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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3. 용사 이야기(5)
작성일 : 18-10-24 23:40     조회 : 71     추천 : 0     분량 : 8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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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군단 군단사령부 참모실 -

 

 참모실 밖으로 나간 부관은 겁에 잔뜩 질려있었다. 그도 그럴게 그의 상관이 이렇게 까지 화를 내고 있던 적은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무엇인가 깨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방 밖을 지키고 있었다.

 

 한편 안쪽에서는 갑옷을 입은 붉은 머리의 젊은 여성과, 그녀에게 빙그레 웃으며 서있는 남자가 있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죽일 기세로 눈앞의 제복을 입은 남자에게 큰소리로 화를 냈다.

 

 “이..... 망할 자식이! 내 앞에 낯짝을 보이면 찢어 죽인다고 했지!”

 

 “이야. 오랜 만에 만나는데, 화부터 내기야?”

 

 “당연하지! 이 썩을 새끼가! 네놈이 저지른 만행을 내가 어떻게 잊겠냐!”

 

 그녀가 벌떡 일어섰다. 앉아있던 것과는 다르게 그녀의 키는 아델보다 한참 작았다. 하지만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드센 목소리와 함께 그녀의 분노를 가득 담은 주먹을 그에게 날렸다.

 

 “워! 워! 나 이렇게 보여도 환자라고. 절대 안정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아델은 그에게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그녀의 주먹을 간단히 피하며, 책상 위에 자신의 선물을 올려두었다.

 

 “그리고 모처럼 이렇게 선물도 사왔다고.”

 

 하지만 그런 그를 불신의 눈빛으로 쳐다보며 그녀는 이빨을 갈았다.

 

 “이 약쟁이 새끼가 날 또 엿 먹이려고? 오늘 네 놈을 씹어줘야겠구나!”

 

 “하아. 이 건 진짜 선물이라고. 네 생일 선물.”

 

 아델은 상자에서 생일 케이크를 꺼내며 웃었다. 그녀는 순간 그의 말에 두 눈을 비비며 그를 바라보았다. 평범하게 생긴 생크림 딸기 케이크. 그녀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케이크와 그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으...... 또 약을 탄 건 아니겠지?”

 

  “휴, 약을 탔으면 같이 먹을 생각도 안 했겠지.”

 

 케이크 위에는 아기자기한 글씨로 ‘데미아 엠브란, 생일 축하해!’라고 적혀있었다. 그는 상자 안에든 종이 빵칼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그러니까 첫 번째는 네가 하라고.”

 

 그의 손이 그녀의 손에 닿았다. 그녀는 그런 그의 태도에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히익! 정말 네 놈 아델이 맞는 거냐? 사칭하는 녀석 아닌가?”

 

 “생일 초를 일부로 1OOO개를 살려다가 말았다고. 것보다 내가 둘인 세상은 어디에도 없을 걸?”

 

 “우와, 네 놈 입에서 들으니까 더 소름 돋는 거 알아? 그 옛날, 목적과 수단을 가리지 않던 양반이 이렇게 바뀌다니.”

 

 그녀는 어느새 케이크를 조각내고 있었다. 사실 그녀는 상자의 내용물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가 그것을 들고 왔을 때부터 굉장히 먹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하하하.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런 행동이 무의미 하다는 것을 알았지. 생명이란 게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말이지.”

 

 그의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다. 데미아는 케이크를 조각내던 것을 멈추었다. 시무룩한 표정의 그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아보였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호.... 혹시 무슨.......”

 

 “그래서 네 뿔이 필요했었어. 그건 정말 미안해!”

 

 아델은 다시 해맑게 웃으며, 그녀의 해묵은 감정을 다시 끄집어 올려냈다. 그 특유의 능글능글 거리는 미소는 언제나 봐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결국 그녀는 화를 참지 못하고 그에게 주먹을 갈겨 댔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 지쳐서 의자에 기댄 데미아와, 흔들림 없이 웃으며 차를 마시는 상반대의 모습인 그가 앉아있었다.

