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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뱀파이어 로망스
작가 : 꽃님발
작품등록일 : 2019.9.3

내가 왔어. 너 찾으러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네가 발이 묶여 나한테 못 온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 그 발목을 잘라내서라도 널 다시 내 옆에 둘 거야.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겨 버린 뱀파이어 희선. 마지막 순간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그를 찾으러 다시 한국을 찾아온다. 뱀파이어계 모든 사건 사고에 관여하는 그가 제발로 찾아오기를 바라며 인간 흡혈을 저지르는데….

영원을 살아가는 저주받은 존재, 뱀파이어와 인간 그리고 뱀파이어 헌터들 간의 엉켜버린 운명과 사랑이야기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집니다.

 
5화. 자, 빨리 벗어요.
작성일 : 19-09-08 22:31     조회 : 30     추천 : 0     분량 : 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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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

 

 

 

 정수의 카랑한 목소리가 조용한 새벽의 주택가를 가른다. 이 남자가 지금 뭐 라는거야?! 소리만 친거면 또 몰라, 뭐가 그렇게 놀랍다고 지탱하던 동욱의 팔마저 내팽개쳤다.

 

 " 아… 너어!! "

 

 정수가 내팽개친 반동으로 인해 손으로 겨우 막던 상처부위에서 피가 뚝 떨어졌다. 동욱이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참았다.

 

 " 죄송해요… 다시… 이렇게. "

 

 눈이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처럼 커진 정수가 급히 그를 받아 든다.

 

 " 13번지. "

 " 네?… 아 네… "

 " 앞에 까지만 가줘. “

 

 방금 자기가 다친 사람을 내팽개쳤다는걸 자각한 듯 군소리 없이 걸음을 옮긴다. 동욱은 입을 꾹 다물고 열정적으로 걷는 정수를 위해 자신의 발로 걷기 시작했다. 그녀가 느낄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힘듦을 덜어 주었을 것이다.

 

 " 여기가 11…이니까… “

 " …저기 제일 끝 쪽. "

 " 아 보인다…! 좀만 더 힘내요, 좀 만! "

 

 저 멀리 시야에 박히는 13이란 글자에 정수가 송글송글한 땀 따위도 괜찮은 듯 동욱을 올려다 보며 웃는다. 그 웃음을 보자 갑자기 심장이 토할 것처럼 쿵쾅쿵쾅 거린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나. 왼쪽 팔을 그녀의 어깨에 기대고 있어서 그녀의 등에 자신의 심장이 뛰어지는 게 느껴질까 불안하다.

 

 13번지라고 적혀있는 숫자를 발견하자마자 여기다! 하고 탄성을 짓던 정수는 열려있던 작은 대문을 넘어 현관문을 연다. 하지만 문을 열고 보니 너무 쉽게 문고리가 돌아가 버려 잠금장치가 안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 열려있네요, 문 절대 열어놓고 다니면 안돼요. "

 " …… "

 " 도둑보고 털어달라 하는 것도 아니고 뭐야, 앞으론 문단속은 꼭 해야되요, 꼭. "

 

 들어가는 와중에도 쉴새 없이 중얼거리는 입이 나잡아드슈- 하고 말하는 것 같아 동욱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쇼파에 동욱을 내려놓은 정수는 잡티 하나 없는 이마를 손으로 쓰윽 훔쳐낸 후 나른하게 동욱을 쳐다보며 말한다.

 

 " 자, 빨리 벗어요. "

 " …뭐? "

 " 벗으라구요. 빨리요. “

 

 본인이 입고 있던 청자켓을 벗으며 말하는 정수의 표정은 변함이 없다. 그녀의 청자켓에 보기 싫은 피얼룩이 졌다. 자신을 업고 오는 동안 계속 깨물었던지 빨게 진 입술은 조금 부어있었고 뭐 그리 하얀지 한 번 만져보고 싶은 살결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지금 미쳤나. 니가 지금 무슨 생각을… 그만해, 그만!

