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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독바로 : 인생은 길고 가늘게 사는거야!
독고력 : 곧 죽어도 상관 없다. 그 일만 마치면...

독바로 : 동자공이라니... 왜 여자가 있어도 만지질 못하니(슬픔분노)
독고력 : 연애 따위에 관심 둘 시간 없다.(차갑싸늘)

독바로 : 내 꿈? 원래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유아독존(唯我獨尊)
독고력 : 전무후무(前無後無). 앞으로 없고 뒤에도 없을 그런 가장 강한 무인이 되겠다.

사부 잘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독바로와 금수저 집안에서 나 홀로 흙수저처럼 살아가는 독고력의 무림기

 
독바로, 제 주 무공이 은신과 경신법입니다.
작성일 : 17-01-31 11:18     조회 : 40     추천 : 1     분량 : 1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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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장손 장군의 명령에 유랑군은 방원진(防垣鎭)을 짰다.

 

  둥글게 원을 만들어 바깥에 외루(外壘)를 짰고 나머지 안쪽에 자벽(刺劈)을 만들었다.

 

 외루의 선 병력들은 2인 1조로 방패와 짧은 손도끼나 칼을 들고 한 명은 무릎 꿇어 앉고 한명은 서서 방패를 높게 치들어 위를 막았다.

 그리고 자벽의 인원들은 장창과 화살을 들고 외루의 인원들을 보호함과 적들을 공격하는 모양이었다.

 

 외루에는 일화대, 북토대, 한금대가 각자 한 방향씩 3방향을 막아섰고 미수대는 활을 들고 중목대는 창을 들었다.

 

 전방에 3만의 병사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여진군은 이 곳 지형이 군데군데 나무가 우거져 있는데다 올라가는 폭이 비교적 좁고 경사진 곳이라 말을 타고 올라올 수 없었기 때문에 말에서 내려 진형을 짜기 시작했다.

 

 그 시간동안 유랑군은 서둘러 사용하지 못하는 무기들을 내공을 이용하여 잘게 부셨다. 그리고 방진 바깥의 바닥에 고루고루 뿌렸다.

 

 날카롭게 부서진 칼날들이 사방에 반짝반짝 뿌려졌다.

 그리고 사용하지 않는 옷을 군장에서 꺼내 그 곳에다 흙을 퍼 담았다.

 

 곧이어 여진군이 유랑군을 잡기위해 쳐들어왔다.

 

 빽빽하게 들어찬 여진군은 거리에 미치자 먼저 활을 쏘기 시작했다.

 유랑군은 둥근 모양의 방패를 들어 올려 별 피해를 입지 않고 막아내었다.

 

 방패가 상체를 가려줄 만큼의 크기는 되니 두 사람이 방패를 서로 붙인 다음 뒤에 웅크리니 화살을 직접적으로 맞지 않았다.

 

 여진군은 화살만 낭비하자 궁수들은 뒤로 물렸다.

 

 방패에 꽂힌 화살들이 가시처럼 도도도돗 솟아있고 유랑군들은 한 곳에 둥글게 뭉쳐 있으니 꼭 고슴도치가 웅크린 것처럼 보였다.

 

 뒤이어 돌격병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외루의 병사들은 방패에 박힌 화살을 대충 뽑아서 뒤로 던져준 다음 방패의 손 잡이 부분을 꽉 쥐고 몸에 밀착한 후 대기하였다.

 

 내벽에서 웅크리고만 있던 유랑군은 화살을 시위에 걸고 팽팽하게 당기고 기다리고 있다. 갑장손은 손을 들어 올려 화살을 쏘는 시기를 지시하였다.

 

 "대기. 대기.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 화살을 쏘지마라."

 "대기."

 "대기."

 

 300보.

 

 200보.

 

 100보.

 

 70보.

 

 50보.

 

 "쏴랏!!"

 

 슈슈슛 슈슈슈슛

 

 "활을 든 자들은 자유 곡사하라."

 

 적지 않은 여진병들은 활을 맞고 쓰러졌지만 아직 많은 병사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경사진 곳을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올라오는 터라 숨이 차며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었는데 거기다 위에서 화살이 날아오고 활을 맞아 쓰러진 병사들이 쓰러져 길을 막자 더욱 진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곧 적의 방진에 도착하려는 찰나 돌격병들은 발바닥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부셔놓은 칼날이 발바닥에 박혔기 때문이다.

 

  칼날이 발에 박혀 쩔뚝거리고 있는데 뒤에서는 밀고 앞에서는 방패를 든 적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뒤에서 밀려 어어 하는 순간 방패 앞까지 도달한 여진군은 방패 사이에서 칼과 도끼가 튀어나와 목숨을 앗아갔다.

 

 갑장손 장군은 재차 명령을 내렸다.

 

 ”던져라!“

 휙.휙.휙.휙.

