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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배곧 2.
작성일 : 17-06-14 07:01     조회 : 396     추천 : 5     분량 : 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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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곧 2.

 

 

 “응, 맞아. 신림동에 있는 그 S대학교 시흥캠퍼스를 여기에 지을 거래.”

 근상이 확실하다는 듯 자신 있게 대답했다.

 

 “설마! 이 후진 곳에 S대학교 분교가 왜 들어와? 너 혹시, 행복도시 세종시에 S대 분교 설립한다는 얘기를 시흥시로 잘못 알아들은 거 아니야? 크크.”

 문도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근상을 놀렸다.

 

 “진짜라니까! S대와 시흥시가 2009년에 시흥캠퍼스 조성 양해각서를 체결했대.”

 

 “양해각서? 그런 각서는 법적으로 아무 효력도 없는 종잇조각에 불과한 거야! 크크.”

 문도는 아무래도 근상이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서 계속 쫑코를 줬다.

 

 “내 말이 안 믿기지? 나도 설마 했는데, S대가 2013년에 시흥캠퍼스 설립계획안을 발표했어. 내년, 2016년에 착공해서 2018년에 개교하겠다는 내용이야. 특히 시흥캠퍼스를 Y대학교 송도캠퍼스와 같은 RC, 즉 레저덴셜 칼리지 대학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대!”

 부아가 오른 근상이 일부러 영어를 써서 설명하며 문도를 놀렸다.

 

 “뭐? 레저… 뭐 칼리지? 그게 뭐야?”

 약발 받은 문도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응. 레저덴셜, 주거의, 주택에 알맞은, 즉 기숙형 대학을 짓겠다는 거지.”

 고등학교 때 공부 좀 했는데 가정형편상 문도와 같은 부산 D전문대 전자과에 진학해서 학과 톱을 했던 근상이 친절하게 한 단어 가르쳐 줬다.

 

 “아, 그래? 그러면 그 S대 시흥캠퍼스에는 기숙사가 있다는 얘기네. 그래, 그거 참 잘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 온 대학생들은 숙소 잡느라고 고생들 한다 더만.”

 그제야 문도가 근상의 말이 사실인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런데 말이야, 그 발표를 듣고 S대 총학생회가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더라!”

 

 “뭐? 학생들한테 저렴한 기숙사를 제공해 주겠다는데 왜 데모를 해?”

 

 “그러니까 말이야! 도대체 왜 그러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어. 히히.”

 

 “혹시 기숙사 방이 충분하지 않아서 성적 좋은 학생만 제한적으로 입소시킬까 봐, 못 먹을 밥에 침 뱉는 거 아닌가? 크크.”

 문도가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그건 아닐 거야. 내가 듣기로는 기숙사 수용 학생 규모는 약 4천명이라는 것 같아. S대학생 전부가 오는 것도 아닌데, 그 정도면 아마 이쪽으로 올 학생들 인원수에 거의 맞춰서 계획한 거 아니겠어?”

 근상이 그럴 리는 없을 거라고 도리질을 했다.

 

 “그럼 혹시 이쪽으로 오게 될 단과대학이나 특정 학과 학생들이 캠퍼스에 다니는 게 창피해서 반대하는 건 아닐까? 아무래도 본교하고 캠퍼스는 입학전형에서도 수준차이가 있으니까, 일반적으로 캠퍼스를 본교보다 조금 낮게 보는 시각이 있잖아?”

 문도가 심부름센터 흥신소 직원 아니랄까 봐 특유의 탐정 본성을 발동해서 되잖은 추리에 몰입했다.

 

 “그것도 아닐 거야! 어느 학과와 학년이 오게 될지는 아직 모르는가 봐. 그런데 말이야,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기숙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가 들리더라. 오히려 그것 때문에 반대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자유가 구속되니까 돈 있는 집안 애들은 기숙사가 되레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 히히.”

 “의무적으로 기숙을 시켜? 음… 그건 좀 문제가 있어 보이네. 무슨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도 아니고, 대학교에서 강제로 기숙을 시키면 당연히 반발하겠지. 대학 본부에서 왜 그런 계획을 세웠을까?”

 

 “글쎄, 후진 대학교면 졸업생 취업률 높여서 학교 이미지 부각시키려고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국내 최고의 S대학교에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S대 시흥병원도 인근에 설립할거라는 소문이 있거든? 혹시 의과대학생들이 반대한 건 아닐까? 머리 좋고 자존심 높은 애들이라 완전 쪽팔려서 말이야! 히히.”

 

 “뭐? 대학병원도 설립한다고?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혹시 들어봤어? 분당에 있는 S대병원은 엄청 크던데.”

 

 “응, 병상이 약 300개 정도 된다는 거 같지? 그 정도면 대학병원치고는 좀 작은 건가?”

 

 “응, 병상 300개면 대학병원으로는 작은 것 같은데. 대부분 대학병원은 병상수가 수천 개는 넘을 걸. 하기야 여기 시흥시 주변을 겨냥한 거니까, 그 정도면 되겠다 싶었겠지 뭐.”

 

 “그러고, 나중에 헬스케어센터도 운영하고 실버타운 조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어.”

 

 “그래? 여기는 바닷가라 경치도 좋고 공기도 맑으니까 요양시설 입지로는 제격이겠네. 그런데 `배곧`이 무슨 뜻이야? 그러고 밑에 받침이 디귿이야, 지읒이야? 저~기 소래포구 옆에 있는 월곶은 받침이 지읒인데 말이야.”

