앉아 훌쩍거리는게, 뭔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공삼이의 모습을 살짝 훔쳐본 나이라가 소리 소문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톡톡

 

 "간수야, 간수야. 얘기 좀 하자."

 

 그들의 식사를 책임져 주고 있는 스크린에 다가가 혼잣말을 하는 나이라.

 나이라의 부름이 통한 것인지, 암전 상태였던 스크린에 빛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지?]

 "야, 오늘 점심은 언제야?"

 [시답지 않은 일로 부른 것이냐?]

 "아니, 그게 아니라... 만두의 내용물 좀 바꿨으면 싶어서."

 [...하아... 질리지도 않은가 보군. 바꾸는 것도 적당히 해라.]

 "내가 원해서 바꾸는게 아니라니까?"

 [그 레퍼토리도 지겨울 정도다. 더 참신한 변명거리는 없나?]

 "필요해서 그런거야. 필요해서."

 [그것 밖에 안되나? 그 말도 지겹도록 들은 것 같은데.]

 "아니, 진짜! 필요하다니까?"

 [...알겠다. 이번엔 무슨 맛을 원하지? 고기? 채소? 과일? ....그러고 보니 이번에 새로운 과일이 추가 된 것 같은데...]

 "오? 그래? 마침 잘됐네. 그 새로 추가된 과일을... 이 아니라!"

 [음?]

 "그, 우리 신입 있잖아. 걔가 약간 이거 같거든?"

 

 머리를 가리킨 손가락이 원을 그리며 빙빙 돈다.

 잠깐 뜸을 들인 나이라가 떨떠름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혹시 정신 안정제 좀 많이 넣어줄 수 있어?"

 [불가. 과도한 투약은 안하느니만도 못하다는 걸, 너도 알고 있지 않나?]

 "역시 그렇지?"

 [혹시 새로 들어온 놈이 마음에 안든 것이냐? 죽이고 싶을 정도로?]

 "아니! 아니야. 마음에 조금 안들긴 하지만, 죽이고 싶을 정돈 아니라고."

 [...흠, 그럼 이번 용건은 끝난걸로 알아도 되겠지?]

 "잠깐! 그러면... 혹시 배변 활동에 좋은... 그런 거 없나?"

 [...내용물 중엔 소화 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항상 포함되어 있다.]

 "그으래? ...그래도 양 좀 늘려주면 안될까? 얘가 막 똥 못싸서 죽을라 그러더라고."

 [... 계속되는 배변 활동으로 신입을 말려죽이려는 모양이군. 역시....]

 "아니라니까? 니가 걔를 못봐서 그래! 똥싸는데 막 웃고 울고! 어! 봐! 저거 보라고!"

 

 때마침 화장실에서 기어나온 공삼이를 가리키며, 열심히 침을 튀기는 나이라.

 

 [...알겠다. 이번 점심은 강력한 것으로 준비하지.]

 "고마워... 아! 내껀 그 새로 들어온 과일 맛으로 준비해줘! 내 동생 것도!"

 [오늘 들어간 놈 것까지 해서 준비해주지.]

 "고마워~!"

 

 그렇게 스크린에 다시 암전이 찾아오고, 그와 동시에 감옥 안에도 정적이 찾아왔다.

 

 "...."

 "...."

 "...흐윽... 흐흐흑...."

 

 먼저 정적을 깬 것은 엉덩이를 깐 채로 엎드려 있는 공삼이었다.

 

 "전... 전 언제쯤 제대로 똥을 쌀 수 있을까요?"

 "...그,글쎄...?"

 

 올려다 보는 공삼이의 시선을 애써 피하는 나이라.

 눈물이 앞을 가림에도 [휴재] 라는 낙인이, 시야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게, 왠지 더 서러워진 공삼이가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나이라는 그런 공삼이를 보며 어쩔줄 몰라 했다.

 

 "흐흑...저... 새 기저귀... 하나만 갖다주세요..."

 "으,응."

 

 제정신이 아닌 공삼이는 기저귀를 제대로 착용하지 못했고, 결국 나이라의 도움을 받아 완착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이라는 마이라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정신이 탈주하기 직전인 공삼이에게 진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니까... 제가 어젯밤에 베개를 맞고 기절해서... 그대로 똥을 지렸다는 거죠? 그리고 그걸..."

 "응, 우리가 처리해줬지."

 

 물론 반쯤 거짓을 섞어서.

 

 "하아... 어쩐지... 뭔가 다행이면서도... 다행이 아니네요..."

 

 변을 봤다는 건 다행이지만서도, 기저귀에 지린 건 다행이 아니었다.

 공삼이는,

 

 '난 이제 기저귀가 없으면 안되는 몸이 된 걸까?'

 

 라는 생각을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어느정도 차분해진 공삼이를 보며, 나이라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감옥 생활 80년, 다양한 이유로 인해 미쳐가는 사람들을 보아왔지만, 똥 때문에 미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어찌 생각해보면 난감한 일이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다행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게, 다른 이유들과는 다르게.

 변 관련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은가.

 감정 기복이 좀 심한 것 같지만, 변만 해결해주면 방긋 방긋 곧잘 웃기도 하는 공삼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밝든 어둡든, 그 감정이 드러나 있는게 가면이라면.

 타인인 자신들은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

 

 '쟤는 가면을 쓰는 타입은 아닌 것 같지만...'

 

 아까 화장실에 갈 때도, 웃는 표정이 영 어색한게, 뭘 숨기는 걸 잘하는 타입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도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일이다.

 가면이라는 건, 찰나의 순간에도 생성될 수 있는 것이니.

 

 "아! 그러면 앞으로도 절 기절시켜주실 수 있나요?"

 "아앙?"

 

 움찔!

 

 나이라의 기세에 순간 쫄은 공삼이.

 

 '뭔가 근육질의 맹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찌나 쫄았던지, 환상까지 봤나보다.

 움츠러든 모습으로 눈을 비비적거리는 공삼이의 귓가로 그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 동생 힘들게 하지 마라."

 

 공삼이로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었지만, 심상치 않은 나이라의 기세에 고개부터 끄덕이는 공삼이었다.

 그렇게,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방 안에 정적이 감돌았다.

 

 철컹-

 끼이이이---

 

 그때, 둘 사이의 묘한 긴장감을 단번에 흐트러뜨리는 소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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