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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7. 몰려드는 사람들
작성일 : 19-12-05 22:21     조회 : 84     추천 : 0     분량 : 9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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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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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을 마시고 돌아가는 길. 중간에 얼굴을 알아보는 손님들이 있어서 몇 마디 주고받은 것 빼고는 딱히 어떤 충돌도 없이 걸어가는 중이었다. 물론 중간에,

 

 “글쎄! 옆 거리에서 큰일이 있었나봐! 사람이 여럿 죽었다고 하더라고!”

 

 옆 거리의 소식을 듣고는 케일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분명 사도 녀석들 짓일 텐데, 숨어있을 줄 알았더니 그새 또 사고를 칠 줄이야.

 

 ‘그나저나 분명 감시 역을 붙여 놨는데....... 벌써 들킨 건가?’

 

 자신의 마법을 눈치 챌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 여기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이렇게 쉽게 떨쳐 낼 줄은 몰랐다. 그리고 만약 그 인물이 수면위로 등장하게 된다면 어지간히 힘든 싸움이 될 게 분명했다.

 

 “하아. 그나저나 저 바보들, 자신이 잘 숨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녀의 뒤에서 쫄래쫄래 따라오는 두 공국 요원을 보며 케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명은 예전에 프로필이 담긴 서류로 본 적 있는 녀석이고, 다른 하나는 잘 모르는 녀석이지만 너무 대놓고 쫓아오면 들킨다는 것을 잘 모르는 건가?

 

 ‘가서 몇 마디는 해주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협정 위반이라고 잡아뗄지도 모를 거고.....’

 

 공국에서 도망쳐 제국으로 넘어오면서, 한 가지 비밀 약정을 해놓은 그녀였다. 일체 공국과 제국의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

 

 『난 이제 쉬고 싶어. 아무 간섭도 없는 그런 상태로 있고 싶다고. 그러니까 그렌트? 날 내버려둬 줘.』

 

 『가.. 감히 누굴 별명으로 부르는.......』

 

 『허허허. 그만 두게. 그녀는 나보다 더 위대한 제국에 사는 존재니까. 그리고 그런 존재가 날 친구처럼 대하고 있지 않나? 그럼 더 좋은 거지, 뭐.』

 

 『하... 하지만 그렇게 되면 오히려 제국과 공국간의 불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건 걱정 마. 그쪽에는 내가 죽은 걸로 확실히 해뒀어. 그리고 무슨 움직임이 있으면 부하에게 맡겨서 이쪽에도 정보를 주도록 할 게. 그럼 됐지?』

 

 그녀가 망명했을 당시에, 제국에서는 이 기회에 그녀를 인재로 쓰려고 했지만, 제국 측은 그녀의 상상을 초월하는 인맥과 정보력에 제국은 그저 그녀의 말에 따라줄 수밖에 없었다. 단지 제국이 가까워서 그렇지, 어딜 가든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밑 작업이 되어있었으니까.

 

 ‘흠, 이건 간섭일까..... 아님, 학습 지도 일까?’

 

 그녀는 곰곰이 생각을 하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꼭, 저런 녀석들이 있으면 뭐라도 말해주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했다. 그.. 그래! 무슨 핑계라도 만들어서 말하면 되지 않을.......

 

 “음, 뭐지? 이 건?”

 

 슬슬 2번가로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말했던 사건 현장을 지나가고 있던 그녀는 낯익으면서도 기분 나쁜 기운에 눈살을 찌푸렸다. 살인 사건의 현장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소 짙은 농도의 마력이 남아있다. 그렇다는 건 분명 이 사건에는

 

 ‘내 마법을 해제한 녀석인가?’

 

 문제의 녀석이 개입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마탑의 고위 마법사들이 와야 해결을 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평화롭던 도시가 점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몰리면서 크게 한바탕 시끄러워질 수 있다는 얘기는 덤이고.

 

 “흐.. 그렇게 되면 그렌트 녀석이 분명 사람을 보낼 텐데.”

