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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6. 오랜 친구
작성일 : 19-10-25 22:58     조회 : 77     추천 : 0     분량 : 8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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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소스라치는 듯 하는 소름이 에노의 온몸을 감쌌다. 덕분에 깜짝 놀란 에노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그런 그의 모습에 케일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에노? 왜 그래?”

 

 “으.... 왜 이러지? 나도 모르겠어.”

 

 “또 이상한 약 만든다고 이것저것 했었지?”

 

 “아.. 아냐! 피곤해서 요즘은 잘 못한다고.”

 

 티격태격. 언제나 그렇듯 남매의 친근한 모습에 아멜은 그저 웃음이 나왔다. 예전에 같이 있던 쌍둥이 남매도 사소한 것 가지고 가끔 싸우긴 했었지........

 

 “그나저나, 이렇게 빨리 복구가 되는 것도 대단하네요.”

 

 아멜은 연신 감탄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낮에는 조금 빨리 걷느라 풍경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자세히 보니 거리에는 파손된 물건들이 널브러져있었지만, 건물 외벽이나 도로는 대충 정리가 다 끝난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건이 발생한 지 2시간도 안돼서 중앙 정부의 신속 대응 지시가 떨어졌었기 때문이었다.

 

 “참..... 여기도 정치와 얽히고설켜 있다니까. 영주도 참 고생이 많을 거야.”

 

 케일의 말처럼 이 도시는 생각보다 중요한 도시였다. 황제가 다음 차기 황제 후보와 함께 세운 중요한 도시였기에, 이곳은 영공파라고 불리는 귀족들이 정치세력들과 황제를 중심으로 한 황공파의 눈이 집중되어 있는 도시로, 이 습격 이후 대응에 따라서 엄청난 정치적 파장이 일어날 것이 틀림이 없었다.

 

 당장 아침 신문에서만 보더라도, 처음에 황제의 대응이 무력하지 않았느냐는 정치적 공세가 담긴 영공파의 주장이 실려 있었지만, 황제는 이 기회를 역으로 이용해 영공파 일부가 이 사건의 주동자와 연관되어있다는 것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고 했었다.

 

 “대신 여기 지도자는 대단한 것 같네요. 시민들의 피해를 복구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잖아요.”

 

 아멜의 말대로, 이곳 로하니아의 영주는 발 빠르게 대처해 나가고 있었다. 귀족들의 자금을 차출해서 순식간에 모으고, 황제 역시 미리 준비해둔 피해 복구 및 건축 기술자, 의료반을 무려 전이 게이트를 이용해 도시로 보내주어서 도시를 복구하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놓고 있었던 덕분에, 이곳에 처음 온 그녀가 보기에도 도시는 빠르게 안정되어 나가고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황제만 득을 본 셈이지 뭐.”

 

 아직은 도시 곳곳에서는 뚝딱 거리는 소리와 수많은 병사와 인부들이 부서진 건물잔해들을 치우고 있지만, 머지않아 그들도 평범한 일상으로, 새로운 집을 짓거나 가벼운 순찰을 돌기 위해 다닐 것이다.

 

 “역시 옆 동네의 어느 나라와는 딴판이구만. 여기로 이주하길 잘했네.”

 

 케일은 씹는 사탕을 입에 넣으며 자신의 감상을 말했다. 아멜 역시 주위를 둘러보며 열띤 복구 현장을 구경하며 걸어 다녔다.

 

 

 

 “그런데...... 난 진짜 궁금한 게 있어.”

 

 집에 도착하기 까지, 앞으로 한 거리만 더 지나가면 되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불만이 있는지, 에노는 팔짱을 끼고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왜엥? 무거부울마니마는 거야?(뭐가 불만이 있는데)?”

 

 입에 무엇인가를 잔뜩 넣고서 말을 하는 케일. 그리고 옆에서 케일이 주는 대로 먹을 것을 받아먹고 있는 아멜이 있었다.

 

 “뭐긴 뭐야! 지금 저녁 먹어야 하는데! 그 양쪽 손에 잔뜩 들고 있는 것들은!”

