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학교 수업이 끝나고 점점 궁금증이 머리끝까지 도달했을 때 참지 못하고 우산소녀 통화버튼을 누른다.
"나야 만나자"
"어디서"
"카페인이 떨어져서 좀 섬취를 해야 하겠는데 넌 어디야"
"아직 학교"
"아니 스타벅스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기타등등 너의 커피 입맛 말이야"
"난 아무거나 다 잘 마셔"
"그래 난 카페베네 아니면 취급을 안해 거기서 만나자"
"알았어 바로 그쪽으로 갈게"
카페베네 안에 들어가 자리잡고 앉아있는 건우 시계와 출입구 문을 번갈아 가며 보느라 바쁘다.
몇 분이 지나도 슬비는 보이지 않고 폰만 끄적이며 기다리고 있다. 슬비가 그런 건우의 모습을 보고 당장 달려가 앞자리에 마주 앉는다.
"내가 좀 늦었지"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좀 이라니"
"미안해"
"네가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대박 정보 하나 알려 줄려고 했는데"
"뭐... 연우오빠?"
"아니 내가 커피 사려고 했는데 늦었으니까 네가 계산해"
"뭐야 근데 왜 만나자고 했어"
"카페인 떨어졌다고 했잖아"
"아 그랬지 그럼 커피 마시고 와 내가 계산하고 갈 테니까"
"연우형 이야기 듣고 싶지 않아"
"어차피 또 듣지 못할 건데 그냥 만나게만 해줘"
"가을쯤이면... 한번 생각해보지"
"지금이 여름인데 가을까지 기다려"
"그게..."
"자신없으면 그냥 말해 나랑 연우오빠랑 만나게 해 줄 자신없다고"
"그래서 말인데... 만약 만나게 해줬는데 형이 널 모르면 어떡해"
"뭐 연우오빠가 날 모를 수 없어 설마 3년만에 날 잊겠어"
"오우 둘 사이에 뭐가 있긴 있나본데 왜 형은 모르지?"
"설마 오빠한테 내 이야기 했어"
"아니 한 것 아닌데 살짝 떠보긴 했지"
"근데 뭐라고 그래"
"없데 너 같은 아이는 기억에 없데"
"오빠 머리 다친거야 단기 기억상실증 같은 뭐 그런 병에 걸렸어"
"괜히 남의 멀쩡한 형을 뭐 단기 기억상실증?"
"그럴 오빠가 아닌데 날 기억 못 할 오빠가 아닌데 날 모른다고 하니까"
"나도 참 아이러니해 너의 말을 들으면 형이 이상하고 형의 말을 들으면 또 너가 이상해"
"나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빨리 만나게 해줘"
"궁금해서 내가 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야 네가 아는 연우형과 우리 형이 맞긴 하니"
"그건 장담할 수 없지만 그래서 너랑 연우오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찾은 거잖아"
화가 난 듯 짜증을 내는 슬비 뜨거운 커피를 원샷하다가 사레가 걸려 콜록거리는 건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집중 되었다. 그 시선들을 피하기 위해 건우는 슬비의 손을 잡고 카페를 나와 무작정 거리를 달린다.
근처에 있는 공원 의자에 앉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바쁜 두 사람 아직도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본 슬비는 어색한 듯 손을 놓으려 하지만 건우의 힘에 쉽게 놓지 않았다.
"이제 그만 이 손 놔줘."
"누가 들으면 내가 너 손 잡고 싶어서 일부러 이런 줄 알겠다."
"뭐... 때에 따라서 그렇게 생각 할 수도..."
"내가 미쳤어 너처럼 별 볼 일 없는 여학생 손을 잡으려고 달리게"
"그럼 놔! 이 손."
손을 놓고 다시 말이 없어진 두 사람 먼 하늘을 바라보는 건우. 무슨 이야기라도 들을까 봐 건우의 입술만 보고 앉아있는 슬비
"왜 그렇게 내 입술만 쳐다 봐"
"빨리 날 여기까지 데려왔으면 해"
"뭐! 키스? 좋지"
다가오는 건우의 얼굴 조금 당황한 듯 얼굴을 붉히는 슬비 그러다 이내 두 손으로 건우의 얼굴을 팍 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