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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사님~ 제발 그것만은...
작가 : 라미루이
작품등록일 : 2020.8.1

일년전 사별한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요상해져..이를 어쩌지..잠을 안 잘 수도 없고..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시아 엄마
"정이수"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처절한 생존 육아 분투기. 얼마 전부터.. 귀가 간질간질.. 아이들 속마음까지 들리는데. 과거 계약연애를 했던 이사님은 늘찬 아빠가 되어 나타나고. 이사님과의 좌충우돌 티키타카는 현실이라네~
#꿈환상공포호러판타지 #여주히어로 #여주사이다 #이사님은엉뚱찌질집착파트너 #무궁무진스토리 #로코물 #재회물 #육아물 #이세계모험물
ramilui5058@gmail.com

 
22. 오늘 밤을 다 태워버려!!
작성일 : 20-08-20 22:27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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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됐어! 정말..."

 

 속으로 내리누른 화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복받쳐 오른 걸까? 아니면..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아슬한 줄타기를 거듭한 피로가 누적된 탓일까?

 

 풀썩 쓰러지는 볏단처럼 그 자리에 실신하고 마는데..

 

 전광석화처럼 뒤로 다가온 태오가 든든한 팔을 뻗는다.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재빨리 내미는 푹신한 팔베개...

 

 거친 아스팔트 바닥과 키스할 뻔한 여린 뺨은

 두터운 잔디밭에 내려앉은 듯 편안키만 하다.

 

 (그렇게 욕을 바가지로 처먹어도...

 

 제가 고난에 빠질 때는 상남자로 변신하는

 

 그런 분이로군요..)

 

 흐릿해지는 포커스가 간혹 그의 눈동자에 맞춰질 때마다..

 

 당황하면서도 품에 안은 그녀의 안위를 걱정하는 진심이 가득함을 느낀다.

 

 "뭐야? 연기인 줄 알았더니.. 진짜 쓰러진 거야?"

 

 (비, 빌어먹을...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이게 연기면, 이참에 할리우드 데뷔해야 하나...)

 

 "어지러워요... 눈 앞이 핑핑 돌고... 하얘지고.."

 

 맥없이 그의 너른 품으로 꺾어지는 가냘픈 목..

 

 그와 동시에 저 위.. 베란다에서 터지는 아이의 외침..

 

 "엄마아~ 왜 그래에? 무슨 일 있어?"

 

 "아빠, 이, 이모가 이상해요!"

 

 "안 되겠다. 일단 시아네 집으로 들어가자!"

 

 태오는 굵다란 장딴지에 힘을 모으고는 스쿼트 동작으로 가뿐하게 일어선다.

 양팔에 안은 그녀의 동그란 머리 사이로 길게 묶은 포니테일이 툭 떨어지고..

 

 "시아야아~ 거기 몇 층이야??"

 

 나란히 늘어선 아파트 단지를 울리는 우렁찬 목소리.

 이에 두 손을 메가폰 삼아 응답하는 아이.

 

 "8층이요오옷~ 문 열어놓고 있을께요오!"

 

 "하늘찬! 가자.."

 

 아빠가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늘찬은 기특하게도..

 

 누군가 드나드느라 열린 라동 슬라이드 도어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게 아닌가?

 

 "울 아들.. 굿 잡!!"

 

 그들은 뛰어가다시피 출입문을 지나쳐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8층 버튼을 누른다.

 

 엘베 거울에 비치는 이사님 품에 안긴 자신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이수는 혼미해지는 정신줄을 어떻게든 붙잡으려

 

 안간힘을 쓰지만.. 요즈음 수많은 꿈과 현실을 오가며,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일들이 그녀를 얼마나 지치게 했을지..

 

 감히 상상이 가질 않는다.

 

 강철 문이 서서히 닫히자, 승강기가 덜컹 움직이고..

 

 결국.. 그녀는 정신을 잃고 마는데..

 

 수명이 다한 듯 좁은 승강기 안을 비추는 형광등이 깜박거린다.

 

 불규칙적으로 점멸하는 불빛 사이사이

 낯설면서도 익숙한 장면들이 서서히 떠오른다.

 

 

 ***

 

 한쪽 귀퉁이가 떨어졌는지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거대한 스크린..

 

 관객의 시선도 따라서 삐딱해지는 그런 허름한 극장이 있었다지.

 

 듣도 보도 못한 형편없는 삼류 영화를 심야 상영했는지..

 

 듬성듬성 객석을 채운 사람들이 중간에 야유를 퍼붓는다.

 

 "우우~ 꺼져, 때려치우라고!!"

