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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1919년 대한광복만세
작가 : 박재경
작품등록일 : 2017.11.1

대체역사물. 현대의 모든 지식과 이론을 지닌 인간 인터넷 능력을 가지고 과거로 가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역사에서 단 한 사건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할래? 어떤 사건을 어떻게 바꾸고 싶어?"
"일본이 세계1차대전에서 독일과 오스트리아 편을 들게 할래요. 그랬으면 일본은 세계 1차 대전에서 패배했을 테고, 한국은 그 때 독립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웬 처음 보는 사람이 생뚱맞은 질문을 하길래, 평소 생각대로 무심코 대답했다. 그리고 갑자기 정신을 잃었는데.... 난 1919년 3.1운동 현장에 와 있었다! 그리고 그 곳은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대로, 일본이 세계 1차 대전에서 패전국이 되고, 한반도는 그 덕에 1차 세계대전이 종전되면서 식민지에서 해방된 세계였다.

과거가 바뀐 건가? 아니면 말로만 듣던 평행세계인가? 확실한 건 여긴 1919년 시점의 세계고, 난 1919년부터의 실제 역사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어학능력까지 옵션으로 붙어 있었다! 내가 실제 역사에서 성공한 것만 선택하면, 이 세계의 한반도는 어떤 모습이 될까?

밀리터리, 정복전쟁 등의 요소는 거의 안 나오는 대체역사물입니다.

 
5. 대범함, 혹은 무모함
작성일 : 17-11-02 20:36     조회 : 38     추천 : 1     분량 : 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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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장소에서 의친왕의 그 폭탄선언을 들은 사람 중, 가장 황망해진 사람은 아마 나였을 거다.

 

 아들의 교사로 선택했다는 건, 아마 개인교사 내지 독선생같은 자리를 말하는 것이겠지. 그런데 그런 건 일단 본인에게 먼저 언질은 해야 하지 않나? 사동궁 식객 자리를 내주겠다는 것 정도와는 차원이 다르잖아! 왜 나와 있을 때는 말 한 마디 안 한 거지?

 어쩌면 이 응접실 같은 곳에 들어온 이후에 한 생각일지도 몰랐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날 높이 평가하는 말을 듣고, 그런 결심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였다. 즉흥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쯤 되면 대책 없이 일을 벌인다는 말을 들어도 할 말 없는 수준이다.

 

 교사라는 자리를 즉흥적인 기분으로 덜컥 정하는 것도 성급하지만, 일개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 자리가 아니기에 더욱 큰 문제였다. 기본적인 신상 조사나 신원 확인도 안 하고, 말 몇 마디 한 것만으로, 왕족 옆에 두기로 결정하다니, 이래도 되는 건가?

 굳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들으란 듯이 말한 것도 신경이 쓰였다. 도대체 의친왕은 무슨 생각으로, 이 사람들 앞에서 그런 말을 한 거지?

 

 의친왕이 마저 말을 이어갔다.

 "[오늘 이 문서를 감정해달라고 한 것에는, 그 의미도 포함되어 있소이다. 이 문서의 정체를 밝혀낼 정도의 조예가 있는 사람이라면, 내 아들을 가르칠 자격이 있을지 의견을 묻고 싶소. 그대들의 평가는 어떻소?]"

 ...이게 만난 지 한 시간도 안 된 사람을 표현할 때 쓸 법한 표현인가?

 얼마나 능청스러운지, 의친왕의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심사숙고를 거쳐 사람을 뽑았다고 생각하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확인절차를 위해, 교양 있는 외부인에게 심사를 맡겼다는 식으로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거기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내가 안내했던 그 신사의 말을 따라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정말 엄청난 인재이며, 곁에 둘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곁에 두겠다고 말이다.

 의친왕은 미소를 띠고는, 시종을 불러서 날 일단 대기실로 쓰는 장소에 데려가라고 명령했다. 손님맞이를 끝낸 후 직접 나에게 볼 일이 있으니, 귀하게 모시라고 당부하면서 말이다.

 

 의친왕의 명령은 지체없이 수행되었다. 난 시종의 안내를 받아 나오면서, 내가 안내한 신사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고, 이름조차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딱히 별 상관은 없을 일일 것이다. 앞으로 다시 인연이 닿을 일이 없다면 이름이나 정체를 모르든 어차피 별 상관 없다. 그리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인물이라면, 조만간 관련 정보를 접하게 될 것이다.