 

 그리고 내벽에서 흙가루가 담긴 옷 뭉치들을 적군 머리 위쪽으로 멀리 높이 던졌다.

 

 옷가지 풀리면서 흙먼지가 진격하는 여진군 머리 위에 떨어졌다.

 

 여진족은 시야가 탁해지고 숨을 쉬기 어려워지며 눈에 흙가루가 들어가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무공을 익힌 유랑군은 일반 병사들보다 힘과 속도가 달랐다.

 유랑군이 수비를 단단히 하자 죽어 나가는 건 여진군이었다.

 

 각 유랑대원마다 수십 명의 여진군 병사들을 베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방진의 외루에는 여진병들의 시체가 하나둘 쌓아지고 있었다.

 

 여진군은 아군의 시체를 밟고 올라타고 넘어 유랑군을 공격하다 도리어 죽음을 당해 그 위에 쌓여 높이만 높여주었다.

 

 여진군의 시체가 대원들의 허벅지에서 가슴 높이까지 쌓이자 갑장손은 외벽의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외루의 병력들은 시체가 있는 곳에 바짝 붙고 한명은 방패를 버리고 창을 들어라."

 

 시체의 벽, 시벽(尸壁)이 만들어지자 2인 1조로 방어를 전담하던 인원은 한명이 완전히 공격을 전환함과 동시에 유랑군의 방원진은 더욱 튼튼하고 공격력이 강화되었다.

 

 유랑군이 뿌린 흙더미로 인해 전장이 뿌옇게 흐려지자 여진군의 수뇌부는 계속해서 병사들을 올려 보내긴 하지만 위 쪽 상황이 파악이 되지 않아 답답해했다.

 

 이윽고 시간이 지나 흙먼지가 모두 가라앉자 전황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랑군은 아군의 시체더미 뒤에 숨어서 아군을 학살하고 있었다.

 여진군은 시체를 이용해 몸을 보호할 생각을 한 유랑군에게 치를 떨었다.

 그리고 분노하였다.

 

 여진군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아군의 병사들만 피해를 입자 결국 할 수 없이 병사들을 뒤로 물렸다.

 

 이대로 무력 제압을 하기에는 피해가 너무 컸다.

  벌써 5000의 병사들이 죽임을 당한 것이다. 하지만 포기 할 생각은 없었다.

 

 유랑군은 여진군의 크나큰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무공을 익힌 특수부대는 매번 자신들의 군세를 다양한 방법으로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여진군의 장수는 작전회의를 한 결과 화공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본진에 연락을 취해 석칠(석유의 옛말)을 가져오라 시켰다.

 

 산 아래를 포위했으니 감시를 경계하고 묶어두면 시간은 자신의 편이라 생각했다.

 

 도망친다 하더라도 저들은 이미 말을 버렸기 때문에 금방 쫓아가서 죽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편 갑장손은 병사들에게 넓게 주위의 나무를 베어 화공을 대비하였고 그와 동시에 시체의 벽 뒤에 나무를 꽂아 넣어 더욱 튼튼하게 지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적이 올라올 때 내려치는 나무인 뇌목을 만들라 지시하였다.

 

 그리고 주위의 시체들을 모아 더욱 높게 쌓아올렸다. 주위에 흩어진 화살과 무기, 갑옷 등을 수거하였고 조를 짜고 순서대로 식사를 하게 지시했다.

 

 갑장손과 백인장들은 한 곳에 모여 작전 회의를 시작하였다.

 

 "인원보고 부터 해라."

 

 그러자 갑장손의 오른편에 있던 미수대 중대장 함양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보고를 올렸다.

 

 "사망자 278명, 중상자 21명, 경상자 34명입니다."

 

 갑장손은 보고를 듣고 침묵을 하였다. 제대로 전면전을 벌인 것도 아니고 무공을 익힌 유랑군이 유격전을 펼쳤음에도 사상자가 많이 나온 것이다.

 

  대부분 후퇴하는 도중 많은 사상자들이 나왔다.

 

 인원 보고를 받은 갑장손은 열 손가락을 벌려 손가락 끝을 붙이고 머리를 살짝 숙여 생각에 잠겼다.

 

 생각을 정리할 때 하는 갑장손의 버릇이었다. 생각을 마친 후 부대장들에게 말을 했다.

 

 "우린 준비를 철저히 하였다. 창칼의 면에 흙칠하여 빛을 감추고 말발굽을 천으로 감싸 최대한 소리를 낮추게 해, 일천 명의 무공을 익힌 기병이 최대한 기도비닉을 유지한 채 뒤를 급습하였는데 오히려 역공을 당했다. 이건 작전유출이라고 볼 수밖에 없겠군."

 "그렇습니다. 성동격서(聲東擊西) 계를 사용하였는데 오히려 투량환주(偸樑換柱) 계에 당해버렸습니다."

