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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34. 지하수로
작성일 : 20-01-02 22:32     조회 : 94     추천 : 0     분량 : 7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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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케일과 아이샤가 만나기 한 1시간 전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통로에서 도대체 뭘 본 것인지 모르겠지만 에셸은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면서 무엇인가의 흔적을 쫓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 것에 포인트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도대체 뭘 봤다는 거야?! 마력흔도 거의 다 지워져서 찾을 수도 없게 되었잖아?!”

 

 “조용히! 앞에 뭔가 있다고.”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그는 귀를 쫑긋거리며 그곳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포인트는 경계 자세를 취하며 주변을 빠르게 훑기 시작했다.

 

 “그냥 쥐 아니야? 도시 쥐는 가끔씩 발보다도 크게 자라는 경우가 있잖아.”

 

 “아니야. 쥐라기에는 조금 많이 컸어.”

 

 “얼마만큼?”

 

 “사람 키보다도.”

 

 무슨 도시 전설 속에나 나오는 지하수로의 악어라도 본 마냥, 그는 한발 한발 조심히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언제든지 대처할 수 있게 자신의 단검 두 자루를 꺼내 겨누고 있었다. 녀석이 이렇게 진지했던 적은 처음이다.

 

 매번 일을 할 때마다 멍청하게 멍 때리기나 하는 녀석인 줄 알았는데. 다시 평가를 해야 하나?

 

 삐! 삐! 삐! 삐!

 

 “정답이네. 포인트! 피해!”

 

 에셸은 즉시 손에 들고 있던 단검 한 자루를 냅다 세게 던지며 포인트에게 말을 했다. 포인트는 그의 말에 바로 몸을 비틀고 벽에 붙으며 그가 단검을 던진 곳을 바라보았다.

 

 “저... 저게 뭐야?!”

 

 “크오오오!”

 

 거대한 얼음으로 뒤덮인 시체가 몸을 부자연스럽게 비틀며 앞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녀석은 기습에 실패한 것과 에셸의 반격을 맞은 것에 많이 화가 나 있는 모양이었다.

 

 “히익?! 시체 골렘?”

 

 “시체 골렘이라고?”

 

 금지 마법 중 하나이자, 이걸 쓸 경우 마탑에서는 영구 재명 될 정도로 위험한 마법이다. 그도 그럴게 시체만 있다면 무한정으로 만들 수 있는 끔찍한 병기니까. 근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얼음 중심의 시체가 사람이라기보다는 흉측한 괴물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일반인들이 봤다면 그대로 구역질을 하고 싶을 정도로 지저분한 그런 모습 말이다.

 

 “저기에 그 강한 마력흔 중의 하나가 진하게 묻어있어.”

 

 “합성수에 얼음, 시체 골렘 마법이라. 이런 또라이 같은 짓을 할 녀석이라면.......”

 

 문득 예전에 읽었던 공국 주요 경계인물 사전이 떠오른 포인트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앞의 시체 골렘을 바라보았다. 그 사이에 에셸은 다른 단검을 뽑아들어 녀석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포인트! 단검이 안 먹혀!”

 

 “이 멍청아! 당연히 골렘인데 먹힐 리가 있냐?! 그리고 도망가야 해! 그 골렘의 주인이 누군지 알 것 같으니까!”

 

 마법사들 중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이자, 마운트 왕국에 등장했다 사라진 광기의 마법사, 이명과 같이 항상 백색 로브를 입고 다니는, 백색의 마녀라고 불리는 위험한 존재.

 

 “셰이옌이 여기 있어. 잡히면 바로 황천길이라고!”

 

 “뭐?! 뭐라.. 이런!”

 

 “크오오오!”

 

 시체 골렘이 에셸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다행이 한 끗 차로 녀석의 공격을 피했지만, 순간 실수했다면 그대로 저 무식한 얼음 덩어리에 그대로 머리가 깨졌을 것이다.

