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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신림동 6.
작성일 : 17-06-12 20:17     조회 : 389     추천 : 5     분량 : 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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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림동 6.

 

 

 “으으~ 이 새끼, 뭘 어떻게 한 거야?”

 

 오른쪽 어깻죽지 쇄골 아래 `중부혈’ 급소를 가격당한 덩치가 팔을 늘어뜨리고 신음소리를 냈다.

 쥐고 있던 전갈꼬리 혁대도 힘 빠진 손아귀에서 흘러내려 땅에 떨어졌다.

 

 “이걸 그냥, 콱!”

 문도가 다리를 들어 올려 땅바닥에 주저앉은 덩치의 목덜미를 내려찍다가 머리 위에서 멈추고 비껴 내렸다.

 

 덩치는 마비된 오른팔 어깨를 왼팔로 감싸 주무르며 반항도 못하고 어쩔 줄을 모른다. 이쯤 되면 승부는 이미 끝난 것이다.

 

 

 “야이, 자식아! 꼼짝 말고 가만히 있어!”

 어느새 마해송 반장이 문도에게 주둥이를 차여 땅바닥에 나뒹굴던 큰 장발을 윽박지르고 있다.

 

 자기를 납치해서 어딘가로 데려가던 녀석이다.

 차량에 실려 가다가 다행히 자기 집을 찾아 온 최근상 대리를 발견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지금쯤 어디 험한 데로 끌려가서 어찌되었을 지도 모른다.

 

 근상의 우주통신에 8년 동안이나 잘 다니던 마해송은 원주민파 두목인 채일권에게 강제로 포섭되었던 것이다.

 

 한국과 러시아의 친교를 방해하기 위해 대전 지하공동구에 연막탄을 설치해서 러시아 총리 방문 때 터뜨릴 계획이니까, 증폭기 한 개를 점심시간에 몰래 빌려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완강히 반대했지만, 말을 듣지 않으면 중국 연변의 가족들이 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아울러 일이 잘 성사되면 서울 신림동에 있는 조직에 자리 하나 마련해서 편안하게 숨어 지낼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회유도 했다.

 

 인명을 살상하는 것도 아니고 연막탄 정도를 터뜨리는 거니까, 그 정도는 괜찮겠다 싶어서 마지못해 수락하고 지시대로 따랐던 것이다.

 

 지금은 일이 잘못되어 경찰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어제 밤에 가진 돈이 얼마 없어 택시를 타지 못하고 대전 뒷골목에 숨어있었다.

 아침에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도중에 채일권의 수하라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고, 보호해줄 테니까 집에 가서 만나자는 말을 들었다.

 그랬다가 잠복하고 기다리던 이 원주민파 조직원들에게 붙잡혀 차에 실려 끌려가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은 튀어봤자 돈도 없어 어디 피신할 데도 없다! ‘

 

 이 조폭들이 잡혔으니까 그 배후가 밝혀질 것이고 자기는 어쩌면 오히려 피해자로 인정되어 쉽게 풀려날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같은 회사에 다니는 최 대리와 그의 친구가 도와주고 있으니까 이들에게 의탁할 밖에 별 도리가 없다.

 

 처음에 쫄아서 벌벌 떨던 근상도 덩치가 문도에게 제압당하는 걸 보고는 작은 장발을 발로 밟아버릴 것처럼 위협을 가하며 거들고 서있다.

 

 

 -삐오, 삐오.

 

 이때 골목길로 들어선 검정색 트라제 한 대가 사이렌을 울리고 경광등을 깜박이며 다가왔다.

 

 대전경찰서의 협조공문을 받고 근상의 회사에 문의해서 마해송의 주소지로 출동한 시흥경찰서 형사들이 타고 오는 차량이다.

 

 마침 마해송의 집 앞 골목으로 접어들었다가 여러 명이 싸우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경고 사이렌을 울린 것이다.

 타이밍 참 절묘하게 맞춰서 온다.

 

 

 “우리는 시흥경찰서 형사계 소속입니다.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

 차에서 내린 형사 두 명이 폼을 잡고 신분증을 슬쩍 보이며 문도를 노려보고 물었다.

 

 자기들이 보기에 땅바닥에 엎드린 장발 두 명은 이 `원주민이주단지’에 사는 선량한 조선족으로 보이고, 중국집 주방장처럼 보이는 덩치 큰 해삼을 윽박지르는 오토바이 점퍼차림의 문도가 근상과 마해송을 똘마니로 데리고 다니는 깡패로 보였던 모양이다.

 

 “아, 예. 혹시 대전경찰서에서 연락 받고 오신 분들 아닙니까?”

 문도가 이거 잘 됐다 싶어서 반색을 하며 되물었다.

 

 “어? 누구신데, 그걸 알고 있어요?”

 형사가 깜짝 놀라서 문도와 나머지 사람들을 두리번거려 훑어봤다.

 

 “아, 예. 제가 우주통신 최근상 대립니다. 대전 공동구에 다녀왔던.”

 근상이가 나서서 자기가 바로 그 대전 지하공동구 폭파 미수 사건과 직접 관련 있는 당사자임을 밝혔다.

