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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3. 용사 이야기(3)
작성일 : 18-10-17 23:30     조회 : 56     추천 : 0     분량 : 8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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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업도시 도엘라 선착장 -

 

 

 해가 뜬지 얼마 안 되었지만, 다음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일찍 배를 타야 했었다. 뭐, 선장이야 모두와 아는 사이니,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에 10분 정도 늦는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말이었다.

 

 아델은 부스스한 머리를 겨우 빗어서 정리하고, 쓰린 속에 약을 넣었다. 그에 손에 들린 약이 천천히 입 안에 떨어졌다. 약이 혀에 닿자,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도 평소에 먹던 약이라서 별 생각 없이 그는 목 뒤쪽으로 약을 삼키려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왜인지 먹던 약과 다른 이상한 느낌이 들었었다.

 

 ‘음? 이게 뭐.... 읍!’

 

 쓴 약에서 올라오는 역한 맛과 어떤 무언가가 합쳐지면서, 그의 뱃속은 한바탕 큰 거사를 치르게 되었다.

 

 “읍! 으아아악!”

 

 엄청난 고통이 그를 덮쳤다. 이른 새벽부터 무슨 지랄 맞은 일이냐며 옆 방에서 뭐라고 했지만, 그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1시간이 넘는 사투 끝에, 퀭한 눈으로 선착장 앞으로 걸어올 수 있었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앞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아델은 눈을 비비며 천천히 눈으로 들어오는 풍경을 감상했다.

 

 “거참, 이른 새벽에도 사람이 많구나.”

 

 도엘라의 아침은 수도와 다른 활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수도에서는 해가 어느 정도 떠야 사람들이 북적였지만, 장사꾼들이 많은 도엘라는 아침 일찍부터 물건을 나르느라 선착장에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좌판을 깔기 위해 온 사람, 물건을 보내거나 받고 있는 사람, 다른 곳으로 장사를 하러 가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로 만원이 된 선착장. 인산인해를 이루는 선착장을 통제하려는 위병들은 여러 군데에서 일어나는, 각각의 소란에 아주 죽을 지경이었다.

 

 아델은 위병들의 모습을 보며 예전에 들렸던 자유도시에서의 추억을 떠올렸었다. 그때 동료들과 떨어져서 길을 걷고 있었는데, 한 거리에서 위병들이 힘들게 사람들을 통제하던 기억이 떠올랐었다.

 

 정말 어이없는 이유로 싸우고 있었는데....... 그는 피식 웃으며,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든 소녀들을 기다렸다.

 

 

 

 

 “관리관님? 언제 일어나셨대요?”

 

 저 멀리서 피곤한 눈을 비비며, 리엔과 스피넬이 걸어오고 있었다. 아델은 그런 그녀들에게 손을 흔들다가, 잠시 눈을 찌푸렸다. 옆에 한명이 안 보이는 것 같은데?

 

 “어라? 아멜은 어디 있어?”

 

 “아멜요? 아마, 제일 먼저 배에 탔을 거예요. 급하게 뭐 좀 확인해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정말이지 아멜은 언제나 착실한 것 같았다. 제일 먼저 일어났다고 생각했었는데, 소녀는 이미 한 발 앞서서 이미 배 안으로 간 것이었다. 아델은 고개를 살짝 저은 뒤, 그녀들과 같이 걷기 시작했다.

 

 아델과 리엔, 스피넬은 대충 근처에서 빵을 사들었다. 아침을 따뜻하게 먹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약간 모 자를 것 같았다. 투덜거리는 리엔에게 아델은 늦잠을 자두고서는 투덜거리지 말라고 핀잔을 주었다. 리엔은 그의 말에 반박을 하려고 했지만, 통하질 않아서 볼을 크게 부풀리며 고개를 돌렸다.

 

 잠깐을 걸어서 아델들이 검표소 앞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선착장 내부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위병들이 급하게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었지만, 수십의 비명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기 위해 마구 뛰는 것이 눈에 보였다.

 

 “신속히! 모두 신속히 이동해!”

 

 “비켜요! 비켜!”

 

 “여러분! 이쪽으로 가셔야.... 으아아악!”

 

 위병들이 선착장 내부로 진입하려고 했지만, 혼란에 빠진 사람들의 파도에 엉켜서 이도저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 먼저 가려다가 넘어져서 밟히고, 부딪히며 순식간에 선착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었다.