 "대들보를 훔쳐내고 기둥으로 바꾸어 넣었단 말이군."

 

 유랑군의 군사 역을 맡고 있는 망산귀초 과양일이 말을 받았다.

 

 적의 주력 부대를 빼내게 한 다음 공격해 적을 무너지게 한다. 라는 투량환주 계의 응용 전략이었다.

 

 독특한 별동부대인 유랑군은 번번이 적의 뒤를 흔들고 빠지고 요인 암살을 하니 여진군은 이번에 유랑군을 잡기 위해 과감하게 작전을 시도한 모양이었다.

 

 갑장손이 생각을 마친 듯하자 유랑군의 군사 담당을 하는 과양일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우선 적들이 우리를 공격하기에는 상당히 비효율적이란 것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아까의 공격을 통해 그들의 피해는 큰데 우리의 피해는 경미하고 우리는 더욱 견고한 방벽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해서 그들은 본진에서 화공을 이용하기 위한 기름을 수발해오거나 공성기를 제작해서 우리를 공략하려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대략 사흘의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음.. 상황 파악이 됐으니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것들과 해야 할 전략을 생각해보도록 하지."

 "예, 우선 향간(鄕間, 적국의 사람을 포섭한 간첩) 혹은 내간(來間, 적국의 관리를 포섭한 간첩)을 파악해내야 하옵니다."

 "첩자? 지금 이 상황에서 첩자를 파악을 어찌한단 말인가"

 "첩자를 꼭 찾아내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첩자는 우리 북방군 내 지휘부에 내부자가 있음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심증만 있을 뿐이라 확실히 북방군 내에 기밀이 유출된 것인지 확신을 가지기 위해 한 가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해서 3가지 책략이 있습니다."

 "계속해보게."

 "우선은 상책입니다. 사간계(私間計)를 이용하는 겁니다. 걸음이 날랜 자를 선발하여 아군에게 우리 유랑군이 이곳에서 거짓 괴멸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괴멸?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아군의 진형에 스며든 간첩이 적에게 알리게 한다?"

 "그러면 적들은 안심하고 모든 병력을 전방으로 보내 뒤를 비울 테니 만일 우리가 이곳에서 벗어나 금선탈각(金蟬脫殼) 계가 된다면 적의 후방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곳에서 어찌 벗어 나간단 말이오."

 "이곳의 지형을 보면 뒤쪽에 계곡이 있는데 그곳을 이용해 빠져나가면 됩니다. 하지만 적들이 알아차리고 계곡 위에서 공격하게 된다면 좁고 협소한 공간에서 아군은 몰살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금선탈각 계가 성공확률이 3할이 되지 않습니다."

 "그럼 다른 2가지는 무엇이오."

 "다음은 중책입니다. 이곳의 지세와 진형은 저희에게 아주 유리합니다. 또 우리는 그들과 달리 2류에서 절정에 달하는 고수들이 모인 군입니다."

 "그러니 건곤일척(乾坤一擲)을 노려본단 말인가? 피해가 막심하겠군! 전멸을 각오해야 될 테지."

 "예, 그리고 하책으로는 아군의 부대가 흔적을 쫓아 이곳에 도착하기까지 버티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에게 가장 큰 문제는 식량과 화살이 문제인데 이곳을 수색해 마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음... 알겠소 그럼 좀 더 생각을 한 번 해보지."

 

 내공이 남다른 독바로는 내공을 끌어올려 회의 내용을 엿들었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고 막파걸이 한금대 병력이 배치된 쪽으로 오자 독바로가 막파걸을 나지막이 불러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부대장님"

 "무슨 일이냐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자. 피곤하다."

 "지금 꼭 드릴 말씀이 있어요. 사실 제 주 무공은 은신과 경신법이에요."

 

 뜬금없이 자신의 주 무공을 숨고 도망치는 능력이라고 밝히는 독바로였다.

 

 "그런데?"

 "만일 이 곳에서 벗어나서 아군의 기지에 보고를 올려야 한다면 제가 적임자라는 뜻입니다."

 "너... 설마 작전회의를 들은 것인가?"

 

 막파걸은 이곳에서 작전회의를 했던 곳의 거리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독바로를 쳐다보았다.

 

 "어릴 때 영약을 잘 못 먹어가지고 내공 하나는 어느 절정 고수들에게 뒤지지 않습니다."

 

 독바로는 나이에 비해 내공이 많았다.

 2갑자에다 그것도 선천지기로 쌓은 것이었다.

 

 막파걸은 굳이 작전회의를 엿들은 독바로를 탓하지 않았다. 차분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만일 이 곳을 나가 소식을 전하게 된다 치더라도 나나 부중대장이 가게 될 거야."

 

 암살과 유격을 맡고 있는 한금대의 중대장 막파걸과 또 한명의 절정고수 부중대장 무영비추(無影比追) 북두노는 유랑군 내에 신법이 가장 빠르고 날랬다.

