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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5. 새 식구입니다. 잘 부탁해요.
작성일 : 19-10-24 22:54     조회 : 78     추천 : 0     분량 : 8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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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일의 말은 엄청난 파급을 낳았다. 사람들은 새 점원이 생겼다는 말에 가게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안 그래도 북적거려서 비좁은 가게 안을 완전히 들이차 메우게 만들었다.

 

 “아멜! 이 쪽 선반 좀 채워줄래?”

 

 “네~. 금방 갈게요!”

 

 그 어떤 가게라도, 새 점원을 뽑는다면 한 하루에서 이틀 정도는 교육을 하는 게 정상이다. 거기다 면접도 봐야 하는데, 케일은 본인에게도 알리지도 않고, 그냥 그대로 점원으로(?) 뽑아버렸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누.... 누나? 이게 무슨 상황이야?”

 

 “뭐긴. 얘가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하니까 그런 거지.”

 

 “그... 그게 아니잖아. 잠깐 도와주러 온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건 또 뭔데?!”

 

 에노는 부글부글 끓는 속을 억누르면서 그녀에게 말을 했지만, 케일은 동생의 말은 듣지 않았다. 티격태격 두 남매가 싸우고 있음에도 아멜은 묵묵히 일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오호, 생각보다 일을 잘 하는데? 이참에 점원이나 하나 더 뽑을까 했는데 말이야.”

 

 “그게 아니잖아! 아멜씨 의사도 물어봐야지! 그리고 뽑아놓고 ‘뽑을까?’하는 건 또 뭔데!”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잖아.”

 

 “그건 이때 쓰는 말이 아니잖아!”

 

 그때 마침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케일의 말을 들은 크리엔이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와 소리쳤다.

 

 “케일씨! 제가 있잖습니까! 제가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필요한 종업원은 뽑았는걸요?”

 

 역시 케일. 온화한 표정임에도 단칼에 거절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그가 아니었다. 그는 지금 당장 이력서를 만들고 올 테니, 면접 준비를 해달라고 말을 했다. 역시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에노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 에노와 케일의 모습을 본 덴커일은 한숨을 내쉬며, 언제나 그의 고삐를 붙잡기 위해, 그의 바보 상사 크리엔의 어깨를 붙잡으며 말했다.

 

 “병사장님. 지금 치안대 출동 명령 떨어졌습니다.”

 

 크리엔은 그런 그의 말에 인상을 팍 썼다. 지금의 거리라면 간단한 소매치기나 다툼이 정도 일게 뻔하다. 그 정도는 다른 사람들이 해도 충분히 할 일이었다. 그러니 그는 좀 더 버티려고 그에게 때를 썼다.

 

 “싫어! 가기 싫다고! 나 여기 있을 거야!”

 

 “안됩니다. 곧 있으면 순찰 시간도 끝납니다. 그리고 인수인계하기 전에 일어난 사건은 꼭 전번이 처리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건........ 우이씨! 그냥 이대로 치안대 때려치울까?”

 

 “그럼 그분이 가만히 안 있으실 겁니다.”

 

 덴커일은 그의 진지한 표정에도 한결같은 표정으로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의 차갑고 강렬한 눈빛은 그 어느 누구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마치 하찮은 쓰레기나 벌레를 보고 있는 듯한, 경멸의 눈빛을 말이다. 결국 그의 눈빛에 두 손을 든 크리엔이 크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했다.

 

 “알았어. 알았다고! 간다, 치사해서 간다고! 대신 잠시 케일씨 좀 보고.......”

 

 “1분 1초가 급합니다. 빨리 나갑시다. 병사장님.”

 

 덴커일은 케일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요란법석 떨고 있는 자신의 상관의 등을 강제로 떠밀며 가게 밖으로 나갔다. 케일은 그런 그들에게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렇게 크리엔 일행이 나가고, 오후의 끝자락에 케일의 가게는 더욱더 바빠만 갔다. 아멜은 정신없이 몰려드는 손님들의 차례를 알려주거나, 몇몇 이들이 상품에 대해 물어볼 때는 아는 것은 최대한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렇게 많은 손님을 첫날부터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 새 종업원이라고 했나요? 이름 좀 알려주셨으면 해요!”

 

 “우와! 어디서 오셨어요? 푸른 머리면..... 역시 필더레아에서 오셨나요?”

 

 “진짜로 궁금한데...... 평소에 에노씨는 어떤 가요?”