 

 “위병! 무슨 일이야?”

 

 상황 파악을 위해 아델이 급하게 위병하나를 잡고 말을 걸었다. 위병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

 

 “괴....... 괴수가 나타났습니다!”

 

 “괴수라고? 결계가 있을 텐데, 괴수가 나타났단 말이야?”

 

 사람들이 거주하는 구역들은 대개 괴수를 쫓아내는 결계가 설치되어 있고, 규모가 큰 도시들에는 여러 겹의 대 결계가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계를 뚫고 괴수가 안으로 침입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아, 일단 괴수가 있는 곳이 어디지?”

 

 아델은 일단 위병을 진정시키며 괴수가 있는 곳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키며 말을 했다.

 

 “일단, 제 1번 플랫폼에 다수의 괴수가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좋아. 알았어.”

 

 그 말을 들은 아델은 순식간에 사람들 틈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뒤에서 쫓아오던 리엔은 짜증나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아오, 관리관님! 참, 저희도 지나갈게요!”

 

 위병이 말릴 틈도 없이 3사람은 쏟아지는 인파를 뚫고 앞으로 나아갔다. 위병은 그들을 보며 울상이 되었지만, 더 이상 들어가면 괴수의 밥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피비릿내가 진동하는 선착장 안에 들어온 3사람. 이곳저곳에 찢겨진 살점들과 핏방울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봤다면 순간 구역질을 하며 바닥에 주저앉았겠지만, 3사람은 멀쩡하게 주변을 경계하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근데, 우리 무기가 있었나요?”

 

 그때 중요한 사실이 떠오른 스피넬이 리엔에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했다. 리엔은 슬쩍 아델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앞쪽을 경계해 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머리를 긁적이곤, 웃으며 말을 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슬슬 배가 보이는 선착장 안쪽까지 진입한 3사람의 앞에서 ‘콰앙!’하고 선착장을 울리는 거대한 파열음이 들려왔다. 아델은 선착장 안쪽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우와왁! 깜짝이야!”

 

 급하게 아델의 뒤를 쫓아온 리엔과 스피넬은 눈앞에서 날아오는 병사의 시체를 보고 깜작 놀랬다. 그와 동시에 앞쪽에서는 거대한 포효가 들려왔다.

 

 “키아아악!”

 

 괴수들이 위병들의 머리를 부수고 찢으려고 달려들고 있었다.

 

 “사...... 살려줘!”

 

 괴수들은 빠르고 날렵하게 위병들을 덮쳐나갔다. 빠른 속도와 힘에 위병들은 진을 짜지도 못하고 괴수들에게 유린당했다. 그런 녀석들의 공격에 겁에 질린 위병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그때 아델이 그들 사이로 뛰어들며 말을 했다.

 

 “모두 다 뒤로 물러서라! 여기는 토벌 부대 특수팀이 맡겠다.”

 

 그가 세게 괴수를 걷어차 밀어냈다. 순간 위병들은 그의 용력에 놀랐었다.

 

 “정신 안 차려?! 여긴 현시간부로 토벌부대가 현장통제 한다! 빨리 너희들은 시미들을 지켜라!”

 

 처음에 다들 정신을 못 차리며 그를 바라보았지만, 그가 토벌부대라는 말을 소리친 덕에, 그는 토벌부대 사람이니 그럴 수 있겠다는 납득을 하고 즉시 병장기들을 고쳐 잡았다.

 

 “그... 그럼 부탁드립니다! 전원 시민들을 지켜라!”

 

 “시... 신속히 이동해!”

 

 순식간에 우르르 빠져버리는 위병들. 시민을 보호한다기보다는, 그냥 도망치는 꼴처럼 보였지만, 덕분에 순식간에 남은 세 사람은 괴수들한테 둘러싸매져 버렸다.

 

 “관리관님. 이거 너무 독박 아닌가요?”

 

 “아하하하;;;;; 젠장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는데?”

 

 괴수들은 대략 30마리가 넘었었다. 맨몸이어도 센 그가 있기는 하지만, 무기도 없이 괴수를 30마리나 잡는 다는 것은 그로서도 너무 힘든 일이었다.

 

 “으랴챠! 일단 어떻게든 해봐야지!”

