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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사님~ 제발 그것만은...
작가 : 라미루이
작품등록일 : 2020.8.1

일년전 사별한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요상해져..이를 어쩌지..잠을 안 잘 수도 없고..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시아 엄마
"정이수"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처절한 생존 육아 분투기. 얼마 전부터.. 귀가 간질간질.. 아이들 속마음까지 들리는데. 과거 계약연애를 했던 이사님은 늘찬 아빠가 되어 나타나고. 이사님과의 좌충우돌 티키타카는 현실이라네~
#꿈환상공포호러판타지 #여주히어로 #여주사이다 #이사님은엉뚱찌질집착파트너 #무궁무진스토리 #로코물 #재회물 #육아물 #이세계모험물
ramilui5058@gmail.com

 
21. 노브라가 어때서요? 이사님~
작성일 : 20-08-19 00:26     조회 : 52     추천 : 0     분량 : 6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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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사님: [도착했어. 드림아파트 라동 앞이야.]

 이수: [넹, 곧 나갈게요.]

 

 서둘러 현관문을 나서려는 이수를 말리는 한 마디.

 

 "엄마, 그러고 나갈 거야?"

 

 탈수를 미처 하지 못한 헹굼 빨래처럼 그녀는 물에 빠진 새앙쥐 신세다.

 

 "늘찬 아빠가 보면 목욕하다 중간에 나온 줄 알겠어.."

 

 뭐가 그리 우스운지 키득키득대는 아이

 

 "집 앞에 잠깐 나가는 것도 복장 신경써야 되니? 에이.. 참"

 (쓰레기 버리러 나갈 때처럼 늘어난 티셔츠에 추리닝 입으면 안 되나..)

 

 (아이 가방 전해주러 온 남자한테 그 꼴을 보이는 건... 그림이 별로 안 이쁘지?)

 

 서둘러 드레스룸을 겸한 작은방에 들어가 젖은 옷을 훌렁훌렁 벗고는 마른 수건으로 온몸의 물기를 닦아낸다.

 

 아담한 어깨 측면을 따라 절묘한 곡선을 그리며 솟아오른 가슴 라인은 그녀의 콧대를 닮아 바짝 위를 향해 서 있는데...

 

 핑크빛 섞인 홍조를 띤 맨살은 농익은 복숭아처럼 누군가의 손길이 닿으면 단물이 뚝뚝 흘러내릴 듯 하더라..

 

 (... 이건 너무 야시시하고... 저건 후줄근하고... 음)

 

 이런저런 패턴이 가득한 옷장을 뒤지고 헤치다가 확~ 눈에 들어온 원피스 한 벌

 

 베이지색 원단에 탐스러운 장미가 가득 피어있는 A 라인 스커트..

 "어서 날 걸치고 멋진 사내를 유혹해봐!" 라고 말을 거는 듯하다.

 

 "이걸로 결정!"

 

 꽃무늬 원피스를 걸치고 반쯤 마른 머리를 질끈 동여매니 훤히 드러난 맨등을 살짝 가리는 포니테일 완성...

 

 방문을 열자마자 시아가 냉장고에서 꺼낸 캔커피를 척~ 내민다.

 

 "내 가방 전해주러 왔는데.. 빈손으로 나가는 건..."

 "... 매너 꽝이다 이거지?"

 

 현관 앞에 나란히 놓인 광택이 도는 에나멜 레드 슈즈와 흰색 스니커즈...

 

 (... 저걸 신으면 그 인간, 분명 헤벌레~ 해서는 껄떡댈 거야... 확실해.. 100%)

 

 신어보니 깔끔한 화이트 톤과 그녀의 슬림한 발목이 잘 어울리네.

 

 "엄마, 이쁘다! 나도 같이 나갈까?"

 

 "됐거든... 얌전히 책 보고 있어. 금방 들어올 거야."

 

 "쳇, 재미없어..."

 

 현관문을 닫는데 "메에롱~" 하고 혀를 내미는 아이

 

 (뭐야, 쟤.. 오늘따라 오버하네...)