 

 "제가 더 나을 겁니다."

 "니가 나보다 무공이 더 강하단 말이야?"

 "숨고 도망치는 거라면요."

 

 독바로가 자신보다 더 빠를 거란 말에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표정이 살짝 굳었다.

 

  하지만 지난 천 백년간 숨고 도망치는 무공을 계승시키고 발전해온 정신병자문의 차기 문주 독바로의 얼굴은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리고 3할에서 8할까지 올려드릴 방법이 제 머리 속에 있거든요."

 "뭣?“

 

 독바로는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으나 막파걸의 귀가 번쩍 뜨일만한 혹한 소리를 하였다.

 

 "음 36계로 얘기하시는 걸 보니 이렇게 이야기하면 되겠네요. 바로 제 7계 무중생유(無中生有),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그리고 계책이 성공하게 되면 연환계도 있죠. 제 28계 상옥추제(上屋抽梯) 지붕으로 유인한 다음 사다리를 치운다."

 "자세히 이야기 해봐"

 

 어느새 독바로의 말에 홀려 다그치는 막파걸과 그 소란을 듣고 독바로의 주위에는 한금대원들이 모여 들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과양일 백인장은 이곳을 우리가 있는 것처럼 꾸미고 조용히 뒤로 빠져 나가려고 할거에요. 그런데 거기에 제가 양념을 더 할 수 있어요."

 "어떻게?"

 "우선은 여기에다 진법을 설치하는 겁니다. 산이라 그런지 수목(水木)의 기운이 많으니 환상수림진(幻狀樹林鎭)을 펼치는 거죠"

 "진법을 니가 안다고?"

 

 무림에는 진법가들이 드물었다.

  문(文)을 배우는 문인들은 기문둔갑(奇門遁甲)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기 어려웠다.

  우선은 배우기가 극히 난해하였다.

 

 또 진법을 사용하려면 시간과 노력 그리고 매개체 등 재물도 필요하였다. 게다가 긴박한 상황에서는 즉각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워 효용가치가 떨어진다.

 

 그리고 노력해서 기문둔갑을 성취해봤자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었다.

 

 집을 지키기 위해 기문둔갑을 설치해봤자 기관을 이용해 지키는 것 보단 위력이 약했고 주로 문인들이 이러한 기문둔갑을 익혔는데 정작 문인들이 기문둔갑을 이용해 전투를 할 상황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진법은 그저 문을 익히다 재미삼아 한 번씩 보는 것에 불과 했다.

 

 과거 제갈량처럼 팔진도를 이용해서 엄청난 결과를 이루는 건 그게 제갈공명이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해다.

 

 장삼봉이 검을 배워서 산을 무너뜨렸다는 느낌? 장삼봉이니깐 가능한 것이다.

 본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진법가들은 무인들도 거의 배우지 않았고 무림인들 중에서는 그나마 제갈세가에서나 익히는 소수의 부류가 있었다.

 

 그래서 막파걸은 깜짝 놀랐던 것이다.

 

 사실 독바로가 진법에 대해서 아는 이유는 어릴 때 안가 밖을 나가고 싶은데 파천필살멸절진이 있으니 그것을 깨고 나가기 위해 공부했다.

 

 또 정신병자문은 대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종종 진법을 펼쳐야 했으므로 안가 내에 진법에 대한 서책이 많았기 때문이다.

 

 진법은 자연 그대로의 기운을 끌어다가 쓰는 신비한 방법이기 때문에 만정신공을 운용해서 진법을 사용 시 더욱 강하고 위력적인 진법이 된다.

 

 보통 후천적인 내공, 후천지기를 익힌 무인들은 이러한 방법을 쓰지 못한다.

 

 "머 몇가지?"

 "믿을 수 없다."

 "그럼 두 가지 다 확인해야겠네요? 무공이랑 진법"

 

 독바로는 막파걸에게 무작정 갑장손에게 가자며 등을 밀었다.

 

 막파걸은 다짜고짜 확인도 하지 않고 군대장에게 독바로를 데려갈 순 없었다.

 하지만 독바로는 그럼 나도 안 보여줘요 라고 강짜를 놓았다.

 

  막파걸은 독바로를 지그시 쳐다보다가 입술을 한번 굳게 닫고는 갑장손 장군에게 데려갔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

 

  긴급한 상황 속에서 만에 하나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속으로는 이런 꼴통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독바로를 데려간 막파걸은 군례를 올리고 갑장손에게 용건을 말했다. 갑장손의 옆에는 아직 과양일이 있었다.

 

 "죄송합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이 작전회의를 들었는데 자기한테 좋은 방법이 있다고 해서."

 

 갑장손은 독바로를 보고 생각난 듯 입을 벌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천노병에서 전출 온 녀석 아니더냐. 그래, 무슨 생각인지 한 번 들어보자."