 

 그는 정신을 집중하고, 괴수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괴수는 갑자기 날라 온 발차기를 피하지 못했다.

 

 “크아아악?!”

 

 퍼억! 하는 소리와 함께 괴수의 머리통이 찌그러졌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의 다리에도 큰 충격이 몰려왔다. 그는 저린 다리를 털며 괴수들을 바라보았다.

 

 “일단 한 놈.”

 

 탕! 탕! 갑자기 그의 뒤쪽에서 화약의 폭발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그가 뒤를 돌아보자, 머리통에 큰 구멍이 여러 발 뚫린 괴수 한 마리가 쓰러져 있었다.

 

 “너무 무턱대고 들어가는 거 아니에요?”

 

 리엔은 흰 연기를 내뿜는 총에서 화약 찌꺼기를 털어내며 말을 했다. 생각보다 위력이 센 권총이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괴수 한 마리를 잡는 데에 탄을 너무 많이 써 버렸었다.

 

 “언니! 왼쪽!”

 

 스피넬은 급하게 버려진 검을 집어 들고, 리엔의 왼쪽으로 파고드는 괴수의 공격을 막았다. 하지만 일반 무기로 괴수를 상대하려다 보니 충격이 꽤 컸다.

 

 “으윽!”

 

 “고마워, 스피넬! 장전 완료!”

 

 리엔은 급하게 스피넬이 붙들고 있는 괴수의 머리통을 날렸다. 아델 역시 앞쪽의 괴수들을 하나씩 정리를 하고 있었지만,

 

 “젠장, 갑주형인가?”

 

 단단한 껍질을 몸에 두른 괴수들은 오히려 그런 그의 앞에서 환히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의 단단함은 마치 단단한 철문에 발을 들이미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마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길어야 쿨럭.....’

 

 그의 입에서 피가래가 쏟아졌다. 생각보다 몸에 빨리 무리가 오는 것에 그는 깜짝 놀랐었다.

 

 ‘젠장, 5분이 아니라 1~2분 더 견디려나?’

 

 “키아아악!”

 

 “카아악!”

 

 괴수들은 머뭇거리고 있는 그의 모습에 일제히 달려들려고 했다. 동시에 10마리가 달라붙는다. 하지만 발차기나 맨손은 녀석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하는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손에 마력을 모았다.

 

 “발이라도 묶어둬야겠네! 얼어붙어라!”

 

 괴수들이 맹렬하게 달려들려고 할 때, 그는 정확하게 그들의 다리에 마력을 터뜨렸다. 그러자 괴수들의 다리들이 지면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키아악! 키에엑!”

 

 갑자기 얼어붙은 다리에 괴수들은 당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의 위에서 작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우와와압!”

 

 “키아악!”

 

 따뜻한 붉은 기운이 실린 검이 괴수의 목을 정확히 갈랐다.

 

 “갑주형부터 제거해! 그 놈들이 가장 성가시니까!”

 

 아델의 외침에 아멜은 검을 고쳐 잡고, 단단한 껍질을 가진 놈들부터 베어 넘기기 시작했다.

 

 “뭐... 뭐야! 언제 검을 챙겨 온 거야?”

 

 리엔이 깜짝 놀라 아멜을 바라보았다. 뭐 그녀의 말을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아멜은 재빨리 등에 매고 있던 작은 보자기 하나를 스피넬 쪽으로 세게 던졌다.

 

 “스피넬!”

 

 “좋아! 나도 전력으로 간다!”

 

 작은 보자기 안에는 3단으로 나누어진 창이 들어 있었다. 이제 보니 둘은 리엔 몰래 무구를 들고 왔던 것이었다. 리엔이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스피넬은 그런 그녀에게 앞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일단 앞이나 신경 써요!”

 

 이빨과 발톱을 날카롭게 내밀고 있는 괴수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오고 있었다. 리엔은 볼을 크게 부풀리며 말을 했다.

 

 “이... 있다가 두고 봐!”

 

 그녀는 즉시 총을 자신의 앞에 있는 괴수 쪽으로 틀어서 쏘기 시작했다. 스피넬은 보자기를 벗기고, 순식간에 창을 조립해 나갔다.

 

 “키아아악!”

 

 “죽어랏! 죽어!”