 

 머리를 갸우뚱하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잠시 후 육중한 철문이 좌우로 열리고 엘베 전면에 설치된 거울로 성큼 다가서는 이수...

 

 (나야말로... 잠깐 요 앞에 나가는데 무지 힘줬네.)

 (메이크업까지 했으면 무슨 소개팅 나가는 줄 알겠어...ㅋ)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듯 싱긋 웃는다.

 

 (립이 뭔가 허전한데... )

 

 창백한 아랫입술을 자근자근 깨무는 중에...

 

 어느새 1층에 도착한 엘베...

 런웨이로 당당히 걸어가라는 듯, 문이 열리고 환한 빛이 쏟아진다.

 

 

 ***

 하태오는 벤츠 운전석 도어에 비스듬히 기대어

 

 팔짱을 낀 채 걸어오는 그녀를 바라본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이지만, 커다란 하트를 그리며 화사하게 웃는 입술 라인이

 

 그의 시선을 한번에 사로잡는데...

 

 베이지색 원피스에 피어난 장미꽃들이 발랄한 발걸음과 함께 다가오는가 싶더니

 

 무릎 위에서 매끈하게 떨어지는 맨다리가 백옥처럼 눈부시다.

 

 (활짝 피어난 장미꽃 다발이 내 품에 포옥~ 안기는 것만 같구나...)

 

 첫사랑이 다가오는가 싶어 휘둥그레진 동공이 눈부신 미모에 적응될 무렵,

 

 봉긋하게 솟은 가슴 곡선에 사로잡힌 그는 정신줄을 아예 놓아버렸는지 멍만 때린다.

 

 "이사님, 이사님!!"

 "... ㅇ,어엉"

 

 "뭐예요? 뚫어지게 바라만 보고..."

 (.. 뭔가 많이 허전한 옷차림인데...)

 

 갑자기 라동 어딘가에서 울려 퍼지는 메아리.

 

 모두가 고개를 들어 저 위를 쳐다보는데...

 

 "늘찬아아, 안녀엉~"

 

 8층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젖힌 시아가 주차장을 내려다보며 큰 소리로 인사하는 게 아닌가.

 

 "쟤가.. 위험해, 들어가아."

 

 잔뜩 화난 표정을 지으며 손을 저어대는 엄마의 엄포에 입을 삐죽거리며 마지못해 몸을 숨기는 아이.

 

 늘찬이 반쯤 내려간 뒷좌석 창문으로 몸을 내밀어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시아 엄마~"

 

 (우와! 이쁘다..)

 

 "다시 봐도 반갑네."

 

 (아이들은 진실만을 얘기한다던데.. 오호홍~)

 

 그녀를 보고 감탄하는 아이의 속마음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태오는 자신의 뺨을 손바닥으로 두어 번 때리며

 

 집 나가려는 정신줄을 끌어 앉히려 하는데..

 

 "진한 커피로 더 마셔야겠어요. 카페인 부족 같은데.."

 

 "벌써 석 잔째거든. 심장이 벌렁벌렁해."

 

 "근데 제 가슴에 뭐 묻었어요? 하도 쳐다보길래..."

 "아니.. 그건 아니고..."

 

 "붉은 장미꽃이 살아 움직이는 줄 알고... 내가 미쳤나 했지.."

 "장미요?"

 

 자신의 원피스 패턴을 내려다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린다.

 (빨간 구두를 고르지 않은 건 탁월한 선택... 역시나..)

 

 "어디 좋은 데 마실 나가나 봐. 봄나들이 옷차림이네.."

 (봄나들이 간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 흑흑)

 

 "가끔 이렇게 입고 집에 있어요.. 봄 기분도 낼 겸..."

 "바람직한 자세야. 난 집에선 편하게 입자 주의라..."

 

 뒷좌석 열린 창문 너머로 시아의 핑크색 가방이 얼핏 보인다.

 

 "늘찬아, 거기 옆에 시아 가방 좀 줄래."