 

 엄연히 그녀도 마탑의 일원이니 공문이 내려올게 분명했다. 거기다,

 

 ‘마탑의 인원이 대상이라고 했으니 마탑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올 테고.’

 

 하필 녀석들의 대상이 왜인지 모르게 그 문제의 꼬맹이였다는 것이다. 분명 마탑에서 운영하는 학원을 수석졸업하고 제도의 궁정 마법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었나? 어쨌든 이렇게 된 이상 마탑에서도 엄청나게 손을 쓰려고 할 게 뻔했다. 참, 좀처럼 빠져나올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일들은 딱 질색이라고.

 

 “그래도 신경은 쓰이니 미리 조사를 해둘까?”

 

 그녀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가볍게 마법을 사용해 주변을 훑어보았다. 주변에 수상한 마력을 가지고 있거나, 마도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인데, 일단 수상한(?)바보 두 마리와, 그 외에는 마경대 일원 몇 명 정도가 눈에 들어왔다.

 

 ‘응..... 뭐지, 이상한데?’

 

 이정도 마법을 사용했다면, 이정도 마력이 남아있다면, 분명 마력 잔상이 남아서 녀석이 움직인 흔적이라도 발견할 수 있어야 정상이다. 근데 마력이 짙게 남아있기만 하고 녀석에 대한 단서라고는 1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어떤 짓을 하든, 마법을 쓸 경우에 그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두 가지 경우 밖에 없다.

 

 ‘하나는 마법을 사용했던 녀석이 죽었다거나.......’

 

 다른 하나는 아직도 이 자리에 있다는 것. 마경대 역시 그걸 생각하고 주변에 혹시나 모를 마법사들을 수색하며 지나다니는 게 보였다.

 

 “어머, 케일 씨 아니십니까!”

 

 “오랜 만이네요. 마경대 정위님.”

 

 이번 사건이 꽤나 컸던 탓인지 몰라도, 마경대의 부지부장급인 정위까지 와서 수사를 하고 있었다. 가끔 마탑에 방문할 때 만나기도 하고, 그 역시 케일의 가게 손님이기에 서로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이렇게 큰 사건은 제 치안부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이네요. 아니, 두 번째인가?”

 

 “많이 당황스러우시겠네요. 특히 이번 사건을 일으킨 주동자, 꽤나 머리가 좋은 건지 뛰어난 마법사인 건지 모르겠네요.”

 

 “왜 하필 승진하자마자 이런 일들이 벌어질까요....... 흑....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저번에 일어났던 전대미문의 괴물들의 습격 사건을 떠올리며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필 그날 마경대의 인원들 모두가 행사 준비로 바쁘게 움직였던 터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었는데, 그 덕분에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었다. 덕분에 지부장은 근신과 벌금, 자신도 벌금형을 내게 되어서 억울했다. 당장이라도 주동자를 잡아 감옥에 쳐 넣고 싶은 기분이었다.

 

 뭐, 그건 그의 사정이지만 말이다.

 

 “참, 누군지 몰라도 빨리 잡혔으면 좋겠어요.”

 

 케일은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돌려 사건 현장을 바라보았다. 치안대 수사 인원들이 열심히 흔적들을 조사하며, 현장을 기록해나가는 게 보였다. 그들은 날카로운 칼자국들과 혈흔들, 그리고 부서진 가구들이나 장식품들을 일일이 선으로 맞춰보며 범인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파악하며, 혹시나 모를 또 다른 목격자들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마경대 인원들도 그들을 도와 마력흔을 쫓으며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흠, 뭐 더 큰 일은 없을 것 같으니 가봐야.......’

 

 “정위님! 이것 봐주세요!”

 

 마경대 인원 중 하나가 급히 그에게로 뛰어오며 말을 했다. 정위는 그가 가져온 물건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뭔데?”

 

 “처음 보는 지팡이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가 가져온 것은 다름 아닌 하얀색 칠이 되어있는 작은 지팡이. 그 지팡이에는 녀석들이 쓰는 원 안의 십자인 엠블럼이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 지팡이를 보면서 케일은 눈살을 찌푸렸다.