 

 경쾌한 총소리가 울리면서, 괴수들의 머리와 급소가 관통 당했다. 리엔은 다쏜 총을 장전하느라 뒤로 발을 뺐다. 그러자 창을 다 조립한 스피넬이 앞으로 뛰어나와 괴수들을 상대했다.

 

 “흐야압!”

 

 스피넬의 창 솜씨는 괴수의 단단한 갑옷 같은 피부를 부드러운 천 자르듯 찢어냈다. 괴수 하나가 털썩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다행히 상위개체나 지휘관이 없는 괴수들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그녀들을 공격했었다. 덕분에 그녀들은 그녀들의 솜씨를 내뽐내며 괴수들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아멜은 바짝 근접한 괴수들을 제압하고, 그녀의 앞에 온 괴수는 스피넬의 창끝이 그들을 막아 세웠다. 그리고 마지막에 셋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괴수들을 찍어 누르기 시작했다.

 

 “히야압! 스피넬!”

 

 “좋아! 간다!”

 

 완벽한 삼박자, 아멜이 앞에서 괴수들을 휘젓고 다니면서, 빠른 박자의 움직임과 정확하게 치명상만 노리는 그녀의 검술에 괴수들은 맥을 추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가 처리 못한, 또는 새는 놈들은 한 박자 한 박자 정확히 들어가는 스피넬의 창에 움직임이 묶였고, 마무리는 한 발의 낭비도 없이, 정확하게 미간에 꽂히는 리엔의 총탄이 괴수들의 머리는 찢겨져 버릴 수밖에 없었다.

 

 전투가 시작된 지 30분이 조금 흐른 것 같은데, 무서운 기세로 그녀들은 괴수들을 제압해 나가고 있었다. 덕분에 선착장에는 빠르게 괴수들의 시체가 쌓여갔다. 그 사이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도 있었지만 그녀들은 빠르게 괴수들을 정리해 나갔다.

 

 ‘흐음... 슬슬 끝날 때가 된 것 같네.’

 

 아델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벽기둥에 기대었다. 아까 발차기를 할 때 옆구리를 스친 듯싶었다. 일반인의 몸이라면 그냥 스친 상처겠지만, 그의 몸은 이런 상처조차 크게 벌어지는 몸이었다. 손으로 최대한 지혈을 했지만, 그의 손가락 사이로 조금씩 피가 흘러 내렸다.

 

 뒤쪽에서 급하게 뛰어오는 군화소리가 들렸다. 위병들과 근처의 정예부대가 도착한 것이었다.

 

 “괴수들은 어디.......? 뭐야, 이건?”

 

 푸른 뱀 문양이 박힌 갑주를 입은 수인들. 5군단의 정예부대인 ‘청사단’의 기사들이었다.

 

 “혹시 지혈약 있나요? 지금 좀 급하거든요!”

 

 아멜은 기사들 앞에 서서 말을 했다. 기사들은 피를 뒤집어 쓴 그녀의 모습에 어리둥절했지만, 일단 급하다는 말에 약을 건네주었다. 그녀는 약을 급히 들고 남자 곁으로 뛰어갔다.

 

 “우와, 이렇게 많은 녀석들을 다 잡은 건가?”

 

 선착장에 흩어진 괴수들의 시체........ 30마리가 넘는 엄청난 숫자에, 일부는 일반등급보다 강한 개체나 되는 것들을 넷이서 쓰러뜨렸다는 것에 기사들은 놀란 눈을 뜨고 있었다. 물론 한명이 다쳐있기는 했지만, 괴수 한 마리를 잡으려면 하급기사가 3명, 상급기사도 1대1은 무리임을 감안 하면 엄청난 위력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 일단 소속과 신분을 밝혀라!”

 

 기사들이 그들을 둘러 싸매고 지켜보고 있었다. 리엔은 이때다 싶어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신분증을 꺼내들었다.

 

 “2군단 소속 괴수 토벌부대 부관 리엔입니다. 현재 지휘관 몸 상태가 안 좋으니 제가 대신 응대 해드리죠.”

 

 그러자 조금은 다른 색의 망토를 두르고 있는 기사 하나가 나와서 말을 했다.

 

 “쳇, 2군단 녀석들이었군. 나는 5군단 청사단 소속 기사단장 르뮘이다. 뭐하다가 이 일에 휘말린 거지?”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그. 그도 그럴게 2군단과 5군단은 평소에 사이가 안 좋으니까. 리엔은 그가 퉁명스럽게 말하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괴수가 나타났는데, 당연히 싸워야 하지 않나요?”