 

 “에피타이저? 식전 음식?”

 

 오물오물.

 

 “아멜씨도 자꾸 주는 대로 먹지 마세요! 이따가 저녁 못 먹는다고요!”

 

 항상 규칙적인 생활을 강조하는 그에게 있어서, 케일의 양손 가득 들고 있는 꼬치들과 과자 봉투는 여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다 주는 것이라면 웬만해서 거절을 하지 않고 받아먹는 아멜 역시 어쩌다보니 케일이 들고 있는 만큼 꼬치구이를 먹고 있던 상태였다.

 

 “뭐가 불만이야!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고 했어! 그러니 먹는 게 제일이라고! 그리고 이정도로 먹어도 저녁 먹을 배는 따로 두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오몰.... 오몰.....

 

 아멜은 그의 말에 살짝 주눅이 들었는지 아까보다 씹는 속도가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맛있는 음식이 앞에 있다면, 포기 하기란 쉽지 않은데. 그녀는 입안에 남아있는 것만 삼킨 뒤, 나머지는 봉투 안에 집어넣었다.

 

 “이런...... 애가 주눅 들었잖아! 어떻게 할 거야!”

 

 “아.. 아니에요! 괘.. 괜찮아요!”

 

 “괜찮긴 무슨! 가만히 있어! 언니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그리고 여기서 지면 간식을 계속 먹을 수 없다고!”

 

 “누나!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자꾸 아멜씨한테 이상한 거 가르치려고 하지 말라고! 그리고 요즘 살쪘다고 관리해 달라던 사람이 누군데 그래? 벌써 잊어버린 거야?”

 

 축제 전이었나? 한번은 아무생각 없이 체중계에 올라갔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본 체중계에 적힌 숫자는, 그녀의 눈을 휘둥그렇게 만들었었다.

 

 ‘히.... 히이익! 에노! 에노!’

 

 ‘왜? 무슨 일 있어?’

 

 ‘앞으로 내가 간식을 먹는다면, 뭐든지 소원을 들어줄게. 대신 간식을 먹는 걸 막아줬으면 해!’

 

 “이.... 이이.....”

 

 왜 그런 약속을 했을까 싶지만, 이렇게 계속해서 뭔가를 먹다가는 정말 감당을 못할지도 몰랐다. 외관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2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10kg나 쪄버렸으니까 말이다.

 

 “그럼 오늘도 소원 적립인가? 오늘 저녁 설거지는 누나가 해줘.”

 

 그래도 동생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에노 본인이라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간단간단한 것들로만 소원을 빌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뭐, 설거지 정도는.......

 

 “그리고! 오늘도 열심히 운동 하는 거야? 알겠지?”

 

 “히.. 히익!”

 

 

 

 집으로 돌아와서 먹는 저녁식사. 낮에 간단하게 샌드위치만 먹었지만, 라고는 하기는 아까 전에 수십 개의 꼬치구이를 작살내고서는, 음식을 차리기 무섭게 먹기 시작하는 케일을 보고 에노는 혀를 찼다. 고개를 돌려보면, 옆에서는 얌전하게 먹고 있는 아멜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역시 아까 뭘 먹어서 그렇죠?”

 

 “네에....... 많이 못 먹겠네요.”

 

 다시 한 번 더 시무룩해진 아멜. 역시 맛있는 음식을 의지대로 못 먹을 때가 가장 슬프다. 그림의 떡처럼 앞에 차려져있는 음식들을 보고서는 손을 제대로 대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쉬웠다. 그런 아쉬움에 에노는 나중에 한 번 더 힘을 써서 음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게에서 있던 일들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하던 도중, 문득 아멜은 깨작깨작 빵을 씹다가 낮에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아저씨랑 여행을 하셨다고 하셨죠?”

 

 “그래 누나! 나보다도 빨리 그 사람을 만났었다고 했었지! 도대체 언제 만난 거야?”

 

 그 얘기에 에노 역시 자신이 모르는 케일의 과거에 대해 그녀에게 질문을 했다. 그러자 아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했다.

 

 “어? 에노씨랑 케일씨는 남매라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아.. 아하하하하하!”