 

 ‘젠장! 설마!’

 

 그녀는 천천히 마경대들 사이를 빠져나와 한쪽 골목을 향해 뛰어 들어갔다. 그녀는 언제든지 바로 큰 마법들을 사용할 수 있게 주문서들을 꺼내들며 주위를 살폈다. 남아있는 마력의 흔적. 보통 마법사라면 그 크기가 얕아서 실처럼 되어있기에 금방 알 수가 있지만, 이 녀석의 마력은 그녀와, 에노 이상의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여기의 짙은 마력은 사실 녀석의 마력흔이나 다름이 없다. 지금 이 2번가를 덮을 정도로 크게, 그것도 모두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크게 마력흔을 남긴 셈이었다.

 

 골목을 달리던 그녀는 한쪽 쓰레기 더미와 상자 더미가 놓여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작은 한 소녀가 박하사탕을 입에 넣으며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그 소녀를 보며, 케일은 큰소리로 화를 내며 말했다.

 

 “분명.... 내 눈에 띄지 말랬지! 이 망할 꼬맹이!”

 

 “으왁! 깜짝이야!”

 

 그녀의 외침에, 화들짝 놀란 소녀는 그대로 앞으로 떨어져 머리를 박을 뻔했다. 하지만 바로 떨어지기 직전 마치 자석에 의해 밀려나듯, 소녀의 몸이 바닥에서 떨어져 공중에 붕 떠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흐, 깜짝 놀래 키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언니가 먼저 왔네?”

 

 소녀의 연분홍빛 눈빛이 케일을 바라보며 맑게 빛났다. 그녀는 그런 소녀를 보며 이빨을 으드득 갈며 말했다.

 

 “네가 왜 이 도시에 있는 거지?”

 

 “왜? 난 이 도시에 있으면 안 돼?”

 

 “분명 에노가 있는 곳이면 그 근처에도 오지 말라고 했지 않았니?”

 

 언제든지 마법을 쓸 수 있도록 준비한 그녀의 모습을 보며 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나도 오빠가 보고 싶을 때가 있잖아.”

 

 “네가 저지른 일들을 아직도 기억 못하나 보지? 너 때문에 에노가 다치고, 크레이가 죽었다고. 어?!”

 

 그날, 마지막 대전에서 있었던 일. 에노는 자신의 실수로 인해 크레이가 죽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다른 일들이 더 있다는 것은 그한테 알려주지 않았다.

 

 “내 실수라니! 녀석들이 날 속인 거잖아?! 안 그래?!”

 

 소녀는 변명하듯 그녀에게 말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오히려 그녀의 말이 케일을 더 화가 나게 했다. 그녀의 손에 쥐고 있던 주문서들을 세게 구기며 케일은 소녀에게 소리쳤다.

 

 “그걸 아는 녀석이....... 아직도 그쪽에서 서 있잖아! 반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거냐?!”

 

 “그럼! 언니는 스승님이 죽어가고 있던 것도 몰랐으면서! 스승님을 살리려면 어쩔 수 없는 거래였었다고!”

 

 “거래라고는 하지만....... 결국 녀석들 때문에 죽은 것은 변함이 없어. 안 그래?”

 

 케일 주변의 공기의 흐름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에 쓰인 안경은 어느새 바닥에 떨어져 금이 가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본 소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상자 더미에서 뛰어내렸다.

 

 “........ 언니. 진심이야? 그거?”

 

 “그래, 진심이야.”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다가 순간적으로 달려들어 서로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작은 체구의 모습과 달리 그녀의 움직임은 상당히 날카로웠다. 케일의 발차기를 가볍게 막으며 한손으로는 마법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에, 케일은 빠르게 주문서를 한 장 던지며 말했다.

 

 “덤벨러의 밧줄이여, 적을 묶어라!”

 

 주문서가 타들어가며 순식간에 푸른 쇠사슬이 소녀를 향해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밧줄을 보고 즉시 손을 돌려 마법을 시전했다.