 

 “으이씨, 어째서 한 대도 맞질 앉는 거냐. 너 환자 맞아? 헉헉헉.”

 

 “후훗.”

 

 아델은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입가에서는 살짝 피가 고여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는 즉시 피를 닦아내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에 앉아, 그녀가 자른 케이크를 작은 접시에 담았다.

 

 “근데, 아직 남은 ‘선주’들은 있나?”

 

 ‘선주’라는 말에 데미아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선주’? 니들이 그렇게 씨를 말리려고 했는데, 남아 있겠어?”

 

 그녀의 주변의 온도가 오르기 시작했다. ‘뜨겁다’ 못해 ‘아프다’라고 느껴질 정도의 열이 사방을 뒤덮기 시작했다.

 

 ‘선주’. 이 세계가 만들어지고 난 후, 가장 먼저 등장한 이들은 이 땅에서 서로의 힘을 이용해 균형을 유지하기도 하고, 그들의 힘으로 서로의 세력을 만들기도 했었다. 그들의 힘은 다른 종족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기상천외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덕분에 다른 종족들은 그들을 이 땅의 신들로 모시며 그들의 세력에 힘을 보태기도, 그들을 이용해 자신의 세력을 넓히기도 했었다.

 

 한때 집적 선주들이 종족들을 통치하던 시대가 있었지만, 그들의 종족은 다른 종족과는 달리 늘어나질 않았었다. 그래서 그들은 역사의 뒤편으로 넘어가 다른 종족들의 번영을 돕는 제2시대의 개막을 연 뒤, 그들 상호간의 조약을 맺고 이 땅에서 숨기로 했었다. 그렇게 선주들의 시대는 혼란과 혼돈 속에 질서를 부여하고 이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었다. 그들은 신이 되어 그들을 돌보며 평화로운 날들을 보냈지만, 어느 날 그들의 시대에 종막을 알리는 새로운 이들이 등장 했었다.

 

 “안 그래? 망할 하이앤더? 너희들이 저지른 짓들을 아직도 잊지는 않았던 거야?”

 

 그녀의 눈에는 아까의 분노와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원한이 서려 있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게, 그녀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진짜 본 모습은........

 

 “진정해....... 나도 그 점은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고. 너도 잘 알잖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 하나는 어떨지 몰라도, 너희들을 용서할 수는 없어. 그 날 이후로 우리들이 얼마나 죽었는지 알기나 해? 그 종말의 날에도 너희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칼을 겨누었었다고!”

 

 그녀의 머리에서 뿔이 돋아났다. 그녀의 등 뒤에는 마치 천사를 보는 것과 같은 날개가 돋아나있었다. 주변의 집기들이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요동치고 있었다. 그녀는, ‘데미아 엠브란’은 한때 마력과 인과의 신을 맡았던 살아남은 ‘선주’였었다.

 

 그녀의 힘이 방안을 모조리 뒤덮으며 그를 위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도 그 나름대로 밀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었다. 그는 잠시 한숨을 쉰 뒤, 아까 전 웃던 모습과 다른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정하고 들어. 난 진심으로 묻는 거니까. 아주 급한 일이라서.”

 

 방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못해 얼어붙어버렸다. 뜨거운 그녀의 살기를 아델의 냉철한 살기가 눌러버린 것이었다. 마치 혹한의 중심에 있는 것 같은, 거대한 추위가 그녀에게로 몰려왔었다.

 

 그녀는 순간 그가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역대 ‘신살자’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지는 그. 처음 그녀와 만났었을 때와도 다른 그의 힘은, 그녀의 분노보다도 더 강하고 살벌하게 느껴졌었다. 마치 그가 그녀보다도 더 화가 나 있는 것 같아보였다.

 

 “아..... 알았다고. 일단 진정하시지.”

