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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내가 노블이라고? (2)
작성일 : 18-12-13 05:15     조회 : 57     추천 : 1     분량 : 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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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좀 하게 해줬으면 좋겠네... 하아... 아랫배에 이 묵직한 느낌... 짜증난다..."

 

 감옥에 들어온지도 어느덧 7일째.

 연재를 하지 않고 음식만 먹으면서 연명하고 있는지도 7일째다.

 안그래도 제대로 연재하지 않은 탓에, 미묘하게 약해져 있던 나였는데, 이곳에 끌려오고 나서부터는 완전 약골이 된 느낌이다.

 몸만 건강하다면 이딴 변비쯤은 한방일텐데.

 

 "짜증나네."

 

 변비와 함께 찾아왔던 불면증 또한 심해진 상태다.

 내 두 눈에 새겨진 [휴재] 라는 죄명.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거의 투명할 정도로 옅어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선명하게 나타나는 글자.

 눈을 감든 뜨든, 시선을 어디에 돌리든, 그 글자는 사라지지 않고 내 시야 정중앙에 항상 자리잡고 있다.

 더 복장 터지게 만드는 점은, 이게 잠을 잘 때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의 공삼아, 이 멍청한 공삼아. 뭐가 잘났다고 그 지랄을 떨었니. 니가 이 고통을 알아? 개멍청한 새끼!"

 

 쿵! 쿵! 쿵!

 

 "어휴, 저거 또 시작이네."

 "냅둬, 신입이 뭐 그렇지."

 "아니, 할 거면 낮에 하던가. 벌써 7일째야. 7일! 잠 좀 자자!"

 

 한쪽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003... 아니, 공삼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방 울리니까, 대가리 좀 그만 박아!"

 

 휘익- 퍽

 

 성질급한 사람의 베개가 공삼이의 뒷통수를 가격했다.

 베개를 맞고 소리 없는 쭈글이가 된, 공삼이.

 그런 공삼이를 보며 욕쟁이가 고개를 저었다.

 

 "조금만 더 참아봐. 며칠 뒤면 그날이니까."

 

 그날.

 며칠 전에 감옥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을 들은 공삼이는 알고 있다.

 그날이 무슨 날인지.

 수감자들의 체력 및 면역력 회복을 위해 연재를 허락하는 날.

 며칠분을 쓰든, 간수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공삼이는 그저 저들의 말을 믿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 희망이라도 없으면, 배를 째고 오물들을 끄집어낼 것 같았기에.

 외상을 비롯한 물리적 고통엔 나름의 내성이 있는 그였지만, 변비는 아니었다.

 각성과 함께 찾아온 배고픔, 그리고 음식 섭취.

 연재를 하지 못한 탓에 낮아진 면역력과 체력, 거의 해본적 없는 배설활동, 거기에 심한 스트레스까지 겹친 탓에, 처음 만난 변비한테 고전하고 있는 공삼이었다.

 하물며 지금 공삼이가 정상적인 환경 속에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공삼이의 기어들어가는 대답을 들은 욕쟁이가, 안쓰럽다는 듯 공삼이를 바라본다.

 그녀의 이름은 마이라.

 겉모습은 10대 초반의 여자 아이지만, 감옥에서 썩은지만 80년이 넘은 썩은물 중 하나다.

 각성의 날을 기준으로 노화가 멈추기에, 이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건 언니인 나이라 또한 마찬가지.

 여하튼, 겉보기완 다르게 그녀들은 관록있는 사람들이다.

 동기화로 인해 지능이 크흠 ... 조금 단순해진 나이라와는 다르게, 마이라는 경험을 지혜로 바꿀줄 아는 사람이다.

 흥분하면 입이 험해지긴 하지만...

 

 "괜찮아, 괜찮고 말고."

 

 마이라는 알고 있다.

 지금 공삼이가 하는 사죄는, 마이라들에게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단순하게 보자면 그녀들에게 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근원을 더듬어 가보면, 그 끝엔 절대법전이 있다.

 절대법전이 내리는 심판은 단순하지 않다.

 물리적 고통은 거의 없다. 있다면 왼손목에 삽입되어 있는 '라이브'를 파괴할 때와 눈에 지울 수 없는 '낙인'을 새길 때 정도.

 그 고통 조차도 절대법전을 벗어나면, 얼마 안가 누그러진다.

 하지만 그 '낙인' 이 남은 죗값을 치르게끔 한다.

 눈알을 뽑아도, 머리를 박살내도, 그 낙인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낙인의 투명도를 조절하는 유일한 방법은 죄수의 '집중력' 뿐.

 그 외의 방법은... 도서 화(化)... 그러니까 소멸 정도?

 낙인을 달고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적응 뿐이다.

 적응을 못하면 미쳐버린다.

 

 '....오랜만에 받은 신입인데....'

 

 마이라들의 방엔 거의 매번 중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들어왔다.

 왜인지는 모른다. 마이라들의 죄질이 너무 나빠서 그런걸까?

 

 '도대체 우리들은 무슨 죄를 저지른걸까?'

 

 하지만 마이라들은 자신들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모른다.

 그녀들에겐 '낙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 대신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죄명이 보였다.

 원래는 특수한 장치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것이, 그냥 그들의 눈만 보면 보였다.

 어쩌면 그것이 또 다른 형태의 '낙인' 인지도 몰랐다.