 

 “흥, 그래도 관할 영역이 있는데, 이건 월권행위 아닌가?”

 

 지기 싫어하는 르뮘으로서 자신 앞의 레프레아 따위가 당당하게 있는 모습이 싫었다. 하지만 리엔 역시 그의 태도에 인상을 팍 구기며 말을 했다.

 

 “배에 오르다가 습격을 받았는데, 가만히 당하고 있으라는 건가요? 그리고 우린 토벌부대 규정대로 싸운 것뿐입니다. ‘괴수 출몰 지역에서는 토벌부대의 자율적 지휘권이 허용 된다.’ 군법에 명시 되어 있는 것 잘 아시잖아요?”

 

 “그건 어디까지나 파견된 토벌부대에 한에서 적용되는 것 아닙니까?”

 

 “하, ‘파견된’이라고 말하면 우리 측에도 공무상 파견을 나온 사람이 있는데 말이죠? 것보다 일개 기사단장이 저한테 그렇게까지 말을 해야겠습니까?”

 

 그녀의 말에 그는 입을 다물었다. 토벌부대 지휘관은 군 인사에서, 못해도 부대장, 부단장 급이었다. 반면 르뮘의 경우, 1소대를 관리하는 기사단장으로, 토벌부대 지휘관과는 5계단이나 낮은 직급이었다.

 

 “월권..... 이 아니고 그냥 싸움에 휘말렸다면야...... 알겠습니다.”

 

 생각보다 강하게 나오는 것도 그렇지만, 계급을 언급한 이상 그는 리엔에게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 이상 말을 하게 되면, 그건 더 이상 항명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니까.

 

 리엔은 그런 그에게 피식 웃으며, 사후 처리를 부탁하곤 천천히 배 위로 올라갔다. 안에 들어가니, 아멜과 스피넬의 부축으로 먼저 올라간 아델이 선실 의무실 침대에 눕혀져 있었다. 옆에서는 아멜이 그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었다.

 

 “흐이구. 무리 하지 말라니까 자꾸 무리를 하셔요.”

 

 아멜은 붕대를 조이며 그에게 말을 했다. 그가 미리 지혈을 하긴 했지만, 그의 손에는 이미 많은 피가 묻어있었다.

 

 “크윽! 너무 세게 조이는 거 아니야?”

 

 “이정도로 조이지 않으면 지혈 제대로 안된다고요. 그리고 단단히 화난 사람 한명이 곧 들어올 것 같고요.”

 

 선실 의무실에 눕혀진 아델은 곧 있을 리엔의 잔소리와 함께 들어올 그것을 상상하며 오만상을 찌푸렸다.

 

 특히, 그녀는 분명 그가 제일 싫어해서 숨겨둔 약도 금방 찾아내 같이 들고 올 것이 뻔했었다.

 

 “아, 젠장 약 먹기 싫은데........”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 상황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모두의 시선이 그쪽을 향했다. 그의 눈은 한 점을 바라보며 점점 커져갔다. 그의 시선에 있는 곳에, 리엔의 손에 들린 약이 있었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자? 약 먹을 시간이에요!”

 
작가의 말
 

 작중에서 기사단장이라는 계급의 위치가 약간 애매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연합 정부의 계급은 크게 병사급 인사인 사병, 분대장, 기사, 기사분단장, 기사 단장(소규모 기사 소대를 이끄는 장)

 

 부대의 장교급 인사인 기사단 단장(그냥 기사단장으로 불리기도 합니다만, 이들은 적어도 기사들 5개 중대규모를 운영합니다.)

 

 부대장(흔히 대대장이랑 비슷합니다.)/참모장 , 부단장/ 단장 참모장, 군단장/ 사령관(원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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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4. 에테레아 2018 / 10 / 30 65 0 7953   
16 #3. 용사 이야기(5) 2018 / 10 / 24 72 0 8056   
15 #3. 용사이야기(4) 2018 / 10 / 23 69 0 8785   
14 #3. 용사 이야기(3) 2018 / 10 / 17 57 0 8009   
13 #3. 용사 이야기(2) 2018 / 10 / 16 61 0 9532   
12 #3. 용사 이야기 2018 / 10 / 10 71 0 9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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