 "작전회의를 엿듣다니 군령에 따라 벌을 주어야 합니다."

 "아. 우선 이야기 먼저 한 번 들어보지 과 백인장."

 

 독바로는 갑장손 장군에게 아까 막파걸에게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하였다.

 

 조리 있고 혹하는 말을 꺼낸 독바로를 보며 갑장손과 함양수는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이 나자 갑장손은 벌떡 일어나며 독바로의 양 쪽 어깨를 잡고 확인 차 다시 물었다. 그의 음성은 들뜬 듯 높아져 있었다.

 

 "진법이라고?"

 "네."

 "보여 다오."

 

 갑장손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독바로에게 말했다.

 

 독바로는 미리 준비해온 조약돌에 선천지기를 운용해 기운을 담았다.

  물의 기운과 나무의 기운을 잔뜩 불어 넣은 다음. 방위를 점하며 조약돌을 배치했다.

 

 환상수림진은 구궁의 묘리에 의해 설치되며 진법이 발동 되고 나면 생문은 한 개만 열리게 되고 나머지는 다 휴문이 되어버린다.

 

 진법을 통달하지 않은 자가 그 곳에 갇혀버리면 진법이 해체되기 전까지 환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환상수림진의 묘용 중 하나는 겉에서 봤을 때 진법이 설치되기 전에 모습이 그대로 멈춰져 보인다.

 

  따라서 군사 1만 명을 세워두고 환상수림진을 펼치면 군사 1만 명의 모습이 진법이 해체되기 전까지 그 모습 그대로 유지 되는 것이다.

 

 독바로는 마지막 조약돌을 위치에 올려놓기 전에 한 마디 하였다.

 

 "시작합니다. 놀라지 마세요."

 

 딱.

 

 돌을 진의 중심에 올려놓자 환상수림진이 발동되었는데 땅에서 나무가 자라더니 갑장손과 과양일, 막파걸의 몸을 덮으며 조여 왔다.

 

  놀란 그들은 검을 뽑아 나무를 잘라내고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뒤에서 갑자기 물이 밀려드는 소리가 들리더니 거대한 파도가 그들을 덮치려 하였다.

 

 "으억"

 "이...이런"

 "이게 진법? 환상?"

 "에이 놀라지 말라니까요"

 

 독바로는 시큰둥하게 올려놓았던 조약돌을 뺏다. 그러자 덮쳐오던 파도가 희미하게 사라져갔다.

 

 "말...말로만 듣던 진법이라니... 후아 듣던 것보다 더욱 위력적이지 않은가."

 "진법이 다 이정도의 위력을 발휘하는 건가?"

 

 과양일과 막파걸이 독바로를 보며 질문하였다. 독바로는 아차 싶어 둘러댔다.

 

 "여기가 그.... 수맥이 흐르더라고요. 수, 목 기운이 엄청 강해서 그래요. 아시죠? 진법은 지형이랑 기운의 영향 많이 받는거.. 하.하.하. 우리한테 다행이죠."

 

 갑장손은 독바로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독바로는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이는 듯 했다. 상대를 휘어잡는 매력, 신묘하고 기발한 전략, 고강한 무공까지 자신이 존경하는 그 분의 후인으로 보였다.

 

 "니 말을 믿어 주겠다. 그럼 무공도 한번 보여 주겠나?"

 "네"

 

 독바로는 다음과 같은 대결을 제안했다.

 

 은신법과 경신법. 은신법은 절정 고수인 함양수가 눈을 가리고 있을 때 몰래 다가가 그의 1장 앞에 놓여진 책상 위 종이에 은(隱)이라는 글자를 써서 더욱 많은 획을 쓴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하였고 경신법은 제자리 높이뛰기를 해서 더욱 높게 뛴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했다.

 

 높이뛰기는 이 곳 공간이 협소한데다 임무가 순간적인 속도도 중요하지만 지구력을 요했기 때문에 경신과 내공을 알아보기 위해 높이뛰기로 정한 것이다.

 

 지구력은 내공이 심후할수록 뛰어남은 당연지사였다.

 

 진법 발동 할 때 막사 내에서 외쳐진 소리 때문에 달려온 부대장들과 유랑대원들을 구경꾼으로 세워두고 독바로와 막파걸은 대결을 시작했다.

 

 첫번째 은신법 대결은 막파걸이 책상에 다가가 손가락으로 3획을 쓰자 함양수가 기척을 느끼고 멈춰 세웠다 하지만 독바로가 책상에 다가가 隱을 모두 써내려갈 동안 함양수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독바로는 만정신공은 자연의 기운을 그대로인 선천지기를 담아낸 만정신공과 기척을 숨기는데 최고인 은형귀영을 익혔기 때문에 현재 상태라면 화경급의 고수가 아니고서는 알아채기 힘들었다.