 

 케일은 갸웃거리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멋쩍게 웃었다. 뭐, 그녀에게만은 살짝 얘기를 해도 상관이 없을 듯싶었다. 아니, 무엇보다 그녀는 소중한 친구의 제자니까.

 

 “흠..... 내가 거의 14살쯤에, 아델을 만났었거든. 그때 그 녀석도 나랑 비슷한 나이였었지.”

 

 “네에?! 자.. 잠깐만요! 그... 그러면?”

 

 아멜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도 그럴게. 그녀가 아델과 만난 시기는 무려 500년이나 흐른 시간이었으니까. 그렇다는 얘기는 그녀가 적어도.........

 

 “대신! 두 번째로 만났었을 때는, 내가 갓 스무 살이 넘었었을 때였지. 근데 그때 그 녀석은 이미 30대가 넘어 있었다고. 세계가 모두 같은 시간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잖아.”

 

 그녀는 살짝 당황했었는지, 잠시 찬물을 벌컥 들이켰다. 그리고 천천히 머릿속을 정리하면서, 뒤이어 그녀의 짧고 강렬했던, 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흠. 그러니까........ 내가 아마, 막 마법사 수업을 마쳤던 때였을 거다. 마지막으로 했던 수업이었는데…‥.”

 

 

 ★ ★ ★ ★ ★

 

 

 그녀의 머나먼 어린 시절. 그녀는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륙의 역사에 이름이 남을 정도의 실력자들을 기르는 제 1마법학교 아주르카의 최연소 장학생이었다. 그리고 수석자리를 다투던 늦깎이 학원생인 에노의 스승 크레이와, 항상 만나면 티격태격 하는 그들에게 하필 마지막 수업의 협력과제를 낸 교수 때문에, 배정받은 연구실에서 한참 마법 실험을 진행 중이었다.

 

 “크레이, 단거리를 이동하는 데에 그렇게 많은 마력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은데?”

 

 그들의 마지막 과제는 새로운 마법 아이디어 개발, 또는 기존에 있던 것을 개량하는 것. 처음에 그들은 단지 학교 안에서 학교의 다른 구석구석으로 이동하는 전이문을 만드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마력이 모자라면 몸이 제대로 소환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봐. 몸통이 잘리게 된다면 누가 이런 문을 쓰겠냐?”

 

 언제나 마법을 쓸 때에는 마력을 팍팍 써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크레이와,

 

 “그렇다고 너무 마력이 낭비 되는 것도 문제라고! 그렇게 많은 마력을 쓸 수 있는 마법사도 적고, 무엇보다 그걸 유지할 마정석이 있을 수 있겠냐!”

 

 마법은 항상 최소로 써서 최대 효율을 내야 한다는 케일은 오늘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마정석은 내가 만들어 둔 게 있거든? 그리고 일단 성공할 수 있는지를 봐야 효율을 조절하든 말든 할 거 아니냐?”

 

 “그렇다고 너무 넘치게 넣으면 얼마만큼 줄여야 할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네 녀석의 마정석은...... 이 아니고 그 흉물 아직도 가지고 있어?! 그거 당장 버리라고 했잖아! 그 망할 꽃봉오리 마정석!”

 

 얼마 전 실험수업 때 마정석의 마력이 너무 흘러넘쳐서 터졌었던 일이 있었다. 뭐였더라? 자신이 새로 개발한 마정석을 실험한다며 교부재로 나누어준 마정석과 바꿔치기 한 사건이었고, 그리고 그 마정석은 과부화로 인해 그녀와 학생, 교수의 머리에 작은 꽃들이 마구 돋아나게 되었었다. 덕분에 한동안 그 수업에 참여했던 모든 인원들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었다.

 

 크레이는 케일의 말에 태연하게 웃으며 말을 했다.

 

 “그거 때문에 내가 처형당할 뻔 했었지.”

 

 “도대체 네 정체가 뭔지 몰라도 아빠랑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면........ 으이구 정말.”

 

 “뭐, 어쨌든 실험이나 마저 하자고.”