 

 “환류! 마력의 근원으로 돌아가라!”

 

 동시에 두 사람 주변으로 수십 개의 바위와 얼음들이 마구 생겨나 서로를 노리기 시작했다. 단시간에 엄청난 마법들이 충돌하며 골목전체를 울려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어느 한 사람도 골목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골목 밖으로 마법이 튕겨져 나가지 않는 것이 더 신기했다.

 

 마법과 마법이 충돌하며 마치 폭죽이 터지듯 잔해들이 퍼져나갔다. 동시에 두 사람의 다리와 팔들이 교차하며 계속해서 상대의 틈을 파고들기 위해 뻗어나갔지만 그 어느 공격도 둘에게 타격을 주진 못했다.

 

 “참, 언니도 물러졌네?”

 

 소녀의 말에 케일은 왼발 뒤꿈치로 그녀의 옆구리를 내리찍으며 말했다.

 

 “무르긴, 여긴 에노가 마음에 들어 하는 곳이라고. 그럼 너야 말로 이렇게 결계까지 쳐놓고 기다린 건 또 뭐니? 무슨 심보인 거야?”

 

 케일의 말에 소녀는 그녀의 공격을 가볍게 흘린 뒤,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며 케일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케일은 그런 그녀를 보며, 바닥에 떨어진 안경을 주우며 잠시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했다. 그 사이 우물쭈물 대던 소녀는 천천히 입을 떼며 그녀에게 말했다.

 

 “당연한 거 아니야. 에노 오빠가 좋아하는 곳이잖아. 단지 그뿐이야.”

 

 안경을 다시 쓴 케일과 소녀,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했다. 그리고는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이번에는 그냥 보내주지만, 다음번에는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더 있다가는 에노가 걱정돼서 찾으러 올 테니까.”

 

 “흥, 퍽이나 무섭네. 케일 언니. 물론 나도 인사차원에서 온 거니 금방 갈 거지만 말이야.”

 

 소녀의 몸이 한기처럼 변하며 점점 사라져갔다. 케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서 그녀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물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은 놓지 않았지만 말이다.

 

 팍! 파바박!

 

 얼음송곳들이 맹렬하게 그녀를 향해 날아왔지만, 케일은 자리에서 꼼짝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대수롭지도 않게 바라보며 얼음에 손을 대고 만지기까지 했다.

 

 ‘귀찮은 녀석 같으니라고.’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한 도시에 마녀가 두 명이나 있게 되는 건가? 아니지, 분명 여기에 다른 녀석들도 온다고 했으니........

 

 “정말이지, 무슨 날을 잡은 것도 아니고 다 같이 한바탕 모이게 되겠네.”

 

 정말이지 점점 일이 커져만 가는 느낌이 들었다. 대륙에서 가장 우려하던 상황 중에 하나가 이 도시에서 펼쳐지게 생겼으니 말이다. 만약 그 바보마저 이곳에 오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큰일이 날지도 모르겠어.’

 

 정말로... 큰일이.....

 

 

 

 

 - 로하니아 남부지구, 2번가 습격 받은 여관 -

 

 

 치안대 인원들이 사건 현장을 거의 정리하고 있을 무렵, 마침 여관으로 돌아와 쉬려던 사람들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에 대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여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 중에,

 

 “허.......”

 

 붉은 머리의 긴 머리를 휘날리며 눈살을 찌푸리는 한 사람. 그리고

 

 “후에엥.......”

 

 그 사람 옆에서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키가 매우 작은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 가운데에 솟아있는 한 가닥이 축져져서 앞의 여관을 가리키고 있었다.

 

 웅성거리는 사람들과 조사하는 치안대. 관계자 외에는 들어갈 수 없는 입장이라 치안대 인원들이 사람들을 통제하며 막고 있었고, 그런 사람들의 무리를 뚫고 붉은 머리의 여자는 곧장 조사를 하고 있는 치안대 병사에게 다가가 손을 얹으며 말했다.

 

 “이게 무슨 상황인거지 치안병?”