 

 독바로는 이와 같은 만정신공과 여의신류라는 절세신공을 익히고 있기 때문에 절정의 끝자락에 닿은 독바로는 화경 이상의 고수가 아니고서는 절정고수끼리 놓고 보면 최상위의 실력자인 셈이다.

 

 그리고 높이뛰기 또한 막파걸이 3장을 뛰었고 독바로는 4장을 뛰었다. 이로써 전략은 독바로의 생각대로 시작되었다.

 

 우선 간이로 만든 시체 목책 위에 그 전보다 더 많은 병사들을 세웠고 신법이 가장 빠르고 은신법이 뛰어난 10여 명을 선출해 환상수림진의 생로를 알려주었다.

 

 독바로는 은형귀영을 사용해 밤을 틈타 진지를 빠져나갔다. 경계를 서는 여진군 병사는 먼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유랑군은 목책을 허물어 조금만 충격이 가해져도 무너지게 손보았다.

 

 그리고 식사를 하는 것처럼 나무장작에 불을 붙여 연기를 피워놓고 조용히 계곡을 통해 그 곳을 빠져 나가 인근에 숨었다.

 

 여진군이 눈치를 챈 것은 그로부터 하루하고 반나절 뒤였다.

 

 계속해서 감시를 하고 있던 감시병이 문득 위화감이 들어 무엇이 다른지 계속 관찰하다 한 가지 눈치를 챘다.

 

 목책 위의 병사들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이다. 보고를 올리고 여진군은 정찰병을 보냈다.

 

  그러자 유랑군 내에서 화살이 날아와 정찰병들을 쏘았다.

 

 여진군은 혼란에 빠졌다. 2시진 뒤 다시 더욱 많은 병사들을 보내 견제했다.

 하지만 이번엔 유랑군의 반격이 없었다. 그리고 아무런 소리도 반응도 하지 않았다.

 

  속았단 걸 깨달은 여진군은 시체로 만들어진 목책 뒤를 수색하러 들어갔다.

 하지만 들어간 사람 중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몇 차례 병사들을 보냈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희미하게 유랑군 병사의 형태가 세워진 목책을 넘어서면 사람이 사라지니 진법에 대해 무지하여 여진군은 더욱 혼란스러워하며 내부 상황이 소란스러워 졌다.

 

 귀신의 소굴이니, 적들의 계략이니, 모든 군사들을 데리고 가야한다느니, 기다려봐야 한다느니 서로 의견을 다투었다.

 

 그리고 마침내 병력들이 더 이상 지체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여진군은 일단 산 중턱의 목책부터 쓰러트리자는 의견이 나와 그 곳으로 올라갔다.

 

 병력을 이끌고 올라온 여진군은 석칠을 공수해왔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에서 화공계를 이용해 목책에 불을 붙였다.

 

 시체와 나무가 타면서 많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때 몰래 숨어 있던 유랑군 10여명이 아름드리 나무기둥을 이용해 목책을 들이박았고 목책이 무너지면서 불이 붙은 나무가 아래로 굴러 떨어져 내렸다.

 

 여진군은 화공계를 이용하다 역으로 크나큰 피해를 본 것이다.

 

 그 틈을 타 인근에 숨어있던 유랑군은 산 밑에 여진군이 따로 묶어둔 말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말들을 풀어놓고 마구잡이로 말의 엉덩이에 칼질을 하였다.

 

  놀란 말들은 이리저리 날뛰었고 가만히 쉬고 있던 말들까지 놀라며 달아났다.

 

 그리고 유랑군은 그중에 말을 골라 달아났다. 여진군은 도망치는 말들을 잡으려 고분분투(孤憤奮鬪)했지만 대부분의 말들을 놓치고 말았다.

 

 독바로는 본진으로 귀환해 거짓 보고를 올렸다.

 

 보고를 받은 신순이 장군은 신음을 흘렸다. 유랑군의 전멸을 안타까워 한 것이다.

 

 한편 유랑군은 여진군의 본진으로 말을 몰아 여진군의 병력이 얕자 급습했다.

 이로써 아군의 본진에 첩자가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곳저곳 식량창고와 보급부대에 불을 놓고 급습하였다.

 

 유랑군을 쫓던 여진군은 계략과 말을 잃어버린 탓에 유랑군을 쫓아왔을 땐 새까맣게 타버린 재만이 그들을 반기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유랑군이 유유히 여진군의 말을 타고 본래 작전 지역으로 돌아와 전서에 보고사항을 적어 본진에 보냈다.

 

 갑장손 장군의 보고 내용에는 신순이 장군에게 첩자가 있음을 몰래 이야기 했고 첩자 색출에 나섰다.

 

 이로써 유랑군은 큰 전공을 올리게 되었다.

 

 독바로는 갑장손의 권한으로 큰 전공을 올린, 전출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독바로에게 십인장을 달게 해주었다.