 

 “골렘 치고는 너무 유연하다고 했어. 주인이 미친년이니, 놈도 미친놈이라고!”

 

 “녀석들에게 연막탄을 던져볼까?”

 

 “녀석들에게 그런 게 먹힐 거라고 생각해? 빨리 빠져나와! 내가 엄호할 테니까.”

 

 포인트는 즉시 벨트에 달린 주머니에서 작은 막대기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곧장 이상한 조각상들을 꺼내 막대기에 붙이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사람은 무슨 짓이냐고 물어볼법하지만, 저것은 엄연히 위장을 위해서 만들어둔 것들이다. 조각상들을 비틀어 막대기에 붙이면, 순식간에 급조된 작은 권총 한 자루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해둔 것이니까.

 

 “자, 그러면 얼음에 강한...... 화염탄 날린다!”

 

 탕!

 

 “크오오오!”

 

 그의 권총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골렘 근처에서 거대한 화염이 화르륵 솟아올랐다. 강한 불꽃 덕분에 얼음 덩어리가 순간적으로 녹으면서 시체의 결속력이 약해졌다. 덕분에 녀석의 움직임이 둔해져서 에셸은 뒤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으, 역시 내 2주치 월급값은 하는 탄환이야.”

 

 포인트는 눈물을 흘리면서 활활 타오르는 골렘을 바라보았다. 공국의 정보국은 월급을 많이 받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블랙기업이나 마찬가지인 곳이었다. 그녀가 있었을 때는 그나마 낫긴 했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모든 도구들과 활동비용은 최소한의 지원을 제외하고는 자비를 써야 하니까 말이다.

 

 안 그래도 집세에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봉급쟁이 생활을 하고 있는 데, 이 한발로 요번 달 생활비는 없다고 봐야하니....... 눈물이 흐르다 못해 넘치는 게 정상인 것이다.

 

 “울지 마, 포인트.”

 

 “닥쳐! 네가 내줄 것도 아니잖아! 흑....”

 

 “그.. 그건... 그래.”

 

 “아아악! 확인사살 하지 말라고!”

 

 포인트의 짜증을 뒤로하고, 두 사람은 녀석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때를 이용해 급히 수로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도시의 크기와 달리 지하수로는 굉장히 단순하게 설계가 되어서 다행이었다. 물론 규모가 규모인지라 처음 들어온 사람은 잠시 길을 잃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친절하게 몇 번째 구역인지 벽에 붙어 있기 때문에 금방 길을 찾을 수 있으니까 문제는 없었다.

 

 거기다

 

 헥헥.....

 

 헥헥헥.....

 

 그들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적어도 훈련 받은 병사 4명 정도는 맨손으로 상대할 수 있는, 특별한 훈련을 받은 인간들이다. 몇몇은 신체 강화용 마법을 쓰는 경우도 있고, 보조약이나 도구들을 활용하는 인간들이기에 순식간에 운동장 4개는 거뜬히 거리를 벌릴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헥헥...... 이쯤 되면 쫓아오지 못하겠지?”

 

 “그런 불안한 말 쓰지 마. 그렇게 말하면 뒤에서 튀어나올 것 같잖아.”

 

 언제나 그렇듯 입이 방정인 에셸이 말을 꺼내자, 포인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 유명한 이야기들에서도 저런 이상한 말을 하면 꼭 녀석이 뒤에서 튀어나오거나 하니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건 이야기 속의 일들인 것이고, 지금은 현실이니 상관은 없었다. 시체 골렘이 회복 되려면 술자가 없을 때는 적어도 30분은 넘게 걸리니까 말이다.

 

 포인트는 한숨을 내쉬며 옆의 벽에 기대어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돋보기는 녀석을 상대하다 그만 박살이 나버렸다. 이것으로 월급의 또 일부가 까이겠군. 제길.

 

 “이제는 마력흔 조사도 못하겠네.”

 

 “그러게. 장비도 깨지고, 백색 마녀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까.”

