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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찬바람 부는 날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9.2.4

2019년 2월 4일 새벽 출근 중이었습니다. 엄청 춥더군요.

환갑 전에는 작가로 등단하고 싶다는 바램을 가진지 벌써 5년 정도. 그런데 환갑이 6년 정도 남았더군요. 2019년 1월에 정한 계획은 무조건 한 달에 10만 자 이상 한편씩 쓰자.

2월이 3일이 지났는데도 어떤 글을 쓸지 계획도 잡지 못하고 출근하던 중 추운 날씨에 춥다는 생각을 하면서 출근해 떠오른 생각.

‘찬바람이 부네’

그때 밤에 꾼 꿈이 떠올랐습니다. 어디인지 모르지만 어느 산에 친구들과 여행을 갔는데 누구와 같이 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시작했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는 ‘당신은 어떤 삶을 추구하는가?’이지만 해답은 서술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답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정미경은 1985년 민주화 운동을 하던 중 경찰서로 붙잡혀가 허벅지사타구니를 인두로 지져지는 고문을 당합니다. 그때 여주인공인 정미경이 경찰에게 붙잡혀 가던 날 남자 주인공인 김근수는 어릴 적 친구며 애인인 이수현(서울에서 대학을 다님)이 교문 앞에서 전투경찰과 대치해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그때 이수현을 붙잡아 데모대열에서 나오게 하려고 했지만 이수현이 거부하고 데모대열로 다시 가던 중에 붙잡혀 갑니다. 그때 여자 주인공인 정미경은 전투 경찰의 곤봉에 맞아 쓰러져 있는 상태에서 김근수와 이수현을 보게 됩니다.

그 후 이수현은 조사했던 경찰과 부부가 되고 정미경과 김근수도 연인에서 부부로 발전합니다. 그 과정에 이수현의 남편은 이수현과 김근수의 고향 마을 개울에 농약을 뿌려 물고기를 잡아 먹다가 죽게 됩니다. 사망원인 조사하던 중 이수현의 남편이 고문한 정미경과 김근수 친구인 윤성화의 아내가 되는 백송희가 범인으로 지목돼 조사를 받았지만 이들은 풀려나게 됩니다. 그러나 김근수는 정미경과 윤성화의 아내를 의심해 개울에 뿌린 농약을 찾던 중 개울에 사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후로 사금 채취를 하게 됩니다.

비현실적인 얘기이지만 사람들은 이런 삶을 원하지 않을 까 해서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나오는 인물:
주인공: 김근수. 정미경

이수현, 이수경, 윤성화, 백송희,

 
미지근한 사이
작성일 : 19-02-10 12:32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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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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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보이지 않던 김근수가 하루는 정미경의 눈에 들어왔다. 슬그머니 일어서 김근수 옆에 살짝 앉아 얼굴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김근수가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입술을 앞으로 툭 내밀었다. 졸린 듯한 눈으로 흘겨보기까지 물었다.

 

 “왜? 봄이 되니 마음이 심란해?”

 

 기분 나쁠 정도로 아주 자연스러웠다. 주섬주섬 책을 가방에 집어넣고 정미경의 손을 덥석 잡고정미경이 앉았던 자리로 데려갔다. 그런데 가관인 건 정미경이 손을 뿌리치지도 않고 늘 붙잡고 다니던 손이나 된 것처럼 팔이 떨질 까 심히 걱정이 될 정도로 살랑거리며 흔들기까지 했다.

 

 “여기 있는 줄 어떻게 알았어?”

 

 “응! 오늘은 여기. 어제는 2층. 엊그제는 저기!”

 

 어이가 없던 정미경이 헛웃음을 치면서 물었다.

 

 “너! 웃긴다. 그러면서 모른척했단 말이야?”

 

 “아는 척 할 기회를 줘야 내가 말을 걸지. 너! 집중력 하나는 대단하더라. 네 뒤에 서서 두 시간이나 서 있었는데도 모르더라.”

 

 “아이 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봤어?”

 

 정미경의 주먹이 김근수의 가슴으로 세게 날아갔다. 주먹도 주먹이지만 자지러지는 목소리가 너무 컸다. 숨소리도 내지 않던 시뻘건 불화살이 여기저기서 소나기처럼 달려들었다. 그들을 본 정미경의 얼굴이 홍당무가 돼 버렸다. 책이 반쯤만 가방에 들어갔는데도 가방으로 얼굴을 가리고 가랑이가 찢어질 정도로 밖으로 달려가다가 책을 흘리기도 했다. 흘린 책을 다시 집어 넣어 정독 실에서 빠져 나가버렸고 체면상 정미경처럼 뛸 수 없었던 김근수는 민망한 표정으로 어기적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냐?”

 

 김근수가 커피를 내려 놓으며 물었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커피로 입술만 적시다가 가끔씩 종이컵을 깨물기도 했다.

 

 “너! 은근히 귀엽다.”

 

 일 초도 걸리지 않고 굉장히 민감한 반응이 나왔다.

 

 “꼬리치지마! 나 지금 기분 더러워. 너 눈치 빠르잖아. 감시 받는 기분이 어떤 거지 잘 알잖아.”

 

 “그 참! 방해될 까 싶어서 그랬다. 칭찬도 못하겠네. 그럼 있는 그대로 말해줄까?”

 

 미간을 바짝 잡아당겨 인상을 찡그렸지만 귀는 김근수 앞으로 바짝 붙어져 있었다.

 

 “닭살이 돋아서 귀엽다는 말을 했는데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너 엄청 섹시하다. 됐냐?”