 

 " 그만해, 그만! "

 

 힘겨워서 못 벗는 걸까? 그렇게 생각해 자신이 직접 벗겨주려 다가왔던 정수는 갑자기 버럭 소리지르는 동욱 덕에 그대로 멈춰 선다. 소리를 빽하니 지른 동욱도 그대로 놀라 그 둘은 처음 마주쳤을 때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 "

 

 수 초간 눈을 마주보고 있으니 그녀의 얼굴이 전부 보였던 아까와는 달리 하나하나씩 눈에 박힌다. 눈동자를 움직여 하나하나 뜯어보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눈은 그렇게 차례로 오목조목 그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 곧지도, 휘지도 않은 눈썹, 적당히 커다란 눈동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있는 오똑한 코, 그리고 붉게만 보이는 입…술. 그녀의 입술에 눈이 가자마자 심장이 더 크게 뛰는 것 같다. 미치겠다. 이상하다. 자신이 아닌 것만 같다.

 

 " ……. "

 " …붕대 어딨어요? "

 

 자신의 입술로 향해있는 시선을 정수도 느낀 건지 큼큼 헛기침을 하며 시야에서 벗어난다. 처음 보는 낯선 남자의 집에 와서 뭐 찾는 답시고 여기저기 뒤지는 건 예의가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어색해 죽을 것만 같았다. 조심스럽게, 발자국 소리도 내지 않으며 티비 밑 서랍장으로 다가간다.

 

 " 맨 첫 번째 서랍, 거기 제일 왼쪽. "

 

 베란다 쪽에 붙어있는 가장 끝 서랍부터 열어가려고 할 때 동욱이 슬쩍 내뱉는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동욱은 그녀가 먼저 눈길을 피해줘서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심장은 아직도 콩닥콩닥 자신이 살아있음을 내비춘다. 누가 그걸 모르는지 별로 알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다.

 

 왼쪽 제일 첫번째 서랍엔 과연 동욱의 말대로 온갖 의학 약품이 가득했고 그 중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붕대도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정수는 그에게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고 생각해버렸다. 처음 보는데도 말이다. 잠시 멈칫해있던 정수가 가장 큰 붕대와 소독약을 들고서 빠르게 그에게 다가간다. 상처를 치료해 주려는 건지 쇼파에 앉은 동욱 앞에 꿇어 앉는다. 그 모습을 본 동욱이 숨을 흡하고 들어 마신다. 머릿속에서 자꾸 야하기만 한 장면을 대입시켰기 때문이다.

 

 " 아프겠지만 덧나니까, 일단 참아요. "

 " 으윽. "

 

 그러가 곧 상처부위를 만지는 손길에 아픔을 호소한다. 뱀파이어와 상대를 하면 빈번하게 상처를 달고 들어오긴 했는데 도대체가, 항상 치료하는 게 더 아팠다. 오늘도 아픈 치료를 받으며 그 치료를 하는 게 자신이 아닌 것에 감사했다. 슬쩍 눈을 떠 자신의 상처를 보는 정수를 내려다본다.

 

 치료를 하는 정수는 굉장히 중요한 작업을 하듯 진지해 보였다. 길게 깔린 속눈썹 안에 보호받고 있는 동그랗고 갈색 눈이 심각한 빛을 띠고 있어서 피식 웃었다. 그렇게 그녀를 보고 있자니 이상하게도 아픔이 좀 덜해지는 것도 같았다.

 

 " 소독 끝. 이제 붕대 감을게요. "

 

 딱 그의 상처만한 붕대가 상처부위를 감싸고 동욱의 옷을 가슴께까지 슬쩍 끌어올린 정수가 그의 허리에 팔을 휘둘러가며 붕대를 감는다. 붕대가 허리 뒤로 넘어 갈 때 마다 그녀의 작은 머리통이 가슴께에 왔다 갔다 하는데 심장소리가 들려버릴 것 같아 조마조마 했다. 꿀꺽. 어느 샌지 말라버린 입안에 침을 삼킨다.