 

 이 근방에서는 처음 보는 얼굴이라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마 외국에서 온 손님인 듯 해서 치안대 병사들은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게 습격사건이 일어났다고 했습니다. 혹시 몇 호에서 묶으셨습니까?”

 

 “301호. 근데, 여기 치안 좋다고 소문 난 곳 아니었나? 왜 이리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 거야?”

 

 그녀의 말에 치안대 병사들은 얼굴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치안대의 일은 자부심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녀는 그들의 자존심을 긁는 듯 하는 말을 내뱉은 것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화를 낼 수는 없기에 그들은 마음속에 담아두며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어쨌든...... 일단 이곳 여관을 이용하신 분들은 다른 여관을 소개해드리고, 숙박비를 도시에서 대신 지불할 예정입니다. 짐은 곧장 가져다드리겠습니다. 혹시 다른 필요한 것 있으십니까?”

 

 “흠........ 아니, 괜찮아. 그 정도면. 대신 이 꼬마 아가씨나 어떻게 좀 해보라고. 울기 직전이잖아.”

 

 “꼬... 꼬마라뇨! 전 엄연히 성인이거든요!”

 

 꼬마라는 말에 반응한 여자는 붉은 머리 여자에게 화를 냈다. 붉은 머리 여자는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웃으며 말했다.

 

 “킥. 요정족 출신인가 본데, 그래도 꼬마는 꼬마라고. 팔이라도 뻗어 봐봐. 어차피 내 몸에 닿지도 못할걸?”

 

 “이... 이!”

 

 “미안. 내가 조금 재수가 없어서 사람 속을 잘 긁거든. 참, 이봐 치안대! 저기 대머리 좀 불러주지 않을래?”

 

 대머리라는 말에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뒤에 있는 치안대 부지부장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바쁘게 마경대 부지부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마침 그녀의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대.... 대머리!’

 

 조금은 미안한 얘기지만, 치안대 부지부장 그의 머리숱은 젊은 시절과 함께 청춘을 불태우듯 사라진 상태였다. 그래서 직장 내에서는 대머리라는 말을 함부로 쓰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만약 그녀의 말대로 그를 불러왔다가는 그를 대머리라고 인정하는 셈이니.........

 

 “빨리 불러줘. 나, 급한 일이니까.”

 

 그녀의 재촉에 모두들 당황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다가 급히 부지부장을 향해 뛰어갔다. 곧 이어 그녀 앞으로 부지부장이 걸어왔다. 부지부장은 갑작스러운 호출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뛰어왔다가,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아... 아앗! 당신이 왜 여기에?!!!”

 

 “왜? 대머리군?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되는 거라도 있어?”

 

 모두들 그녀에 대한 부지부장의 태도에 깜짝 놀라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나름 사건을 진두지휘하는 리더쉽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는데, 그녀 앞에서 와들와들 떨고 있는 모습이 의아해 했으니까.

 

 “그... 그건 아니지만........ 근데, 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뭐, 그냥 관광차 왔어. 근데 이렇게 사건에 휘말리게 되어버렸지, 뭐람. 참, 내가 가는 곳에는 항상 사건이 끊이질 않는 것 같단 말이지.”

 

 툴툴대는 그녀를 보며 부 지부장은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했다. 그런 그를 보며,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등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하하하, 그렇게 쫄 필요 없어. 어차피 그냥 내가 운이 안 좋아서 휘말린 거니까 그런 거야. 그리고 결과적으로 내가 날뛰지 않았으니 다행인거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도 봤잖아? 안 그래?”

 

 “하... 하지만 그래도 피해를 보셨는......”

 

 “신경 쓰지 말래도. 어차피 날 해코지 할 사람은 내 기준으로 이 세상에 단 3사람밖에 없으니까.”

 

 그리고는 천천히 작은 주머니 하나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제국 화폐로 대략 500카운티가 넘는 돈이 들어있었다. 부지부장은 주머니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이... 이런 건 받을 수 없습니다!”