 

 “응, 디귿 받침의 배곧이 맞아. 배곧은 예전에 강습소, 학교, 학원처럼 무엇을 배우는 곳, 즉 `배움터’를 이르던 순 우리말이래. 주시경 선생께서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세웠다는 `배곧학당`에서 따왔다는 사람도 있어.”

 

 ##

 

 -여기서 잠시, 농성 중인 S대 재학생들의 반대 주장을 한번 살펴보자. -

 

 (전체학생 대표자회의)

 “시흥캠퍼스 추진은 교육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대학을 기업화하는 것이므로 본부는 졸속인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중단하고 계획을 학내 구성원들과 전면 재 논의해야 한다.”

 

 (총학생회장)

 “주거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기숙사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여지도 있으나, 본부의 일방적인 진행은 동의할 수 없으며 추진위원회와 산하 기구에 학생 참여가 필수적이다.”

 

 <학생들이 주장하는 실상을 요약하면 이렇다. >

 “대학 당국이 세계 10위권 대학에 진입하기 위해 제2캠퍼스를 만들어 몸집을 부풀려야 한다는 것은 겉포장일 뿐이며, S대의 브랜드 가치를 팔아 시흥시 신도시의 부동산사업에 투자해 이익을 취득하려는 것으로, 대학으로서의 책무는 버리고 확장에만 집중하려 한다.”

 

 <학생들의 대자보 내용을 발췌해 옮겨본다. >

 

 -본교에서 2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기숙사를 짓고 학생 수천 명을 보내겠다는, 20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시흥캠퍼스의 조성과 운용비용은, 결국 등록금 인상과 교직원 처우 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학교 당국은 대학 운영을 위해 기업과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문과 교육은 더욱 기업에 종속되고 대학의 기업화는 가속될 것이다.

 

 -2011년에 법인화한 S대의 수익성 중심 대학운영강화는 S대뿐만아니라 신자유주의적으로 변해온 한국 대학교육의 한 단면이다.

 

 서울대 당국은 징계 협박 중단하고 시흥캠퍼스 추진 즉각 철회하라.

  2017년 1월 17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

 

 “아, `배곧’이 배움터란 말이지? 그러면 대학교가 들어서는 게 맞겠네! 야~ 그러면 진짜, 여기 배곧 신도시는 확실하게 발전하겠다. 근상아! 너는 직장이 여기니까 얼른 아파트 한 채 청약하면 좋겠는데, 그자? 근데, 아직은 모아둔 돈이 별로 없제? 크크.”

 

 아까 오이도에서 인천까지 수인선이 개통된다는 소리 들었을 때는 좋은 데 살고 있다며 돈 안 드는 립서비스로 근상의 기분을 즐겁게 해줬던 문도다.

 

 그런데 막상 미래가 보이는 배곧 신도시가 들어선다니까, 배가 아픈지 근상의 아킬레스건을 찔러 약을 올린다.

 문도 이거 친구 맞아?

 

 “응, 맞아. 그러잖아도 청약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뭐? 네가 아파트를 청약한다고? 얌마, 아무리 서울 변두리라도 수억 원은 있어야 할 텐데 네가 무슨 돈이 있어?”

 문도가 깜짝 놀라 이게 장난치나 싶은 표정을 지었다.

 

 “나 혼자 사는데 아파트가 뭐 필요해? 배곧 신도시는 원스톱 인프라 구축이 되니까, 나 같은 스테이케이션족을 위한 작은 오피스텔이 많이 건축될 거래. 나도 그런 오피스텔 하나 청약하려고. 히히.”

 

 근상이 골려 주려고 일부러 원스톱 인프라(infrastructure)나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stay-vacation) 같은 어려운 영어를 섞어서 말했다.

 

 “응? 오피스텔? 아, 맞다. 그렇지! 너 혼자니까 그러면 되겠네. 오피스텔이라도 억 소리는 두어 번 내야 되는 거 아니야? 크크.”

 

 쪽팔린 문도가 스테이케이션이 뭔지 물어보기도 그래서 그냥 얼버무리고 넘어가면서도 근상을 쫑코줄 거리는 계속 끄집어냈다.

 

 “작은 거는 안 비싸더라. 억 소리 한 번만 내도 충분해! 히히.”

 근상이 문도의 속내를 눈치챘는지, 나 잡아 봐~라, 하면서 저만치 달아났다.

 

 “뭐? 진짜 1억이면 돼? 몇 평이나 되는 크긴데?”

 오히려 문도가 군침이 도는 눈치다.

 

 “응, 전용면적이 약 여섯 평 되는 오피스텔은 9천만 원 정도면 살 수 있어! 싸지? 히히.”

 근상이 자랑스럽게 몸을 좌우로 흔들며 문도의 약을 올렸다.

 

 “야 인마! 그렇게 싼 게 있으면 이 형님한테 전보를 쳐야지, 너만 청약준비 하고 있는 겨? 크크.”

 

 문도의 머쓱해져 홍조 띤 얼굴에 서산 너머로 지는 늦겨울 붉은 해가 노을을 덧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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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 17-06-25 20:16
 
한국 최고의 대학이  저 모양이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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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삼일 17-06-25 21:34
 
네, 조약돌님.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학위장사 하려는 대학 당국이나 학업대신 데모하는 학생이나 참 한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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