 

 결국 꼬리를 내린 데미아는 자신의 살기를 거두었다. 그녀가 살기를 거둔 것을 알아챈 그는, 다시 천연덕스럽게 웃으면서 살기를 거두어 들였다. 그러자 얼어붙을 것 같은 극지의 방 안은 다시 천천히 따뜻하게 바뀌었다. 데미아는 그런 그를 보며 잠시 차를 마시고는 말을 했다.

 

 “그래. 일단 남은 선주가.......”

 

 입을 뗀 그녀는 곰곰이 생각 하다가 손가락 세 개를 펼쳤다.

 

 “3명, 일단 알아본 바로는 3명 남았고, 그리고 그 외에.....”

 

 다시 손가락을 접은 그녀는 다시 생각을 하다가, 손가락 두 개를 피며 말을 했다.

 

 “으음..... 2명 정도 더 있는 것 같은데, 이건 확신할 수가 없어서 말이지.”

 

 아델은 그녀의 말을 듣자, 아까 가게에서 산 목걸이를 꺼내 들었다.

 

 “그럼 그 중 하난 이 녀석이겠군.”

 

 “어? 그거 어디서 났어? 왜 그게 너한테 있는 건데?”

 

 그녀는 너무 놀란 나머지 동그랗게 눈을 뜨고 목걸이를 쳐다보았다.

 

 “골목길에 있는 작은 가게에 있었지. 근데 이 목걸이가 ‘다시’ 작동 되고 있었던 것 같더라고.”

 

 그는 아까 주인장한테서 들었던 목걸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그녀에게 말을 해주었다. 그녀 역시 심각한 얼굴로, 특히 ‘다시’라는 말에 신경을 쓰고 그의 말을 들었었다.

 

 “하아....... 그럼 ‘그녀’는 죽지 않았다는 건가?”

 

 데미아는 한숨을 쉬며 책상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을 했다.

 

 “먼저 선수를 치려고 했는데, 녀석들이 치밀했었지. 다행이 네 덕에 살아나긴 했지만.”

 

 그녀는 그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아델은 웃으면서 품속의 낡은 회중시계를 꺼내들었다.

 

 “여기에 들어간 부품의 핵심은, 네 뿔로 만들었었지. ‘순례자의 목걸이’를 말이야.”

 

 순례자의 목걸이, 그 보다 더 오래된 시절에 전설로만 전해져오던 목걸이로, 저주의 효과를 없애주다시피 하는 특별한 물건이었다. 다만, 그것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마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너의 뿔이 필요했던 거고. 말 안 해서 미안.”

 

 핵심 부품의 소재를 못 구하고 있던 그에게, 미안하지만 그녀가 가진 뿔은 엄청난 희귀 소재였다. 그녀는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집요하게 뿔만 노렸었군. 망할 자식.”

 

 어쨌든 그 뿔로 ‘순례자의 목걸이’를 만들었고, 최후의 최후 순간, 그가 관 속으로 빨려 들어가 저주에 걸렸을 때, 저주의 효과가 걸리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도록 만들 수 있었다고 했었다. 그렇게 그가 관 속으로 들어가게 된 이야기와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대한 것을 얘기하고 난 후, 데미아의 눈은 어느새 눈물로 글썽이고 있었다.

 

 “그래서 정말 고맙다고. 다시 인사하러 왔지.”

 

 “아..... 아니야. 난, 그런 사실도 모르고……. 그래도 살아있어서 다행이네.”

 

 선주들과의 안 좋은 기억은 있어도, 그만큼 선주를 아껴주던 사람은 없었었다. 그는 제국에서 용사였지만, 뒤편에서는 제국에 반하는 일들을 계속해오던 이단아였고, 결국 그는 자신의 동료들의 칼끝에서 죽어가야 했었다.

 

 “뭐, 복수 하고 싶어도. 괴수들한테 이미 쓸려 나갔으니 그러지도 못하고......”

 

 제자들이 잘 해 놓은 덕분에 이런 거리도 돌아다니게 되었고........

