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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2. 나모가비전 2.사진도(허리)
작성일 : 17-12-08 17:40     조회 : 45     추천 : 0     분량 : 4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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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항현은 준모의 사진도를 쳐다보았다.

 언문으로 된 주문 같은 것이 없는 지 살폈다.

 떨어져 대강 살펴보기에는 새 문자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준모는 전각 안에 준비된 도검 대에 자신의 사진멸악도를 올려놓았다.

 칼날에서 나오는 은은하고 퍼런 검광이 전안에 가득 찼다.

 검광이 방금 전까지 먼지 투성이의 창고에 불과했던 전간 안을 단숨에 악귀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축귀행의 전진 기지로 바꿔 놓았다.

 방안에 놓는 것만으로 방의 분위기를 바꿔 놓은 사진도에 항현은 은근히 샘이 났다.

 

 ‘나도 내 사인검을 여기다 갖다 놔야지.’

 

  항현은 그답지 않은 유치한 생각을 하며 전각 청소와 비품 정리를 돕기 시작했다.

 

 항현과 준모가 사진도를 뽑고, 자랑하고, 전각청소를 하고 있을 그 때, 군왕 이유는 그제야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 미음이나마 뜨기 시작했다.

 근정전의 결정 후 나흘 뒤의 일이었다.

 

 “지금, 해가 뜨는 게야......? 지는 게야......?”

 

  하도 앓다가 시간 감각까지 사라진 멍한 모습이 일어난 군왕이유의 모습은 마치 시체를 방불케 했다.

 왕이 배가 고프다하니 궁궐 소주방이 단박에 소란스러워 졌다.

 배즙과 쌀로 끊인 미음을 만들어 들이자 이유는 조금씩 조금씩 삼키며 대충 기력을 회복했다.

  이유의 기력 회복 소식을 내관 하나가 퇴궐하기 직전의 영의정 고영군 현영휘와 우의정 지수군 황창성에게 살짝 똥겨주었다(귀띔해주었다).

 현영휘와 황창성은 바로 군왕 이유를 만나기 위해 강녕전으로 뛰어갔다.

 

  실질적으로 계유년의 정난이란 정상적이지 못한 형태로 왕이 된 이유는 국가 시스템에 의존한 정상적 관료정치를 하지 못했다.

  이유는 시스템의 부재를 가까운 측근 몇몇들과의 과두정치에 가까운 체제로 해결했고 그 가까운 측근은 정난을 같이 저질렀던 현영휘와 황창성, 그리고 그들과 연결된 일부의 엘리트로 근 십여년을 버텨냈었다.

 그 결과, 정치와 행정의 질적 수준 저하는 필연적이었다.

  만연한 부정부패, 질 낮은 행정 서비스, 그나마 세율만은 왕인 이유의 직권으로 낮게 유지하고 여진족을 크게 무찌르는 군사적 성공도 있었지만 “그나마”란 말을 붙일 수밖에 없도록 사회 전체적 평균은 전대의 세종,문종 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나라도 같이 훔치고, 이후의 나라도 같이 말아 먹어, 이래저래 정이 안 들래야 안들 수가 없는 삼인조중 하나가 저승길을 바라보는 신세가 되자 삼인조 중 나머지 둘은 심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강녕전에 들어가 갓난애가 젖을 먹는 것처럼 힘들게 미음을 입으로 가져가는 이유를 본 현영휘와 황창성은 눈물을 쏟아버렸다.

 

 “전하-!”

 “전하-!”

 “나 원~! 이 사람들~ 나 아직 안 죽었어~! 허허허...... 참나~”

 

  들이닥쳐 통곡을 하는 친구들에게 이유가 겸연쩍게 웃어 주었다.

 힘없는 소리로 나마 퉁을 놓는 이유의 모습에 둘은 마음이 탁 놓였다.

 

 “음~ 이왕 왔으니 잠깐만 있으시게 내 이것만 좀 넣고 물어 볼 게 좀 있네......”

 “예~ 예~ 어서 드사이다.”

 

  현영휘와 황창성은 이유가 힘겹게 미음을 입에 넣는 것을 옆에서 끈기 있게 쳐다보았다.

 숟가락 하나를 드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이유가 안쓰럽기는 했으나 그렇게라도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앞으로 살아갈 힘이 있다는 뜻이라 생각하니, 아직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그저 기쁘기만 했다.

 한참 조금씩 더운 물을 속으로 흘려 넣던 이유가 마침내 식사를 마쳤다.

 식사 만으로 피곤해진 이유가 영의정 현영휘에게 물어보았다.

 

 “그래, 새 관청의 설치는 어찌 되었는가?”

 “이미 전각을 하나, 배정하였고 인원을 배치하였습니다.”

 “음...... 그래.......”

 

  이유가 내관의 도움을 받아 누우며 던진 물음에 황창성이 답을 하였다. 그러자 이유는 다시 황창성에게 물었다.

 

 “쓸모는 있을 것 같나?”

 “예?”

 “내가 신료들과 싸우다보니 약이 올라 확 밀어 붙이긴 했는데 말이야, 어째 좀 불안하군......”

 “.......저희도 신기나 묘법 같은 것을 알거나 느끼는 사람들이 아닌지라 직접적 확인은 못했나이다. 다만 쇠산 고을 일은 확실히 일을 제대로 해낸 것이 분명하옵니다.”

 “음~”

 

  현영휘가 변명처럼 말하자 이유는 일종의 긍정과 의문을 동시에 담은 신음소리를 냈다.

 잠깐 뜸을 들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들을 다시 한 번 시험해볼 방법이 없겠는가?”