 

 사람들의 관심을 너무 받고 있어서 무엇부터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던 그녀는 그저 웃음으로 밖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미소에 사람들이 더 몰려버렸고 아멜은 사람들 틈에 압사를 당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만 한 꼬마 손님이랑 부딪혀 넘어질 뻔했다.

 

 “앗!”

 

 이대로 잘못하면 진열장에 부딪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멜은 재빠르게 몸을 돌려 넘어지는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 제대로 돌지 못해 오히려 더 쓰러질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녀의 몸이 마치 가볍게 공중에 뜬 것 같은..... 아니 살짝 공중에 뜬 채로 있었다.

 

 “아멜씨 괜찮아요?”

 

 “괘... 괜찮아요. 고마워요.”

 

 아마, 에노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대로 진열장에 머리를 박았을 것이다. 겨우 중심을 잡은 아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녀가 다시 중심을 잡은 것을 본 에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썽꾸러기 꼬마들에게 다가가 사탕을 꺼내며 말했다.

 

 “휴우... 이 말썽꾸러기 꼬마 도련님들! 사탕 줄 테니까 이쪽으로 모여요!”

 

 “네에!”

 

 에노를 따라 아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은 아닌 듯싶어 보였다. 그는 다른 손님들에게 폐가 끼치지 않는 선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손님들의 질문에 답하며 돌아다녔다. 그런 그를 보며 케일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난 조금 딱딱해서 아이들한테는 잘 대해주지 못하겠는데....... 에노는 참 잘 다가간단 말이지.”

 

 나름 웃고는 있지만, 선뜻 남들에게 다가가는 게 조금 힘들었다. 그래서 가끔은, 에노가 술집에 가서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게 부럽기도 하고.

 

 ‘그나저나 저 아이도 적응력 하나는 빠르네.’

 

 정말이지 뜬금없이 시킨 일임에도, 아멜은 아무런 대꾸 없이 일을 해나가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는 ‘그’녀석이랑 많이 닮은 것 같아보였다. 녀석도 항상 뭔가를 부탁할 때 대꾸 없이 들어줬었으니까 말이다.

 

 ‘참.... 많이도 닮았어. 정말........’

 

 해가 저물어갈 무렵. 세 사람은 녹초가 된 채로 손님들이 나가고 휑해진 가게에서 늘어져 있었다. 그래도 혼자보다 둘이 낫다고,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척척 알아서 하고 있는 아멜 덕분에 가게 장사는 물 흐르듯 잘 되었기에 별 탈 없이 장사를 마칠 수가 있었다. 어쩌면 케일이 아멜을 쓴 것이 나름 도움이 된 것일지도 몰랐다.

 

 가게는 평소보다 늦게까지 열기는 했지만, 가게와 간이 창고의 물건까지 다 판매하는 대기록을 세우게 되었다.텅 비어버린 가게, 손님이 없다는 게 아닌 말 그대로 텅비어버린 휑한 가게의 모습에 케일은 흡족한 얼굴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아.... 겨우 끝났네요..... 이렇게 까지 일을 해본 적은 처음이에요. 차라리 전장에서 싸우는 게 더 쉬울 것 같네요.”

 

 아멜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선반을 마저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게 말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은 축제 때도 보지 못했는데 말이야.”

 

 그런 그녀를 보며 케일은 장부를 닫으며 어느새 가져온 시원한 음료수들을 나눠주었다. 그녀가 가져온 것은 레몬즙이 들어간 탄산수. 물에서 톡톡 방울들이 올라오는 것에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이건 뭔가요?”

 

 “아, 시원한 음료야. 개운한 감이 꽤 좋다고.”

 

 입 안으로 들어오자, 톡 쏘는 신기한 탄산수에 아멜은 깜짝 놀랐었다. 거기다 그녀의 말처럼 달콤하면서도 청량감이 넘치는 음료에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커져갔다.

 

 “우와! 이런 음료수는 처음이에요!”

 

 “응? 그쪽에는 탄산수가 없니? ‘카르모시안’녀석한테는 그게 없으면 큰일 난다고.”

 

 “카르모시안? 그게 누군가요?”

 

 고개를 갸웃 거리는 아멜의 모습에 케일은 잔을 다 비우고 웃으며 말을 했다.