 

 고함 소리는 점점 커져 신경질적으로 울려 퍼지는 휘파람 소리와 뒤섞이고..

 

 다이너마이트의 심지가 타들어가듯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고조되는데...

 

 "으악!! 뜨거워! 어떤 미췬 새끼가..."

 

 1층 라열 중간쯤 앉은 사내가 저 위를 올려다보며

 

 삿대질을 하더니 온갖 욕설을 퍼붓는다.

 

 그의 머리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벌건 고춧가루가 범벅된 국물과

 

 꼬불꼬불한 라면 면발들.. 주위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린다.

 

 2층에서 짓궂은 아이들이 반쯤 먹다가 내던진 컵라면은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천천히 낙하하더니

 

 험상궂은 그 사내에게 퍽!! 명중한 것이다.

 

 "으하하하핳!!~"

 

 누군가는 배꼽 빠지게 웃어대고,

 

 "개@#$@쓰#%$@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퍼부어대는 취객.

 

 또 누군가는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가는데..

 

 허공을 가르며 휙! 날아가는..

 

 자주색 시트 하나..

 

 "퍼엉!! 터졌네.. 터졌어.."

 

 저마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각양각색의 폭탄이며 폭죽이 터져 버린 듯

 

 손에 잡히는 대로 힘껏 던져댄다.

 

 "으아아아아ㅏㄱ, 너도 당해봐아앗!!"

 

 아까 뜨거운 라면 세례를 받은 사내는 또 한 번 팝콘을 뒤집어쓰고는..

 

 악에 받쳐서 가까이 놓인 시트를 들고는 누군가를 죽도록 후려 패고...

 

 사방을 정신없이 날아다니는 시트며 콜라컵에 산산이 터지는 팝콘까지..

 

 그야말로 여기는 "광란의 페스티벌".. 그 자체다.

 

 우루루 몰려다니며 코너에 몰린 누군가에게 린치를 가하는 성난 군중들..

 

 "으허억, 철퍼덕!!"

 

 급기야는 2층 펜스에서 어쩔 줄 모르던 뿔테 안경 낀 사내가 무리에 떠밀려 아래로 추락하고..

 

 도대체 그들은..

 

 왜 그리 화가 난 것일까?

 

 관객 1: "평점 바닥을 까는 형편없는 영화 때문이야!!"

 

 관객 2: "너무 지루해서 잠도 안 온다고!!"

 

 관객 3: "컬트? 인디? 아트? 다 필요 없어!!

 저따위 망작 보려고 심야에 죽치고 앉아있는 줄 알아??"

 

 "차라리 우린, 몸을 부딪히고 뛰어놀 수 있는..

 

 이런 크레이지한 축제가..

 

 미치도록 즐겁고 재미있다고!!!"

 

 지금 이 순간을 철저히 즐기고 말겠다는..

 

 똘똘 뭉친 하나의 의지로,

 

 이구동성으로 목놓아 외치는 그들.

 

 하나둘씩 피투성이가 되어 널브러지고,

 

 기진맥진 탈진한 자가 늘어날 무렵.

 

 별안간 천장의 조명이 팍!! 켜진다.

 

 "뭐야~! 불 안 꺼!!"

 

 두리번거리며 피칠갑을 뒤집어쓴 짐승을 닮은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곤

 

 치를 떠는데..

 

 "삐익, 삐이이익!!"

 

 귀청을 찢는 호루라기를 연신 불어대며

 

 무대 위로 등장하는 요란한 피에로 분장을 한 사내..

 

 "캬아아옹~!!"

 

 그 뒤를 졸래졸래 따르는 정체불명의 귀여운 고양이..

 

 인가했지만 커다란 용의 날개를 퍼덕거리며

 

 번득이는 꼬리촉을 살랑거린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선 채 무대 위를 바라보는 군중들.

 

 "자, 여러분.. 이제 캄다운할 시간이야!"

 

 허옇게 떡칠한 자신의 얼굴 가운데

 

 동그란 꼬마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빨간 코를 꽉 쥐어

 

 "뾱, 뾱" 소리를 내곤

 

 "크하하핳" 미친 사람처럼 웃어댄다.

 

 "소개가 늦었군. 내 이름은.. 루시드야!"

 

 관객 4: "니가 뭔데 나대고 지랄.."

 

 관객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휘잉" 파닥이는 날갯짓과 함께

 

 그를 스치듯 지나가는 정체불명의 생물체..

 

 광대 분장을 한 루시드의 한쪽 어깨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그의 등 뒤로 늘어뜨린 꼬리날에서는 뚝뚝.. 핏물이 흘러내리고..