 “전하, 그들은 일종의 치안조직 이옵니다. 치안이 좋아 치안조직이 크게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아주 천하에 아주 좋은 일이옵니다. 잡귀, 망량등을 다스리는 일을 일부러 어찌 만들겠나이까? 일이 생기면 얼마든지 시켜볼 수 있으니 마음을 편히 드시고 기다려 보시옵소서.”

 

  현영휘가 합리적으로 조언하자 이유는 누워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데 아무 얘기를 못하던 황창성이 조심스레 한 마디를 넣었다.

 

 “제가 새 장가를 들 김씨 말입니다......”

 “......?”

 “......?”

 

  이유와 현영휘 둘 다 의아한 눈으로 황창성을 바라봤다.

 영문을 모를 재혼한 어린 아내의 언급에 눈을 똑바로 뜨고 집중했다. 그런데 황창성이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현영휘가 그 이유를 눈치챘다.

 

 “네 녀석! 또 어디다 귀신 붙을 짓거리를 했구나! 뭔가가 어린 제수씨에게 해코지를 한 게냐?”

 

  현영휘가 한심하다는 얼굴로 황창성을 쥐어박듯 물어봤다.

 이유도 황창성의 평소 행실을 알기 때문에 누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자신을 꾸짖는 분위기에 황창성은 괜히 말했다는 얼굴로 웅얼웅얼 다음 말을 이었다.

 

 “......아니...... 그게요........ 저도 뭔지는 잘 몰라요...... 그저 좀 괴상한 일이 좀......”

 “우의정, 다 말해 보시게. 뭐 말을 꺼냈으니 맺어야 할 게 아냐?”

 

  이유는 여덟 살 밑의 동생이면서도 정난 때를 시작으로 힘들 때마다 걸쭉한 입심과 담력으로 일의 추진력이 되어준 황창성을 친동생처럼 귀여워했다. 그러나 그 귀여움이 지나쳤던지 이젠 황창성의 말썽은 정권의 도덕적 정당성에도 부담을 줄 만큼 내용이 커졌다. 그러나 정권이 들어서며 친동생들을 자기 손으로 직접 죽인 이유다. 둘 다 온유한 성품과 유교적 풍류인 시, 서, 화에서 자기보다 한 수 위의 존재들로 존경받는 동생들이었다. 그런 동생들에 대한 열등감은 이유의 삶의 추진력이 되었지만 반대로 평생 짊어져야할 업이 되어 버렸다.

 그런 그에게 자신보다 떨어지면서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는 동생, 황창성은 귀엽고 소중한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나무라는 의미로 이름을 안 부르고 우의정이라고 직함을 부르자 덩치가 산만한 털보가 와삭 얼어서 우물쭈물하는 것이 귀엽기만 했다.

 

 “영상~!”

 “예~ 주상전하~”

 “창성이 입으로 듣기는 그른 것 같구만~. 그...... 관청의 이름이 뭐라고?”

 “축귀검이옵니다. 전하~”

 “음...... 그래......”

 

  이유는 한 호흡 쉬고는 황창성에게 부탁 같은 지시를 내렸다.

 

 “창성이는 축귀검에게 명하든, 부탁을 하든, 네 처의 일을 맡기거라. 그리고 축귀검의 제조(책임자)는 좌부승지가 맡는다 했던가?”

 “예~”

 

  앓을 때 들었던 보고라 비몽사몽간의 기억이 흐릿했다. 그래도 용케 기억이 나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렇담, 보고는 승정원을 통해 내개 직보(직접 보고)케하라. 알았나? 영의정.”

 

  직함으로 불렀다는 것은 농이나 절충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진지한 지시라는 것을 의미했다.

 

 “예~ 전하~”

 “......”

 

  현영휘는 침착하게 대답했지만 황창성은 실쭉한 얼굴로 땅바닥만 쳐다보았다.

 그 모습이 우스웠는지 이유가 힘없는 목소리로 위로하듯 놀려댔다.

 

 “이놈아~ 이젠 네가 잘못을 했더라도 나무랄 힘도 없단다. 뭘 그리 겁을 내느냐? 암말 말고 넌지시 축귀검에 앞으로 처가 될 사람의 앞, 뒤 일을 조사토록 하거라. 알겠느냐~? 난 그 보고서를 읽겠다.”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부디 힘을 차리시어 제 허물을 더욱 꾸짖어 주시옵소서!”

 “꾸짖을 일이 없도록 해야지~! 뭘 더 꾸짖으시나~? 몸도 불편하신 전하께옵서-!”

 

  현영휘의 퉁에 황창성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중얼대며 대꾸했다.

 

 “아~! 나도 그러려고는...... 하는데, 잘...... 안되잖수......”

 “예끼! 이놈아!”

 

  말의 머리는 기세 좋게 올렸지만 꼬리는 볼품없이 내린 황창성의 어조에 현영휘가 야단을 치자 이유는 그 꼴이 우스운지 헛헛한 웃음을 웃었다. 그러나 아직 힘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웃는 것조차 힘에 겨워했다.

 내관이 그 모습을 보고 휴식을 종용하자 현영휘와 황창성은 자신들이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둘은 물러가겠노라 말을 올리자 이유는 허락했다.

 

 “그래, 그럼 살펴 돌아가시게, 창성이는 내일 내 말대로 하고 알았지?”

 “예, 전하, 내일 그...... 그...... 축...... 축귀검에 내자의 사저의 일을 명하겠나이다.”

 “음...... 그래그래......”

 

  이유는 더는 말을 않고 누워서 손만 흔들어 둘을 보냈다.

 늦은 밤에 둘은 조용히 강녕전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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