 

 “아, 그렇게 부르는 똑똑한 바보 하나가 있었거든. 아델 ‘글로리’, ‘영광’이라는 성 때문에 ‘카르모시안’이라고도 말이야. 나도 입에 감겨버려서 그대로 불러 버렸단 말이야........ 참, 그 녀석 이름값은 톡톡히 했었는데.”

 

 케일은 머나먼 옛날의 일을 떠올렸다. 평화로웠던 시절, 우연치 않게 떠났던 모험이 떠올랐었다. 그것 때문에 나라 전체가 비상이 걸렸었다는 것이 흠이지만. 원래 세계로 되돌아가기 위해, 지금은 떠난 원래 세계의 모습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그녀는 잠시 옛 추억 속에 빠져 들어갔다.

 

 “음? 그때 스승님 집에서 처음 만났었던 거 아니었어?”

 

 에노에게 있어서 케일은 여행 같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어서, 떠날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케일의 여행 이야기에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케일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는 가끔 누나가 어떤 사람인지 까먹는 것 같은데? 뭐, 일단 이건 집에 가서 얘기해야겠다. 언제까지 가게에 있을 수는 없으니까.”

 

 케일은 가게 열쇠를 집어 들고 장부를 챙기기 시작했다. 금고도 잘 잠겼는지, 이중 장치가 잘 작동하는 지도 확인한 후 계산대에서 나왔다. 깔끔하게 비어있는 가게는 마치 개업하기 전, 물건이 아직 진열되지 않은 가게처럼 보였다. 그런 가게를 보며 에노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누나, 한 며칠 쉬어야겠지?”

 

 “그래야겠지. 비축 분까지 만들려면 조금 오래 걸리겠네.”

 

 딸랑. 현관에 달아놓은 종이 맑고 고운 소리를 냈다. 케일이 마지막으로 나오며 가게문을 걸어 잠근 뒤, 작은 팻말을 붙여놓았다. 팻말에는 ‘잠시 일이 생겨서 쉽니다.’라고 적혀져 있었다. 팻말을 걸어두면서, 문뜩 슬프다 못해 바닥에 드러눕고 오열할 사람이 떠올랐지만 그건 뭐, 그 사람 사정이니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 케일라 약국의 문을 닫아두고, 평소에는 둘이었지만, 셋이 된 그들은 천천히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 로하니아 영주성, 그레이트 홀 -

 

 

 넓은 회랑에 조각된 기둥이 천장을 받들고 있다. 마치 한 나라의 왕과 같은 회랑의 모습은 로하니아의 영주의 권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넓은 회랑을 가득 메운, 수많은 기사들과 가신들이 양쪽으로 줄지어 서있었고, 그 중심에는 로하니아의 영주 아트레온이 서 있었다.

 

 이렇게 모인 적은 전쟁 이후 처음 일 것이다. 그도 그럴게 도시가 이렇게까지 큰 피해를 받은 것은 유래가 없던 일이었으니까.

 

 “영주님. 도시의 복구는 거의 다 정리되어가고 있습니다.”

 

 가신들은 현재 도시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기 시작했다. 2주가 흐른 뒤, 시민들도 많이 안정이 되었는지 생업에 다시 종사하기 시작했고, 부서졌던 건물의 복구도 많이 진척이 되었다는 얘기였다. 대신 그만큼 로하니아의 재정 상태도 많이 악화 되어 있었다.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보상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지금 도시 복구만으로 재정이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흠........ 이 건에 대해서는 제도에 사람을 파견해야 해결 가능할 듯싶군. 사람을 불러 제도에 이 사실을 알리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영주님.”

 

 “그럼 오늘 회의는 이쯤에서 끝내기로 하고, 다음 회의는 5일 뒤에 열도록 하겠네. 그럼 다들 그때까지 도시 복구에 만전을 기해주게.”

 

 

 그레이트 홀에서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영주의 옆에는 늙은 집사 한명만 남아있었다. 집사는 한숨을 내쉬며 인상을 푹 쓰고 있는 그에게 따뜻한 차를 건네며 말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영주님.”

 

 “하아.... 예전에 방어 사령관을 할 때가 더 나은 것 같네........”

 

 “원래 행정이라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늙은 집사는 웃으면서 그에게 말을 했다. 아트레온은 그런 그를 보며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냥 차라리 영감이 영주를 하는 게 낫지 않나? 나는 이렇게 머리 쓰는 일은 싫다고.”

 

 “그러기엔 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리고 이 일은 폐하께서 맡기시지 않으셨습니까.”