 

 “아, 그래요? 그런데, 지금 이 분은 누구 길래 여기서 이러고 있습니까? 혹시 이 사람들이 도망쳤다는 그 마해송인가 하는 사람과 한패 입니까?”

 

 형사들이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대충 넘겨짚고, 덩치가 마해송이고 장발들은 그 동료들인 줄로 착각해버린다.

 

 “아닙니다! 마해송 씨는 저기, 저 사람이 마해송입니다!”

 

 “예? 저 사람이 마해송이라고요? 그럼 이 사람들은 누군데요?”

 선임으로 보이는 인상이 별로인 형사가 헷갈리는지 눈을 치켜떴다.

 

 “이 녀석은 서울 신림동 조폭이고, 저놈들은 여기 원주민파 조직원인데 마해송 씨를 납치해서 데려가려고 했답니다.”

 문도가 팔이 마비되어 옴짝달싹 못하고 주저앉아있는 덩치를 내려다본 다음 장발들을 턱으로 가리켰다.

 

 “예? 서울 신림동 조폭이요? 그런 녀석이 여기는 왜?...... “

 깜짝 놀란 선임 형사가 도저히 감을 잡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저 장발 녀석들이 여기 조선족 원주민파 조직원이라고요?”

 인상이 더 별로인 후배형사도 끔쩍 놀란 눈을 끔벅거렸다.

 

 “그러시면, 실례지만 귀하께서는 누구신지… 요?”

 

 서른 살도 안돼 보이는 문도가 조폭 세 명을 때려 뉘였다는 것 같아 선임 형사양반도 문도가 뉘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아, 저는 저 우주통신 최근상 대리 친굽니다. 어제 대전에 놀러 갔다가 그 채일권인가 하는 폭파범을 잡았었지요. 하하.”

 문도가 대수롭지 않은 일인 것처럼 자기소개를 했다.

 

 “예? 그 대전 폭파 미수범도 직접 잡았다고요?”

 인상파 선임형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 …… !”

 인상이 험상궂어 오히려 조폭처럼 보이는 후배 형사는 미간을 찌푸리며 문도를 노려봤다.

 

 두 형사나리들은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잊었다.

 이 새파란 젊은 놈이 이틀 동안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이처럼 폭파범과 납치범들을 손쉽게 때려잡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자기들 같으면 기동대가 출동하고도 어려운 일이다.

 

 “지명 수배된 마해송 씨를 납치했던 사람들이라니까 일단 연행해서 조사를 해보겠습니다. 괜찮으시면 저기 최 대리하고 함께 서에까지 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현장목격자 이시니까 저희가 조사하는데 좀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선임 형사가 문도에게 정중하게 부탁했다.

 

 “예, 그러시지요. 그런데, 우선 점심식사부터 좀 먼저하고 가면 안 되겠습니까? 밥 먹으러 가다가 이 녀석들을 만나서요. 하하.”

 문도가 넉살 좋게 웃으며 근상이를 쳐다봤다.

 

 “아, 그래요? 그러면......, 저희가 서에서 설렁탕 배달해 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두 그릇도 되는데.”

 선임 형사가 문도를 쳐다보고 제발 그래 줍쇼, 하는 어설픈 미소를 지었다.

 

 “아, 설렁탕이요? 어제 밤에 대전 둔산 지구대에서 조서작성 도와주느라 설렁탕으로 때웠는데, 맛이 영 별로더라고요. 오늘 점심까지 설렁탕이면 좀 그러네요. 하하.”

 문도가 배슬거리고 웃으며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요, 하는 뜻을 전했다.

 

 “반장님! 우선 이놈들은 현행범이니까 수갑 채워서 태웁시다. 그리고 저 마해송 씨는 일단 임의동행으로 함께 데려가죠!”

 선임 형사반장이 머뭇거리자 상황판단이 빠른 후배형사가 나섰다.

 

 “그럴까? 좋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먼저 경찰서로 갈 테니까 두 분은 식사하고 와서 좀 도와주십시오.”

 형사반장이 하는 수 없어 지명수배자 마해송과 그의 납치범을 잡아준 문도에게 쪽팔리게 머리를 조아리고 부탁했다.

 

 “예, 잘 알겠습니다. 차에 싣는 거 도와드릴게요.”

 문도가 근상을 쳐다보고 나 잘했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덩치와 장발 패거리들이 달려오던 골목 저만치, 얼굴을 알아 볼 정도 거리에 있는 전봇대 뒤에 어떤 장발 한 명이 보인다.

 그는 아까 문도가 덩치와 대결할 때부터 이쪽의 돌아가는 상황을 쭉 지켜보고 있었다.

 아마도 마해송을 태워가던 차량의 운전자인 원주민파 조직원임이 분명하다.

 

 그는 잠시 후 슬그머니 자리를 떠서 어딘가로 도망치듯 부지런히 걸어갔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단무지 17-06-13 08:11
 
급소만 찍네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심삼일 17-06-13 19:05
 
네, 문도가 태권 2단에 합기도 1단이라 효과적으로 급소만 공략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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