 

 사실 이번 기밀 유출은 유랑군 뿐만 아니라 북방군 전체 기밀이 유출되었었다.

 

 북로군 뿐만 아니라 서로군까지 첩자가 스며든 것이다.

 

 서로군은 적들이 준비해둔 함정에 당해 장군이 포로로 끌려가고 서로군의 병력은 몰살에 가까운 대패를 당해 2만 밖에 남지 않았다.

 

 북방군은 북방원정에서 30만 병력이 17만으로 줄어들었다.

 

 여진군은 전쟁 영웅 신순이 장군이 있는 북로군과의 전투는 피하면서 병력을 붙잡아두었다.

 

 북방군 입장에서 보자면 유랑군이 당하고 서로군은 거의 괴멸되어 13만의 병력을 잃었으며 북로군과 전투를 벌이던 여진족은 아직 건재한 것이다.

 

  만약 이대로 후퇴하면 총 사령관인 신순이 장군은 큰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되었는데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유랑군은 살아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적의 후방을 흔들어서 피해를 주어 큰 전공을 세웠다.

 

 신순이 장군의 숨통을 그나마 틔워준 것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17만 북방군대 15만의 여진군 전쟁으로 바뀌었으며 2만의 병력 또한 상황이 위급했다.

 

 그렇다고 병력을 크게 잃은 상황에서 무작정 후퇴를 감행할 수 없고 병력을 나뉘자니 보병 15만과 기병 15만의 대결도 힘든 상황인데 더 줄이게 되면 빠른 기동력을 이용하는 여진군에게 각개 격파를 당할 위험이 컸다.

 

 그래서 유랑군만 따로 서로군에게 증원하기로 했다.

 현재 상황에선 그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유랑군이 도착한 서로군은 사기가 정말 엉망이었다.

 

 서로군의 최고 지휘자인 봉구호장군은 적에게 포로로 잡혀갔고, 병력은 거의 몰살당해 2만의 병력 밖에 남지 않았다.

 

 ************

 

 현 시점의 태나라와 종(悰)나라의 군사 및 국방 상태를 비교하자면 여진군은 유목 민족 이래 테무진 칭키스칸 이래로 가장 강력하고 많은 군사력을 보여하고 있었다.

 

 남만주의 동호, 북방의 정령, 서방의 월지까지 영토를 넓혔다. 태나라는 한 부족당 500 ~ 1000 여 명의 인원이 살고 있는데 2000 여 개의 부족들이 있었다.

 

 그리고 투울루이라는 영웅이 나타나 5년 만에 부족 대통합을 달성하였고 북방 민족의 가한(군주)이 되어 태(邰)나라라고 지었다.

 

 북방 유목 민족의 남자들은 평상시 유목과 수렵을 하다가 전쟁 소집이 일어나면 거의 모든 장정들이 군사 병력이 되었다.

 

 태나라 사람들은 북방의 거친 환경 속에서 호전적이고 체격이 좋고 힘도 다른 민족 중에서도 두드러지게 거대했다.

 

 주식이 고기와 우유를 발효시킨 음료와 말 젖으로 만든 마유주같은 음식을 먹어서 인 듯하다.

 

  어릴 때부터 말타기와 활쏘기를 매우 잘 하였고, 대게가 사납고 억세었다.

 몸이 부지런하고 추위와 더위에 잘 견뎠다.

 

 전쟁이 일어나면 죽을힘을 다해 힘껏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적은 수로 많은 수를 이겨낼 수 있을 만큼의 군사력을 지녔다.

 

 그들의 조상이었던 과거 거란인들은 녀진일만즉천부감당(女眞一萬卽天下不堪當), 여진족 1만이 모이면 겨루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용맹하였다.

 

  태나라는 그런 거란인들의 용맹함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반대로 작금의 종 나라의 군사력은 갈수록 나빠졌는데 나라의 경제와 군사력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연이은 흉년에 경제는 피폐해져 있었고, 군사들의 질과 수가 갈수록 형편없어졌다.

 

 현재 국방을 수호하는 힘은 신순이 장군의 힘으로 인해서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천지를 주무르는 경천위지(經天緯地)의 재주로 지난 10년의 전쟁에서 단 한 번의 전투도 패배하지 않은 불패의 군신(軍神)이었다.

 

 온갖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초인에 가까운 정신력과 무공, 전략, 전술을 바탕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간혹 비현실적인 공적을 세워 상대국과의 모략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문도 돌 정도였다.

 

 이는 휘하 장졸들에게 실전보다 더욱 처절한 훈련과 더불어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수집과 정찰을 중요시하여 자신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자신의 군대가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전술을 짜서 이기는 전쟁만 하였기 때문이다.

 

 신순이의 군대는 엄격한 군율을 통해 종 나라의 유일한 정예병을 거느렸으며 이러한 군기는 소유위령(小有違令) 즉당군율(卽當軍律)하여 조금이라도 군령을 어긴다면 즉각 군법으로 다스렸기 때문이다.