 

 “받을 순 없긴. 이건 너희들 이렇게 고생하니, 일 끝나고 다 같이 한잔하라고 주는 거야. 어차피 지부장 녀석한테 갚을 돈도 있었고. 돈 남는 대로 녀석한테 갖다 주면 알아들을 거야. 알았지?”

 

 때마침 사람들의 짐들을 가지고 온 병사들을 보고는 냅다 자신의 짐과 주황머리 여자의 짐을 그대로 낚아챈 그녀는, 그대로 주황머리 여자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난 이만 간다. 영주 녀석한테는 내가 왔다는 거 알려주지 말고.”

 

 “아.. 알겠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깍듯이 대하는 부지부장을 뒤로 한 채, 여자는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편, 갑자기 자신의 손을 잡아챈 그녀에게 주황머리 여자는 따지듯이 말했다.

 

 “이.. 이봐! 갑자기 왜 날 끌고 가는 거야?!”

 

 “뭐, 이번 일은 내 제자들이 일을 잘 못한 거잖아. 그래서 한잔 사주려고.”

 

 “갑자기?! 것보다 우리 처음 보는 사이잖아!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러기야?”

 

 그녀의 말에 붉은 머리 여자는 잠시 그녀를 쳐다보았다. 주황머리 여자는 그녀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지만, 그녀의 완력은 상상 이상으로, 그녀의 상관이었던 ‘그’보다도 더 세게 느껴졌다.

 

 “처음 보는 사이긴 하지만, 겹치는 게 많아서 그래. 안 그래? ***** 사냥꾼?”

 

 그녀의 말에 동그랗게 눈을 뜨는 주황머리여자를 보며, 붉은 머리 여자는 피식 웃으며 다시 그녀를 잡아끌어, 이번에는 한손으로 들어 올려 버렸다. 그러다보니 주황머리 여자가 그녀의 오른쪽 어깨에 자연스럽게 탄 모습이 되어버렸다.

 

 “그럼 나머지 이야기는 술집에서 하자고. 알았지?”

 

 “.........”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두 사람(?)은 점점 사건 현장에서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뒤에서는 다시 치안대들이 움직이며 마저 현장을 정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주변의 사람들 역시 치안대의 통제를 받으며, 자신의 할 일을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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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3. 특별한 초대 2019 / 12 / 27 85 0 8033   
34 32. 오렌지와 박하 사탕 2019 / 12 / 27 100 0 8596   
33 31. 공국 요원, 일을 하다? 2019 / 12 / 19 96 0 8629   
32 30. 거인과 요정, 태엽 인형과 소녀 2019 / 12 / 13 94 0 8658   
31 29. 조금씩 어긋나는 일상. 2019 / 12 / 12 93 0 7661   
30 28. 동쪽의 마녀, 지식의 황금 가지 2019 / 12 / 6 74 0 8304   
29 27. 몰려드는 사람들 2019 / 12 / 5 85 0 9277   
28 26. 수호자의 검, 새로운 사건 2019 / 11 / 29 75 0 8390   
27 25. 공국, 제국의 사람들. 2019 / 11 / 28 82 0 8709   
26 24. 악당은 언제나 그림자 밑에 있다. 2019 / 11 / 22 78 0 8533   
25 23. 소란스러운 방문객 2019 / 11 / 21 64 0 8335   
24 22. 저주받은 자들 2019 / 11 / 15 73 0 8584   
23 21. 아멜과 에노 2019 / 11 / 14 75 0 8685   
22 20. 마법사와 마술사 2019 / 11 / 8 71 0 9378   
21 19. 스토커 2019 / 11 / 7 71 0 8057   
20 18. 세 사람의 휴일 2019 / 11 / 1 74 0 8012   
19 17. 마법사와 수호자들 2019 / 10 / 31 71 0 7784   
18 12.5(막간) - 만남, 그날 이후의 일들 2019 / 10 / 31 68 0 4312   
17 16. 오랜 친구 2019 / 10 / 25 77 0 8214   
16 15. 새 식구입니다. 잘 부탁해요. 2019 / 10 / 24 79 0 8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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