 

 크레이의 말에 케일은 툴툴거리며 마법을 발동시키기 위한 술식을 마저 정리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필요한 마정석과 도구들을 제 위치로 옮기는 크레이는 갑자기 발이 꼬이는 바람에 뒤로 자빠져 버리고 말았다.

 

 “으아악!”

 

 뒤로 나자빠지며 공중으로 뜬 마정석들과 날아가는 그의 안경. 그리고 그 밑에서 술식을 적다가 깜짝 놀라며 깔리는 케일과, 그의 손에서 찢어지는 한 종이 문서. 우당쾅쾅. 그렇게 케일은 크레이에게 깔린 채로 빛나는 물건들과 뒤엉켜버렸다.

 

 “아오! 이 화상아! 사고를 치지 말라고 말했는데, 또 치면 어떡하자는 거냐!”

 

 케일은 고통보다도 더 끓어오르고 있는 분노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하필 쓰던 술식도 지워지고, 마정석 들도 깨져버렸으니까.

 

 “으윽...... 앞.... 앞이 안 보여.”

 

 크레이는 벗겨진 안경을 찾느라 다시 바닥을 기고 있었다. 한심하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며, 케일은 그의 안경을 집어 들려고 했었다. 그때 그 안경 바로 뒤쪽에 새 하얀 손목이 놓여져 있는 것이 보였다.

 

 “흐... 흐이익!”

 

 “끄아아악!”

 

 케일은 깜짝 놀라 말을 잇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다가 그만 크레이의 면상을 바닥에 꽂아버렸다.

 

 “저.... 저게 뭐야!”

 

 새 하얀 손은 마치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집으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크레이는 아픈 코를 부여잡으며, 바닥을 더듬어 안경을 집어 들었다.

 

 “무.... 무슨 일인데? 어?”

 

 크레이는 안경을 쓰자, 잔뜩 겁을 집어 먹은 케일의 모습과 자신의 앞에서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는 손목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손목이잖아.”

 

 “야! ‘뭐야. 손목이잖아.’이라니! 것보다 손이 왜 여길 돌아다니는 거냐고!”

 

 “글쎄다? 일단 으이차!”

 

 그는 역시 아무 생각이 없는 듯, 손목을 잡아들어 올리려고 했다. 천천히, 그의 손이 손목을 잡으려는 순간, 반대로 손이 그의 손목 쪽을 낚아채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힘이 보통의 인간과는 다른 엄청난 힘을 자랑하고 있었다. 크레이는 점점 바닥 속으로 끌려들어가기 시작했다.

 

 “뭐.... 뭔 일이야! 왜 바닥 속으로......”

 

 “바닥의 술식이 작동하고 있어?! 젠장! 크레이!”

 

 케일은 급하게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 하지만 손의 힘은 두 사람을 가볍게 끌고 들어갈 정도로 셌었고, 그렇게 바닥 밑으로 그들은 빨려 들어가 버렸다.

 

 

 ★ ★ ★ ★ ★

 

 

 “뭐, 그때 정말 놀라기는 했었지. 참, 넌 크레이에 대해에서 알고 있니?”

 

 “아... 네... 여기 넘어올 때 아저씨가 알려줬었거든요.”

 

 이 세계로 넘어가거든, 도움을 줄 사람들이라고 알려줬었던 3명 중 하나. 동시에 그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케일 보다 더 뛰어난 세계 제일의 마법사. 그리고 동시에 그녀가 만났었.......

 

 “역시...... 아직 그 녀석은 그 걸 모르고 있군.”

 

 케일은 언제 가져왔는지 모를 술병을, 병째로 들고 마시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에노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평소에 술을 먹으면 제재를 했던 그였는데, 지금은 제재를 안 하고 있는 게 이상했다.

 

 “참,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 했었더라?”

 

 갑자기 무거워지는 것 같은 분위기에, 그녀는 급히 환기를 시키려고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에노 역시 슬픈 눈빛을 하고 있지만,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멜은 넌지시 눈치를 챘기에, 그들이 당황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미소 짓는 그들을 향해, 미소로 화답을 했다.