 "네, 아빠."

 

 아이는 차 안에 있기 갑갑했는지 가방을 품에 안고 차에서 내리더니 그녀에게 직접 건네준다.

 

 "고마워요, 이사님. 여기까지 직접 전해주러 오시고..."

 

 "고맙긴.. 뭘.. 당연히 갖다 주는 거지."

 

 "요즘 정신이 없어서 그런가.. 아까 집에 오는데 뭔가 허전하다 싶더니.."

 

 ".. 가끔씩 "실수"도 하고 그래야... 인간미도 느껴지고 그러는 거지.. 허허"

 

 다시금 그녀의 가슴을 은근슬쩍 바라보는 응큼하고 야릇한 시선...

 

 (이걸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에라 모르겄다...)

 

 ".. 그럴까요?"

 

 바늘 하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빈틈없이 살다 보면 주변 사람도 숨막히게 한다지.

 

 가끔은 어이없는 실수도 저지르고, 허술한 틈새도 보이며 살아야..

 

 뭇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곁을 내주는 것이리라.

 

 "여기까지 왔는데, 이거라도..."

 

 가방을 받아 든 이수는 한 손에 든 시원한 캔커피를 내민다.

 (하마터면 빈손으로 나올 뻔했어.. 시아야, 고마워~)

 

 "냉장고에서 막 꺼냈나 보네? 엄청 시원해.."

 

 그는 옆에 선 늘찬의 한쪽 뺨에 캔커피를 착~ 대보더니 껄껄 웃는다.

 

 "앗, 차가워!! 아빠아, 이러기야~"

 

 아빠의 정강이를 발로 차고, 옆구리를 주먹으로 두어 번 쥐어박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쥐더니 결투를 청한다.

 

 "복수하고 말테다. 싸우자아~"

 

 태오는 두 손바닥을 쭉 펴고 방어 자세를 취하더니 잽싸게 화단 쪽으로 줄행랑을 치고...

 

 "지구 끝까지 쫓아갈 테다! 나쁜 악당 같으니..."

 

 몇 발짝 못 가 붙잡힌 그는 가차 없는 응징을 가하는 아이에게 제대로 맞서지도 못하고...

 

 "아이구 에고 어구구~" 소리만 내지르며 자신의 급소를 막기에 바쁘다.

 

 "항복, 항복! 아빠가 잘못했어.. 다시는.."

 

 아빠의 백기 투항을 받아줄까 말까 망설이는 아이...

 

 태오는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리는 척하다..

 

 아이의 옆구리를 신나게 간지럽히며 다시 한번 장난을 친다.

 

 "으하항핳, 허억, 아빠~ 미워! 밉다구.."

 

 아이는 미칠 듯이 웃다가, 악이 받쳐 성내다가 종잡을 수 없더니

 

 그 자리에 벌러덩 누워 몸부림치고, 떼굴떼굴 구르고... 야단법석이 났다.

 

 (누가 애고 누가 어른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

 

 "엄마 이제 들어와아.. 나 심심해에엣!"

 

 다시 한번 시아가 이쪽을 내려다보며 소리를 내지르고...

 

 부자간의 장난기 넘치는 다툼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이수가 손을 흔든다.

 

 "저 이만 들어갈게요. 조심히 돌아가세요."

 

 "미어, 미워! "

 

 아빠 밉다고 발버둥 치는 아이의 장딴지를 잡더니

 

 쌀가마니를 지듯 한쪽 어깨에 번쩍 들어 거꾸로 올린 태오.

 

 여간 덥지 않은지 벌게진 얼굴로 방긋 웃음을 짓는데...

 

 아이는 성이 가라앉질 않는지 거꾸로 선 채 아빠의 등짝을 주먹으로 꽁꽁 때린다...

 

 잠시 그들을 바라보다 등 돌려 아파트 출입구로 향하는 이수...

 

 아파트 뒤에 자리 잡은 산자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녀의 목덜미를 휘감더니

 

 얄팍한 원피스에 가리인 가슴 골짝을 타고 휘몰아쳐 내리는데...

