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든 건우의 걸음은 슬비의 걸음에 맞춰 걷고 있다. 슬비가 뛰면 같이 뛰고 서면 그 옆자리에 서서 같이 우산을 쓰고 걷는다. 하지만 그런 건우의 행동에 슬비는 점점 연우가 생각이나 힘들어 한다.
"이제 됐어. 나 혼자 갈거야 따라오지마"
"그럼 이 우산 쓰고 가!"
"아니 됐어."
"제발 말 좀 들어라 청승 떨지말고"
"내가 청승을 떨든 말든 그리고 우산은 이것밖에 없는데 나 주면 그럼 넌"
"난 비를 제일 싫어하는데 어릴때부터 맞고 자라서 우산 없는 비오는 날이 더 편해"
"뭐야! 결론은 비를 맞고 가겠다?"
"그래 똑똑한데..."
슬비의 머리를 쓰담쓰담 해준다. 슬비는 초딩시절 연우가 자신에게 한 행동이 떠올라 건우의 손을 뿌리친다.
"미안!"
괜히 머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다 빗속을 뛰어간다.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슬비 걸음이 점점 느려지고 생각이 많아진다.
몇 분 후.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슬비 한쪽 테이블에 교복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곳으로 걸어가 자리에 앉는 슬비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버스를 잘못 내렸어"
"그게 무슨 일이라고 다시 버스 타면 되지"
"그런데 이 우산 주인을 만났어"
"우산? 설마 네가 말한 그 연우오빠?"
"아니 아니야 연우오빠는 아니였어."
"안타깝다."
"근데 왜 날 불렀어"
"우리 오빠 친구가 연우오빠랑 친구였데"
"그래? 그럼 연우오빠 소식도 알겠다."
"그건... 우리 오빠도 모른데..."
"뭐야! 그럼 왜 만나자고 한 거야!"
"오빠가 그러는데 동생이 있었다던데 그 동생을 찾으면 연우오빠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동생? 그 동생이 누구야!"
"우리랑 동갑이래 이름이... 견우였나? 건우였나?
"건우? 도건우?"
"맞다. 도건우. 도연우였으니까 도건우겠지"
"도건우... 도건우... 도건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름인데"
"이 우산 주인 어때? 잘 생겼어? 멋져?"
"도건우... 이 우산 주인이 도건우였어."
"뭐"
"대박"
"헐~"
"이건 운명이야 연우오빠와 너를 다시 만나게 해주는 운명"
"연락처는 물어봤어"
"아니.
"그럼 이 우산은 어떻게 전해 주려고"
"그러게... 나 바보인가 봐!"
"어디서 만났다고"
"하나동 버스정류장"
"하나동 버스정류장? 앞으로 그 시간에 그곳에서 계속 기다리면 되겠다."
"그러면 될까? 그러면 정말 만날 수 있을까?"
"우리만 믿어 도와줄게 너의 사랑을 위해서"
연우의 소식은 듣지 못했지만 동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건우의 존재를 알게 된 슬비에게 하나의 희망이 된 것은 바로 도건우를 만났다는 것 그리고 건우의 우산이 바로 슬비의 손에 있다는 것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에 희망이 생겼다.
그 후.
슬비와 친구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하나동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교복을 입은 남학생들 이름표를 보고 도건우를 찾기 바쁘다. 수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버스 정류장에서 건우를 만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결국 종이에 슬비의 사연을 쓰고 버스 정류장에 붙였다.
[02월 14일 비오던 날 여학생에게 파란 우산을 주었던 남학생 도.건.우를 아시거나 본인이 본다면 바로 이 연락처로 연락 주세요. 제발 플리즈... 010-1234-5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