 

 “관에 걸린 다른 복잡한 술식은 제자들이 해놓은 것 같더라고. 날 지키기 위해서.”

 

 자신들에게 써야 할 술식을 나한테 써줘서, 자신들은 지키질 못했지.........

 

 그의 눈에는 데미아와 같지만 다른 차가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의 눈물을 지켜보는 데미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덧 시간이 1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제복을 단정히 하고 밖으로 나서려고 했다. 그때 데미아의 머릿속에 마침 떠오른 누군가가 있었다.

 

 “참, 그 뺀질이는 잘 있지?”

 

 데미아의 말에 아델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아주 잘 있어. 죽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로.”

 

 “그래. 그럼 다음 회의에 참석해 달라고 좀 해 줘.”

 

 그녀는 천천히 그를 배웅해주려고 다가왔다. 하지만 그는 손사래를 치며 말을 했다.

 

 “지금 네 신분은 3군단장. 나 같은 말단한테 배웅해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단은 무슨. 3서 서기관이면서.”

 

 하지만 그는 끝내 그녀가 나오질 못하게 했다. 그는 모자를 눌러쓰며 방문을 열고 나갔고, 그녀는 다시 자리에 앉아 남은 케이크 조각에 포크를 찔러 넣었다. 그녀는 몹시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은 조각을 입에 넣었다.

 

 “치....... 그래도 오랜 만에 만났는데........”

 

 그가 다시 거리를 걷고 있었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모습이 달라진 것만 뺀다면 모든 것이 같았지만.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떠오른 옛 기억들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리즌이 황무지를 뒤지고 있는 것도. 그녀를 찾기 위함인 것이었나.’

 

 가끔씩 그가 아무 말 없이 ‘비전’을 이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돌아오면 매번 황야의 모래를 잔뜩 묻히고 와서 그에게 한번 어디를 갔었냐고 묻자,

 

 ‘그냥 황무지에 바람 좀 쐬고 왔지. 내 고향에 말이야.’

 

 라는 말만 할뿐 제대로 말해준 적이 없었었다. 하지만 그가 움직일 때는 언제나 목적이 있었고, 언제나 계산적으로 움직이는지를 잘 알고 있었던 그한테 그런 변명따윈 먹히질 않았었다.

 

 ‘그래도 친구한테 도움을 구하지....... 너무 혼자만 짊어지려고 한단 말이야.’

 

 그는 잠시 눈을 감으며 옛날의 기억을 떠올렸었다. 천천히. 그의 적을 찾기 위해.......

 

 

 

 긴 터널, 끝없이 펼쳐진 횃불 덕에 그 통로는 대낮처럼 밝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통로의 끝에서 5명의 남자가 한 남자를 둘러 싸매고 있었다.

 

 “젠장! 저 녀석, 너무 강하다고!”

 

 검은 머리 사내는 붉게 빛나는 검을 휘두르며 용사들을 뒤로 물러서게 했다. 용사들 중 한명이 검은 머리 사내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의식을 방해 하지 마세요! 진정 제국과 인간의 안녕을 위한다면!”

 

 하지만 그의 말을 들을 리 없는 남자는 다시 한 번 검을 휘두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가려고 했다. 그의 검은 마치 모든 것을 불태워 삼키려는 불의 뱀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용사들은 각각의 무기를 들고 그를 막기 위해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텅!

 

 용사들 앞에 나타난 한 인물이 그의 검을 가볍게 막아섰다.

 

 “이 의식은 결코 취소 되서는 안 되는 걸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 그런데 왜 방해 하시는 거죠?”

 

 검은 머리 남자의 앞에 밝게 빛나는 금발의, 흰색과 옥색이 섞인 옷을 입은 여자가 서있었다. 검은 머리 남자는 그녀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고 같잖다는 듯 말을 했다.

 

  “의식? 모두가 죽자고 하는 거잖아! 너희들도 똑바로 보라고! 이 행동이 과연 옳은 행동인가를!”