 

 산들바람을 머금어 한껏 부푼 원피스 앞자락이 펄렁거리고...

 

 "아이 시원타, 오늘 왜 이리 바람이 잘 통해.."

 

 고개를 숙여 부푼 앞섬을 여미는 순간 시야에 들어오는 알가슴 한 쌍..

 

 (허거덕...)

 

 맨가슴 왈: (.. 이제야 눈치챘어? 저 남정네가 내 면상을 어찌나 훔쳐보던지...

 사팔뜨기 마냥 정신없이 돌아가는 저 눔의 눈깔, 확 뽑아버릴라~ 겨우 참았지 뭐야..

 가끔 보면 너도 둔녀라고.. 둔녀!)

 

 '무심하게 시크하게 과감하게!' 무방비로 방치한 맨가슴의 하소연이 이어진다.

 

 (얼씨구~ 오늘 이래저래 많이도 허전한 날이네..

 

 아까 서둘러 나온다고 '브라'를 깜박했어..)

 

 (하다 못해 나시라도 걸쳤어야 했는데.. 이런 대실수를..)

 

 이사님의 석연치 않은 행동들이 그녀의 발목을 붙잡는다.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가운데 틈틈이 꽂히던 응큼한 시선...

 

 뭔가 말할까? 말까? 고민하고 망설이던 고뇌 어린 표정이라니...

 

 [가끔씩 "실수"도 하고 그래야... 인간미도 느껴지고 그러는 거지..]

 

 그녀의 가슴 언저리에서 끊임없이 머물던 야릇한 눈깔들...

 

 (망할 자식.. 천하에 몹쓸 변태 중에 쌍변태 같은 놈!)

 

 "아유, 짜증 나아!! 신경질 난다고오옷..."

 

 두 발로 바닥을 번갈아 찍어대며 손에 든 시아의 가방을 바닥에 집어던지려다 겨우 참는다.

 

 잔뜩 성이 난 표정으로 홱~ 뒤돌아 태오를 바라보니...

 

 어느새 눈치를 챘는지.. 그는 헤벌레한 표정을 싹 바꾸더니,

 

 늘찬을 다독여 어서 집에 가자고 채근한다.

 

 "느, 늘찬아.. 이제 가자.. 아빠가 맛난 거 사줄게.."

 "싫어~ 싫다고!!"

 

 "그럼 포켓몬 카드도 싫어?"

 "GX 카드 아니면 별론데..."

 

 (어휴... 이 자식.. 이 와중에 등골을 빼먹으려고...)

 

 ".. 알았어.. 학교 앞 문방구에서 한 박스 사주마."

 

 언제 화가 났었더라 헤헤~ 웃으며 아빠를 따라나서는 아이.

 

 도망치듯 운전석으로 다가가는 태오의 앞을 떡 하니 가로막는 이수...

 

 "어딜 그리 서둘러 가세요.."

 

 "아, 아니.. 집에 못다 한 빨래가 있어서.."

 

 "밀린 빨래는 세탁기 쾌속으로 돌리면 되죠.."

 

 팔짱을 낀 채 그윽한 눈길로 그를 바라본다.

 

 불안하기 그지없는 그의 시선은 저 산 너머를 향했다가,

 

 도도한 그녀의 눈초리와 마주치기 무섭게 피하고...

 

 별안간 (맨)가슴에 잠깐 머무르더니 황급히 옆에 선 늘찬을 바라본다.

 

 "그.. 시선 제어가 제대로 안되나 봐요..

 

 자신의 의지와 별개로 움직이는 불수의근.. 뭐 그런 건가요?"

 

 턱을 앞으로 당겨 경추를 빳빳이 세우고,

 

 등골을 좌악 펴니 자연스레 그녀의 가슴은 전방을 향하더라..

 

 이어서 당당하게 팔짱 낀 손을 풀고는 옆구리로 가져간다.