 

 황제의 명령으로, 하필 만장일치로 원로회에서 그가 뽑히게 되어서 이 도시로 오게 된 것이다. 뼈 속까지 무인인 그에게 있어서 행정이라는 것은 거의 밑바닥의 마을 이장보다도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그의 탁월한 안목과 유능한 인재 선발 능력 덕분에 이 도시가 돌아가고 있었다. 당장 옆에 있는 집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있으니 말이다.

 

 “진짜 다들 날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라니까....... 정말......”

 

 처음에 도시를 맡게 되었을 때는 그저 기분이 좋아서 별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손님’이라던가, 수많은 귀족들의 이권 다툼에 황제의 기대까지. 안 그래도 모발이 좋지 않은데, 요즘 정수리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듯 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건 그렇고 그 아이는 왜 또 그러고 있는 건가?”

 

 그러고 보니 오늘 늦게 들어온 딸이 왜인지 모르게 방에서 나오질 않는다. 평소 같으면 회의에 같이 참석해서 의견을 낼 아이인데 말이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아.... 그게 글쎄 말입니다........”

 

 영주의 말에 집사는 땀을 뻘뻘 흘리며 잠시 말꼬리를 흐렸다. 그런 그의 태도에 아트레온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왜 갑자기 뜸을 드리는 가? 어서 말해보시게.”

 

 집사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에노를 보기위해 오늘 가게에 갔었는데, 왜인지 모르게 돌아오고 난 후에 말없이 방문을 닫았고 서럽게 울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아트레온은 집사의 얘기를 다 듣고는 머리를 움켜쥐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으이구... 분명 내가 그 가게 다시 찾아가지 말라고 했는데........”

 

 “워낙 푹 빠지신 것 같아 걱정입니다.......”

 

 두 남자는 머리를 맞대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말괄량이 딸내미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말이다.

 

 

 한편, 그러거나 말거나 아트레온의 딸 아넬리나는 베게에 머리를 푹 박고, 마치 실연(?)을 당한 것처럼 울고 있었다.

 

 “흐흑.... 흐흑......”

 

 “.........”

 

 “흐아아앙! 왜! 왜 하필 거기에......... 왜!”

 

 언제나 에노를 바라보는 그녀에게 있어서, 아멜의 등장은 눈엣가시를 넘어선 충격과도 같은 것이었다. 거기다 가게에 들어설 때 손을 잡고 있던 것이라던가, 아멜이 넘어질 때 에노가 취한 행동이라던가....... 그것들은 언제나 그녀가 상상 속에서만 만났었던 것들뿐이었다.

 

 “흑...... 나도..... 그 분의 손을 잡고 싶다고! 왜 나는 안 되는 거야! 왜!”

 

 “아가씨...... 낮에 또 그 가게 갔다 오셨군요?”

 

 이런 상황이 익숙한 시녀장은 그녀를 능숙하게 달래면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시녀장이 주는 위안에 아넬리나는 한참동안 흘리던 눈물을 조금이나마 멈추고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되었다.

 

 “흑... 그래. 오늘도 낭군님을 보러 갔었지. 근데....... 저번에 봤던 그 여자가 그 가게에 있던 거야.”

 

 거기다가 셋이서 천천히 가게를 빠져나와 나란히 집으로 가는 것을 봐서는 같이 사는 것 같기도 했다. 그건 정보원(?)들이 알아서 캐내겠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아얏! 무... 무슨 짓이야!”

 

 “그런 식으로 생각하시지 마시죠, 아가씨. 그렇게 의심만 해대서는 오히려 그분의 마음을 가져올 수 없다고요.”

 

 시녀장은 그녀에게 딱밤을 이마에 맞추며, 그녀에게 말을 했다. 아넬리나는 그런 그녀의 말에 그저 아무 말도 못한 채, 다시 베게에 고개를 푹 묻었다. 그녀의 말에 반박을 하려고 해도 그녀의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 아넬리나를 보며 시녀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제가 보기엔, 아가씨는 너무 적극성이 부족한 것 같아요. 매번 가게에서 멀찍이 바라만 보고 있다면서요? 제대로 대화를 나누거나 한 적도 없고.”

 

 그녀는 매번 아넬리나와 동행하는 시종들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매번 그와 만나려고 하지만, 대화 한번 제대로 못하고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거기다 어쩌다 둘이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더라도, 어찌된 영문인지 그가 자꾸 도망(?)을 간다고 했다. 뭐, 그건 이유를 잘 알고 있으니까.