 

 “저어, 그 술식 만들었던 부분까지 하셨어요. 호.. 혹시 근데 그 손이.....”

 

 “하하하! 맞아! 그 손이 녀석이었지.”

 

 빨려 들어갔던 곳에서 눈을 뜨니, 연구실이랑 똑같은 풍경의 방에서 눈을 뜨게 됐었다. 두 사람은 거기에 살려달라고 허우적거리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한쪽 팔과 머리가 반쯤 나온 채로 벽에 꽂혀있던 그가 굉장히 웃긴 모습으로 허우적거렸으니까.

 

 “하아, 그 장면을 남겨둘만한 도구가 없었다는 게 아쉬웠었다고. 그때 카르모시안 녀석이 짓고 있던 표정은 정말 가관이었거든. 그래도 너무 웃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아서 금방 벽에서 해방 시켜 줬었지. 그게 너무 고마웠었는지, 녀석이 아주 그냥 머리를 바닥에 뚫어버릴 정도로 박으면서 절을 했다니까.”

 

 그리고 그때 처음 알았었다. 세계가 나뉘어져있다는 것을. 그리고 하필 그들이 갔던 곳이 그 세계의 틈이자 경계인 곳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일명, 샤드안 레이어(그림자 세계)라고 불리는 곳을 말이야. 크레이의 주문이 발동 되는 순간에 반대쪽에서도 비슷한 일을 벌였었나봐. 그것도 똑같은 좌표로 전송시키려는 행동을.”

 

 공간이동 마법의 핵심은 정확한 좌표를 입력하는 것이었다. 만약 동일한 조건의 동일한 마력에 동일한 좌표를 목표로 발동 시키려고 한다면, 간섭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 현상을 겪어본 사람이 없었으니 아는 사람이 전무했다.

 

 “하필 연구실에서 짠 좌표가 일부 지워지면서 이상하게 꼬여버렸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좌표가 샤드안 레이어로 통하는 좌표였지.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 근데, 우리들은 그 곳으로 넘어간 게 우연이었지만, 그 녀석은 일부로 틈을 넘기 위해 좌표를 꼬아버렸다고 하더라고. 아마 그곳의 존재와, 다른 세계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지. 덕분에, 중간 지점인 곳에서 만나게 되어버렸지 뭐람.”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들에게는 중대한 문제가 생겨버렸었다. 하필 중간 지점 너머의 출구를 뚫어놨어야 했는데, 급한 나머지 그 술식을 안 적어 놓아버렸던 것이었다. 거기다 바보같이, 아델녀석은 넘어오고 난 후에 좌표를 계산하려고 했던 모양이라, 크레이와 같이 출구 설정을 안 했었던 모양이었다.

 

 “그 바보도 참 대책이 없는 녀석이었지. 어떻게 다른 세계로 넘어가서 좌표를 계산하려는 생각을 했는지 원........ 뭐, 바보들은 바보들끼리 잘 통한다고 했으니까 말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그 바보들이랑 어떻게 여행을 다녔는지 모르겠단 말이지.”

 

 어느새 이야기는 그녀의 푸념 반 회상 반으로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표정은 꽤나 밝아보였다. 추억을 회상하면서, 그때의 기억을 되짚어가면서 느꼈던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밝게 웃고 있었다.

 

 “뭐, 그노므 틈새 세계에서 돌아다니면서, 서로가 다른 세계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여러 밤을 같이 지내다보니까 친해지게 되었지. 아, 여러 밤이라기보다는 거기서 한 1년 가까이 있었나? 하여튼 엄청 오래 지내긴 했었어. 참, 제일 나이 어린 여자가 남자 둘 사이에서 잘도 지내는 게 신기했었지만.”

 

 샤드안 레이어는 상당히 신기한 곳이었다. 마치 모두의 기억 속에서 남아있는 거리의 풍경들이 계속 펼쳐져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새로운 곳에 놀러온 느낌도 들었다고.

 

 다만, 그곳에 살던 원주민들이 그들을 공격하기도 해서 몇 번 위기가 찾아왔었지만 말이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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