 

 (당연히 더욱더~ 앞을 향하는 그녀의 가슴이라니..)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저한테 뭐... 특별히 문제 될 게 있을까요?"

 

 "그게.. 문제라기보단... 남들이 뭐라 할까 봐.."

 

 태오의 목소리는 점점 소거되는데...

 

 "잘 안 들려요.. 이사님!"

 

 "음.. 돌려서 말하고 싶었는데.. 말은 안 나오고 그쪽으로 눈만 가더라구..."

 

 "돌려서.. 어떻게 말하고 싶었는데요?"

 

 "하, 하우 두유 두?? 아임 파인..."

 

 (이사님, 제에발.. 그, 그것만은..)

 

 분위기 싸한 부장님 개그를 펼치다 말끝을 흐리며

 스리슬쩍 돌아서서는 차에 타려 하고...

 

 "하아..."

 

 이수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긴 한숨.

 

 "늘찬아.. 잠깐 너 차에 타 있을래? 아빠랑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네에.. 이모!"

 

 얌전히 뒷좌석에 올라타는 아이.

 

 "저기 시아 엄마.. 나도 차에 타면 안 될까?"

 

 "안 돼요!"

 

 단호한 거절에 화들짝 놀라는데...

 

 ".. 이사님이 왜.."

 

 한 발짝 다가서는 이수..

 

 "남의 "가슴"에 신경을 써요?"

 

 손가락으로 그의 명치를 쿡쿡 찔러댄다.

 

 "케엑, 켁.. 숨 막혀.. 거기 급소라구!"

 

 "당신은.." 다소곳이 그의 한쪽 어깨에 손을 올리더니..

 

 "당신 거시기나 신경 쓰라구요!" 불룩 튀어나온 거시기에 니킥을 날리려 하자..

 

 "어허.. 늘찬이 보고 있다구.." 온 몸을 움츠리더니 두 손으로 소중한 급소를 막는다.

 

 "당신이 뭔데에.."

 

 얄미워 죽겠다는 듯 핑크색 가방으로 이사님의 등어리를 후려치는데..

 

 "아야! 왜 때리고 그래에.."

 

 "그럼 제가 가만있게 생겼어요. 멀쩡하다가도 가끔 보면..."

 

 "사람 복장 터지게 하는..." 두 손으로 앙증맞은 가방을 들어 그의 가슴팍을 밀어대고...

 

 "그런 재주가 있어!!" 바들바들 떠는 하얀 손목을 맞잡은 이사님.

 

 씩씩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이수...

 

 난감한 이 상황을 풀기 위해 펑펑 울어 버릴까?

 

 잠시 고민했지만 이 인간 앞에서..

 

 가련한 여인 행세를 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에

 눈물 구멍을 어떻게든 틀어막는다.

 

 "오늘 아주 지지리 맞을 복 터졌네.. 터졌어!

 

 날 후려패서 꽉~ 막힌 가슴이 시원하게 뚫린다면..

 

 얼마든지 때리라구.. 실컷!"

 

 손아귀 힘을 풀어 그녀의 손목을 놔주는데..

 

 오른 주먹을 쥐어 그의 심장을 가볍게 툭~ 치고는

 

 넓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 이수..

 

 "못됐어! 정말..."

 

 속으로 내리누른 화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복받쳐 오른 걸까? 아니면..

 

 꿈과 현실의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아슬한 줄타기를 거듭한 피로가 누적된 탓일까?

 

 

 그녀의 머릿속이 갑자기 하얘지고,

 

 눈앞이 부예지더니...

 

 서서히 지면이 기울어지네~

 

 주저앉은 몸이 균형을 잃은 채 풀썩 쓰러질 찰나...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재빠르게 내미는 태오의 푹신한 팔베개...

 

 

 과연 그녀는 그의 너른 품 안에 무사히 안착한 것일까?

 

 

 

 

 

 

 - 21회 끝 -

 
작가의 말
 

 부장님 아니 이사님 개그가 막판에 난입하지만..

 

 스토리 진행에 필수적이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셔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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