 

 불시에 병영을 순시해 무장과 병력상태가 해이해져 있으면 관련 병사들과 장교들까지 가혹한 처벌에 처했고 전투를 벌이다 죽은 병사들보다 군령에 의해 목숨을 잃은 병력이 많다고까지 소문이 났다.

 

 하지만 이러한 엄격한 공포스러운 군율 속에서도 신순이 장군은 솔선수범함과 공정한 신상필벌을 통해 완벽한 원리원칙적인 면모를 보였고 그 결과 휘하 병사들의 존경과 신뢰만을 받았다.

 

 또 맹산서해의(盟山誓海意) 충분고금동(忠憤古今同), 산과 바다에 맹세한 뜻이 있으니 충성스러운 의분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도다. 라는 말을 하여 나라에 대한 보천욕일(補天浴日)의 충정을 보여 그야말로 시대의 성웅(聖雄)이었다.

 

 ***********

 

 이곳은 태나라 여진군의 총 사령실이었는데 10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가장 안쪽에는 태나라의 가한(可汗)인 투울루이가 있었고 그의 좌우로는 주찌와 트사까따이가 앉아있었다.

 

 그 외에 오꾸데이, 꾸요크, 문쿠, 아기흐, 누루하치 등이 있었다.

 

 그들은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큰 솥에 돼지, 양, 소 등 여러 가지 고기들을 찐 음식과 시큼털털한 마유주를 큰 대접에 부어 마시며 군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주찌 패륵."

 "예 가한."

 

 투울루이가 주찌에게 말했다. 패륵은 부족의 어른을 뜻하는 말이었다.

 

 투울루이는 가히 항우가 환생했다고 믿을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덩치의 남자는 부슬부슬한 머리를 귀 밑까지 길어 난발했고, 눈빛은 사나운 맹수의 눈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한 쪽 다리는 말고 한 쪽 다리는 세워 앉아 한 손에는 마유주가 담긴 대접을 들고 있었고 벌거벗은 상체의 근육은 마치 터질 듯한 박력을 가지고 있었다.

 

 "유랑군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없앴어야 했소. 그들이 있는 한 신순이 장군이 있는 저 종나라 군대는 불패의 신화를 이어가게 될 것이오."

 "신을 죽여주시옵소서."

 "패륵을 죽인다면 유랑군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왜 그래야하오. 또 주찌 패륵이 없다면 내 술 상대는 누가 해준다 말이오. 하하하."

 "망극합니다."

 

 호탕하게 웃고 있던 투울루이는 다시 패왕의 기도를 뿜으며 막사 내에 있는 제장들에게 물었다.

 

 주찌와 트사까따이는 도통의 직급이었고 종 나라의 군사제도로 따지면 사령관 또는 만인장이었다.

 

 그 외 이곳의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부족장이자 군수, 명안, 목곤 등이었다. 군수 역시 만인장 정도의 계급이었고 명안은 천인장, 목곤은 백인장 쯤 되었다.

 

 아래로는 부날훈, 이날훈이라고 불렸다. 부사관과 사졸 직급이었다.

 

 태 나라 사람들은 특이하게도 평상시에는 직급이 없다가 전시 상황이 되면 직급을 달고 임무를 수행했고, 군사 작전 역시 모든 사람들이 모여 다 같이 먹고 마시며 위아래 구분 없이 호탕하게 지내는 특징을 가졌다.

 

 "이제 2만의 잔여 병력을 빨리 섬멸하고 신순이 장군과의 총력전을 벌여 승리하게 된다면 천하 제패의 꿈은 멀지 않게 되오.

 부족끼리 서로 약탈하고 전쟁을 벌이며 동족상잔을 하지 않아도 된단 말이오.

 그러자면 저 골칫거리인 유랑군을 없애야 하는데 이번 작전을 통해 저들은 경각심을 가졌을 것이고 이제 유랑군을 없애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것이오."

 "소신이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아기흐 명안이 투울루이에게 고개를 숙이며 이야기 했다.

 

 "가한이시여, 저들은 작금 나라의 상황이 어지러우니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서 2만의 병력을 쉬이 버릴 수 없을 것입니다. 북로군은 저희 여진군에게 묶여있으니 그렇다면 그 군사들을 구할 방법은 유랑군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과하게 쏟아 붓더라도 2만 병력을 미끼로 유랑군을 지워버리자?"

 "그렇습니다."

 "음... 다른 제장들의 생각도 그렇소?"

 "그렇습니다. 가한"

 "신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한."

 "신에게 군을 통솔할 기회를 주십시오 가한."

 

 그렇게 작전회의가 대충 끝나자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은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다음날, 오꾸데이 군수(만인장)가 4만의 병력을 데리고 출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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