 

 잠시 후 목덜미에서 피 분수를 내뿜으며 주저앉듯 쓰러지는 관객 4.

 

 "끄아아악~! 살려줘!"

 

 동분서주하며 가까운 출입구를 찾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

 

 하지만..

 

 문은 꼼짝하지 않는다.

 

 루시드가 큰 소리로 외친다.

 

 "당신들은 한마디로.. 매너가 꽝이야.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이 난리를 치다니.."

 

 "셋 셀 동안.. 얌전히 자리에 앉지 않으면.. 다시 한번 피바람이 불거야!!"

 

 "하나!"

 

 힘차게 날개를 펄럭이며 허공으로 솟아오르는 괴몬스터..

 

 "두울!!"

 

 슬금슬금 눈치를 보다가 멀찍이 뒷자리에 앉기 시작하는 사람들.

 

 "마지막 영화가 남아있어..

 

 역사에 길이남을 고전이 될 운명을 거머쥔 명작!"

 

 "특별히 이 자리에.. 여주를 게스트로 초대했다지??

 

 메인 라이트, please!!"

 

 무대 상단에서 객석 어딘가를 비추는 강렬한 조명..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객석 중간 VIP석에 앉은 주인공은 놀랍게도..

 

 바로 "이수"였다!!

 

 "자, 모두 환영의 박수를.."

 

 "바쁜 스케줄 탓에 얼마 전 쓰러진 셀럽 중의 셀럽!!

 특별히 모신 게스트라구. "

 

 마지못해 한두 명씩 박수를 쳐대고..

 

 보다 못한 루시가 "끄아옹!!" 괴성을 내지르며

 

 극장 안을 한 바퀴 크게 돌자..

 

 마침내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진다.

 

 그녀는 방금 전 이사님의 품에 안겨 정신을 잃었건만..

 대체 어떻게 이 광란의 현장에 와 있는 것일까?

 

 현실과 꿈의 경계를 이루는 가느다란 동아줄에서

 

 아슬아슬.. 위험한 줄타기를 하던 중..

 

 그간 쌓이고 쌓인 긴장이 풀리며 휘청..

 

 균형을 잃고 저 아래 어딘가로 떨어진 것일까?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너무나 많더라.

 

 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이수는..

 

 자신의 복잡한 무의식과 욕구가 반영된..

 

 정반대의 초현실적인 세계에

 

 손바닥 뒤집듯이,

 

 자신도 모르게 발을 들여놓을 기회가 그만큼 많으리라.

 

 처음부터 끝까지 광분하는 폭도들의 난장판을 목격하면서도 그녀는 어떤 대응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을 타깃으로 삼지 않기를 바라고 바랄 뿐이었다.

 

 다행히도 그들은 그녀를 볼 수 없는지.. 투명 인간처럼 무심히 지나쳤다.

 

 그녀는 푹신한 좌석에 포박당한 듯 꼼짝도 못 한 채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미소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이 끝이 나거나,

 

 현실의 내가 정신을 차려 깨어나던가.. 둘 중 하나인가?)

 

 "자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시길!!"

 

 어두운 무대 뒤로 사라지는 루시드와 루시.

 

 잠시 후 조명이 꺼지고.. 스크린에 불이 들어온다.

 

 

 벌거벗은 남녀의 높낮이가 다른 신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사내의 맨 등을 길게 긁어내리는 날선 손톱 위엔 빨간 매니큐어가 반짝인다.

 

 오피스 회의실 테이블에서..

 

 바닥에 깨진 그릇과 음식이 난무하는

 가정집 식탁에서..

 

 향긋한 비누거품이 가득한 욕조 안에서..

 

 심지어는 엔진의 열기가 식지 않은 자동차 보닛 위에서도..

 

 쉴새없이 정사를 벌이는..

 

 이수와 태오.

 

 

 "이제야 볼만하네!!"

 

 "휘이익~ 휙!!" 기다란 휘파람을 연이어 불며 호응하는 관객들.

 

 중간중간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루시드의 친절한 해설..

 

 "자! 여러분이 그렇게 고대하던 세기의 불륜, 상간, 복수 치정극.."

 

 "그들은 과연 세상의 눈을 피해 끝까지 쾌락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인가?"

 

 갑자기 필름 롤이 지지직거리며 장면이 바뀌더니..

 여고생들이 가득한 교실이 나타나고..

 

 칠판에는 "축.. 졸업!!, 선생님 감사해요~, 민정아!! 나중에 꼭 보자."와 같은 졸업 축하 멘트들이 가득 쓰여 있다.