 

 “매번 그 앞에 서면 흥분해서 표정이 일그러지니 어떤 누구라도 도망가지 않을까요? 아가씨?”

 

 “그... 그럼 어떻게 해! 그분 앞에만 서면 가슴이 빨리 뛰다 못해 터져버릴 것 같은걸?”

 

 “그렇게 되다간 그 옆에 있는 여자 분한테 빼앗기고 말걸요?”

 

 “으....... 으......”

 

 아넬리나는 분한 듯 침대 시트를 잡아당겨 입에 꾹 물었다. 밖에서는 고고한 백작 영애처럼, 연회나 회장에서는 언제나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예의바른 모습으로 서 있지만, 지금 모습은 영락없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이 모습을 아는 사람은 시녀장이랑 아트레온, 집사 정도만 이다. 그도 그럴게 그녀는 일찍 병으로 세상을 떠난 그녀의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가끔 이렇게 응석을 부려주는 것도 시녀장의 눈에는 너무나도 고맙기도 했다.

 

 “아가씨. 일단은 저녁이라도 드세요. 그래야 내일 좋은 모습으로 그분을 만나실 수 있잖아요.”

 

 “그.. 그치만....... 식욕이 없는 걸?”

 

 “그렇다고 해서 끼니를 거르다가, 해골 같은 모습으로 그분 앞에 있으면 안 되잖아요?”

 

 “으... 으......”

 

 “그리고 영주님이 걱정하실 거예요. 만약, 밥을 안 드신다면 이렇게 나가는 것도 금지 시킬지도 모른다고요.”

 

 “무.... 뭐라고! 아버님이 아시고 계셨던 거야?”

 

 평소에 바쁜 그여서 곧잘 딸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도시 시찰을 하러 간다고만 얘기를 했었는데, 어떻게 알아차린 거지?

 

 “그럼요. 이 도시에 영주님 눈이 얼마나 많이 깔려있는데요. 다음부턴 조심하시라고요. 그럼 밥 가지고 올 테니 기다려 주세요. 아셨죠?”

 

 뭐, 딸이 몇 안 되는 시종을 데리고 몰래 돌아다니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던 터라, 그 나름 이곳저곳에 사람들을 시켜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던 것이었다. 조금은 무뚝뚝하긴 하지만, 그래도 딸을 계속해서 챙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그녀가 모르지는 않았다.

 

 “치이........ 알았어. 밥 먹을게.”

 

 시녀장이 나가고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자신의 모습이 담긴 거울을 쳐다보았다. 퉁퉁 부은 눈가와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흉해보였다. 순간 낮에 봤던 그 여자와 너무나도 차이나 보였다. 덕분에 그녀는 더욱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 이러면 안 돼! 그 여자에게 뒤쳐 질 수 없다고.”

 

 ‘그래! 그 여자가 어디서 왔는지는 몰라도, 그 사람이랑 오랫동안 지내온 사람은 나니까!’

 

 그녀는 마음을 다시 잡고, 그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짜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언젠가 그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그와 행복한(?) 날을 보낼 수 있도록 말이다.

 
작가의 말
 

 흠, 요번 15~ 16화를 올리고 난 뒤, 살짝 빠진 내용을 올릴 예정입니다.

 

 원래 12화 바로 다음에 넣었어야할 막간인데 말이죠..... 갑자기 순서가 바뀌게 된 것에대해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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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4. 악당은 언제나 그림자 밑에 있다. 2019 / 11 / 22 78 0 8533   
25 23. 소란스러운 방문객 2019 / 11 / 21 64 0 8335   
24 22. 저주받은 자들 2019 / 11 / 15 72 0 8584   
23 21. 아멜과 에노 2019 / 11 / 14 75 0 8685   
22 20. 마법사와 마술사 2019 / 11 / 8 71 0 9378   
21 19. 스토커 2019 / 11 / 7 70 0 8057   
20 18. 세 사람의 휴일 2019 / 11 / 1 74 0 8012   
19 17. 마법사와 수호자들 2019 / 10 / 31 71 0 7784   
18 12.5(막간) - 만남, 그날 이후의 일들 2019 / 10 / 31 68 0 4312   
17 16. 오랜 친구 2019 / 10 / 25 77 0 8214   
16 15. 새 식구입니다. 잘 부탁해요. 2019 / 10 / 24 79 0 8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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