 타인의 낙인을 보는 것. 그리고 그 낙인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보는 것.

 그들의 몸부림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었다.

 

 '얼마나 무거운 죄이길래, 이런 생활을 하는 걸까?'

 

 신입이 들어올 때면, 항상 하는 질문들을 허공에 던져본다.

 하지만 매번 그랬던 것 처럼, 질문들은 허공 중에서 흩어질 뿐이었다.

 

 '이번엔 제발...'

 

 눈을 뽑질 않기를, 머리를 부수질 않기를, 미쳐 버리지 않기를.

 그리고.

 

 '생을 포기하질 않기를.'

 

 공삼이가 그녀들의 방에 배정된, 첫날 부터 빌었던 소원을.

 마이라는 오늘도 빌고, 또 빌었다.

 

 사아-

 

 이불에 머리를 처박은 채, 꺼이꺼이 숨죽여 울고 있는 공삼이에게로, 마이라의 손에서 뿜어져나온 안개가 흐물흐물 날아간다.

 공삼이를 감싸안아가던 안개는, 그의 숨소리가 한결 편안해질 때까지 머물다, 마이라가 던진 질문들처럼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거, 써도 괜찮은거야?"

 "...아직도 안자고 있었냐?"

 "흥, 그 난리를 치는데. 잘 수나 있겠어?"

 "뭐래. 얘처럼 얌전한 애가 또 어딨다고."

 "얌전은 무슨..."

 "괜한 소리 하지 말고, 그냥 처 자라?"

 

 마이라의 말에도 불구하고, 나이라는 상체를 일으켰다.

 

 "...나도 한번쯤은 써줘야 공평하겠지?"

 "그냥 자라."

 "얘, 내 아기거든?"

 "미친년이 개소리 처하고 자빠졌네. 누가 네 아기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이라는 알고 있다.

 나이라가 자신을 배려해주고 있음을.

 또 다시 마이라만 짐을 짊어질까봐, 그녀도 나선 것이다.

 

 "...어찌 됐든 간에, 똥 때문에 애가 죽는건 막아야 하지 않겠어?"

 

 무거워진 분위기를 풀어보려 나이라가 몇마디 날린다. 하지만 분위기가 풀려도 너무 풀린 걸까?

 자기가 말을 내뱉고도 웃긴지, 나이라가 큭큭대며 공삼이를 바라봤다.

 

 "후우...."

 

 한참을 끅끅대며 웃던 나이라가, 심호흡을 통해 웃음을 가라앉혔다.

 그와 동시에 진중한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꽉-

 

 눈을 감고 집중을 하고 있는 나이라의 신체가 급변했다.

 그 변한 부위가 팔 뿐이었지만, 전과는 다르게 잔근육이 돋보이는 근육질의 팔이 되어 있었다.

 그녀의 손은 전보다 비대해져, 공삼이의 얼굴을 다 가릴 정도였다.

 

 꽈악

 

 근육을 조이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상당한 밀도를 자랑하는 그녀의 양팔.

 잠시간의 집중을 마친 나이라가 감았던 눈을 떴다.

 그렇게 드러난 두 눈 또한, 전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치 짐승의 그것과 같은 모습.

 

 스윽

 

 괴이한 모습을 한 나이라가, 엎드려 있던 공삼이를 안아들어 바닥에 눕혔다.

 그리고는 상의와 하의를 벗겼다.

 

 "준비해."

 

 뒤에서 투덜거리는 마이라를 뒤로하고, 한번 피식 웃어보이는 나이라였다.

 

 꾸욱-

 

 나이라의 근육질 손이, 공삼이의 신체 이곳 저곳을 누르거나 마사지 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스치듯, 때로는 푹 들어갈 정도로, 그녀의 손가락이 공삼이의 신체 이곳 저곳을 누빈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 지나고.

 그녀의 손길이 효과가 있었는지, 공삼이의 신체에서 신호를 보내왔다.

 

 꾸르르르---

 

 그리고 마침내.

 

 뿌지지직-

 

 거진 일주일은 묵은 변이, 공삼이가 차고 있는 기저귀를 묵직하게 부풀렸다.

 

 "어휴, 많이도 쌌네."

 

 마이라가 미리 준비하고 있던 덕분에, 뒤처리는 신속하게 끝낼 수 있었다.

 

 "어휴, 똥내야~"

 "...."

 "똥내나서 잠을 못자겠네~"

 "시끄럽다."

 "어쩔 수 없네~ 똥내 때문에 못자겠으니, 계속 깨어있는 수 밖에."

 "시끄럽다고. 귓구멍에 똥 박아놨냐?"

 "어디 벌레가 있나? 앵앵 거리는 소리가 나네~?"

 "아- 씹!"

 

 나이라의 계속된 도발에, 어그로가 제대로 끌린 마이라.

 그녀의 손과 발이 어둠을 가르며 나이라에게로 꽂혀들었다.

 나이라 역시 가볍게 응수에 들어갔다.

 그렇게 몇번 투닥거렸을까?

 그녀들의 결투(?)는 결국 밤의 승리로 돌아갔다.

 

 "새액- 새액-"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을 자는 마이라와 나이라.

 깨끗하게 정화된 공기가 그녀들의 코와 입을 간질인다.

 그 상냥함에 나이라의 입꼬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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