 

 지금 내 상황에서는, 그보다는 방금 터진 폭탄선언 쪽이 더 중대했다. 의친왕이 나를 아들의 교사로 삼겠다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선포한 것이다!

 의친왕 장남 이건은 1909년생, 차남 이우가 1912년생. 많이봤자 올해 열 살 정도 된 어린아이다. 어린아이의 교사 노릇을 하라니, 안 될 말이다. 그럴 때가 아니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왕족을 가르친다는 것은 큰 영예일 것이다. 의친왕이 내게 말 한 마디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한 것도, 그런 면에서는 납득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그건 영광스러운 자리이고, 부담이 아니라 영광을 주는 자리라면 본인에게 미리 말하지 않아도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난 경우가 달랐다.

 

 아무리 왕족이라지만,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의 어린아이다. 그리고 내 능력은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더 즉각적으로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는 능력이다.

 갖가지 언어를 모국어처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으며, 앞으로 백여년동안 펼쳐질 역사에서의 주요 사건도 모두 내 머릿속에 있다. 이걸 이제 열 살 정도 된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데에 쓰라고?

 물론 그 아이가 잘 배우면, 나중에 컸을 때 그건 그것대로 유용하게 활용되겠지만, 열 살 남짓한 아이가 자라기를 기다릴 만큼 느긋한 처지가 아니었다. 1919년이라는 현재 시점이 국제적으로, 그리고 세계사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어떤 기회인지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랬다. 다시 없을,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역사적 기회인 것이다.

 

 게다가 난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그 아이에게 가르칠 수도 없다. 이 시점에서 얻을 수 없는 정보, 알 수 없는 것을 아이에게 가르쳐줬다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내가 여기에서 내가 아는 정보를 활용하려면, 표면적으로는 이 시점 한국에서 취득할 수 있는 정보를 기초로 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의심을 사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의친왕 자녀의 개인교사를 맡는다면, 그런 정보를 접하는 것과 거리가 멀어질 것이다. 교사 역할에 필요한 것 이외의 정보와 자료를 얻는 게, 부자연스러워 보일 것이다.

 왕족의 교사라는 자리는, 지금의 내게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자리였다. 아무리 현재 군주의 조카를 가르치는 일이라도 해도 말이다.

 

 하지만 영광스럽다고 여겨지는 자리를 다짜고짜 거절했다간 오히려 일이 꼬일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건방지다는 평 정도로 끝난다면, 엄청나게 운이 좋은 것이겠지.

 의친왕의 노여움을 사거나, 혹은 그 이상의 사태가 일어날지도 몰랐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내 능력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위치를 획득할 수 있지?

 

 "자네도 많이 놀란 모양이군."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난 정신이 들었다. 의친왕이었다.

 ....놀란 모양이냐니, 그런 걸 놀랍다는 표현 정도로 설명된다고 여기는 스케일이 더 놀랍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왕족 교사 자리에 임명한다고 공표한 게, 고작 놀랄 일일리가 없지 않냔 말이다.

 하지만 일단 여기서는, 어떻게든 교사 자리만은 반납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너무나도 황공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전하, 하오나 전 감히 자제분을 가르칠 만한 소양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그 사람들의 평을 듣지 않았나. 난 자네같은 사람을 찾고 있었네. 서양 문화에 해박하여, 서양식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는 사람 말일세.

 난 일찍이 미국에 유학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런 것을 절절하게 느꼈었지. 서양에서는 단순히 서양 언어를 잘 하고 비싼 최신 서양 물품을 사용할 줄 아는 것만이 아니라, 서양 역사나 문화 등에 대한 지식과 안목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을 말일세. 그런 것을 갖추지 못했다면, 기껏해야 졸부 수준의 대접밖에 받지 못하지."

 그리고 의친왕은 내 손을 잡더니 말했다.

 "하지만 자네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네. 나는 배우지 못했던 것을, 내 아이가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줄 수 있으리라 믿네."

 

 난 어떻게든 이 제의만은 뿌리쳐야 했다. 순간, 난 일거양득이 될 수도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전하, 전 서양 문화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좀 있다 해도, 최근 세계 정세조차 제대로 모르는 사람입니다. 세계 정세도 모르는 사람이, 귀한 분을 가르친다는 것도 안 될 말입니다."