 

 그나마 이런 고급 정보를 넘기게 된다면 어느 정도 지원금이 더 나올 것이다. 임무가 밀리고 있다고 타박을 받고 있어도 이 정보 한방이면 만사 해결이라는 것. 연장 임무 수행이 가능해질 수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얘기다.

 

 “그럼 우선 보고서나 작성할까?”

 

 “그러는 게 낫겠어. 이 망할 구역에 오랫동안 있는 것도 싫고.”

 

 아무래도 수로라서 물이 가득한 공간이라 눅눅해 죽겠다. 아무리 환기가 잘 되고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지하에 있는 수로이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거기다 여기에 있으면 그 시체 골렘이 언제 뒤를 밟을지 모르니......

 

 “안녕, 친구들?”

 

 “우.. 와오라와라와!!!!!” / “우아아아아악!”

 

 갑자기 뒤에서 난 소리 때문에 두 사람은 화들짝 놀라며 뒤로 한 바퀴씩 굴렀다. 진짜 놀라서 넘어진 것이긴 하지만, 본능적으로 낙법을 써서 뒤로 구른 것이었다. 덕분에 손을 뻗어 그들에게 인사를 건네려던 사람은 살짝 기분이 상한 듯 팔짱을 끼고 발을 살짝 굴렀지만 말이다.

 

 “이봐, 난 너희들을 해치거나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을 해도, 방금 전 행동은 어느 누가해도 놀란다고.”

 

 한명은 큰 키에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고 있었고, 한명은 키가 작은 대신 뾰족한 귀가 두드러지게 보였다. 특이한 것은 두 사람 다 얼굴을 가리기 위해 가면을 썼는데, 붉은 색 귀신과 회색 여우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 두 사람의 모습과 전혀 위화감이 없을 정도였다.

 

 “후.. 후에에! 귀신이야! 귀신!”

 

 “에셸. 진정해. 사람이야 사람. 그리고 아까 전에 시체 골렘을 봤던 녀석이 저런 걸 가지고 놀라냐?”

 

 포인트는 에셸의 등짝을 한 대 후려치면서도, 두 사람을 경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키 큰 사람은 피식 웃으며 포인트에게 말을 걸었다.

 

 “어머? 그래, 우리 사람 맞아. 그러니까 놀라지 말라고. 그리고 시체 골렘이라고? 그걸 어디서 봤니? 아니지, 것보다 시체 골렘을 만나고도 살아있다고? 너희들 정체가 뭐지?”

 

 “그... 그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포인트는 허리춤에 있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으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몸에 엄청난 힘이 위에서 짓누르기 시작했다.

 

 ‘크.. 크으윽! 마.. 마법사?!’

 

 중력 마법은 꽤나 상급 마법인데, 그걸 영창 없이 바로 쓸 수 있다고?

 

 “포인트.... 살려줘.....”

 

 에셸은 마법에 의해 그대로 빨판처럼 바닥과 착 붙어버려 있었다. 꼭 중요한 순간에 도움이 일도 안 되는 녀석이다. 정말이지..... 에휴.

 

 “인간들은 입이 너무 많아. 빨리 대답해줬으면 하는데.”

 

 “이봐. 나도 그렇게 따지면 인간이라고.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

 

 “너는 논외야. 넌 거인보다도 세.”

 

 “에이, 그러지마. 진짜 거인들은 나도 못 이기는 걸? 뭐, 아무튼.”

 

 두 사람은 서로 대화를 주고받다가, 다시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포인트를 바라보았다. 마법에 당하고 난 뒤의 모습이, 영 사고치고 벌 받는 학원생과 같아보여서 조금 분했지만 어떻게 해볼 상황은 아니었다.

 

 “그럼 시체 골렘을 봤던 곳은 어디야?”

 

 여우가면을 쓴 사람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포인트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하려고 했지만, 그의 얼굴 앞으로 귀신 가면을 쓴 사람이 그의 눈높이에 맞춰 잠시 허리를 숙였다. 갑자기 가면이 눈앞에 비춰진 것에 깜짝 놀라긴 했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무엇인가가 그의 몸을 한 번에 삼켜버리는 것 같았다.