 

 그는 알고 있었다. 모든 일들의 진실을. 하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그 진실을 알지 못했었다. 그의 증거로 그의 앞에 용사 중 한명이 나와 말을 했다.

 

 “당연하지! 모두가 괴수들에게 지지 않도록, 창조의 신인 「아리아마」의 후손인 우리들에게 저 의식은 꼭 필요한 것이라고! 그러니 이 이단. 배신자여! 우리의 심판을 받아라!”

 

 흥분한 남자가 격앙된 목소리로 외치자, 주변 용사들에게도 다시 싸울 의지를 돋우어 주고 있었다. 검은 머리의 인간은 더 이상 자신의 설득이 저들에게 들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었다.

 

 “하, 그래서 죽인 건가......... 7번째 용사를........”

 

 “용사? 그는 너처럼 이단자였다. 배신과 배반의 대가를 치루는 게 당연하게 아닌가!”

 

 남자는 낮게 깔린, 분노에 찬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을 했다.

 

 “「용사」라는 게 이렇게 지저분한 것이었으면 하지 않았을 텐데.”

 

 “닥쳐라! 하찮은 반푼이를 용사로 받아주신 성녀님과 신님의.......”

 

 “닥쳐! 내가 없었다면 용사 행세도 못할 쓰레기들이!”

 

 그 말을 끝으로 6명의 용사는 서로에게 검을 맞대며 격렬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일제히 5명이 그에게 달려들어 무기를 내질렀지만, 그의 눈은 오직 한 사람만이 들어와 있었다.

 

 ‘기필코 네년만은 죽이고 말 거야!’

 

 남자는 용사들을 향해, 마지막 비장의 수단들을 하나하나 꺼내들었다. 용사의 용사. 정점의 용사라 불리던 그는 한명씩 차례로 쓰러 뜨러 갔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상처를 잔뜩 입고 있는, 분노의 찬 그가 여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 망할 여우년....... 네 놈 만은 꼭 ㅈ구... 죽이겠어!”

 

 “하, 정말 상냥하네요. 당신. 저 많은 인원을 다치지 않고 기절만 시키다니.”

 

 여자는 비웃으며 바닥을 기고 있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다가, 마지막 힘을 짜내서 검을 내질렀다.

 

 “으아아아아아!”

 

 “꺄아악! 이라고 외치면 좋겠죠?”

 

 여자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그의 몸에는 흰색 사슬들이 칭칭 감겨서 그를 속박하고 있었다.

 

 “오오. 이렇게 보니 정말.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데요? 그때 그 아름다웠던 시저......”

 

 “닥쳐!”

 

 그는 피가 섞인 침을 그녀의 얼굴에 뱉었다. 그러자 그녀는 화가 단단히 난 듯 손을 들어 세게 그의 뺨을 쳤다.

 

 “하아하아..... 이 비천한 것이! 그래도 넌 이 세계의 끝을 볼 수 있으니까 기뻐하라고! 그 좁아터진 관 속에서 말이지. 하하하하하하!”

 

 비열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뒤로 밀어버리는 그녀. 그는 절규하며 여자에게 욕을 내뱉었지만, 그를 붙잡은 사슬이 점점 그를 옥죄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시야도 점점 흐려져 갔다.

 

 

 

 그는 감았던 눈을 다시 떴다. 환한 빛이 도시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사람들은 아무일 없이 떠들며 지나다니고 있었다.

 

 ‘너의 계획이 뭔지는 몰라도.’

 

 그는 손을 천천히 불끈 쥐었다. 천천히 앞으로 걷기 시작한다. 그의 등에는 수많은 짐들이 올려져있었다.

 

 ‘내가 살아있는 한 그렇게 되게 하지 않아.’

 

 그의 굳은 의지는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래, 이젠 새로운 시작이야.’

 

 점점 그의 눈앞에 거대한 비공정들과 선착장이 눈에 들어오고 시작했다. 그는 천천히 그 비공정을 향해 발을 옮겨갔다. 모두가 있는 그 곳으로.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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