 "세계 정세라니, 무슨 말인가?"

 "그러니까, 전하, 저는-"

 나는 마른침을 꼴딱 삼키고 말을 마저 이었다.

 "5년 전, 1914년 유럽에서 대전이 일어난 이후에, 세계 정세가 어떻게 되었는지 저는 전혀 모릅니다.

 아는 것은 프랑스와 영국이 힘을 합치고,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다른 편에서 힘을 합쳐 서로 싸웠다는 것과, 독일 및 오스트리아 측에서 패전했다는 것 정도입니다. 그리고, 일본 제국에서 독일과 오스트리아 측 편에 가담했다가, 이번에 패전국이 되었다는 것도요. 제가 아는 것은 이 정도가 전부입니다."

 "자네에게 서양 문물을 가르쳐준 사람은, 전쟁에 대해서는 몰라도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군.... 젊은 청년에게라면, 틀린 말은 아니겠지."

 

 1917년 러시아 혁명 이야기는 일단 제외했다. 지금은 딱히 중요한 이야기도 아니지만, 황족 앞에서 러시아 혁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안 잡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난 이 세계에서 세계 1차 대전의 흐름이 어땠는지를 알아야 했다. 의친왕이 그런 잡다한 질문에 일일이 대답해주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관련 자료를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정도는, 가르쳐 줄 거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이런 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자녀 교육을 맡길 수는 없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무엇보다 고대했다.

 

 하지만 의친왕의 대답은 의외였다.

 "자네는 지난 최근 몇 년 간의 전쟁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적다는 이유로 내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재일세."

 그러니까... 끝까지 아들 교육 담당으로 삼겠다는 이야기지?

 

 "하지만, 교사라는 자리에는 반드시 필요한 소양이지요. 전 그것이 없습니다. 제가 교육을 맡았다가, 혹여 자제분께서 세계 정세에 어두운 분으로 자라나기라도 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아, 그거라면 상관없네. 내 아들의 교사로 삼겠다는 건, 자넬 내 옆에 두기 위한 구실이니까.

 교사를 정하는 것만은 부모의 권한일세. 그것만은 교사가 반역죄인이 아닌 한, 설사 황제 폐하라도 간섭할 수 없는 것이네. 내 아들의 교사로 두겠다면, 누구인지도 모를 자네를 내가 거둔 것에 대해서 간섭하지 못할 걸세."

 

 ....이건 이것대로 문제였다. 자기 아들을 교육시키는 교사라는 자리를, 고작 처음 보는 인재를 옆에 두기 위한 구실로 써먹으려고 했다고? 그것도, 다짜고짜 처음 만나도 한 시간도 안 되어서, 외국인들 앞에서 공표할 만큼? 어떻게든 자녀 교사 자리만은 피하고 싶다는 내 소망은 일단 성취된 셈이기는 했는데, 또다른 문제가 터진 격이었다.

 

 내 입장에서야 잘 된 일이었다. 여러 외국어에 능통하고, 앞으로의 역사도 알고 있는 능력을 써 먹을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거의 만나자마자 이런 식으로 중용하겠다고 덜컥 결정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자녀교육이란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고, 교사를 결정할 때에도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또 거듭해서 신중하게 정해야 하는 것 아니었던가? 의친왕 아들이면 왕위계승권 5위 안에는 있을 텐데, 그 교사라는 자리가 그렇게 가벼운 거였냐고?

 그렇게까지 날 옆에 두고 싶다는 것은 고마웠지만,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결정하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운 명분을 갖다댔다. 폭탄발언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 사람은 대범한 건가, 무모한 건가?

 

 하지만 의친왕의 진정한 폭탄발언은 그 다음에 나왔다. 아마 내게 어떻게 그 많은 외국어를 배웠는지 알려달라고 했어도, 그 폭탄발언보다는 덜 아득했을 것이다.

 나는 이 세계에 처음 떨어졌을 때조차, 이 폭탄발언을 들었을 때처럼 기겁하지는 않았다.

 

 "그러고보니 난 자네 이름도 모르는군.

 자네 이름은 어떻게 되나?

 부모와 조부모는 누구이고, 성씨와 본관은 어떻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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