 

 깜짝 놀라 눈이 동그래진 이수..

 

 "저, 저기는.."

 

 학교 뒷마당, 꽃다발을 손에 든 두 학생에게 줌인.. 롱테이크로 이어진다.

 

 ??: "똑똑히 들어!! 넌 실패자야! 넌 루저라고.."

 ??: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졸업했으니까 하는 말인데.."

 

 "다신 아는 체 하지 마!! 이 찐따야.."

 

 바닥에 흩어진 붉은 장미꽃 위로 뚝뚝 떨어지는

 

 무수한 빗방울...

 

 곧이어 스크린을 바라보는 이수의 뺨을 가르는 한줄기 눈물..

 

 "저 애 이름이.. 아마도.."

 

 "서연이였지? 장서연.."

 

 

 잠시 화면이 일그러지더니 갑작스레 등장하는 활짝 웃음 짓는 스마일 "핀볼"!!

 

 "뭐야?? 벌써 끝이야?"

 

 "아니, 중간에 김 빠지게.. 뭐냐고??!!"

 

 다시금 자리에서 일어나 흥분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또 다시 무대 위로 나서는 루시드.

 

 "여러분.. 진정하세요!! 진정.."

 

 "우리가 진정하게 생겼어? 여기서 죽은 사람이 몇인 줄 아냐고!"

 

 "이럴 거면 환불해줘.. 두 배 아니 열 배로 환불하라고!!"

 

 스피커를 쩌렁쩌렁 울리는 다급한 기계음.

 

 "경고! 워닝! 연옥 월드의 익사이팅 지수가 임계치를 돌파합니다.

 이대로 가면.. 현실 세계도 위험.. 위험!!"

 

 갑자기 붉은 조명이 사방을 밝히고.. 눈이 부셔 제대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스크린 위에서부터 서서히 흘러내리는 핏빛 폭포가 스마일 핀볼을 적시며

 

 파란 만장했던 무대의 막을 내린다.

 

 "이게 끝이 아니야.. 소소한 쿠키 영상이 남았다구!! 끄하하핳"

 

 "캬오룽!~"

 

 스크린 뒤에서 괴이한 짐승의 울부짖음과 함께 그림자가 어른거리나 싶더니.

 

 누군가 무대 뒤에서 성냥으로 불장난을 벌인 것일까?

 

 넓은 장막 아래서 시작된 한점 불티는 서서히 꺼먼 얼룩으로 번지더니

 

 여백을 남김없이 먹어치운다.

 

 하얀 스크린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삽시간에 무대를 화염으로 채우고..

 

 높다란 천장으로..

 

 빽빽이 늘어선 패브릭 좌석으로..

 

 스티로폼으로 가득 찬 벽면으로 번지는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불기둥이 포효한다.

 

 넓은 실내를 휘감아 오르는 매캐한 연기가

 죽음을 피해 발버둥치는 자들을 조용히 잠재우는데..

 

 "끄아아아악!!"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온몸이 불에 휩싸인 채 어딘가로 돌진하는 자..

 무시무시한 속도로 2층 펜스를 뚫더니, 불새가 되어 허공으로 날아오른다.

 

 꼼짝없이 앉아 있는 이수 주위로 불기를 머금은 재꽃이 흐느끼듯 쏟아지고..

 

 굳게 닫힌 출입구에 몰려 아우성치고 버둥대다가 산 채로 태워지는 자들..

 

 한 편의 지옥도가 펼쳐지는 그 광경을 묵묵히 보고 있던

 

 그녀의 눈물이 불기운에 말라버릴 무렵.

 

 마침내..

 

 그녀는 허구의 세계에서 정신을 잃는다.

 

 그와 동시에..

 

 현실의 그녀는 눈을 뜨는데..

 

 

 ***

 

 "얘야.. 이제 정신이 드니?"

 "엄마아~ 정신 차려!!"

 

 거실 소파에 길게 누운 그녀가 눈을 뜨자..

 

 동그란 시야에 낯익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온다.

 

 걱정이 가득한 눈빛의 박 여사..

 

 금방이라도 눈물이 펑펑 터질듯한 시아..

 

 그 뒤로 유리컵을 들고 안절부절못하는 이사님과

 

 휴우.. 한숨을 내쉬는 늘찬까지..

 

 (.. 돌아온 건가? 모두가 기다리는.. 집으로..)

 

 그녀는 가만히 손을 뻗어 허벅지를 힘껏 꼬집는데..

 

 

 

 

 

 - 22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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