 

 “이.. 이건....”

 

 “빨리 대답해. 우린 그렇게 성격이 느긋하고 좋은 사람들은 아니니까.”

 

 “그.. 그건... 한 6블록은 앞으로 가야 할 겁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도신다음에 말입니다.”

 

 포인트는 그의 앞에서 활활 타오르는, 가면의 눈에서 나오는 검은 오라를 보고는 마른 침을 삼키며 빠르게 입을 열었다. 그 모습에 여우 가면을 쓴 사람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것 같네?”

 

 참, 당신이 이 앞에 서라고 말은 하고 싶지만,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당장 그 오라를 눈앞에서 쳐다보며 대화를 나눈다면 어느 누가 거짓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형용할 수 없는, 무엇보다 본능이 죽을 것을 직감할 정도로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어서, 함부로 덤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였다.

 

 “그럼 두 번째. 너희들은 뭐하는 사람들이지?”

 

 젠장 여기서 정체를 들키게 된다면 꽤나 위험해진다. 당장 이들이 제국 측 인물이라면 스파이로서 처형 될 것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다른 나라의 정보원들끼리의 암투는 이 세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있는 일이니까. 아, 이렇게 말하고 보니, 어떻게든 죽는 다는 것은 똑같구나.

 

 “사.. 사설탐정입니다! 의뢰주는 말 할 수 없지만, 다... 다 아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뭐.. 뭔 개소리야! 그 말을 들은 포인트는 속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입도 안 맞추고 바로 그런 말을 내뱉다가, 잘못되면 둘 다 죽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 텐데? 무엇보다 수틀리면 뒤로 내뺄 공간도 없잖아?!

 

 포인트는 그에게 뭐라고 신호를 주고 싶었지만, 귀신 가면이 너무 앞에 있기 때문에 뭔가를 전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되면 전적으로 그에게 맡기며 그는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는데....... 저 녀석을 믿기에는 너무나도 불안해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렇게 그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을 때, 에셸은 주머니에서 몰래 꺼낸, 깨져버린 돋보기를 그들에게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이.. 이번 사건에 관해 궁금해 하시는 어떤 분이 조사하라고 주신 겁니다. 마지막으로 강한 마력과 약한 마력 중에, 강한 마력을 쫓아왔는데 골렘을 만난 거죠.”

 

 “응? 이거 공국제잖아? 너희들 공국 인간인가?”

 

 으아! 벌써부터 틀려먹었잖아! 아니, 너는 저질러 놓고는 왜 나보고 도와달라는 눈빛인데!

 

 “공국 인간이긴 하지만, 돈만 준다면 어디든 찾아가는 게 우리들의 일입니다.”

 

 포인트는 급하게 말을 이으며 그들의 시선을 에셸에게서 떼어냈다. 에셸은 그런 그를 보며 존경에 마지않는 눈빛을 마구 보냈지만, 그런 그의 눈빛은 오히려 그의 속만 더 새카맣게 태울 뿐이었다.

 

 “흐음. 그래? 그렇단 말이지.”

 

 잠시 두 사람이 살짝 떨어져 무어라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이 틈이라면 ‘도망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몸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마법보다도 더한 압박으로 느껴졌으니까 말이다.

 

 “흠, 돈만 준다면 찾아온다고? 그럼 우리도 돈을 준다면 도와줄 수 있나?”

 

 “이.. 이봐! 갑자기 그 얘기를 꺼내면.......”

 

 뭐... 뭐지? 갑자기 이상한 제의를 건네다니?

 

 “어차피 우리 둘로는 수로에서 앞으로 가는 것도, 빠져나가는 것도 못하잖아? 안 그래?”

 

 “그.. 그건 알지만.......”