 

 “어이구!”

 

 정미경의 날카로운 중지가 김근수의 이마로 날아갔다. 의도한대로 이마 정 중앙에 정통으로 가격을 해버렸다. 우악스럽게 생긴 남자의 눈에서 눈물이 찔끔 나오는 게 아니고 쏟아지면서도, 그 와중에 체면치레까지 하고 있었다.

 

 “잠깐! 너 손가락 좀 보자. 뼈에 금 간 거 아냐? 이마가 이 정도면 분명히 금이 갔을 건데.”

 

 정미경도 눈물이 쏟아지는 건 매 마찬가지였다.

 

 “무슨 이마가 이렇게 단단해? 머리가 돌이냐? 아니다! 쇠 대가리 아냐? 아이고 아파라!”

 

 눈물을 닦으면서 구시렁거리는 모습을 본 정미경은 웃어야 할지, 만져줘야 할지 모르는 난감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눈만 마주치고 있었다.

 

 “돌대가리 소 대가리는 들어봤지만 쇠 대가리는 또 뭐냐? 아이고 아파라!”

 

 정미경의 긴장을 금새 풀어버리는 말이었다. 바로 응사를 해버린다.

 

 “소 머리가 얼마나 좋은데 감히 네 머리를 소와 견주려고 해. 어림없다 이놈아! 우리 집 소에 한번도 목 줄 채운 적이 없어도 산천수목을 유람하다가 잠잘 때만 되면 꼭 집에 와서 잔다. 이놈아! 너처럼 이년 저년들하고 밖에서는 안 자! 그래서 너 자신을 소와 비교하면 안돼. 그나마 돌이 아니고 쇠라고 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라! 이놈아!”

 

 이해를 못한 김근수가 정미경에게 한 대 더 맞을지언정 묻고 있었다.

 

 “쇠와 돌과 차이가 뭔데? 깨지지도 않은 쇠 대가리가 더 기분 나쁜데.”

 

 정미경의 주먹이 교란작전이라도 벌이듯이 김근수의 눈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쇠는 용광로에 넣으면 새롭게 탄생될 수 있지. 그러니 너도 여자들 꽁무니만 쫓아다니지 말고 그 쇠 대가리를 용광로에 넣으라는 말이다. 그 놈의 대가리에 열이 날 정도로, 박 터지게 공부하란 말이다. 이놈아!”

 

 그건 입대 전에 있었던 철부지였을 때의 일이라며, 지금은 절대로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며, 변명을 늘어놓을 상황이지만 김근수의 입은 이미 죄책감에 구속돼버린 상태였다. 만약에라도 앞에 있는 당신과 결혼을 하게 된다면? 입도 벙긋하지 못할 처참한 미래도 상상하고 있었다.

 

 정미경이란 사람! 지금은 시국사범으로 전과자로 낙인 찍혀 있지만 정권이 바뀌면 흔적이 지워지는 것과 김근수의 죄명과는 완전히 별개이다. 전과 기록이 없는 전과자의 미래가 더 불안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수현을 떠올리고 있었다. 남자인 내가 이렇게 궁지에 몰리는데 여자인 수현은 어떨까? 오래 전에 잠시 스쳐 지나간 이수경의 미니스커트 속에 보이는 허벅지를 보며 이수현의 음부를 떠올릴 때와 상상만 다르지, 같은 인물을 떠올리며 연관을 짓고 있었다. 그녀도 결혼을 하게 되면, 남편을 보면, 지금의 내 기분을 느끼며 압박을 받을 것이다. 혼자서 꿍꿍 앓으며 평생을 보내야 할 것이다.

 

 “무슨 생각해? 설마 내 말로 잊었던 년들을 다시 떠올리는 건 아니겠지?”

 

 “아니! 네 말이 정답!”

 

 이번에는 정미경의 주먹이 작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구…….” 다음으로 말을 잇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렇게 일어서 나간 후로는 정미경은 김근수를 도서관에서 볼 수 없었다. 기분도 더럽고 자존심도 상해서 김근수를 찾지 않았지만 고개가 계속 뒤나 주변으로 서성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미지근하게나마 사랑하는 사이도 아닌 친구도 아닌 아무런 사이도 아니란 걸 깨닫는 데 까지는 한 달이 더 걸렸다. 또 5월이었다. 그러나 그때처럼 그런 일로 시끄러운 5월은 아니었다. 탱자 울타리 속에서 덩치 큰 고양이 한 마리가 쏙 빠져 나오는 게 보였다.

 

 “야 임마!”

 

 정미경이 큰 소리로 불렸다.

 

 “왜 임마!”

 

 아무렇지도 않게, 어제도 엊그제도 만났던 놈처럼 씩씩하게 뚜벅뚜벅 정미경에게 다가와 목덜미를 재빨리 휘감아 겨드랑이 속으로 집어 넣어버렸다. 그리고는 비틀기 시작했다.

 

 “야! 이거 놔! 아프단 말이야! 놔! 놔!”

 

 목에서 뿌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비틀렸던 정미경이 뼈를 맞추듯이 고개를 계속 돌리며 물었다.

 

 “어디 갔었어? 설마 뒤에서 훔쳐보고 있었던 건 아니지?”

 

 “그 참! 별 소리 다하네. 그건 당연한 거 아니냐? 내가 학교에 다니는 이유가 너 보는 재미밖에 더 있냐?”

 

 음흉한 미소에서 나오는 농담의 의미를 알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정미경의 입술이 저절로 배시기 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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