 

 " 다 감았다! "

 

 별일을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일을 해낸 것 마냥 뿌듯해 하는 정수는 참으로 표정이 많은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한 동욱이 이제 정수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할 동안 갑자기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부르르, 떨어대는 기계가 받아달라고 안달이 났는지 힐끔 자신의 주머니를 쳐다본 정수가 동욱을 한번 쳐다보더니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귀에 대었다.

 

 - 야! 너 어디여!!!

 

 미처 여보세요를 하기도 전에 튀어나온 목소리는 다름 아닌 종인의 것이었다. 흥분할 때 마다 사투리가 나오는 거 보며, 허스키한 목소리 하며.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잊고 있던 무언가가 머릿속에 툭 하고 튀어나왔다. 분명 정수는 범인을 잡는 중이였던 것이다. 그 사실을 인지한 정수가 미처 대꾸하기도 전에 종인이 계속해서 소리를 지른다.

 

 - 너 설마 놓친 건 아니지? 나머지 다 잡아 넣었거든?

 " 놓쳤는데…. "

 - 뭐? 이런 멍청이! 네?! 아, 반장님! 이 자식 못 잡았다는데요?

 " 야, 반장님 한테 말하지마!! "

 - 이미 다 들으셨거든? 너 그 새끼 잡을 때 까지 아예 오지 말래.

 

 전화기의 소리가 너무 커서 그런지 그들의 대화가 쏙쏙 박혔다. 정수는 중요한 인물을 쫓던 중이였고 결국 그를 놓쳤다. 그래서 아까 전 자신을 붙잡고 그렇게 다급한 얼굴을 지었던 거다.

 

 " 그런게 어딨어!! "

 - 어딨긴 여기있지. 너 뒤로 애들 따라 갔는데 아직 못 잡았어. 근처에 있는거 같아.

 

 " 정말? "

 - 정말 좋아하네, 내가 갈테니까 우리 갈라진 골목길 쪽으로 와 일단.

 " 나 지금 음… 여보세요? 야!! 야, 김종인!!! "

 

 전화기는 미련 한 톨도 남기지 않은 채 그대로 꺼져 버린다. 맨날 지 할 말만 하고 끊지! 그대로 끊어진 전화기를 붙잡고 씩씩 댄다. 아니 못 잡은 게 내 탓이야? 다 같이 못 잡은거지? 종료된 전화기를 붙잡고 생각을 하던 정수가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살짝 돌린다. 동욱이 무슨 동물원의 원숭이 보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아… 저는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

 

 방금까지 잘도 큰소리 쳤던건 기억도 안나는지 쏟아지는 시선에 얼굴이 새빨개진 정수는 볼을 긁적거리며 멋쩍게 웃는다. 그리곤 헛기침을 하며 현관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발걸음이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가는 것 같았다. 그래봤자 코앞인 신발장에 다다른 정수가 떼기 싫은 발걸음에 자기 자신도 의아함을 느끼며 발을 집어넣는다. 갑자기 주머니를 뒤져 지갑을 꺼낸 정수가 종이조각을 내민다.

 

 " …아! 여기 “

 “ …뭐냐. “

 " 서울남부지검 강력계, 강력3반 형사 박정수예요. "

 

 받아든 동욱의 얼굴이 잠시 찌푸려진다. 몇 번을 봐도 이런 일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 혹시라도 뭐가 생각나거나 하면 연락주세요. 그럼 이만, "

 

 명함까지 전해주자 더 이상 꺼낼 말이 없는 정수가 현관문을 열어젖힌다. 문을 열자 시원한 바람이 분다. 맑은 공기가 흐르고 차지만 달달한 향이 나무 내음을 전해주는. 정말 그렇게나 춥던 겨울이 다 가고 봄이 오긴 왔나보다. 한해가 시작 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지만 벌써 그렇게.

 

 

 

 어느덧, 그리고 박정수와 김동욱. 그들의 인생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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