 

 이 사람들...... 어지간히 길치인 건가 싶다. 아무리 복잡해도 표지판만 잘 따라가면 될 텐데 말이다.

 

 “에헴. 그래서 너희들 길잡이를 하는 대신 우리가 보수를 준다고. 알겠어?”

 

 “좋아요! 대신 보수는 넉넉히!”

 

 귀신 가면의 말에 포인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에셸이 큰 소리로 외치며 말을 했다. 젠장, 돈에 장사가 없지. 근데, 우리들도 자금 때문에 급한 것은 맞잖아?

 

 어쨌든 갑자기 이상한 곳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후폭풍이 어떻게 불어올지는 걱정이긴 하지만, 지금은 눈앞의 상황을 벗어나야 하니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잠깐 만요. 이 자식 말 듣지 마세요! 제 조수니까!”

 

 “조수는 무슨! 동업자지 이 자식아!”

 

 돈은 중요하다. 벌써 이 자식 구하려고 요번 달 월급의 절반을 날렸다! 녀석도 단검이랑 장비를 사용했으니 돈이 필요하겠지만, 지금 당장 생활비가 급급한데 그런 것들 따질 시간 따윈 필요 없다고!

 

 두 사람은 마법에 걸린 채 바닥에 붙어있으면서도 입으로는 정말로 격렬하게 싸워댔다. 돈 앞에서는 동료고 뭐고 없다. 그게 공국의 이치니까.

 

 “하하하. 진짜 공국 녀석들이 맞나보네. 그래 돈은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 선금 500카운티, 후불 1000카운티.”

 

 “아니지 700에 1500!”

 

 “600, 1200”

 

 “코.. 콜!”

 

 어떨 결에 승낙은 해버렸지만, 처음 불렀던 돈도 많았는데 이렇게 큰 돈을 선 듯 줄줄 몰랐다. 일반 도시민이 한 달에 버는 돈이 300 정도이니 그 6배나 되는 돈을 준다는 것이다. 거기다 그들의 월급과도 비슷한 수준이니 눈이 돌아갈 만도 했다.

 

 “그래 그럼 일단 일어나게 해줄 테니, 주머니에서 손을 떼렴.”

 

 여우가면이 가볍게 손짓을 하자, 그들을 누르던 압력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귀신가면은 가볍게 10카운티짜리 종이화폐 6장 중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

 

 “이거 위조지폐 아니다? 확인해보라고.”

 

 “아.. 아닙니다! 확실히 진짜인 걸요?!”

 

 확인 할 것도 없이 진짜 지폐인 것은 알 수 있다. 제국에서 위조는 곧 사형. 아무리 실력자라도 위조지폐를 만드는 것은.... 아, 공국 사람이라서 할 말은 아니지만, 어쨌든 제국의 화폐는 위조하기엔 마법적인 술식도 적용 되어있는지라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륙에서는 호수 도시에서 쓰는 상인들의 화폐와 더불어 대륙 공용 화폐로도 쓰일 정도니까.

 

 “그럼 녀석들을 향해 가볼까?”

 

 “아.. 알겠습니다! 대신 뒤에서 바짝 따라와 주세요!”

 

 돈에 눈이 먼 두 사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을 돌려 도망쳐왔던 방향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참, 시체 골렘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생각나지 않는 모양이다. 아니면,

 

 ‘어차피 실력자들이니, 여차하면 이들을 던지고 도망치면 되겠지!’

 

 시커먼 속내를 숨기고 도와주는 것일지도. 어차피 여기서는 도망가지 못하니까 말이다.

 

 “치이. 이래서 인간들이란.”

 

 앞서가는 인간들을 바라보며, 여우가면은 잠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원래부터 인간들이 저런 건지, 아니면 이 녀석들이 좀 특별한 놈들인 건지 몰라도, 참.......

 

 뭐, 이용해 먹을 수 있다면 써먹어야지 뭐. 그게 세상의 이치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2020년 1월의 그것도 02일!!! 모두들 올해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합니다~! 그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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